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민
- 조회 수 1662
- 댓글 수 6
- 추천 수 0
두 개의 컨셉은 차별성이 아니다
기업이 직원의 성과를 점검하듯 자영업자는 매일의 매출에 울고 웃습니다. 그런 이유로 자영업자들은 늘 지역 상권의 표정을 읽으려 하고 경쟁점포의 동향에도 민감합니다.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상대를 분석하고 나의 마케팅 전략을 늘 계획하지요. 정보 수집을 위해 직원에게 의견을 묻고 단골 고객의 쓴소리도 정보로 듣습니다. 그들은 어제 부진했던 매출로 내일의 전략을 고민합니다.
동일한 상권에 삼겹살을 파는 고기집이 세 개가 있습니다.
A가게는 신선한 고기를 파는 것이 강점입니다.
B가게는 푸짐한 양이 강점입니다.
C가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강점입니다.
이렇게 세 점포는 각각의 강점으로 고객에게 포지셔닝 되어 있습니다. 어느 날 불안한 매출로 인해 경쟁점포를 벤치마킹 해보니 상대의 강점들이 더 좋아보였습니다. 경쟁우위를 확보하고자 세 점포는 각각 전략적 변화를 시도합니다. A가게는 우리도 양을 푸짐하게 주자, B가게는 가격을 좀 더 낮춰보자, C가게는 우리도 신선함을 더 강조하기로 합니다.
한 달쯤 뒤에 세 점포 중 누가 경쟁우위를 차지했을까요? 이들은 지역 상권을 찾는 유입 고객의 머릿속에, 각각 기존의 강점을 가진 삼겹살 가게로 기억되고 있을까요? 얕은 벤치마킹과 경쟁이 주는 함정이 있습니다. 경쟁은 제로섬 게임과 같지요. 모두 내가 더 신선하고 더 많이 주고 더 싸다고 외친다면 그것은 이미 특별함이 아닙니다. 경쟁자를 카피하는 것은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결국 그를 닮아 있을 테니까요. 차별성은 어느 하나를 더 잘 하는 것입니다. 차별성이 무너지는 순간 기존의 강점은 흐려지고 고객의 기억에서는 멀어집니다. 양다리를 걸치려다 둘 다를 잃게 되는 경우이지요. 한 자리에서 수 십 년을 지키며 대를 이어 오는 가게들을 보면 초기에 우직함이 시간을 거슬러 오늘의 위치를 증명해 줍니다.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쟁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강점만으로 자신의 컨셉에 경쟁을 걸어야 합니다.
“리더 포지션을 확보하는 기본적 요소는 잠재 고객의 마인드에 가장 먼저 침투하는 것이고, 그 포지션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 요소는 고유의 컨셉을 강화하는 것이다.”
포지셔닝의 공동 저자 잭 트라우트와 앨 리스의 주장입니다. 자신의 강점으로 고객의 마음에 침투해 있었다면 또 하나의 새로움을 찾을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것을 더 강화하라는 설명입니다.
자고 깨면 새로운 강자가 나타나는 곳이 자영업 시장입니다. 럭셔리했던 인테리어도 막 개업한 점포 앞에서는 구식일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재는 더 좋아지고 기술은 더 우수해질 테니 말입니다.
마케팅 전략을 고민중인가요? 최고의 마케팅은 고객에게 최고의 상품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잘하는 마케팅 방법은
‘단 하나’로 고객의 생각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