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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22일 21시 34분 등록

떠남과 만남

11기 정승훈

 

저자 연구

 

구본형

1998년 첫 책 [익숙한 것과의 결별], 1999[낯선 곳에서의 아침], 직장을 나오는 시점인 2000[월드 클래스를 향하여]를 출판했다. 20년의 직장 생활을 그만두며 10년에 한 달씩, 20년이니 두 달의 시간을 자신에게 선물처럼 주었다고 한다. 두 달의 여행을 계획했으나 인터뷰와 기타 일정으로 보름을 보내고 한 달 반을 남겨놓고 남도 여행을 떠났다. 그 여행 이야기를 담은 것이 떠남과 만남이다.

 

저자는 남도여행기사에 이런 말을 했다. “여러분도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봐야 합니다. 내 본질은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를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거기에 시간과 노력을 투여하면 성과가 드러납니다. 자기 근본에 대해 알지 못하면 타인의 기준에 의해 살아갈 수밖에 없어요.”

아마 저자는 홀로 떠난 한 달반의 여행에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했을 것이다.

 

쉰 살이 되던 날, 마음이 착잡했어요. 인생의 나머지 시간이 얼마 되지 않으니까요. 이제 내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시간은 10년 정도 밖에 없어요. 한심한 생각마저 들었죠. 이제는 살 걱정만큼이나 죽을 걱정을 해야 하는 나이예요. 이게 인생의 비애인데, 시간이 많을 때는 시간의 가치를 모르고, 시간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때는 남아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죠.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열심히 놀려고 합니다.”

쉰 살에 앞으로의 10년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마치 떠날 날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말한다. 10년을 놀이처럼 살다 갔을까. 하지만 저자의 글처럼 놀지는 않았던 것 같다. 윤광준 사진작가의 인터뷰 기사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노는 즐거움과 재미를 말씀하시는 것만큼 즐기지 못했던 거죠. 같이 술 마시다가 10시도 안 돼서 내일 아침 원고를 써야 하니 여기서 끝내자라고 했던 분이지요. 또 평소 음악을 듣고 싶어 하셨어요. 좋은 오디오 들여 놓으라고 했더니 음악에 빠져 작업을 방해할 거라며 거절했던 일도 있어요. 자기 절제가 대단했던 분입니다.”

 

항상 계획을 세우고 지키는 걸 잘 하던 내가 저자의 여유와 놀이를 이야기할 때면 참 다르다고 느꼈었는데 위의 인터뷰 기사 내용을 보니 나보다 더 철저히 실천하시는 분이었다. 왠지 공통점을 찾게 돼서 반가운 마음마저 든다.

 

윤광준(사진)

사진을 하다 보니 사진의 한계가 느껴져 글을 썼다는, 책 쓰는 사진가이자 오디오 칼럼니스트로 알려진 그는 강원도 횡성에서 태어났다.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했다. 월간 <마당>, <객석>에서 사진기사로 활동하고, 웅진 출판사에서 사진부장을 지냈다. 사진은 화려한 테크닉보다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구본형의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읽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얻는 행복을 더 키우기 위해 1996년 직장을 그만두었다. 이후 출간된 구본형의 책을 모두 읽으며 전작주의자를 자처했다. 구본형과 직접 만난 첫 만남은 2007익숙한 것과의 결별개정판 사진을 찍으면서였다고 한다.

2002년 출간된 잘 찍은 사진 한 장으로 예술분야로는 드물게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사진작가로 알려졌다. ‘빡빡머리 윤광준은 험악하게 생긴 외모와는 달리 아주 섬세하다.’ 김정운 교수의 표현을 보며 작가를 떠올려본다. 또한 사진쟁이가 어떻게 글이 더 좋냐?’고 했다던 구본형의 이야기를 보니 윤광준 작가의 사진과 더불어 책도 보고 싶어졌다.

 

내 마음에 무찔러 드는 글귀

 

개정판 서문

낮술건달은 불량하지만 내게는 자유의 언어들이었다. (6)

때마다 주어지는 밥이 사슬이지 않더냐, 굶주림을 두려워하면 들판의 이리가 되지 못한다. (7)

결국 밥과 존재의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그 사이에서 삶의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삶이란 흔들리는 것이고 균형을 잃었다가 이내 다시 그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되돌아오는 불안정한 체계인 것이다. (8)

 

초판 서문 ; 아주 천천히, 달팽이처럼, 온몸으로

일상 속의 비일상을 꿈꾸며 배낭 한 개 짊어지고 대문을 나선다. (10)

여행은 자유이다. 그리고 일상은 우리가 매여 있는 질서이다. 질서에 지치면 자유를 찾아 떠나고 자유에 지치면 다시 질서로 되돌아온다. 떠날 수 있기 때문에 일상에 매여 있는 우리에게 여행은 늘 매력적인 것이며, 되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비장하지 않다. (11)

떠남을 계획하며 일상에서 즐거워하고 여행에 돌아와서 일상에 안주하며 편안함을 느낀다. 어찌보면 여행은 쉼이 아니며 고단함일 수 있다.

여행은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며 낯선 곳에서 아침을 맞는 것이다. (11)

첫 책과 두 번째 책의 제목이다.

여행은 그러나 도피가 아니다. 우리는 돌아오기 위해 떠난다. ... 소유한 것이 많으면 자유로울 수 없다. (12)

여행의 모습도 참 다양하다. 일상의 편리함을 위한 여행은 짐이 많아진다. 여행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짐도 적어지며 편한 것이다.

 

1장 매화 향 가득하니 봄이다!

 

기차 안에서 ; 기차는 늘 시간 속을 달린다

느긋한 여행자에게 기차가 달려가는 곳은 어떤 행선지가 아니다. 기차는 늘 시간 속을 달린다. (12)

나는 그런 여행을 하고 싶다. 계획도 목적지도 없다. 발길 닿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혹은 기억을 따라서 혹은 그저 기대를 따라서, 혹은 꽃을 따라서 강물을 따라서. (23)

전라남도 해안지역을 돌아다닐 것이라는 생각은 어디서 온 것인지 모른다. 마음이 끌리는 대로 따른 결정이다. (24)

한 번도 이런 여행을 해본 적이 없다. 여행을 자주 다니지 않을 때는 두려움 때문에 행선지를 정하고 그곳에 가는 방법과 일정에 맞춘 여행 경로를 파악해두고 떠났었다.

무엇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휴식이 중요하다.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가장 활동적이다. (25)

여행을 다니다보니 이제는 목적지와 묵을 숙소는 정하지만 나머지는 도착해서 하고 싶은 대로 한다. 숙소에서 멀리 가지도 않는다. 그저 편히 지내다 온다.

 

아아, 섬진강 ; 섬진강을 따라 걸으면 나도 강물이 되어 흐른다

차를 타고 가지 마라. 걷다가 신을 벗고 강물에 발을 담가봐라. 그 미끈한 부드러움 때문에 어쩔 줄 모르게 된다. (28)

강물의 미끈한 부드러움이란 건 어떤 걸 말하는 것일까? 봄이면 아직 물이 차가울 텐데... 봄에 섬진강에 발을 담가보고 싶어진다.

외모로 본질을 보기 어렵다. (31)

그런데 보통 외모로 판단을 많이 한다. 첫인상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도 많다.

동헌 건물의 앞과 뒤는 모두 위로 올리는 격자문으로 되어 있었다. 모든 창들을 열어놓으니 건물의 배를 뚫고 아름다운 산 중턱이 시원하게 한눈에 들어온다. 마치 건물을 액자로 삼아 초봄의 아름다운 풍광이 그려진 듯하다. (32)

한옥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문을 모두 들어 올릴 수 있어 여름이면 앞뒤가 다 통해서 시원하다.

순하다는 것은 자신도 편하고 남도 편하게 해준다. (33)

요즘은 순하면 쉽게 무시한다고 여긴다. 그래서 다들 무표정하고 속을 드러내지 않는다.

마침 봄이라 황토를 퍼다가 논밭에 객토를 해놓아 마을 주위가 온통 황토밭이다. 강렬한 황톳빛이 주는 황소 같은 힘이 전해진다. (36)

황토밭을 보고 황소의 힘을 느낀다는 것은 생각지 못했다.

후손치고 선조의 덕을 보지 않는 것들이 없다. 죽은 껍데기 위에 새로운 생명이 자란다. (36)

짐이 무거워 어깨가 아프다. 바보같이.... 더 많이 빼놓고 올 일이지..... 내일 책 몇 권을 서울로 다시 부쳐야겠구나. (37)

나도 꼭 여행을 갈 때 책 한 권을 넣어간다. 읽지 못하고 오는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챙기게 된다.

