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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재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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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15일 00시 27분 등록

 

남한산성.jpg

 

 

요즘은 TV 뉴스가 더 소설 같지 않니?”

탄핵 소식이 들리던 바로 그 순간, 친구가 카톡을 보냈습니다. ‘소설은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중학교 국어 시간에 배웠는데, ‘현실이 더 소설 같다는 건 도대체 무슨 말일까요? 아마도 어떤 일이 일어날지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고,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일들이 터지는 것에 대한 놀라움에 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난 다음날, 언론에서는 '국민화합', '국민 대통합'을 이루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판결 이후의 일들에 오히려 주목했습니다. 이 땅에 오 천만 명이 한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오 천만 명이 어떻게 갑자기 같은 생각을 하며 통합을 이룰 수 있을까요? 신념이란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앞집 아저씨는 촛불을 들 수 있고, 옆집 아가씨는 태극기를 들 수 있는 것이겠지요. 억지로 태극기를 들라고 할 것도 아니고, 춧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가라고 해서 신념이 바뀌는 것은 아닐 테지요. 문제는 다른 생각을 가진 우리 모두가 어떻게 함께 살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서로를 품위 있게상대 할 것인가가 아닐까요? 이런 고민이 있을 때, 바로 공동체의 품격이 결정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생각이 다른 것이 아니라, 다른 신념의 존재 자체를 억압하고, 나쁘다고 윽박지르는 것이 문제이겠지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의 생각과 다르다면 그것마저 자기만의 방식으로 대응해야하더라도, 그 결정 자체는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신념의 내용과 관철, 방식에 결코 동의하지 않을 뿐, 그저 자기만의 생각을 가지고 씩씩하게 걸어가야 하지 않을까요?

 

촛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찾아간 친구와 태극기를 들고 종로 바닥을 터벅터벅 걸어가신 어르신의 페이스 북 사진을 보면서,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을 다시 펼쳤습니다. 소설은 병자호란기간인, 16361214일부터 1637130일까지 47일 동안 남한산성에서 벌어진 삶과 죽음에 관한 참담하고 고통스러운 기록을 담고 있습니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인조 앞에서 벌어진 주전파와 주화파의 다툼이 이 책의 커다란 줄기입니다. 비록 왕조는 쓰러졌지만, 대의는 꽃처럼 피어날 것이라며 결사항쟁을 고집한 주전파 김상헌과, 역적이라는 말을 들을지언정 삶의 영원성이 더 가치 있다고 주장한 주화파 최명길, 그 둘 사이에서 번민을 거듭하며 결단을 미루는 인조. 이 세 사람의 갈등이 팽팽하게 전개됩니다. 그런데, 작가는 절대로 어느 한 쪽이 옳거나 그르다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어느 것이 더 나은지, 혹은 잘못되었는지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나라를 위해서 청에게 살 길을 도모하자는 최명길과, 청에게 복속하는 것은 결국 살아도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김상헌. 어느 쪽도 정답은 없다는 것입니다. 애국이란, 그저 나름의 신념으로 나라는 지키는 것이며, 삶이란, 각자의 방식대로 도모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남한산성>은 꺼져가는 조국의 운명 앞에서 고통 받는 민초들의 삶을 보여줌으로써 치욕을 견디는 법을 이야기해줍니다. 김 훈은 백성들의 질긴 삶을 통해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더 값진 것임을 보여줍니다. 문제는 신념이 아니라, 치욕의 하루하루를 견디며 지켜나가는 담대함에 있음을 묵직하게 이야기해줍니다. 이 혼돈의 시기, 하루하루가 소설보다 더 재미있는 요즘, 이 한 권의 책으로 한번 빠져보시면 어떨까요.

