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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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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15일 00시 45분 등록

연분홍 꽃무늬 치마의 설렘, 색색의 벚꽃 잎 한 무리 지음에 마음이 동합니다.

하지만 그 내음이 예전 같지 않네요.

여자 보기를 돌같이 하라. 애써 실천하지 않음에도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질 않습니다. 한때는 어느 브랜드의 향수, 찰랑이는 긴 머리카락, 묘령의 여인 옷깃만 닿아도 가슴이 콩닥거렸으나 어찌 점점 무덤덤해져만 가는지요. 특별히 도를 닦은 것도 아닌데. 이는 호르몬 부족 탓이 큽니다.


남성과 여성 몸에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 호르몬이 공존을 합니다. 다만 고유의 성에 맞게 한 호르몬의 비중이 높을 뿐. 그러다 사십대 이후부터 수치가 역전이 됩니다.

봄. 여성들에게 쇼핑의 바람이 젖어듭니다. 덩달아 저도 함께 지름신의 현장에 동참하였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일까요. 눈과 가슴에 의류와 신발 등의 품목들이 꽂히기 시작합니다. 원단을 만져보고 디자인을 눈여겨보기도. 급기야 구매하고 싶은 충동도 일어납니다. 살다가 이런 날도 있네요. 옷을 산다고 하면 손사레만 치던 나에게 이런 사태가 찾아오다니. 마늘님은 얘기합니다. 갱년기냐고. 헐~

여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남성이 완만하게 호르몬이 줄어드는데 비해 그 속도가 빠르다는데 있습니다. 63빌딩을 내려올 때 계단 혹은 엘리베이터로 하강 상반되는 상황이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女. 한자를 들여다봅니다. 고유 性의 철학이 담겨있는걸 발견할 수 있습니다. 찾으셨는지요. 나태주 시인이 얘기했듯 뭐든지 자세히 보아야 가진 속성의 의미를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중심의 한자 획은 여성이 죽을 때까지 추구하는 바를 지향합니다. 에스 라인을 닮았습니다. 즉, 男이 힘에 의한 우위의 가치를 둔다면, 여성은 평생 숙원인 날씬한 몸매와 예뻐지려고 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한때 동남아 국가를 다녀온 남자들의 이야기가 회자된 적이 있습니다. 몸에 좋은 아니 정력에 좋다는 곰 웅담, 쓸개 등을 몰래 반입해 적발되는 사례를 말이지요. 최근 '괴물쥐'로 불리는 뉴트리아의 쓸개에서 웅담 성분이 검출되자 포획이 급증했다는 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자는 어떨까요. 외국 여행을 나갈시 필수 구매품목 일 순위는 화장품 입니다. 탤런트 000이 사용했다는 달팽이크림부터 미백 피부로 만들어 준다는 000... 양쪽 다 타깃은 다르지만 환장하는 속성은 마찬가지이지요.


女. 에스 라인에서 심하게 꺾어진 곳. 중년에 겪는 갱년기 변화를 의미하는데 급격한 호르몬 감소에 의한 여러 증상들을 겪습니다.

강의중 한 여성과 시선이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습니다. 순간 그녀 볼의 새빨개짐. 나의 매력(?)에 빠졌구나 여겼지만 착각이었습니다. 안면홍조라는 증상. 불면증에도 시달립니다. 생각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양한마리, 양두마리를 세다 못해 십이 간지 띠 형세를 헤아리다 밤을 지새우기도 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왔다 갔다. 체온과 감정적 고저에 스스로의 의지로도 통제가 되질 않습니다. 그런 날 식구 누구하나 잘못 걸리기라도 하면 죽음입니다. 이것이 심해지면 우울증 등의 질병으로 확장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병원을 찾아가야 하지만 대개의 경우 주변의 관심, 무기인 수다 그리고 비타민D를 섭취하기 위한 외부활동이면 족합니다.


어흥~ 예쁘게 웃음 짓던 그녀들이 목소리도 사납게 심통난 호랑이로 바뀝니다. 가냘 퍼 보였던 코스모스 같은 몸매도 이제는 조금씩 우람한 자태를 자랑합니다.

계절이 바뀌는 시점 괜히 잘 사용하던 가전제품을 옮기고 싶은 여인.

“여보, 냉장고 위치 좀 바꾸어요.”

변화에 민감하지 못한 사내는 심드렁합니다. 그들의 입장에선 기계 작동만 잘되면 되는데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점점 힘도 딸려 가는데 웬 헛XX..

다음날. 도와주지 않았음에도 동선이 바뀌어 있습니다. 누가 옮겼을까요. 점점 팔뚝이 굵어지는 그녀. 감탄사보다는 무서워집니다. 나이 들어 매 맞는 남편도 있다는데 나도 혹시~


갱년기(更年期). 更은 고치다의 의미입니다. 건전지를 교체하면 되는 디지털식이 아닌, 귀찮고 불편하지만 멈춰가는 괘종시계의 태엽을 적절하게 돌려주어야 합니다. 가지고 있는 것을 보완 수선, 어루만지고 다독이며 인생후반부를 재연출하라는 신의 메시지입니다.

남자든 여자든 이 시기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말년까지의 운이 꽃이 필수도 있지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어떤 Tip이 있을까요.


갱년기라는 이름을 다른 해석으로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몸이 마음만큼 따라주지 않음에도

다가오는 정년의 초조함에도

사람 관계의 오해와 갈등 속에도

상황을 그러려니 하고 걍~ 넘깁시다.

어떻게 넘긴다고요?


갱년기. 걍~ 넘기는 넉넉함이 필요한 시간입니다.

IP *.39.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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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5 23:10:30 *.18.218.234

으와 서원선배, 이거 정말 훔치고 싶은 글이네요!

특히 아래요. 이거 제가 무단으로 쓸 지도 모르겠습니다 ㅋ

--> 갱년기(更年期). 更은 고치다의 의미입니다. 건전지를 교체하면 되는 디지털식이 아닌, 귀찮고 불편하지만 멈춰가는 괘종시계의 태엽을 적절하게 돌려주어야 합니다. 가지고 있는 것을 보완 수선, 어루만지고 다독이며 인생후반부를 재연출하라는 신의 메시지입니다.


마음에 무찔러드는 글귀가 아니라 '훔치고 싶은 글귀' 뭐 이런 것도 만들어야겠어요.

그나저나..

여자 보기를 돌같이 하라. 애써 실천하지 않음에도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질 않습니다.

--> 완전 빵 터졌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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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6 07:49:11 *.254.49.218

늘 그렇지만 비슷한 시절을 살아가시는 분의 글이어서 그런지 공감되는 부분이 참 많습니다.


갱년기, 걍 넘기는 넉넉함이 필요한 시간이라는 말씀 가슴에 담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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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6 20:21:29 *.39.23.32

관심 기울여 읽어 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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