자연 속을 거닐다 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피곤함이 사라지는 것은 내가 그들로부터 많은 에너지를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37)

빨리 오를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다. (40)

빠르게 걸으면 나이를 알게 되고 천천히 걸으면 주위를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속도를 일단 자동차 같은 기계에게 위임해주면 나이도 경관도 살필 수 없게 된다. ... 풍광도 생각도 그저 스크린처럼 지나갈 뿐이다. (40)

우리 한극 사람들 같다. 겉으로는 폐쇄적이고 무뚝뚝하고 말 걸기도 어렵게 보이지만 서로 친해지면 속을 내줄 것처럼 정이 뚝뚝 흐른다. (41)

각 나라마다 국민성과 보여지는 모습이 있긴 하다. 여기엔 문화 수준도 작용하는 것 같다.

저 보수 공사가 끝나면 번쩍이는 절 하나가 또 생겨날 것이다. 옛날 같지 않은 정신으로 바삐만 사는 사람들의 영혼이 그 반짝거림으로 구해질지 의심스럽다. (42)

유명한 절은 관광객이 많아서 그런지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지 않고 자꾸 뭔가가 생겨난다. 여주의 실륵사를 10년이 넘어서 가봤더니 없던 것들이 많았다. 입구에 있는 템플 스테이부터 벼랑에 있는 팔각정은 어떻게 보수를 하려는지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새로 지은 건물들은 너무 깨끗하고 단정해서 기존 건물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동의 없는 희생 위에 세워진 아름다움은 진정한 아름다움이 아니다. 나병 환자들의 희생이 이 아름다운 공원을 만들었다고 말하며 눈웃음치는 그 잔인한 일본인 병원장의 얼굴이 보인다. (44)

식민 시대에 국민만으로도 힘든데 거기에 병자, 그것도 사회와 격리된 사람들이었다. 서대문형무소에 가면 한센병동, 즉 나병환자들을 따로 가두어두었던 곳이 있다. 그곳은 사형장과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도심의 소록도다.

크든 작든 모든 잔인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다른 사람들의 희생과 어려움 그리고 불행 위에 자신의 기쁨을 쌓는다는 것이다. ... 이런 사람들에게 속지 않는 사회가 바로 성숙한 사회다. (45)

저자가 처음으로 사회에 대해 언급했다.

초봄의 추위는 겨울과 그 맛이 다르다. 사람을 어쩔 줄 모르게 한다. 봄은 늘 그렇게 안절부절못하며 다가온다. (46)

나는 이런 표현이 안 된다. 문학적 감수성이 너무 부족하다. 글쓰기를 연습한다고 이런 표현들이 느는 건 아닌 것 같다. 이것도 타고 나는 거다.

 

지리산 불무장등 무착대 ;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리고 있네 멀고 가까움이 다르기 때문이네

우리의 삶이 아무리 고달파도 우리는 별인 것이다. 내가 해가 아니고 달이 아닌 것이 좋다. 그것이 없으면 세상이 망하는 그런 엄청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 행복하다. ... 별처럼 많은 사람들 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지만 또 별처럼 빛나며 꿈꾸는 사람임이 좋다. (49)

이런 의미에서 별이었구나. 난 사람을 별에 비유하는 것은 위대한 사람을 별처럼 여기는 것으로 생각했다.

사람이 모여 조직을 이루고 살면, 돈과 권력을 향한 끝없는 다툼이 있게 마련이다. “돈과 권력은 너무나 분명하게 좋은 것이므로 아무도 대놓고 좋다고 하지 않는다.”는 말은 맞다. (51)

그래서 구조적으로 그렇게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사회 안정장치라고 생각한다.

근본을 잊으면 그것은 더 이상 변화가 아니다. 그것은 변질이며 타락인 것이다. (52)

줄곧 혼자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다. 이미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52)

인간은 어차피 외로운 존재가 아닐까. 혼자이건 여럿이건. 그렇기에 군중 속의 고독이란 반어적 표현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혼자 있는 사람은 어쩜 외로움을 자처한 외로움 매니아는 아닐까.

다압리 매화마을 ; 꽃은 절정인데 매향을 들을 수 없다.

매화는 중국 사천성이 원산지며 중국의 국화이기도 하다. 서양에서는 일본 살구로 알려져 있어 중국인들의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것이다. (56)

매실과 살구는 전혀 다른데 왜 그렇게 알려졌을까. 하긴 꽃도 비슷하고 열매도 비슷하게 생겨 구분하기가 쉽진 않다.

향기로운 사람이 된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향기가 후각적 인지의 대상이 아니라 내면적 마음의 흐름에 실린다는 것은 참으로 옳은 말이다. 아름다움은 감각의 경계를 벗어난다. 그래서 내면을 닦는 것이다. (59)

내면을 닦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쉽게 닦여지지는 않지만 의외로 잘 보여 진다.

본질을 닦음으로써 타고난 자기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60)

나이가 쉰이 되가는데 타고난 자기가 뭐였는지 모르겠다. 너무도 타고 난을 발휘하면서 살지 못했다. 가정과 사회가 요구하는 것에 100퍼센트 맞추지는 않았지만 50퍼센트 이상은 맞춘 것 같다. 1년이 그 타고난 자기를 찾게 되는 해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운주사 ; 그러나 나는 쉬고 있는 부처가 좋다

나도 운주사의 와불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미륵이 도래하여 새로운 용화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즐겁게 기다릴 준비가 되어 있다. 와불이 누워 있는 것도 가르침이기 때문에. (64)

우리는 휴식을 게으름과 소비로 인식한다. 한 개인이 이러한 사회적 시류에 반하여 살아가기는 어렵다. 그래서 사회의 전반적 수준 상승이 중요한 것이고, 지도층의 모범이 절실한 것이다. (65)

다행히 시대의 시류가 변하고 있다. 이제 쉼을 이야기하고 있다. 귀촌하는 젊은 사람도 늘고 있다. 바쁘게 소비하는 삶이 아닌 느리게 생산하면서 그 생산에 맞춰 소비하는 삶을 찾아 떠나고 있다. 환경을 위해서도 대안적인 삶이 될 수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일을 하고 있는 사회는 쉬어야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 부가가치가 낮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몸이 고단해야 겨우 먹고살 수 있다. ...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경제적 구조의 차이만은 아니다. 바로 일상을 살아가는 문화적 차이이기도 하다. (65)

휴식과 놀이를 창조로 인식하지 못하는 문화적 결핍은 기계적 번잡만을 양산할 뿐이다. 먹고 살기는 하겠지만 미래가 없다. (66)

한국은 어느 새 휴식과 놀이를 해야 할 아이들에게도 놀지 못하게 한다. 미래를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끊임없이 불필요한 공부를 강요한다. 그러다보니 미래는 고사하고 현재도 행복하지 않다.

둘이 나란히 앉아 잠시 하늘의 구름을 쳐다보기 좋은 곳이다. 바람이 대나무숲을 지나는 소리를 듣기도 좋은 장소이다. 혼자 갔다면 그 옆에 좋은 사람을 상상 속에 불러 앉혀두어도 좋다. (67)

혼자 하는 여행이 이런 것이겠지.

하루하루가 아깝기 그지없는 나이가 있게 마련이다. (70)

인류의 역사가 그 변천의 기록이듯, 인생은 개인의 변천사다. 굽이굽이 후회가 있고 깨달음이 있다. 시간이 멈추기를 바라는 숨 막히는 즐거움이 있고, 너무나 부끄러워 잊고 싶은 순간이 있다. (70)

인생사 굽이굽이 산 너머 산이라고들 하는데, 나는 돌아보면 그렇게까지 큰 산은 없고 야트막한 고갯길 정도다.

 

2장 옛사람의 마음에 취하다

 

적벽 ; 이제 달뜨면 아름다울 이곳에 있지 못하리

근처 사람들의 좋은 놀이터였던 곳이 광주시의 식수원이 되어 수몰민들을 제외하고는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곳이 되었다. (73)

청평사를 가기 위해 소양강을 배타고 들어가며 들었던 안내방송이 생각난다. 소양댐이 생기며 수몰됐다는 마을, 누군가에겐 수식원 공급처에 지나지 않지만 누군가에겐 삶의 터전이었던 곳이다.

