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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30일 02시 06분 등록

나에게 쓰는 편지

 

대학교에 막 입학한 신입생시절,대학교에는 우리들의 천국은 없었다.

드넓은 잔디밭에서 기타 치고 노래하며, 어여쁜 여자친구와 사랑을 속삭이면서

함께 미래를 이야기하는 그런 꿈과 낭만이 펼쳐지면서 이

제 나의 인생에 꽃길만이있을 것이라는 상상은 여지 없이 부서졌다.

 

대학교에만 가면 인생의 고민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나도순진했던 것이었다.

오히려 나를 보호하고 있던 장막이 걷히며 현실이라는 냉정하고 거대한 괴물 앞에

벌거숭이채로 서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인생에서 가장 찬란하게 빛난다는 20

어느 20살과 비슷하게나 역시 누구누구의 아들이자 자식으로서,

동네 오른쪽 골목 파란 대문집 첫째가 아니라 한 명의 독립된주체인 자유인으로서

내 인생에 대해 스스로 고민이 시작된시기였다.

 

그때 우연치 않게 신해철의 나에게 쓰는 편지란 노래를 듣게 되었다.

 

신해철에 이 노래는 제목 그대로 본인에 쓴 곡이다.

1988년 대학가요제로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당시만해도 좋은 대학교의학생들의

한 때의 낭만으로 가요제에 나와서 수상한 것으로만 생각했지

신해철이 정말 직업으로 가수를 할꺼란 생각을 주위에서도 못했던 같다.

 

신해철은 이 곡을 스무살에 작사해 놓았다고 한다.

 

본인이 하고 싶은 가수의 길이 얼마나 어렵고 험난하다는 것을

그리고 주위에 반대가 심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 을 것이다.

 

그래서 신해철은 나에게쓰는 편지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난약해질 때 마다 나에게 말을 하지

넌아직도 너의 길을 두려워하고 있니

나의대답은 이젠 아냐

 

신해철은 본인에게 스무살부터 이야기를 해 왔던 것이다. 가수의 길에 대해서 불안해하고 있던

본인에게 스스로 이야기에 왔다. 그후그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 처럼

가수로서 불꽃 같은 삶을 살다가 갔다.

 

어떤 면에서 보면 본인에게 쓰는 편지는 하나의 선언이다.

선언을 통해 불확실한 미래를 확정된 사실로 현실화시키는 것이다.

흔히 ‘000’ 선언이라 불리는 것들도 어떻게 보면 자신들과의 약속이자신뢰를 얻기 위한 하나의 의식이다.

생각과 의도가 선언이란 이름으로 공중으로 퍼져 나가는 순간부터

하나의규약이 되고 공통의 관심사가 되며, 약속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또한 어떤 일이 마치 때를 기다리고 있다가 술술 풀리듯

세상의 모든 것을 스스로에 유리하게 흘러가도록 하는 일종의 주문이자 바램이다.

이 바램을 본인에게 다짐하며실천에 옮기기 위한 절차이자 의식인 것이다.

 

오늘 나는 10년후 나에게 편지를 쓰고자 한다. 이 편지를 통해 선언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확정적인 일로 현실화하고자한다. 물론 편지만 쓴다고 되는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나에게 쓰는 편지는 내 선언을 현실화하고자 하는 실천을위한 첫 번째 의식이 될 것이다.

 

 

*나에게 쓰는 편지 - 신해철

 

난 잃어버린나를 만나고 싶어

모두 잠든 후에나에게 편지를 쓰네

내 마음 깊이초라한 모습으로

힘없이 서있는나를 안아주고 싶어

난 약해질 때마다 나에게 말을 하지

넌 아직도 너의길을 두려워하고 있니

나의 대답은이젠 아냐

언제 부턴가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 가네

나의 마음도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않아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릴뿐

이제 나의 친구들은더이상 우리가 사랑했던 동화속의 주인공들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고호의 불꽃같은삶도 니체의 상처입은 분노도

스스로의 현실엔더이상 도움될것이 없다 말한다

전망좋은 직장과가족안에서의 안정과

은행구좌의 잔고액수가모든 가치의 척도인가

돈 큰집 빠른차여자 명성 사회적 지위

그런 것들에과연 우리의 행복이 있을까

나만 혼자 뒤떨어져다른 곳으로 가는걸까

가끔씩은 불안함맘도 없진 않지만

걱정스런 눈빛으로날 바라보는 친구여

우린 결국 같은곳으로 가고 있는데

 

때로는 내 마음을남에겐 감춰왔지

난 슬플땐 그냥맘껏 소리 내 울고 싶어

나는 조금도강하지 않아

언제 부턴가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가네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우릴 기다릴뿐


https://youtu.be/HRlwPwqC-Y0

IP *.44.16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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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30 12:45:45 *.124.22.184

그러게요. 10년후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도, 과거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도, 서로 다른 의미 있을 것 같아요.

전 요즘 저를 알아가면서 과거에 떠오르는 장면들이 왜 기억에 남을까를 생각하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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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1 09:56:21 *.106.204.231

10년 후 편지 기다릴께요. 수신인에 동기들도 포함시켜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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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1 19:34:41 *.129.240.30

10년후 나에게 그리고 우리 동기들에게 써보겠습니다. ^^. 나중에 놀라지 마세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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