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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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 그 후 이야기
우리가 흙수저라고? - 네번째 이야기
우리가 흙수저라고? - 네번째 이야기
"우리는 책수저에요. 집에 이렇게 책이 많잖아요!"
비록 금수저 흙수저 논쟁에서 '우리는 흙수저'라고 결론을 냈습니다만, 큰 딸은 '우리는 책수저'라고 화제를 돌립니다. 작은 딸도 '우리는 책수저'라는 데 한 술 보탭니다.
"여러 친구 집을 다녀봐도 우리 집처럼 책 많은 집을 본 적이 없어요."
비록 금수저 흙수저 논쟁에서 '우리는 흙수저'라고 결론을 냈습니다만, 큰 딸은 '우리는 책수저'라고 화제를 돌립니다. 작은 딸도 '우리는 책수저'라는 데 한 술 보탭니다.
"여러 친구 집을 다녀봐도 우리 집처럼 책 많은 집을 본 적이 없어요."
두 딸에게 물어 봅니다.
"책이 많아서 좋은 게 뭐야?"
큰 딸이 대답합니다.
"책 읽기는 놀이에요. 책이 많으니 놀이감이 많은 거지요. 그러니까 좋은 거에요. 물론 가끔 질리기도 해요."
작은 딸의 대답은 동화책 한 구절 같습니다.
"책을 많이 읽으면 배가 불러요."
"책이 많아서 좋은 게 뭐야?"
큰 딸이 대답합니다.
"책 읽기는 놀이에요. 책이 많으니 놀이감이 많은 거지요. 그러니까 좋은 거에요. 물론 가끔 질리기도 해요."
작은 딸의 대답은 동화책 한 구절 같습니다.
"책을 많이 읽으면 배가 불러요."
2011년 9월, 파주 운정으로 이사오면서 아예 TV선을 연결하지 않았습니다. 매스미디어의 중독에서 온 가족이 함께 벗어나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TV를 치우니 책 읽는 시간이 저절로 생겼습니다. 그 때 부터 책도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한 권 두 권 읽다 보면 다음 읽고 싶은 책이 자연스럽게 생겨납니다. 도서관에서 빌려 볼 책이 따로 있고 구입하여 소장하고 싶은 책이 따로 있습니다.
'왜 책을 읽느냐?'는 질문을 해 봅니다. 우리 자신을 지켜내고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싶어서 책을 읽습니다. 무엇으로부터 우리를 지켜내야 하는지는 너무도 분명합니다. 24시간 쏟아지는 매스미디어는 교묘하게 우리를 조종합니다. 행복하기 위해 타인을 노예로 부리라고, 그래야 비로소 주인공으로 살 수 있다고 속삭입니다. 어쩌면 스스로 노예로 사는 게 더 행복하다고 이야기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행복하기 위해 예뻐야 하고, 행복하기 위해 소비해야 한다고 반복합니다. 내가 가진 것보다 더 예쁜 것은 비난받아야 하고, 어제 소비한 것이 오늘은 지루하다고 평가합니다.
무엇인가 새로움을 추구하는 게 인간이 살아가는 힘의 원천, 즉 '생명력'이겠지만, 지금 내가 추구하는 욕망이 진짜배기 내 욕망인지 아니면 매스미디어가 나에게 주입한 욕망인지 무척 혼란스럽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혼란함 마저 제거해 버리는 게 매스미디어의 목표일 겁니다.
좋은 책은 매스미디어와 다릅니다. 좋은 책을 읽고 나면 비할 바 없는 충만함이 온 몸에 흐릅니다. 삶을 관통하는 깊은 질문에 빠져듭니다. 알 수 없는 세계를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키워집니다. 익숙했던 나만의 세계가 홀연 낯설어 집니다. 동시에 낯선 세계가 나의 세계로 들어옵니다. 더 큰 세계의 주인으로 내 자신을 세우게 됩니다.
요컨대 노예로 살라는 세상에 저항하여 내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책을 읽습니다. 책의 세계에서는 타인을 노예로 부리는 주인은 진짜 주인이 아니라고 합니다. 모두를 주인으로 여기는 이를 진짜 주인으로 여깁니다.
저와 제 가족 모두 책의 세상에서 살기를 희망합니다.
4월 10일 월요일에 아내 김정은의 편지가 이어집니다.
[알림] 5월 20일(토)에 경주에서 꿈벗 봄소풍이 열립니다. 신록 가득한 계절에 경주여행과 함께 하는 꿈벗 봄소풍에 많은 참여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notice&document_srl=818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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