경치의 정점에 있기 위해서는 알맞은 때에 그곳에 있어야 한다. 어느 곳이든 가장 자기다울 때, 바로 그때 그곳에 있어야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이곳은 보름달밤에 와야 한다. 그래야 그 아름다움에 취할 수 있다. (74)

 

해남 두륜산 대흥사 ; 아름다운 고목과 청허당의 마음이 있는 곳

나이가 많아지면서 아름다워지는 것 중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나무를 들겠다. (76)

종교에 귀의한 사람이 세속에 머무르면 안 된다. 그러나 세속의 중생을 떠나 홀로 있어도 안 된다. (80)

서산대사의 선교관의 핵심은 선은 부처님의 마음이고, 교는 부처님의 말씀이다.”라고 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81)

말 없음으로써 말 없는 데 이르는 것은 선이요. 말 있음으로써 말 없는 데 이르는 것은 교이다. 또한 마음은 선법이요, 말은 교법이다. (82)

너무 어려운 말이다. 도통 모르겠다.

대사는 어떤 경계를 당하여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것을 나지 않음(不生)이라 하고, 나지 않는 것을 무념이라 하며, 무념의 상태를 해탈이라 한다.”고 했다. (83)

인간도 태어날 때의 자성自性을 잃지 않으면 자연이다. 세속의 질서에 매이지 않으면서 난하지 않고 함부로 살지 않음은 자연의 법을 따르기 때문이다. (87)

 

강진 ; 햇빛과 동백 그리고 옛사람 그리운 백련사

강진은 햇빛 찬란한 곳으로 영랑의 생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의 시에 나오는 찬란한 봄이라는 이미지가 자연스러운 곳이다. (89)

강진은 고등학교 동창이 결혼해서 살던 곳이다. 또 다른 동창과 시집살이하는 그 친구를 찾아갔었다. 멀기도 멀었지만 낯선 곳에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는 동창이 더 낯설었다.

봄날은 힘을 주체하기 어렵다. 나른한 가운데 구석구석 온몸아 살아나는 듯하다. (90)

좋은 사람을 만나 알고 지낸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것처럼 좋은 일이 있겠는가? (95)

 

다산초당 ; 천일각에 가면 그가 뒷짐을 지고 구강포를 바라보고 서 있네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으로 넘어가는 산길에 진달래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한다. 진분홍 야한 봉오리가 막 벌어지려고 한다. (96)

지금과 같은 모습이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진달래가 폈다. 도시에선 진달래보다 철쭉이 더 많다. 어린 시절 뒷동산에서 흔하게 보았던 진달래가 보기 힘들다. 진달래는 꽃이 지고 나야 잎이 나온다. 진달래는 꽃이 필 땐 분홍 꽃밖에 없다. 꽃 색깔도 철쭉에 비해 화려하지 않다.

쌀 몇 가마니 더 얻자고 그 좋던 개펄 밭을 메운 것이 잘한 짓인지 모르겠다. 바다가 훨씬 더 경제성이 있다는 것을 어미들은 모두 알고 있다. 모르고 있는 사람은 관청에 있는 사람들뿐이다. (98)

작년 가을 군산 여행을 갔다가 새만금도 갔었다. 배를 탔더니 관광안내 차원에서 간척사업으로 얻어진 면적을 알려주었다. 그 사업을 하려고 들인 돈이 얼마였을까? 7조를 들여 27년째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에서 쌀 시장을 개방해서 논농사 짓던 농부들은 논을 메꾸고 다른 작물을 키우고 있다. 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돈을 들여 논을 만들고 농부는 또 돈을 들여 논을 메우고 있다. 국민의 식량 자급률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모순이 따로 없다. 갯벌의 가치는 차치하고도 말이다. 무엇을 위한 간척사업인지 알 수 없다.

다망한 일상에서 적소로 유배 옴으로써 자신을 위한 겨를을 찾은다산처럼 나도 마음을 놓아둔다. (98)

한세상 살아가기가 본래부터 어렵다네. (101)

변화경영연구소 홈페이지에서 읽은 창선배의 글이 생각난다. “대학입시, 취업, 결혼. 이 중에 쉬운 게 있나요? 사람이 살면서 가장 어려운 것들이지요.(중략) 우리가 해내는 어려운 일들도 중요하지만, 쉬운 일들도 그것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일상에서 기쁨과 행복을 주는 건 오히려 쉬운 일들입니다.”

다산은 [목민심서]의 서문을 다음과 같이 끝맺고 있다. “심서라 한 것은 무슨 까닭인가? 백성을 다스릴 마음은 있지만 몸소 실행할 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 지은 것이다.” (104)

나는 못하니 백성을 다스리는 관리는 이러해야 한다 말했던 것일까. 유배를 온 관리, 어차피 돌아가지 못하고 혹여 돌아간다 해도 절대 관리를 할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

그가 정치판에서 멀리 물러나와 이곳에서 18년이라는 긴 세월을 보냈기 때문에 우리 역사는 위대한 학자를 한 사람 가지게 되었다. (105)

몸과 영혼을 다하여 한 가지 일에 깊이 몰입하니 원래 총명한 사람의 깨달음이 그 끝을 알 수 없게 되었다. (106)

 

칠량 봉황리 ; 가업을 이어가기는 어렵고, 세상은 아직 알아주지 않는다

자기 아버지는 40년간 옹기를 구워왔지만 누구도 그만한 전문인으로 대우해주지 않는다고 하며, 도자기는 예술이고 옹기는 예술이 아니라는 시각이 자기는 싫다는 것이다. (109)

어떤 일에 깨달음을 얻어 밝아지면 자신이 곧 그 일의 미래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어떤 일을 아주 잘하려면 타고난 재능과 각고의 노력과 하늘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110)

타고난 재능, 하늘의 도움은 있는 것 같으니 이제 각고의 노력만 하면 된다. 노력을 안 한 것은 아니나 전념하지는 않았다.

객지에서 배고프고 추우면 서럽다. (112)

바람이 얼굴에 있는 모든 구멍을 통해 머릿속으로 들어가 하도 휘젓고 다녀 머리에 바람이 든 모양이다. 바람 든 무처럼 물기는 다 빠지고 섬유질과 구멍만이 남아 머리가 휑해진 모양이다. 춥고 배고파 화가 난 게 우스워졌다. (113)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런 건 그 당시에 든 생각을 적어놓은 것일까, 아님 돌아와 쓰면서 든 생각일까. 하긴 매일 새벽 4시에 글을 쓴다고 했으니 다음 날 새벽에 쓰는 것일지도 모른다.

 

고금도 충무사 ; 아무도 없는 늦은 오후 이곳에 오면 한 사람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전라남도의 섬을 돌다 보면 충무공의 숨결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114)

나는 적이 물러나는 그날에 죽는다면 아무런 유감도 없을 것이다. (116)

이곳에 와서 무엇을 보겠다고 기대하고 찾지는 마라. 아무것도 볼 것이 없다. 이곳에 와서 무엇인가를 들으려고도 생각하지 마라. 그저 바람이 녹나무를 흔들며 지나는 소리밖에는 없다. 그렇다고 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그대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117)

통영의 충렬사에 갔을 때도 특별히 무엇이 있지는 않았다. 300년이 넘은 키가 큰 동백나무가 있었다. 이순신을 좋아하는 아들이 향불을 피우고 잠시 머물렀다.

힘이 강한 자에게 무작정 기대고 아첨하지 마라. 명나라 진린은 거만하고 무례했지만 충무공을 알고부터 진심으로 탄복하고 마음으로 따랐다. 그에게서 최선을 다하는 한 인간을 보았기 때문이다. (120)

하루하루를 낭비하지 마라. 충무공은 싸움터에서도 하루가 지나는 것을 무심코 넘기지 않았다. 그 하루를 기록하여 그날이 그날로서 존재함을 잊지 않았다. (121)

충무공이 싸움터에서도 기록을 남긴 이유를 직접 찾아봐야겠다. 9월 난중일기를 읽어보면 알 수 있겠지.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내는 것만큼 확실한 승리는 없다. (121)

마량의 밤 ; 여관에서, 그리움으로

혼자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와 되는 대로 수염을 기르고 배낭 하나로 떠돌기를 바랐는데, 지금 이 방안으로 찾아드는 외로움은 무엇인가? (122)

그럴 것 같다. 집에서도 밤에 혼자 있으면 왠지 홀로 남겨진 느낌에 쓸쓸하다. 타지에선 더 할 거다.

만일 참으로 다시 돌아갈 곳이 없이 떠도는 나그네라면 그처럼 외롭고 지친 인생은 없을 것이다. (123)

함께 있으면 혼자 있고 싶고, 혼자 있으면 함께 있고 싶다. 함께 있다 혼자 있게 되면 그립고, 혼자 있다 함께 있게 되면 작은 일로도 서로 다툰다. 그렇게 얼고 녹고 다시 얼고 녹으면서 마침내 한 사람을 이해하게 된다. (123)

인간은 만족이란 걸 잘 못하는 족속이다. 인간처럼 욕심이 많은 동물이 있을까.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지만 나약한 존재이다.