 

버티지 못하면 어찌 하겠느냐. 버티면 버티어지는 것이고, 버티지 않으면 버티어지지 못하는 것 아니냐. 김상헌은 그 말을 아꼈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힘으로 삶을 열어나가는 것이다. 아침이 오고 또 봄이 오듯이 새로운 시간과 더불어 새로워지지 못한다면, 이 성 안에서 세상은 끝날 것이고 끝나는 날까지 고통을 다 바쳐야 할 것이지만, 아침은 오고 봄은 기어이 오는 것이어서 성 밖에서 성 안으로 들어왔듯 성 안에서 성 밖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이 어찌 없다 하겠느냐……. (p.61)

 

정재엽 올림 (j.chung@hanmail.net)

 

*****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공지 *****

 

1. <아이를 기다리는 시간> 4기 모집 안내

 변화경영연구소 6기 연구원이자 해피맘CEO진로학교의 박미옥 대표가 <아이를 기다리는 시간> 4기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기다리는 시간>어떻게 하면 아이를 잘 키우면서도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엄마(아빠) 자신만의 답안지를 만들어 가도록 돕는 프로그램입니다. ‘부모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자신만의 기쁨을 발견하고, 그 기쁨으로 가족과 사회를 기쁘게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하는 분들의 많은 신청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817830

 

2. <나를 세우는 네가지 기둥> 3기 모집 안내

변화경영연구소 3기 연구원이자 함께성장연구원의 정예서 원장이 <나를 세우는 네가지 기둥> 3기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은 책과 글, 심리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을 일으킬 네 가지 기둥을 세움으로써 제대로 살기를 원하거나 치유와 코칭의 백일쓰기, 소통, 인문학과 심리학을 통한 강점 찾기를 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이 될 것입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의 많은 신청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817801

 

3. 나를 발견하는 새로운 해법, <네이밍 워크숍> 신청 안내

 변화경영연구소 2기 김글리 연구원이 자기발견의 새로운 방법 <네이밍 워크숍>에 참가할 분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네이밍 워크숍>이란 자신의 가장 약한 부분을 타고 들어가, 거꾸로 내가 가진 능력과 힘을 알아보는 신개념 워크숍으로써 자신을 깊이 있게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알고 싶거나,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고자 하는 분들의 많은 신청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817647

    

4. <유로 에니어그램> 성격별 운명전환 90일 실행과정 모집 안내

변화경영연구소 5기 연구원이자 AL문화기획의 수희향 대표가 자신의 5번째 책 운을 경영하라와 관련하여 <유로 에니어그램> 성격별 운명전환 90일 실행과정에 참여할 신청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현대 에니어그램 창시자인 나란조 박사의 유럽 정통 에니어그램을 활용한 프로그램으로써, 90일간 자신을 알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바꿔보고자 하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 수희향 대표의 신간 운을 경영하라북콘서트가 326() 오후에 있을 예정이니 많은 신청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817707 (에니어그램 소개)

 http://www.bhgoo.com/2011/817617 (북 콘서트 안내)

 

IP *.210.11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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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5 08:09:27 *.148.27.35
TV를 보며...
304명의 순결한 생명앞에서 단아하게 화장을 한 그녀에게 절망을 보고, 직무에 집중하느라 헤어롤를 한 채 출근한 그녀에게 희망을 발견하게 되는 교차되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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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6 09:29:44 *.209.167.245

어느 한 사람만의 책임이 아닌,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나 자신이 나서서 책임을 통감하는 가장 낮은 태도가 아쉽다는 것이지요.

이런 현 시점이 병자호란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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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5 10:46:15 *.8.191.103

올해 읽은 여섯번째 책이네요.

책 속의 두 인물(김상헌과 최명길)은 다른 의견을 갖고 있었지만 서로를 존중하며 나라 살리기(?)에

열정을 쏟아내는 모습들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분들일 것 같습니다.

위기일수록 리더의 역할도 중요하겠지만 그런 리더가 옳은 결정을 하게 지원해주는 참모가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나라를 뺏기는 위기는 아니지만 이런 위기상황에서 냉철한 판단과 이성을 가진 사람냄새 나는

분들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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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6 09:38:43 *.209.167.245

맞습니다.

리더의 능력중의 하나는 주위에 얼마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참모를 두느냐겠지요. 바로 인재경영. 병자호간과 같은 그 혼란의 시기에서도 주위의 사람에게 애정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인조. 그 인간에 대한 향기가 아쉬운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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