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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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2017년 4월 21일 09시 13분 등록

저는 커리어 & 리더십 코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경력개발 프로그램인 <나비커리어맵>과 여성 리더십 프로그램인 <원더우먼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스무명 남짓의 고객에게 코칭을 하고 있지요. 저는 프로그램을 시작한 첫 달에 고객들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 코칭을 합니다. 효과적인 코칭을 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성향과 이슈를 제대로 파악해야 하고 고객 역시 코치와의 만남을 통해 신뢰를 구축할 필요가 있거든요. 오늘은 코치로서의 자세와 태도를 의미하는 '코칭 프레즌스(coaching presence)'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세계코치연맹(ICF)은 코치의 핵심역량을 11가지로 분류해 정의합니다. 그 중 4번째가 바로 코칭 프레즌스인데요, 그 정의는 '개방적이고 유연하며 자신감있어 보이는 태도를 갖추고 완전히 깨어있으며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말이 어려워서 그렇지 간단히 말하면 외부로 드러나는 코치로서의 마음가짐을 말하는 것입니다. 저의 코칭 프레즌스는 어떤 모습일까요? 저는 코칭 고객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평가를 듣곤 합니다. '솔직하다' '명확하다' '전문성이 있다' '믿을 수 있다' '도움을 주려는 진심이 느껴진다' 하지만 (드러내놓고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고객들은 '너무 직설적이다' '코칭이 아니라 컨설팅 같다' '푸쉬한다'는 느낌도 받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가끔 고민에 빠지곤 합니다. '나는 코치로서 어떤 프레즌스를 유지해야할까?'


구본형 선생님과 공부하면서 만난 인물 중 마음 속 깊이 흠모하게 된 이가 있습니다. 바로 다산 정약용 선생입니다. 정민 교수가 지은 <삶을 바꾼 만남>에는 다산의 스승으로서의 면모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다산은 제자 중 황상을 제일 아꼈습니다. 강진 유배 시절 많은 제자들을 키웠지만 황상 만큼 진심으로 다산을 존경하고 따르는 이는 없었습니다. 황상은 어려운 집안 형편에도 불구하고 학문에 정진했으며 다산은 아버지의 마음으로 그를 살폈습니다. 황상이 결혼 후 신혼 재미에 빠져 공부를 게을리하자 다산은 이를 꾸짖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지요. 황상이 첫 아들을 보자 마치 다산은 손자를 얻은듯 기뻐했습니다. 다산이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 황상이 스승을 찾아 왔습니다. 다산은 혼미한 정신에도 붓을 들어 이렇게 썼습니다. '황자중에게 준다. <규장전운> 한 권, 중국 붓 한 자루, 중국 먹 한 개, 부채 한 자루, 연배(담뱃대) 한 개, 여비 돈 두 냥' 먼길을 돌아갈 제자가 배를 곯을까봐 여비까지 챙기주는 스승의 마음에 눈물이 맺힙니다. 다산은 그렇게 정이 많고 꼼꼼한 성격이었습니다.


저는 다산같은 코치가 되고 싶습니다. 멀리서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것도 좋지만 필요할 때 쓴소리도 하고 더 잘할 수 있으니 더 노력하라 채근도 하고 싶습니다. 남들 다 느끼는데 자신만 깨닫지 못하는 것은 콕 짚어 알려주고 모르는 것은 차근차근 하나하나 일러주고 싶습니다. 당장은 서운해 눈물이 쏙 빠지더라도 훗날 돌이켜보면 '아, 그래도 그때 재키 코치가 참 진심으로 도와줬어!'란 생각이 들도록요. 프로그램에서 이탈하거나 뒤쳐지는 고객이 생기면 생각이 많아집니다. '무엇이 이들에게 최선일까? 훌륭한 코치라면 어떻게 대처할까?'라 고민합니다. 저는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다산이 황상에게 그랬듯 더욱 깐깐하게 챙기고 더 노력하라 주문할 것입니다. 고객들도 제 진심을 알아줄거라 믿으니까요.


벚꽃이 피는 4월이면 사무치게 그리운 이가 있습니다.

몇 해전 홀연히 떠나신 제 스승 구본형 선생님입니다.

저는 선생님이 하늘에서 제 모습을 흐믓하게 보고 계실거라 믿습니다.

먼 훗날 만나면 '역시 재경이다' 하실 수 있도록 열심히 살겠다 다짐해 봅니다. 

그대도 그리 살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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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3 09:14:02 *.129.63.62

진심.

분명 전달될것입니다. 설령 지금은 그뜻을 다 헤아리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분명 참의미를 알것입니다.

그리고 모두가 알아줄거라는 기대를 조금만 내려놓을수있다면... 좀더 마음이 여유가 있을것같아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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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7 12:34:36 *.216.83.52

경목님이 제게 큰 깨달음을 주시네요.

모두가 알아줄거라는 기대를 내려 놓아야겠어요.

그게 제일 먼저 할일이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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