 

마량의 아침 ; 산다는 건 망설임이며 차마 어쩔 수 없음이다

수군의 진이 있을 당시 제주, 완도, 노화도 등지에서 기른 말들을 이곳에서 받아 한양으로 올려 보냈는데, 배에서 내린 말들에게 먹이를 주던 곳이라고 하여 마량이란 이름을 얻었다. (129)

어디든 지명과 관련해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는 흥미롭다. 대부분 한자어로 되어있다. 요즘은 그래서 그 지명을 한글로 바꾸어 부른다. 낯설고 어떤 것은 좀 어이없기도 하다. 예를 들면 신천이란 지명을 잠실새내라고 바꿨는데 원래 이름을 알기에 유추할 수 있지 따로 부르면 무슨 소리인지 알 수가 없다.

어제 무섭게 불던 바람은 오늘 쉬나 보다. 아니면 지난 밤 늦게까지 그렇게 몰아쳤으니 저도 늦잠을 자는 모양이다. (130)

저자는 식물, 심지어 날씨도 의인화시켜 표현한다. 나와는 참 다른 표현방식이다.

나이도 어린데 벌써 돈을 벌어 여행을 다니니 부럽다는 말인가 보다. 미안한 일이다. (131)

저자의 성품이 드러난다. 그 사람이 부러워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미안한 일은 아닐텐데 그것을 미안하다 하는 걸보니...

지저분한 거리와 어지러운 간판이 언제 깨끗해지나 하지만 살림이라는 것이 늘 그렇게 지저분한 것 아니겠는가. (134)

무대 위에 선 배우들의 짙은 화장처럼 서울의 아침 역시 언제나 치장으로 시작하지만 이곳은 잠자리에서 일어난 그 모습 그대로 시작한다. (134)

산다는 것은 약간 우물쭈물하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망설이는 것이다. 그것은 어리석음이며 미련이며 우유부단함이다. 그러고는 나중에 그것을 후회하고 그것이 차마 어쩔 수 없었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135)

저자는 이렇게 살지 않았을 것 같다.

 

관산 방촌리 ; 날은 미칠 듯 맑은데 오래 묵은 매화 한 그루 만발해 있다

따지고 보면 실가닥처럼 가는 우연이 서서히 가닥을 풀어가다가 어찌할 수 없는 필연으로 변하는 것이 인간사가 아니던가. 우리는 살아가며 정교한 논리를 요구하지 않는다. (136)

우연이 자주 반복되면 우연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나에게 배움은 항상 그랬다. 우연처럼 딱 절묘한 타이밍에 나에게 다가온다.

방촌리는 고려 인종의 비인 공예태후 임씨의 고향이다. (136)

조용하기 이를 데 없다. 동백꽃 떨어지는 소리가 하고 들린다. (138)

숲이 너무 울창하여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든다. 고요한 적막에 아직 익숙해지지 못한 모양이다. (138)

자연은 때때로 인간의 나약함을 일깨워준다.

금물이 나오는 금수굴 이야기도 해주었다. 예전에는 물이 많이 나왔다고 한다. 분명 금물인데 떠가지고 밖으로 나오면 금빛이 사라진다는 얘기를 들으며 천관산을 다시 한 번 쳐다보았다. (139)

3장 바다와 바람 그리고 길

 

장환 일몰 ; 바다가 하도 찬란해 쳐다볼 수 없다

여행을 하는 동안 길이 재미없거나 피곤하면 종종 지나가는 차를 세워 타곤 했다. 이제 어떤 종류의 차가 잘 태워주는지 알게 되었다. (144)

가장 확률이 높은 차는 작은 트럭이다. 대개 혼자 운전하는 경우가 많고, 멀리서도 조수석이 비었는지 분명하게 보인다. 혼자 모는 작은 트럭이 태워줄 확률은 70퍼센트에 가깝다. (145)

여행길에 해보고 싶은 거였다. 하지만 막상 해본 적이 없다. 타지에서 여자가 하기엔 쉽지 않다. 왠지 겁이 난다.

물론 어떤 길인가에 따라 확률은 달라진다. 이 확률은 국도를 벗어난 왕복 2차선 지방도로의 한적한 곳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145)

이런 사람은 아주 친절한 사람이다. 태워주고 자기가 더 즐거워할 사람이다. 자기가 한 일에 즐거워하고 그 때문에 행복한 사람이다. 실속은 하나도 없지만 실속이 뭐 그리 중요한가. 자신이 즐거운 것보다 더 훌륭한 실속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146)

하긴 인생살이가 그런 거지. 자기만족이 제일 중요한 거다.

이승복 어린이의 동상에는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글귀도 같이 있다. 이 동상을 볼 때마다 아직도 우리가 앓고 있는 사상적 질환을 떠올리고 끔찍한 심정이 된다. 늘 속이 쓰린 사람은 24시간 자기의 위만 생각하듯이 사상적 질환에 걸려 있는 정치가는 정치적 생명이 위협받을 때마다 언제나 공산당과 빨갱이 그리고 현존하는 남북의 긴장 관계와 이 소년의 죽음에서 연상되는 잔인함을 걸고넘어진다. (148)

시골 학교라 이승복 동상이 있었나. 요즘 이승복을 아는 학생들은 없다. 우리 때는 도덕 교과서에 나왔다. 정치가가 이승복의 죽음에서 연상되는 잔인함을 걸고 넘어진다기 보다 그저 좌익세력을 북한과 같은 빨갱이로 몰고 간다. 나이 든 유권자들에게 표를 얻기 위한 정치가들의 계산된 행동이다.

사상이 개인을 넘어서 군림할 때 그것은 전체주의다. 거기에 자유로운 개인은 없다. (148)

소주 한 병으로 모자랄 것 같더니, 반병쯤 비우자 더 이상 생각이 없었다. 친구들 이름이 하나씩 생각난다. (149)

혼자 마시는 술이 생각처럼 맛이 없다. 혼자 먹는 술의 횟수가 많으면 알콜중독을 의심해 봐야한다.

시간이 되었는데도 버스는 들어오지 않는다. 안 들어오면 어떤가. 나가는 차 하나 세우면 되지. (150)

 

천관 초야 ; 보면, 그대 역시 잊지 못할 것이다

장환의 일몰이 감동이었다면 천관의 초야는 평화로움이었다. (152)

서 있으면 말할 것도 없고 앉아 있어도 바닷바람이 불어친다. 그러나 누우면 바람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다. (153)

눈부시게 찬란한 정오다. 온통 햇빛투성이라서인지 오히려 바다 위 섬들의 윤곽이 또렷하지 않다. (153)

설사 이름을 안다 하더라도 그 새는 그것이 자기의 이름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154)

그러게. 새들이 자기의 이름을 알지는 못한다. 그저 인간이 만든 이름일 뿐이다.

김유신이 세속적 성공을 거두는 동안 그녀 역시 버려짐을 통해 인생을 해석할 수 있는 깨우침을 얻었을 것이다. (159)

깨달음이란 그저 저절로 얻는 것이 아니다. 무언가를 통해 겪으면서 얻어진다. 고통일수도 있고 즐거움일수도 있다.

바위 하나가 그대로 산을 이루는 북한산의 인수봉이나 노적봉 같이 거대하지 않으면서 고만고만한 바위들이 즐비하다. 그대 역시 이 바위들 중 하나이다. 초라하다고 탓하지 마라. 그대가 없으면 인생도 없다. (160)

인간 포함한 자연만물이 어찌 귀하고 훌륭한 것만 값지다 할까. 저마다 쓰임이 있을진대.

천관산 장천오미 ; 숨겨두고 혼자 즐긴다는 말의 의미를 아는가

소나무는 탈속의 멋이 있어 세상을 떠난 은둔자의 허허로움이 있지만 위엄 또한 잃지 않는다. (161)

동백은 거리의 꽃이 아니다. 동백은 숲속의 꽃이다. 숲속의 신비를 담고 있는 기품 있는 꽃이다. 20~30년만 돼도 보기 좋은 발랄한 나무가 아니라 오래오래 나이가 들수록 아름다운 나무이다.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아내처럼. (163)

서정주의 시 국화옆에서에서 내 누이같이 생긴 꽃이여가 생각난다.

