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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의 몸이 달라진 건 당뇨 진단을 받고 몇 달 지나지 않아서였습니다. 후덕하던 얼굴의 선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더니 뚜렷한 턱 선을 드러냈죠. 둥글둥글하던 몸에도 직선이 살아났습니다. 여윈 듯 하면서도 보기 좋은 몸이 되더군요. 운동을 얼마나 하느냐고 물었더니 많이 열심히 한답니다. 입당(당뇨병에 걸렸다는 의미)의 충격 때문에 몸 관리에 나선 덕분입니다. 어떻게 매일 운동을 하느냐고 물으니 이런 답이 돌아오네요. “시간 없다고 밥 안 먹지는 않잖아. 운동도 그래.” 물살을 자랑스럽게 달고 다녔던 선배는 당뇨 덕분에 훌륭한 몸갈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사망원인 1위가 암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치명적인 암인데 뜻밖의 사실도 있습니다. 발병 이후 5년 상대 생존율이 100.2%. 암이 걸리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높은 생존율의 암이 있네요. 갑상선암이 그렇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요. 일단 갑상선암은 사망률이 낮습니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요. 암이라는 공포감은 환자 본인에게는 다른 암과 다르지 않을 테니까요. 그래서 암 진단을 받은 뒤에 나쁜 생활습관을 버리고 적절한 운동에 매진합니다. 암을 이겨내기 위해 온갖 신경을 쓰는 거지요. 결과적으로 암이 걸렸는데 건강이 평소보다 더 좋아지는 상황으로 바뀝니다.
올해 99세인 김형석 교수는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했다고 합니다. 스무 살을 넘길 수나 있을까 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하죠. 그래서 평생 무리하지 않고 조심하며 건강관리를 했다고 합니다. 그 덕분에 100세 나이에도 강연을 다니고 지혜를 나누는 기쁨을 누리고 있습니다. 몸이 약했기에 오히려 장수할 수 있었다는 역설이지요. 흔히들 병 때문에 몸이 힘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몸이 더 좋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몸을 망치는 병이 오히려 몸을 더 좋게 만드는 계기가 되는 거죠. 몸이 약하고 병을 겪어본 사람은 매사에 조심을 합니다. 경고등 하나가 자신을 다시 보게 만들어 줍니다. 아픔이 현재의 나를 돌아보게 해주고 몸을 다시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영국의 역사학자 토인비는 인류 역사가 도전과 응전으로 생성하고 소멸되었다고 말합니다. 가혹한 환경이 문명을 낳았고 인류를 발전시켰다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지금 닥친 어떤 아픔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내는 능력을 주기도 합니다. 아픔이 있어서 우리 삶이 무너지지 않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때때로 부딪치는 아픔이 삶을 바꾸게 하니까요. 지금 어딘가 삶이 아프다면, 무엇인가로부터 위협받고 있다면, 나를 더 낫게 만들어주려는 지렛대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무병장수가 아닙니다. 유병장수입니다. 때로는 질병이 몸을 더 건강하게 만들어 주듯이, 아픔이 더 나은 삶으로 변하게 해주기도 합니다. 아픔을 탓하며 그 속으로 가라앉지 마세요. 그 아픔이 삶을 변화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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