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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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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24일 11시 25분 등록

저는 요즘 다양한 직장인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경력개발 프로그램인 <나비커리어맵>과 여성 리더십 프로그램인 <원더우먼 프로젝트> 코치로 활동하고 있고 제 블로그나 책을 통해 저를 알게 되었다며 연락하는 분들도 있으니까요. 이들의 고민 중 제일 안타까운 사연이 있습니다. 바로 가족에게 발목잡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워킹맘들의 사연입니다. 어떤 사연인지 궁금하시죠?


워킹맘의 발목을 잡는 가족의 존재는 크게 둘로 나눌 수 있습니다. '남편'과 '아이'입니다. 그중 남편은 다시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무관심한 남편'입니다. 이들은 일하는 아내의 고단함을 알지 못합니다. (알면서도 외면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어떤 일이든 '당신이 알아서 해' 또는 '뭘 그렇게까지 해?'라고 말하며 멀찍이 떨어져 있습니다. 여자는 그 천하태평이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약이 오르기도 합니다. 여자가 무언가 부탁하면 마지못해 엉터리로 해놓거나 '나도 바빠' 한 마디로 거절합니다. '너 일하는 건 좋은데 나 귀찮게는 하지마'가 이런 남편의 키메시지입니다. 무관심한 남편에 대한 여자의 대응방식은 '내가 하고 말지'가 많습니다. 그렇게 여자는 일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소진되는거죠. 


나머지 하나는 '통제하려는 남편'입니다. 이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에서 온듯한 부류입니다. 이들은 자신을 여자의 보호자로 여깁니다. 또한 여자가 필요한 모든 것을 자기를 통해 해결하기 바랍니다. 그래서 여자가 자신의 고민을 가족 외의 인물에게 털어놓는 것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모든 시간을 자신과 보내길 바라고 퇴근 후 정갈한 저녁 밥상을 기대합니다. (이들의 특기는 밥 안먹고 기다리기!) 이들은 여자의 외부활동을 철저히 통제하려 합니다. 회사 일을 제외한 모든 활동을 못마땅해합니다. 이런 남편과 사는 여자는 친구들과 여행 한번 마음편히 가지 못합니다. 자기개발을 위해서 책을 읽거나 모임에 참여하는 것도 눈치가 보입니다. 한번 두번 싸우다 여자는 이내 포기합니다. 남편이 싫어하는 일은 안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는 것입니다.


아이 또한 워킹맘의 발목을 잡는 존재입니다. 그런데 아이는 남편과는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남편은 비협조나 통제를 통해 여자의 발목을 잡습니다. 하지만 아이 문제에서는 엄마 스스로가 발목을 잡히는 경향이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아이는 뭔가를 해달라 요구하지 않는데 엄마가 알아서 자신의 욕망이나 활동을 제한하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우리 아이만 뒤쳐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일 이외의 시간에는 아이에게 올인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좋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감 아래서 여자는 또 소진되고 있습니다.


저는 남편과 아이에게 발목잡혀 자신의 꿈을 좆지 못하는 워킹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남편에게 자신이 얼마나 힘든지 솔직하게 이야기하세요. 남자는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으면 모릅니다. 어떤 부분이 힘이 드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도와주길 바라는지 명확하게 이야기하세요. '내가 하고 말지'나 '남편이 싫어하니까 안해야지'라는 전략으로는 오래 버틸 수 없습니다. 또한 아이에겐 아이의 인생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엄마로써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아이의 인생에 대한 책임이 오로지 당신에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꿈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을 따로 떼어 놓으세요. 남편보다 아이보다 더 소중한 것은 당신의 인생입니다. 남편이나 아이는 당신이 행복하길 원합니다. 행복하기 위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시간을 가족에게 당당히 요구하세요.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가장 가까에서 응원과 지지를 보내줘야 하는 가족이 누군가에게는 족쇄가 되기도 합니다. 한세대 상담대학원 최광현 교수는 <가족의 두 얼굴>이란 책에서 '자아분화'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자아분화는 자녀가 얼마나 엄마로부터 독립을 할 수 있는가를 의미합니다. 자아분화가 발달한 사람은 자신을 독립적인 존재로 인식하며 감정을 이성적으로 잘 통제하고 조절합니다. 저는 가족에게 발목잡힌 워킹맘들이 가족으로부터 감정적 거리를 두는 자아분화를 시도해보기 바랍니다. 가족을 위해서 모든 걸 희생하고 빈껍데기만 남는 여자의 모습은 너무 애처로우니까요. 이 땅의 모든 남편과 아내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자유롭게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함께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아! 대한민국에는 아내가 하겠다는 일에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원해주는 남편들도 많습니다. (제 남편도 그렇다는!) 이 글을 빌어 그런 남편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전합니다. 그대도 그런 남편이시죠?

 

[알림1]박미옥 연구원이 운영하는 <아이를 기다리는 시간> 4기를 모집합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를 잘 키우면서도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품고 있는 분이라면 용기를 내어 신청하세요.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free&document_srl=817830  

 

[알림2]수희향 연구원이 운영하는 유로에니어그램연구소에서 <성격별 운명전환 90일 실행과정> 참여자를 모집합니다. 자신의 성격을 파악해 운명을 바꾸고 싶은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free&document_srl=817707 


[알림3]정예서 연구원이 운영하는 함께성장연구원에서 <나를 세우는 4가지 기둥> 3기를 모집합니다. 무료로 진행된다고 하니 자신을 단단하게 다시 세우고 싶은 분들은 놓치지 마세요.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free&document_srl=817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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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4 17:22:33 *.8.191.103

앗! 마지막 질문은 뜨끔함을 느끼게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는 무관심쪽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내가 자아가 강해서(?) 제 통제권 밖이다 보니...ㅠㅠ

워킹맘은 아니지만 하루종일 아이들에 치이는 아내가 지나가는 소리로 다른 남편들과의

비교의 말들이 솔직한 내면의 소리였는데 그걸 무관심 남편이 몰랐던 것 같습니다.

최근 여러가지 일들로 맘고생을 많이 하면서 주변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는데

정작 중요한 사람은 놓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늘는 돌아가면 무관심과 이별하도록 노력해야 겠네요.

주말에 실천할 수 있는 좋은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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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4 22:14:46 *.35.229.12

하하하! 자아가 강한 아내와 사시느라 고생(?) 많으시네요.

저희 남편도 같은 이야기를 할 것 같습니다.

전업맘이 워킹맘보다 더 힘들 때도 있습니다.

아내분이 뭘 원하시는지 물어보시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시면 좋겠네요.

좋은 남편으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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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4 18:22:34 *.45.30.238

저도 마지막 질문이 가슴에 팍 와닿습니다.

남자는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으면 모른다는 말씀 너무 공감이가네요.^^

맞습니다. 제일 중요한건 남편 그리고 아내 자신의 삶인것같습니다.

내가 행복해야지 주위를 돌아볼수있는 여유가 있을테니까요.

저역시 오늘만큼이라도 퇴근하여 아내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해야겠네요.

 

글 감사히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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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4 22:21:10 *.35.229.12

남편, 아내, 아이들 모두 각자의 삶을 충실히 사는 것이 제일 중요하죠.

아내 입장에서 생각하신다고 하니 아내분이 좋아하시겠어요.

좋은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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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4 19:14:04 *.120.85.98

남편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건...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ㅋ

그래. 이기적인 남편으로 남지 않기 위해, 이 땅의 대다수 수컷들은 노력해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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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4 22:21:59 *.35.229.12

우리 박연대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남편이잖아!

남편도 아내도 서로 노력해야지!

주말 잘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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