 

천관산 장안사 ; 아름다움이 바로 문 밖에 있으니 또 어디로 가랴

우리의 마음도 같다. 때로는 죽어 있고 때로는 살아 있다. 어디에 평상심이 있겠는가? 아직 팔팔한 나이라 때로는 격정을 타고 때로는 쓸쓸해한다. (168)

평상심, 득도를 한 사람이나 가능하지 않을까. 나에겐 일관성이란 말만큼 실천하기 힘든 말이다.

이놈은 동이 트기 전부터 아침마다 내 방문 앞에서 운다. 나는 이놈에게 영어새라고 이름을 지어주었다. 영어 배우려고 새벽밥 먹고 나온 게 아니면 새벽부터 씨부렁거릴 일이 없다. (169)

새가 영어를 배우다니. 왜 이런 생각을 했을까. 영어배우는 사람들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적의를 풀어주는 데는 웃음이 최고다. 남녀노소를 막론하며, 개고 고양이고 다 같다. (169)

한국 사람들이 웃음에 참 인색하다. 외국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이라도 웃으며 인사하고 재미난 장면, 일을 보면 자연스럽게 웃는다. 우린 너무 남을 의식한다. 혼자 가면서 웃으면 이상한 사람 취급한다.

적어도 밥을 먹어야 할 시간에 굶는 사람이나 생물은 없어야 한다. (169)

나도 같은 생각이다. 요즘 굶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하지만 아니다. 학교에서 한 달 급식비 8만원정도를 못 내서 힘든 가정이 있다고 한다. 우리 부부가 아들 반 아이 2명에게 급식비 후원을 하는 이유다. 물론 아들에게도, 2명의 아이에게도 비밀로 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이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학교 급식만큼은 무상급식을 해야 한다.

꿈을 꿀지도 모르고 안 꿀지도 모른다. 꿈은 인간만이 꾸는 것인지도 모른다. (170)

내 생각에 꿈이란 지금의 자기 이외의 무엇이 되고 싶은 것이다. ... 꿈은 씨앗과 같아서 늘 그 속에서 싹이 트고 커다란 나무가 된다. (170)

꿈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무의식에 작용을 한다. 그걸 구체화시켜 글로 써놓으면 더 효과가 있다. 그러니 안 되더라도 꿈을 꾸는 것이 중요하다.

절은 마음을 낮추는 것이다. 절은 그래서 곧 하심下心을 말하는 것이다. (171)

시작할 때와 같은 초심을 견지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조금 익숙해지면 타성이 붙게 되는 데, 그러면 내용은 없어지고 형식만 남게 된다. (172)

많이 보는 모습이다. 학교에서 하는 봉사활동은 원래 취지는 봉사활동을 통해 얻는 교육적 의미에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그 의미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봉사시간으로 남았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내용과 저저의 생각이 중요하다. 글쓰기는 형식에 지나지 않는다.

개혁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개혁이 진부해질 때 원래의 개혁으로 되돌아가기가 더 어려운 것과 같다. (172)

 

가지산 보림산 ; 옛사람들은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는데, 요즘 사람들은 몸을 움직이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역사적 상상력 없는 역사는 오늘의 일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178)

남과 북으로 갈려 서로에게 속한 것들은 모두 파괴해도 아무렇지 않은 적지의 문화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왜란과 호란 등 외적의 침입으로 대부분 소실되고, 운 좋게 명백을 유지하며 남아 있던 문화재들이 서로에 의해 재가 되고 말았으니 얼마나 어리석은가. (178)

전쟁이란 것이 당장의 생사가 왔다갔다하는 데 문화재를 염두에 둘 수 있었을까.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으로서 섣불리 이야기할 수 없다.

문자에 의지하지 않고 경전의 가르침 외에 따로 전하는 것이 있으니 곧바로 사람의 마음을 깨우쳐 본연의 품성에 이르러 부처가 된다.”는 선종의 가르침은 교리와 권위를 중시해온 종래의 귀족불교를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 사상이었다. (180)

요즘 참선하는 사람들은 참 이상하다. 옛사람들은 그 마음을 고요하게 가졌는데, 요즈음 사람들은 그 처소를 고요하게 가지고 있다. 옛사람들은 그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는데, 요즈음 사람들은 그 몸을 움직이지 않고 있다. 그 처소를 고요하게 가지려면 염세가 되는 것뿐이며, 그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독선이 안 되려야 안 될 수가 없다. -만해 한용운- (183)

그럼 몸을 움직이고 마음을 고요하게 가져야한다는 것이네. 이게 가능한가.

시끄러운 곳을 피하여 조용한 곳을 찾아서 공부해야 한다면 그것은 죽은 공부” (183)

그는 알고 있는 지식을 소화하여 자신의 인생관과 관련시킨다. (184)

앉아서 푹 졸고 나니 기분이 많이 좋아져 다시 걷기 시작했다. (185)

저자의 글에 졸았다는 게 참 많다. 어디서나 금방 잠이 잘 드는 편인 것 같다.

선거를 통해 대표자를 뽑는 방법은 그 나라의 가장 우수한 인재를 끌어모으는 방법으로는 적당치 않다. 지혜롭고 뜻 있는 훌륭한 사람이 어찌 저 아수라장을 거쳐 선량이 되고자 하겠는가? 피곤한 일이다. (189)

그럼 저자는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한다는 것일까. 적당치 않다고 했으면 본인이 생각하는 적당한 방법이 있지 않을까. 인생사 아수라장이 아닌 곳이 있나.

인생이라는 같은 버스를 타도 다른 시간대에 다른 이야기를 하며 다른 곳으로 간다. (190)

 

4장 아무 계획 없이, 아무 목적 없이

 

땅끝 사자봉에서 보길도 격자봉까지 ;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섬이 있다는데 나도 바닷길 따라 그 섬에 가고 싶다

상징을 빼면 인간의 정신은 빈약해진다. 땅끝의 아름다움은 여기가 반도의 끝이라는 생각 때문에 비장하고 단호한 정취를 갖게 만든다. (192)

수리봉, 일출봉 등 능선을 타고 갈 때도 여전히 나무 사이로 바다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천연기념물로 보호받고 있는 상록수림답게 일단 산속으로 들면 하늘을 볼 수 없다. (195)

강진에 살던 친구네에서 본 앞바다는 바다가 아니라 호수 같았다. 그리고 그 바다에 천연기념물로 보호받는 상록수림이 있는 섬이 있다. 원래는 입산이 안 되는 데 지역주민은 들어간다고 했다. 혹 같은 곳인가 했더니 그곳은 까막섬이라 불린다.

고산은 하루도 음악이 없으면 성정을 수양하여 세간의 걱정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196)

결국 현실 도피다.

나는 그러나 부를 마음대로 누리는 것에 대한 저항감이 있다. 지나친 호사는 신의 뜻에 어긋난다. 마음은 호사로움으로 위로받을 수 없는 것이다. 마음 자체가 부식될 뿐이다. (197)

고산이 죽자 만세를 부르며 환영한 섬사람들이 있었다 하니 그 수발의 고충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만하다. (197)

고산은 보길도의 아름다움에 반해 눌러앉았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에겐 그가 아름다운 사람이 아니었구나.

윤두서는 혁명적인 인물이다. ... 서울에서 생활하다가 해남으로 내려온 그는 2년 정도 지내다 48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쳤다. 윤선도가 여든이 넘게 살았던 것과 대조된다. (200)

수명이야 본인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인데... 그것도 조선시대면 특히나, 그런데 저자의 개인적 감정이 깃든 대목이다.

 

보옥리 뾰족산 ; 이곳을 놓치면 보길도를 보았다고 하기 어렵다

공기가 좋으면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말만큼 진실한 말은 없다. 건강은 믿는 만큼 지켜진다. (204)

여행이 줄 수 있는 기대 요소들이 적절히 배합된 하루였다. (205)

 

보길도 예송리 ; 바다를 즐기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최초의 사람이 지나간 뒤에 누군가가 또 그 길을 따라갔고 또 누군가가 한참 뒤에 다녀갔을 것이다. 길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207)

그런 말이 있다. ‘한 사람이 가면 그냥 길이지만 여러 사람이 가면 역사가 된다.’ . 같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가면서 만들어낸 것이 결국 역사다.

간혹 바다가 만들어주는 소리들에 가벼운 변주를 더해주는 것이다. 잠시 후 바다에 퐁 빠지는 그 소리는 연주회에서 간혹 들리는 탬버린 소리처럼 경쾌하다. (209)

나도 바다에 가면 해봐야지.

