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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재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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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1일 01시 01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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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핸드폰으로 기사를 보니, 온통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특검의 수사가 오늘 끝났다, 탄핵을 원한다, 탄핵이 되면 안된다, 는 의견들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었습니다. 몇 개의 기사를 보고는 지하철 창밖의 한강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역사 시간에 배운 지도자들이 국민 앞에서 연설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미국이 남과 북으로 나뉘어 전쟁을 벌일 때, 3분짜리의 게티즈버그 연설로 미국을 분단 위기에서 지켜낸 링컨 대통령. 절대, 절대, 절대로 포기하지 못한다며, 전쟁을 꼭 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히틀러의 저지에 있음을 설득했던 영국의 총리 윈스턴 처칠. 나는 꿈이 있습니다, 나의 후손이 피부색이 아닌 인격으로 판단 될 날이 올 것이라고 절규했던 마틴 루터 킹 목사. "네 소원이 무엇이냐?"하고 하느님이 내게 물으시면, 나는 서슴지 않고 "내 소원은 대한 독립이오"하고 대답할 것입니다, 라고 힘주었던 백범 김구.

 

역사에 남은 연설은 국민의 마음을 모아 국가 위기를 극복하게 하는, 지도자가 할 수 있는 최상의 카드였습니다. 그들은 국난을 극복하고, 역사의 길을 바로 잡기위해서 늘 국민들 앞에 서서 가장 낮은 자세로 이야기했습니다. 바로 연설을 통해서 국민들의 가슴에 붉은 감동을 주었던 것입니다.

 

문득, 마크 로그의 저서 '킹스 스피치'(The King's Speech)라는 책이 생각났습니다. 사실 이 책은 영화를 본 후에 책을 찾아서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영국의 황태자였지만, 말을 더듬었던 조지 6(재위:1936~1952)가 어떻게 대중과 소통하려고 노력했는지 보여줍니다. 조지 6세는 이혼의 경력이 있는 미국인과의 사랑을 위해 왕위를 버렸던 형 에드워드 8세를 대신해 1936년 영국의 왕이 되었습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동안에도 런던을 떠나지 않고 시민들과 생사를 함께 한, 영국 역사상 국민들로부터 가장 사랑을 많이 받은 왕 중의 한 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앓았던 말더듬증과 병약한 심신 때문에 왕으로서의 자질을 의심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가 영국 근대사에서 가장 어려웠던 시대에 국민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지도자가 될 수 있었던 데는 호주 출신의 언어치료사 라이오넬 로그의 역할이 컸다고 합니다.

 

이 책은 조지 6세가 말더듬증을 극복하고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오랫동안 언어치료를 받는 과정을 덤덤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193993. 조지 6세가 전 국민에게 생방송으로 라디오 연설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국민 여러분은 이 시련의 시기에 침착하고 꿋꿋하고 단결해 주십시오. 앞길은 험할 것입니다.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는 모든 것을 위해, 그리고 세계의 질서와 평화를 위해, 우리는 이 도전에 대처해야 합니다."

 

그는 영국이 독일에 전쟁으로 맞설 것임을 국민들에게 호소하였습니다. 그리고 그의 진심은 영국인들로 하여금 6년 동안의 세계대전 동안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경제적 궁핍함을 견디게 한 힘이 되었습니다.

 

지하철에서 기사를 검색하다가 문득 고개를 들었습니다. 조는 사람을 빼고는 대부분이 핸드폰에 고개를 파묻고 있었습니다. 실시간으로 지구 저편의 소식이 전달되는 시대. 이렇게 정보가 빠르게 오지만 그 어느 때보다 지도자와 국민들의 소통에 소외감을 느끼는 것은 왜일까요. 국가를 지키기 위해 밤을 새워 연설문을 고치고, 또 고쳐서 말을 더듬었던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했던 조지 6. 연설에 관련된 뒷이야기를 다룬 킹스 스피치가 주는 감동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절하게 다가왔습니다.

 

앞으로 남은 몇 달 동안 나는 계속해서 (연설문 연습하는 것을) 실천하고 어디를 가나 연습하면서 절대로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을 약속하오. 이제는 (연설을 할 때) 어느 곳에서 잠시 숨을 쉬면서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미리 생각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자연스럽게 되었소. 당신과 함께 연설에 대한 기초를 튼튼하게 다졌기 때문에 거센 파도가 밀어닥치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기 시작했소. 입을 벌리려고 노력하다 보니 확실히 전보다 크게 벌어지는 것을 느끼오. 그대도 ‘King’에 대한 나의 두려움을 기억하실 거요. 나는 선상에서 매일 저녁 식사 때 그 말을 하오. 이제는 더 이상 말하는 것이 두렵지 않소.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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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변화경영연구소 2기 연구원 정재엽입니다. 오늘부터 매주 수요일 격주로 <일상에 스민 문학>이라는 주제로 여러분들을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생활 속에서 만나게 되는 다이아몬드와도 같은 반짝이는 문학작품을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그동안 매주 수요일에 마음편지를 통해 진솔한 마음을 전달해주셨던 한명석 선생님께 감사말씀 전합니다.

 

 

*****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공지 ***** 

1. 2017년 변화경영연구소 11기 연구원 모집 안내
“변화의 핵심은 자신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살아생전 구본형 선생님은 사람들의 변화를 돕기 위해 연구원 제도와 꿈벗이라는 2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그중 하나인 연구원 제도가 2년 만에 부활됩니다. 10기에서 멈춰졌던 발걸음을 11기로 다시 힘차게 내딛을 예정입니다. 1년의 도전 자체가 매우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지만, 이 과정은 사람을 진정으로 변화시켜 줍니다. 도전함으로써 직접 그 변화를 맛보시기 바랍니다. 문은 열려져 있습니다.

