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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1일 00시 04분 등록

1969년. 미지의 영역 달에 인간이 도착하는 쾌거를 이룬 시기. 모든 이들의 시선은 그곳에 발을 디딘 인류의 진화에 집중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여성 과학자들의 남모르는 분투가 있었습니다.

NASA(미 항공우주국) 아폴로계획 세 명의 흑인여성 수학자들에 대한 실화를 담은 에세이 <Hidden Figures>.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입학할 정도로 명석한 두뇌를 자랑했던 이들이지만 인종과 성차별에 시달립니다. 지정 좌석에서 밥을 먹어야했고, 백인과 다른 화장실을 써야했으며, 승진에서 번번이 누락됩니다. 이는 두개골학(craniology)에서 여성의 두뇌가 작고 가볍기 때문에 여성이 지적으로 열등하다고 주장한 편견 등에 기인한 결과였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자신들의 영역에 매진해 끝내 결과물을 이끌어냅니다. 무엇이었을까요. 그들을 움직이게 했던 힘이.


여성들의 수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메뉴가 있습니다. 남편에 대한 흉과 자식 자랑. 배우자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 소득은 경쟁심을 유발합니다.

“여보. 고등학교 동창 중에 영숙이 있잖아. 세상에 그 남편이 말이야. 이번에 이사가 됐다지 뭐야. 스톡옵션(stock option)도 어마어마하게 받았다는데.”

야근을 하고 들어와 소파에서 새우잠에 취하던 사내. 아닌 밤중에 날벼락도 아니고. 그래서 어쨌다는 말인지요. 강력한 어퍼컷 한방이 이어집니다.

“공부도 지지리도 못했던 년이 남자 잘 만나서 팔자도 좋아.”

뭐야. 다시 새남자라도 만나겠다는 건가요.


열공인 아이. 전쟁에 임하는 병사들 마냥 정신무장에 학교 수업이후에도 여러 학원들을 전전합니다. 이의 배경에는 전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대한민국 어머니의 위상이 존재합니다.

입학 설명회는 기본. 좋은 학군을 위해 빚을 내어 서울 강남으로 이사를 오고, 서울대학교 기운을 받기위해 일부러 가까운 동네를 기웃거리기도 합니다. 이를 극성이라고 표현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녀들은 아랑곳 않습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자식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학벌이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십년만 고생하면 평생 팔자가 펴는 겨. 아마 네가 시집, 장가갈 때는 엄마보고 고맙다고 할 거야.”

집 얘기도 빠질 수 없습니다. 아파트 24평형에 살던 B여사. 친구 집들이에 다녀온 후로 왠지 저기압 모드입니다. 냉랭한 기운. 눈치코치 없는 남편은 그냥 놓아두면 기분 풀릴 것을 괜히 한마디 거들다 피박을 씁니다.

“잘 차려입고 나가 칼질하고 온다더니 왜 그래?”

눈에 쌍심지를 켜는 아내.

“당신은 뭐한 거야. 그 집에 가니까 우리 사는 것은 잽이 안 되더라. 그러게 학교 다닐 때 공부 좀 열심히 하지.”

“......”


남과의 비교 혹은 질투라는 무기가 여성에게는 장착되어 있습니다.


다이어트와 주목받기위한 알록달록 매니큐어에 열중입니다.

루이비통 핸드백 차림에 식사비까지 척척 계산해대는 동창을 만나노라면 울분에 사로잡혀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잘난 것 없으면서 매사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남편이 그렇게 미워 보일 수 없기도 합니다.

남다른 애정행각의 제우스신에게 참혹한 보복을 선사하는 헤라를 닮기도 하지요.


이 같은 그녀들의 기질적 성향은 전투력을 배가시킵니다. 때론 불합리한 현실을 딛고 여성 과학자들과 우리 어머니들의 강함이 그러하였듯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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