아이들은 인생을 어떻게 사는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어른이 되면서 잊어버린다. 아이들처럼 사는 어른은 하나도 없다. 그러므로 그들은 조금 더 불행하다. (210)

그러니 어른들이 인생을 살아봐서 안다고 아이들에게 조언하는 건 어쩜 말도 안 되는 것일 수 있겠다.

나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다. 어떻게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더 정확히 말하면 생각나는 대로 그것이 스쳐 지나가도록 놓아두었다. 가만히 놓아두면 왔다가 그냥 간다. (211)

 

완도 선착장 ; 부두에 매여 있는 배들을 보면 자유로움을 느낀다

봄이라 꿈이 많아서인가, 아니면 거의 날마다 바뀐 잠자리 때문인가. (214)

부두에 매여 있는 배들을 보면 자유로움을 느낀다. 타고 어디론가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214)

난 부두에 매여 있는 배들은 어디론가 떠날 수 있는 교통수단이 아니라 어부들의 생계용으로 보이던데.

쓸데없는 사족을 붙여 젖은 신발을 신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애초부터 부탁을 하지 말든가 아니면 적어도 사족을 붙이지 말았어야 했다. (218)

 

장좌리 장도 ; 바람과 파도 속에서 그때를 아쉬워한다

내해와 외해의 일단이 관측의 범위 안에 있다. 방책이 여기에 세워진 이유를 알 만하다. 그리고 해상 관측이 꼭 필요한 곳에 이라고 불리는 관망대를 설치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222)

이란 이름이 있다는 건가?

장보고의 본명은 궁복또는 궁파라고 한다. 활을 잘 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장보고라는 이름은 중국측 기록으로, 궁복과 궁파의 중국식 발음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 (222)

최치원도 유자이건 불자이건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앞을 다투어 입당하였다.”고 하였다. (224)

신라 쪽 문헌에는 장보고가 모반의 혐의를 쓰고 살해되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공식적인 기록이 많지 않다. 다행히 두목이 장보고의 전기를 남김으로써 당나라에서의 활약과 인격이 망각되지 않고 [삼국사기]에 일부 인용되었다. (225)

역사 기록은 승자의 역사라 당대의 문제적 인물은 기록 자체가 없다. 백제에 대한 기록이 많지 않음도 그런 이유다. 결국 당나라 기록에 의해서 전해지니 장보고란 이름으로 기록된 것이군.

중국의 태화 연간에 오면 신라 서남해안에 출몰하던 노예무역선은 그 자취를 감춘다. 이 사실은 곧 장보고가 황해에 횡행하던 크고 작은 해상세력 집단을 철저히 통제하고 그의 세력권하에 두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226)

장보고는 그와 잘 알고 지낸 것으로 보이는 무주인 염장의 손에 암살되고 청해진은 해체되었다. (227)

일단 정치에 관여하게 되면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자기다운 일을 하지 못하게 된다. 자기다운 일을 함으로써 명성과 부와 힘을 가지게 되는 사람들, 그리하여 정치적으로 변하게 되었던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정치에 입문함으로써 대개는 그 힘을 잃게 된다. (229)

저자가 정치에 대해 부정적이란 걸 알 수 있다. 잘한 정치인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럼 누가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인가.

완도에서 녹동까지 ; 아름다운 한려수도 푸른 뱃길을 따라

마음속으로 벚꽃이 피었다 지고 마지막으로 바람에 비처럼 화우로 내리는 장면이 떠오른다. (232)

딱 요즘의 풍경이다. 꽃비가 내린다. 그런데 항상 이맘때면 봄비가 내려 꽃이 빨리 져버린다.

갓 태어난 아이들처럼 착한 사람들이 모여 산다고 해서 생일도라고 불린다고 한다. (233)

재미있는 이름이다. 대대로 착한 사람들이 산다는 건가.

긴 여행은 끼니를 대충이라도 찾아 먹어야 버틸 수 있다. 혼자 돌아다닐 때 어려운 일 중 하나는 먹는 것이다. ... 이상하게 매운탕이나 회는 절대로 1인분을 팔지 않는다. (234)

후덕하기 때문에 그렇게 적게는 끓일 수 없다는,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한다. 어쨌든 나는 좋아하는 매운탕을 제대로 맛볼 수 없어 섭섭했다. 남도 유감이다. (235)

이제는 1인분을 파는 곳이 있지 않을까. 혼자 여행하는 사람도 많아졌을 테니.

심심하다는 것은 자기 속에 데리고 놀 자기가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늘 밖에서 친구가 될 만한 것을 찾는다. (236)

내내 남도 바다를 따라다녔지만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다. 가슴 가득 바닷빛이 푸르게 들면 푸른 얼굴로 서울에 돌아가리다. (236)

변화를 공부하고 싶으면 자연 속으로 들어가봐야 한다. 햇빛은 해가 떠서 질 때까지 한 번도 같은 적이 없다. (237)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변하지 않는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 변화의 능력과 경영은 인문학적 감수성과 이해 없이는 불가능하다. (237)

 

하동 쌍계사 ; 벚꽃은 이미 지고

불행을 통해 배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그 사회는 불행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불행하게 한다. (241)

군국주의 일본인들이 매우 언짢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왕벚나무의 자생지는 바로 한국임이 밝혀졌다. ... 어쨌든 우리나라는 왕벚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있다. (241)

한번 시멘트가 깔리면 다시 복원하기 힘들다. 나무 한 그루만 죽어도 다시 살릴 수 없다. 개발은 그만큼 겸손하게 심사숙고한 후에 이루어져야 한다. (243)

나무 한 그루가 이런데 온 국토의 강을 쑥대밭을 만들었으니 이를 어쩌나. 후손에게 물려줄 산천인데 잘 쓰지는 못할망정 훼손을 했으니, 복구하려면 기간은 얼마나 걸리 것이고 돈은 또 얼마나 들것인가. 그러니 이번 대통령 선거 잘 해야 한다.

신기한 것은 꽃잎이 구르는 모습이다. 일단 떨어져 아스팔트 위에 누운 꽃잎들 위로 바람이 불면 모든 꽃잎이 일어나 마치 굴렁쇠가 구르듯 도로 위를 달린다. (244)

절을 둘러보고 나오는 막차를 놓치지 않으려면 조금 서두르는 것이 좋을 듯해서 지나가는 차를 세워보려고 했다. 그러나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남도의 한적한 거리와 차량이 비교적 많은 이 도로는 인심의 차이가 있는 모양이다. (244)

짧은 시간에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보아야 하는 사람들, 휴식도 일처럼 해야 하는 사람들이 벚꽃길을 달려들 간다. (244)

그것보단 도시사람들, 젊은 사람들은 남을 생각하기보다 본인이 불편한 것을 싫어해서 그런 걸 거다.

두 병을 채우고도 남는 것은 물론 좋은 술을 구한 기념으로 그날 안에 마셔준다. 가지고 다니다가 하루 일정 중 최고의 경치라고 느껴지는 곳, 양말을 벗고 탁족을 할 수 있는 곳에서 한두 잔 하면, 그것처럼 좋은 것도 없다. (246)

특히 우리는 먹고 마시는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워낙 좋아하는 민족이다. (246)

옛 문헌에도 많은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사실이다.

우리의 놀이가 밤이 깊어질수록 야단스러워지는 이유는 어쩌다 한 번 쉬기 때문이다. 휴식의 절대 길이가 짧다 보니, 당연히 볼 것도 해야 할 일들도 많다. 그러니 밤늦도록 놀아야 하고 마셔야 한다. (247)

자유시간이 턱없이 짧기 때문에 클라이맥스는 빨리 맛보아야 한다. (247)

바쁘다는 것, 그리하여 빨라질 수밖에 없게 되는 것, 이것은 우리가 놀고 쉴 줄을 모르는 사람들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47)

목포 ; 볼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다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종종 반할 만큼 아름다운 얼굴로 변하는 것을 보게 된다. (251)

나도 그런 경우가 종종 있다. 분명 잘 생긴 얼굴은 아닌데 어느 순간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대부분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보인다. 신기한 일이다.

서로 마음에는 있지만 표현하지 못하는 젊은 남녀의 긴장도 공기를 타고 전해진다. 비록 일상적 대화를 나누기는 하지만 뜻밖의 제안을 기대하는 아름답고 부드러운 오후의 감상이 짐짓 무관심한 얼굴위에 농염하다. (254)

장면이 상상이 간다. 그들은 자신들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는 걸 모를 거다.

