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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옹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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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20일 15시 12분 등록

나방이 불을 보고 달려들어 유리창에 부딪히기를 거듭하다가 아침에 친구들에게 돌아가서 말합니다. "어젯밤에 정말 굉장한 것을 보았다네" 그러자 친구들이 말리지요. "그런 건 안보는 게 좋아" 하지만 나방은 이미 그 불꽃에 사로잡혔습니다. 다음 날 다시 그 곳에 가서 안으로 들어가는 길을 발견하고 마침내 자신이 사랑하는 것과 하나가 됩니다. 나방은 세상을 밝히는 불꽃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그런 불나방 같은 사내가 있습니다. 사내는 어렸을 적 아메리카 인디언의 신화를 접하고 그 매혹적인 '불꽃'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이 신화들이, 인디언과 문화적인 접촉이 전혀 없었던 잉글랜드의 아더왕 전설과 놀라우리만큼 유사한 것을 깨닫고는 무척 흥분했습니다. 그는 세계 여러 문화의 신화와 의식을 연구하는 데 평생을 바쳤고, 각 문화권의 신화들을 하나로 묶는 공통의 원리를 발견했습니다.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Joseph Campbell)의 이야기입니다.

 

그 결과, 그는 신화학과 비교종교학에서 자신만의 특별한 정신적 제국을 만들었습니다. 그는 어떤 추종자 집단을 만들지 않았지만 그의 통찰은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고, 결과적으로 많은 추종자들이 생겼습니다. 그는 자신의 표현대로블리스(bliss)를 따라신화를 연구하다가 자신의 신화를 창조한 현대의 영웅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캠벨이 말하는 '블리스'란 온전하게 현재에 존재하는 느낌, 진정한 나 자신이 되기 위해 해야 하는 것을 하고 있을 때 느끼는 '희열감'을 말합니다. 만일 이 희열을 따라간다면 필연적으로 순탄치 않은 삶을 살게 됩니다. 인생은 미로를 헤매며 숱한 도전과 시련을 헤쳐 나가야 하는 '신화적 모험'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캠벨은 전세계의 신화들이 우리에게 블리스를 따라 모험을 떠날 것을 종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외적인 모험이든, 내면적인 모험이든 어둠이 짙게 깔린 숲으로 홀로 들어가는 모험을 통해 삶은 더욱 깊어지고 '충만한 존재감'을 느끼며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대는 길 하나 없는 어두컴컴한 숲 속으로 들어간다. 그것도 가장 어두운 곳을 골라서. 그 곳에 만약 길이 있다면 그것은 분명 다른 누군가의 길이다. 그대는 아직 자신의 길을 찾지 못했다. 만약 다른 누군가의 길을 따라간다면 그대의 자신의 잠재력을 깨닫지 못하리라.”

 

지금까지 여러 권의 캠벨의 저서가 국내에 번역되었지만, 그 내용의 방대함과 난해함 때문에 대중이 접근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몇 년 전 출간된 <블리스, 내 인생의 신화를 찾아서>는 캠벨의 강연과 인터뷰 중 주로 개인의 정신적 발전을 추구하는 도구로서의 신화에 대한 내용을 엮은 것이라 이해하기 쉽습니다. 번역 또한 쉽고 간결해서 캠벨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 개론서로 읽기에 괜찮습니다.

 

내면의 심연 속으로 들어감으로써 우리는 우리 자신의 보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비틀거리며 넘어지려는 곳, 거기에 우리의 보물이 묻혀 있습니다. 주말이면 너나 할 것 없이 봄 내음을 찾아 숲으로 떠나는 요즈음, 캠벨의 책과 함께 '내면의 어두운 숲 속'으로 모험을 떠나 보는 건 어떨까요.

 

* 오늘 소개한 책: <블리스, 내 인생의 신화를 찾아서>, 조지프 캠벨, 아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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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7 08:44:24 *.145.103.48

"'블리스'란 온전하게 현재에 존재하는 느낌,

 진정한 나 자신이 되기 위해 해야 하는 것을 하고 있을 때 느끼는 '희열감'을 말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블리스'를 종교에서 말하는 '영성', '일체감'이라고 정의해도 되나? 참, 어려운 개념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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