2. 제주에 집을 얻어 <글쓰기 여행 in Jeju> 공저자 모집 안내
변화경영연구소 2기 한명석 연구원이 글쓰기와 여행을 사랑하는 분, 여행을 할 만큼 해 왔는데 남는 것이 없다 싶은 분, 이게 전부인가 싶을 때 딱 한 스푼의 모험을 더 하고 싶은 분들을 위하여 단순 글쓰기 여행이 아닌 제주도에 집을 얻어 글을 쓰는 <글쓰기 여행 in Jeju>를 기획하고, 공저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제주를 공부하고, 나만의 제주를 발굴하며, 제주에 대해 글을 쓰고, 마침내 한 권의 공저로 결실을 맺고자 하는 <글쓰기 여행 in Jeuj>에 많은 신청 바랍니다.

3. <1인기업과의 만남> 토크콘서트 신청 안내
변화경영연구소 회원이자 1인기업 <사람과 직업 연구소> 대표, 커리어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정소영 소장이 1인기업가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토크콘서트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매월 자신만의 분야에서 '스스로 벌어 먹고 살기'를 실천하고 있는 1인기업가를 한 분씩 초청, '그들이 어떻게 1인 기업이 되고, 또 어떻게 자신만의 분야에서 살아남았는지'를 듣는 자리라 하니 관심있으신 분들의 많은 신청 바랍니다.

4. <출간소식> 『운을 경영하라』 수희향 지음
변화경영연구소 5기 연구원이자 AL문화기획의 수희향 대표가 자신의 5번째 책 『운을 경영하라』를 출간했습니다. 수희향 대표는 이 책에서 지금까지 외부에서 주입된 내 안의 낡은 운명을 타파하고 더는 내 인생을 운명에 맡기지 않고 내 힘으로 자기 개성화를 이루어 운명을 전환하라 강조하고 있습니다. 에니어그램의 9가지 유형을 활용한 운명전환 성공법,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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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1 12:42:52 *.223.19.188

킹스스피치, 깊은 여운을 남긴 작품이지요.

이 글을 읽는데, 문득 무현형님이 생각나네요.

마음편지, 첫데뷔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주옥(?)같은 글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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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1 19:29:19 *.210.112.106

연대님. 감사합니다. 

앞으로 주옥같은 문학작품으로 만나뵙겠습니다.

이런 소중한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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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1 21:19:57 *.174.136.49

새로운 필진이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덕분에 일상에 문학이 들어 오겠군요. 당장 '킹스 스피치' 봐야 겠어요~

앞으로 기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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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1 22:16:35 *.210.112.106

사실, 저도 글에서도 썼듯이, 영화를 먼저보고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책을 읽었을 때는 그냥 좋다, 재밌다, 그정도였는데, 

요즘 들어 '리더의 연설'이 어찌나 부럽던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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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2 08:16:15 *.111.108.149

와우~. 역시나 선배. 문학을 일상으로 끌어오는 힘은 참으로 대단대단!! ^^

나도 이 영화는 봤는데. 그땐 몰랐는데, 선배 칼럼읽고나니 참으로 우리의 현실과 오버랩되는군..

역시 선배에게 가면, 문학의 일상화. 참으로 멋지당^^

연구원 시절부터 선배 문학글 팬 ㅋㅋ 그럼 다음 선배편지 기다리며, 수요편지 팀 홧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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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4 16:09:14 *.209.167.245

수요일 격주로 쓰실 수희향 누님! 

누님과 함께 수요일을 밝히게 되어 너무나도 기쁩니다.

이번에 책 새로 내신것 정말 축하드립니다.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밝혀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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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2 11:31:49 *.122.139.253

드뎌 등장했네~ 축하축하해~

일상에 스민 문학 그리고 첫번째 주제인 <왕의 연설>, 멋지다~

<파산수업> 후 새로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재엽이 쓰는 마음편지기에 더 기대만땅~

한가지 요청하고 싶은 건, 가끔 클래식에 대한 이야기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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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4 16:10:07 *.209.167.245

늘- 저에게 소리없는 에너지를 주시는 차칸양 횽님!

감사드려요. 형의 성실함, 그리고 주도면밀함, 그리고 따스함을 배우고 싶어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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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2 12:03:10 *.148.96.27

주옥같은 글 기대됩니다.

자신을 감동시키는 연설을 제대로 하는 사람만이 진정한 킹스 스피치가 되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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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4 16:11:52 *.209.167.245

정 원장님- 감사드립니다. 

저에게 음으로 양으로 늘 지지해주시고, 넘치는 애정불어넣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비움으로써 비소로 다시 채워짐을 알려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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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3 08:53:29 *.153.200.103

역쉬~  탄탄한 문학적 자산이 돋보이는 셀렉션과 유려한 문체, 정재엽이 돌아왔다! ^^


2기 연구원 시절 올린 첫 글에서 이미 나를 놀래켰던 정재엽,

먼 길 돌아  "어쩌다 어른"이 아닌 진짜 백전노장으로(너무 이른가?)

맘껏 인생을 글로 구가하기 바래요.


기꺼이 독자가 되리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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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4 16:14:13 *.209.167.245

한 선생님-

수요일마다 선생님 마음편지의 성실한 독자였는데, 분에 넘치게 제가 선생님 바톤을 이어받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이제 기획하시는 여러 프로그램, 왠지 대박 예감~^^

조만간 마음편지 필진으로 꼭 다시 돌아와주세요. 늘-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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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8 12:41:09 *.211.89.171

와 글 좋습니다. 책에 이어.  에세이형식. 열심히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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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6 17:04:27 *.209.167.245

아! 고맙습니다.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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