결혼했으니 먹고살아야 한다. 걱정들과 정해진 일정들이 내적인 성찰을 방해한다. 사회화의 과정에서 습득된 지식이 어린 시절의 마법의 힘을 대처하게 된다. (255)

시장의 좌판처럼 마음 편한 음식점은 없다. 긴 나무의자는 나와 다른 일행을 구별하지 않는다. ... 내가 떠나온 긴 의자의 한쪽 부분은 남아 있는 사람들과 일행이 될 다른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256)

식당에서 바쁜 시간에 혼자 온 사람들끼리 같은 자리에서 먹는 경우가 간혹 있다. 여간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시장에서 한 줄로 된 의자에 앉는 것은 이상하게 어색하지 않다.

 

5장 아름다운 섬 이야기

 

흑산도 ; 흑산도에는 아직 홍어가 있고 예리 포구에는 옛날의 정취가 남아 있다

다산의 형인 손암 정약전은 이곳에서 15년간 유배 생활을 했다. 흑산도 근처의 물고기와 해산물 200여 종의 생태를 기록한 [자산어보]를 집필한 것도 길고 긴 유배 생활 동안이었다. (259)

유배 생활도 사람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정약용은 가르치며 글을 쓰고 집에 있는 가족들에게 편지를 쓰며 지냈다. 형인 정약전은 이곳 사람들과 같이 생활했다. 실제 섬주민이 정약전을 좋아했다고 한다.

이 서당 덕인지는 몰라도 모래미마을 사람 중 공부를 계속하여 공무원이 된 사람이 많다고 한다. (259)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흙이 그리워지는 것이다. 살면서 흙이 좋아져야 비로소 죽을 수 있다. (261)

나이를 들어서는 도심에 살 필요가 없다. 우선 경제활동이 적을 테니 이동시간에 제한도 덜 받는다. 공기 좋고 자연과 더불어 살 수 있는 곳이 나이 들어선 좋은 것 같다. 도심에서 태어나 도심에서 생활한 사람들은 그럴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긴 하다.

산과 바다를 끼고 황톳길을 따라 굽이굽이 걸을 수 있는 곳이 이제는 전국 어디를 가도 그렇게 많지 않다. (262)

개발의 원칙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최소화의 원칙이다. ... 둘째는 엄격한 조화의 원칙이다. 어디서나 만나게 되는 콘크리트 길과 사각형 시멘트 가옥 그리고 크고 무질서한 간판은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 주위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262)

얼마 전 JTBC에서 내집이 나타났다라는 집을 다시 지어주는 프로그램을 했었다. 그 집들이 그랬다. 열악한 환경의 주거공간을 건축설계자가 설계부터 시공까지 한 그 집은 그 동네와 어울리지 않은 외로운 섬 같았다. 주변과의 조화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이제 훌륭한 관광 자원은 훼손되지 않은 자연이다. (262)

비의 앞쪽으로 늠름한 해송이 한 그루 버티고 서 있는데, 그 역시 면암을 닮아 있다. 그는 말만 앞세우는 도학자가 아니라 실천한 사람이다.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호남에서 의병을 일으켜 항전했다. 결국 대마도에서 일본인들이 주는 밥을 거절하다가 굶어 죽은 그를 보면 충신은 결코 많을 수 없다.”는 다산의 말이 생각난다. (265)

어느 포럼에서 일본학자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일제 강점기 때 그렇게 우리의 말과 글을 없애려고 했는데 우리의 선조들이 지켜냈다면서 지금의 한국이면 말과 글을 없앴을 수 있겠다는 내용이었다. 현재를 사는 우리가 창피하면서도, 우리 선조들이 그런 분들이셨지 하고 자랑스러웠다.

인생은 길이다.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이다. ... 아름다운 나무 가득하고 옆으로 작은 시내 하나 흐르는 그런 길이었으면 한다. (266)

저자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나는 아직도 무엇이 되고 싶어 하는 나를 좋아한다. 내가 아직 젊은 탓일까. (268)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아서 인 것 같다.

들리는 말에 초령목은 매우 희귀하여 우리나라에 두 그루 정도밖에 없다고 하는데 그 중의 하나가 여기 있다는 것이다. (270)

92년 지정되었다가 고사되어 2001년 지정 해제되었다. 저자가 찾을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홍도 ; 아름답고 슬픈 구녕섬

구멍은 전라도 말로 구녕이다. 홍도는 구녕섬이다. 200개도 더 되는 구녕으로 이루어졌다. (272)

포르노가 포르노의 불과한 것은 광장으로 끌려나온 밀실이기 때문이다. (276)

영혼이 육체 안에 머물기 때문에 사람은 욕망과 정열을 가지고 있다. ... 훌륭한 사상과 고고한 삶을 바라지만 아름다운 미인에게서 눈을 떼기도 어렵다. (276)

구녕이라는 것에서 성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저자의 글을 보며 이렇게 쓰는 거구나 싶다. 하나의 키워드를 연결해서 전혀 다른 이야기로 그리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방법이다.

선착장의 위치를 바꾸든지, 전체적 그림 속에서 마을 전부를 개보하든지 하지 않고는 인류의 유산을 훼손한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278)

어디 홍도만 슬플까. 전국 어디든 좀 유명한 관광지면 보이는 모습들이다. 그저 그런 식당들과 기념품점, 특산품 가게들 딱히 그 지역 기념품만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런 기념품은 없다. 단양에 대나무가 유명하다지만 대나무로 된 것은 없고 팬더곰 인형이 있었다. 억지스러웠다.

 

관매도 ; 잘록한 허리에 천리향 향기로운 섬

관매도는 사자섬이다. 암수 사자 두 마리가 배가 들어오는 쪽으로 등을 돌리고 정겹게 앉아 서쪽을 보고 있다. (280)

여행을 가면 지형을 보고 무엇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들이 많다. 그런데 어떤 건 딱 보기에도 그런 것이 있는가 하면 어떤 건 설명을 들어도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 것들도 있다.

방안의 불을 끄자 뜻밖에 아주 정취 있는 별장의 방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뜰 앞에 켜놓은 작은 등 때문에 창문 밖 나뭇잎들의 움직임이 창문에 어린다. (283)

뭐든 선명하게 다 보이는 것보다 적당히 안 보이는 것이 좋을 때도 있다.

위로를 해주었지만 위로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견뎌내야 하는 것은 늘 자신의 몫이다. 그래서 안타깝기도 하고 그래서 다행이기도 하다. 자식들의 어려움을 대신할 수 있다면 세상의 모든 부모들은 이미 모두 죽어 없어졌을 것이다. 과로와 지나친 심려 때문에. (283)

맞는 말이다. 그래서 너무 뭐든 미리 챙겨서 어려움을 없애주는 것이 자녀를 위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자식은 자신의 몫이 있다. 부모가 해줄 수 있으나 해주지 않는 것이 훨씬 힘들다. 해주고 싶은 걸 참아야 한다.

가난이 부끄럽긴 했지만 다른 아이들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았다. (284)

그땐 그런 시절이었다.

중학교 2학년 때 돌아가신 어머니 역할을 대신 큰누나가 하고 있었다. (284)

[마흔 세 살~]이 자서전인데 40대 이전의 이야기가 없더니 이 책에선 간간히 자신의 이야기가 섞여 나온다.

하나를 사면 다른 것을 살 수 없는 선택적 소비는 중산층의 전형적 모습이다. (285)

가지고 있는 많은 돈으로 더 많은 돈을 벌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머리는 깨지고 마음은 평화를 찾지 못한다. (285)

예전 회사 경리담당 직원이 돈 있는 분께 자금융통을 부탁했는데 그분 이야기를 했었다. 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줄 테니 가져다 쓰라고 한다고, 그런데 그분은 우울증이 있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물질이란 것에 메일수록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는 신문기사도 본 적이 있다.

부자보다는 그 아들딸들이 훨씬 더 행복하다. ... 부자는 죽어 혼이 아직 육체를 떠나기도 전에 즐거움에 지친 자식들끼리 돈을 서로 더 가지려고 쌈박질을 하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285)

저자가 부와 부자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부정적 생각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존경받는 부자, 사회에 기여하는 부자도 있다. 아니면 제도적으로 그렇게 할 수 있다. 미국은 기부를 하면 세금 감면을 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기부문화가 정착이 된 것이다. 이런 것이 정치다.

길이 끊긴 곳에는 늘 다른 길이 있게 마련이다. 길이 끊겼다는 당황스러움과 되돌아가야 한다는 머뭇거림이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게 한다. 역시 길은 있었다. (287)

인생도 마찬가지다. 길이 아닌 것 같아도 가다보면 길이 생기고 길이 아니면 다른 길로 가는 방법도 있다.

관매도에서 진도의 팽목으로 들어가는 오후 배는 430분에 있다. (289)

저자가 2014416일에 살아있었다면 남달랐겠다.

 

진도 용장산성과 제주 항파두리 ; 항전 9개월, 2년 그리고 700년 뒤

삼별초의 난은 단순한 군사 반란이 아니었다. 만일 그랬다면 그들이 비록 고려의 최정예부대였다 해도 3년 반을 버티지는 못했을 것이다. (294)

삼별초는 고려의 하층민들과 일반 백성들에게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단순한 군사 반란이 아니라 고려 백성들의 항몽 자주 운동이었던 것이다. (295)

저자가 정치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이유를 짐작해볼 수 있겠다. 학부에서 혁명사를 공부했다고 하니 아래로부터의 혁명, 민초들의 반란 등이 주 관심사였을 것이다. 그럼 기존의 부패한 정권이나 관료들에 대해선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해방 후 우리 민족의 비극은 우리의 힘으로 해방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미군정이 시작되었고 국토는 나뉘었다. 일제의 경찰이 미군정 경찰로 옷을 바꾸어 입고, 친일파는 반공주의자가 되어 득세했다. (298)

친몽고파든 친일파든 친미파든 외부에서 힘을 빌려오는 경우에는 늘 외부에 종속된다. (300)

 

한라산 ; 구름 속 눈 위의 산책

나이가 들수록 붉은 소나무가 좋아진다. 나이가 많은 소나무에서는 향기가 난다. 나도 나이가 들어 저렇게 고울 수 있기를 바란다. (302)

고인이 된 저자의 나이가 들어란 글을 보니 왠지 짠하다.

감탄은 자신을 잊게 한다. 자신과 세계 사이에 존재하는 벽을 허물고 어두운 자아 속으로 햇빛을 가득히 받아들이게 한다. (304)

가장 힘든 구간은 경치 또한 대단하여 어려움을 잊게 한다. (306)

 

귀환 ; 다시 일상으로

한 달 반 동안의 일탈은 그에 상응하는 귀환의 의식을 가져야 한다. (308)

내가 버리고자 했던 다섯 가지를 버렸는가? 아침의 면도, 대낮에 거리를 활보하는 자유를 비정상으로 취급하는 사회에 대한 공포, 지위에 대한 압박, 월급이 주는 안심, 그리고 인생에 대한 유한 책임. 아마도 그런 것 같다. 아닌지도 모른다. 두고 볼 일이다. (308)

나는 버리고자 하는 게 있을까? 나에게 부여된 역할에 대한 부담, 경제적 활동, 사회적 기여에 대한 책임감... 이 정도쯤인가.

바다는 내 삶이 추구하는 상징이다. 아이들의 이름 속에 모두 바다를 넣은 것처럼 바다는 나의 미래다. (309)

바다는 가끔 밑바닥을 뒤집어엎어 스스로를 정화한다. 태풍과 풍랑과 해일과 파도는 바다가 스스로를 정화하는 도구들이다. (309)

사람도 한 번씩은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더라. 아닌척하지 않고 화도 내고 울기도하면서, 그러면 속이 시원해진다.

신의 세계는 인간이 잊고 있는 부분이듯이, 영웅의 세계는 필부가 잊고 있는 세계이다. (312)

바라건대 다른 사람들로부터 당신과 함께 있으면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315)

 

후기 ; 자연과 사람 그리고 변화

21세기에는 공해로부터 자유로운 나라가 선진국이 될 것이다. 자연에 관한 한 선진국은 잘사는 나라가 아니라 살 수 있는나라를 뜻한다. (316)

기술이든 돈이든 이데올로기든 그 무엇 때문이든 간에 변화를 통해 자연이 황폐해지고 인간이 서로에게 소외된다면 그것은 부정적 변화다. (319)

단점을 들어 장점을 줄이면 배울 것이 없다. (321)

그렇다고 장점만을 찾는다고 배움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단점에서 배워 그러지 않으면 된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비판이다. 비난과는 다른 것이다. 저자는 갈등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

휴식이 게으름이나 소비로 느껴지지 않을 때, 한 사회가 이에 진심으로 공감할 때, 우리는 훨씬 나아진 사회에 살게 된다. (322)

 

사진작가의 말 ; 익숙한 것과의 결별 그리고 떠남과 만남(윤광준)

훌륭한 인생의 멘토가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적어도 나쁜 길로 빠져들 확률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323)

간절한 욕망만 남기고 나머지를 거세시켜 시간을 더하면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 필요한 것은 지루한 반복과 연마 그리고 변화의 이유를 지켜야 하는 당위의 힘이다. (324)

그는 학자풍의 선비를 연상시키고 나는 마초의 모습을 하고 있다. (325)

인간의 친소 관계는 아무에게나 털어놓지 못하는 말의 밀도로 확인된다. (326)

그래서 속에 있는 말을 서로 하지 못하는 사이는 아무리 오랜 시간 관계를 유지해도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

죽음을 각오하고 뛰어든 바다에서 살 길은 스스로 헤엄쳐 나가는 일뿐이었다. (327)

보지 않으면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 상상하기 위해 우린 새로운 것을 듣고 보고 먹는다. (328)

가만히 앉아 있으면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는다. 출발하는 일이 중요하다. 한번 출발하면 되돌릴 수 없어 나아간다. 나간 길은 다음이 궁금해 끝을 보게 된다. (328)

 

내가 저자라면

 

-  바꾸었으면 하는 것들

장별 구성이나 제목이 내용과는 별개로 보인다. 전체가 다 봄이고 목적 없는 여행이고 바다가 있다. 긴 내용에 비해 비슷비슷하다. 좀 구성을 달리해서 차별화했으면 좋겠다.

 

저자는 모든 시각이 자연과 문학에 맞춰져 있다. 나는 같은 곳을 갔어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보았을 것이다. 나는 교육과 문화의 관점에서 보고 쓸 것이다.

 

역사를 전공한 저자라면 남도여행을 하며 여행지와 관련한 역사를 다뤘을 것 같은데 생각보다 분량이 적다. 특히 다산에 대한 부분에서는 그랬다. 아마 저자는 인간 정약용의 마음을 느껴보고 싶었나보다. 나는 역사를 전공하진 않았지만 역사를 좋아한다. 내가 저자라면 과거의 역사와 현재를 연관시켜 썼을 것이다.

 

내가 저자라면 건축물과 창호, 창살 등 한국 전통미를 다뤘을 거다. 건축과 관련한 일을 한 사람으로 현대 건축물과 비교도 하고 사찰 건축의 의미도 넣을 것이다. 거기에 구전과 역사를 가미하면 더 풍성하지 않을까 한다.

 

불교와 관련된 내용이 많은 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긴 하다. 유래와 구전 내용, 과거의 불교만을 이야기하고 있다. 과거의 역사 속 불교가 현재는 어떤 지에 대해서도 다루었으면 좋겠다. 일제 식민지를 거치며 이 역시 남게 된 종파가 있다고 들었다.

저자의 세 번째 책을 보면서 나와는 성향만 다른 것이 아니라 대상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끊임없이 사회 구조와 교육과 문화를 생각하게 된다.

 

- 반영해 보고 싶은 것들

 

여행기는 저자가 쓴 글을 보며 상상력을 동원해서 그 풍경을 떠올린다. 어쩜 그 상상으로 떠올린 풍경이 더 멋있을 수 있다. 사람마다 상상력이 다르니 다른 풍경을 만들어 낼 것이다.

하지만 어떤 풍경은 정말로 표현하기 힘든 것도 있다. 그래서 사진을 같이 넣는 것은 좋은 것 같다. ‘지리산 불무장등 무착대사진은 보면서 탄성이 절로 나왔다. 실제로 보면 어떨까 가보고 싶었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자연에서 문학을 이야기하고, 지명에서 문학을 이야기하는 것들은 해보고 싶다. 어느 분야든 문학을 적용하는 것은 가능하더라. [21세기 자본]에서도 유럽 문학에서 그 당시의 경제와 신분을 알 수 있는 대목을 빌어와 설명을 한다. 그래서 딱딱할 수 있는 경제 분야가 이해가 잘 됐다. 꼭 해보고 싶다.

 

- 궁금한 것들

분명 저자는 별 계획 없이 그냥 남도여행을 떠났다고 했다. 정약용이나 정약전, 이순신 등 역사적 인물들이야 알고 있었다고는 하나 그 지역의 유래나 각 유적지에 대한 것은 미리 알고 간 것인지 다녀와서 알아보고 책을 쓴 건인지 궁금하다.

흑산도 초령목을 못 봤다고 하는 대목을 보면 따로 조사하지 않은 것이 맞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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