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알로하
  • 조회 수 1467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7년 5월 1일 02시 08분 등록


저자 연구

 

 저자 구본형은 1954 1 15일 공주에서 태어났다한국 전쟁이 끝난 지 채 6개월이 지나지 않았으니 

대부분의 국민이 가난하던 때였을텐데저자가 특별히 가난에 대해 부정적인 의식과 트라우마가 있어 

보이는 것은 아마도 “한 번도 성공한 적 없는 사업을 했던” 경제적으로 무능했던 아버지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이 아닌가 싶다.

 가난한 가정 형편에 어머니까지 일찍 돌아가셔서 그리 밝은 가정 환경은 아니었을텐데도 저자는 

“학교에서 공부를 제일 잘하는 아이”가 되어 부모님을 자랑스럽게 했던 걸 보면 ‘주머니를 뚫고 나올 수 

밖에 없는 송곳’처럼 배움에 대한 타고난 재능이 크고학문적 성취가 높았던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게 공부 잘 하던 아이는 재수를 하면서 이과에서 문과로 전환했고 이후 서강대 역사학과에 입학했다

역사 중에서도 혁명사에 꽂혀서 대학원에서도 혁명사를 전공하고 교수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꿈을 꾸었다하지만 중간에 포기하고 취업을 선택 하는데아마도 밥벌이가 안 되는 혁명사 공부 대신에 

연봉이 높은 외국계 기업에 입사해 돈을 벌어야만 하는 경제활동의 필요성 때문이 아니었을까 짐작해본다

이 후 20년동안 IBM에서의 직장 생활을 하면서 16년간 변화의 현장에서 경영혁신의 기획과 실무를 총괄했고

말콤 볼드리지 국가품질경영 모델을 IBM의 단위 조직에 적용시키는 국제 심사관으로호주대만홍콩중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조직들의 경영혁신과 성과를 평가하고 자문했다그러나 변화의 현장최첨단에 

있으면서 전환의 몸부림을 가장 잘 볼 수 있었으며 이런 변화가 기업의 세계뿐만 아니라 개인의 직업의 

세계에서도 벌어지고 있음을 누구보다도 빨리 캐치할 수 있었다.

이런 깨달음으로 직장에서 일하는 것에 회의를 느끼던 중에그동안의 경험과 배움깨달음을 담은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집필하고드디어 IBM 밖의 세상에서 “변화경영전문가”로 데뷔하게 되었다이후 <낯선 

곳에서의 아침>, <월드 클래스를 향하여등을 쓴 후에 1인 기업가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한 후

익숙했던 IBM을 떠나서 “변화경영 전문가”의 삶을 시작했다.

 

IBM을 떠난 후의 삶은 저자가 그렇게도 소망하던자유롭고 독립적인자신과 가족을 위한 시간을 최우선으로 

하고 일은 그 뒤에 남는 시간에 배치하는 이상적인 삶이었다그는 1주일에 3일만 강연을 하고이틀은 

자유롭게 쓰며 나머지 이틀은 가족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았다그리고 1년에 한달은 스스로에게 휴가를 주어 

여행을 즐겼다.  

그렇게 1인기업가로 자유롭고 독립적인 삶을 살면서도 IBM을 다니던 시절부터 습관을 들인 새벽 4~6시의 

글쓰기를 지속하고, 1 1책 쓰기라는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켜나갔고결국 10년 동안 14권의 책을 썼고

그 전에 썼던 3권을 더해 모두 17권의 저자가 되었다.

또한 2005년부터는 ‘개인 대학’이라고 할 수 있는 연구원 프로그램을 만들어, 1년에 10명 정도의 연구원을 

 

선발해 총 2년간의 수련 후 본인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낼 수 있도록 수련했다이렇게 ‘살아있음을 경험하는 

 

나를 만날 수 있는 레이스 라고 불리는 수련과정을 통해, 2013년까지 100명에 이르는 연구원을 양성했으니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도우려는” 저자의 꿈은 아름답게 이루어졌다.  

 

 

2004, 40대의 삶을 그린 자서전이라 할 수 있는 <나 구본형의 변화이야기>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의 원작)를 펴내며 10년에 한번 지난 10년간의 변천의 기록과 개인사를 정리한 자서전을 쓰겠다고 했으나 

 

안타깝게도 2013 4 13일에 59세의 나이로 사망하여 50대의 자서전은 볼 수 없게 되었다.

 

짧은 삶이었으나 좋은 아빠이자 좋은 남편좋은 친구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으며연구원제도와 

 

꿈벗 등을 통해 양성된 200여명의 제자들에게 인생 최고의 스승이자 사부로 남아 있다그 밖에도 무수한 

 

독자들에게 1인 기업가로 살아갈 영감을 주었으니그의 삶은 ‘그런대로 아름다운 인생’이 아니라 ‘너무나도 

 

아름다운 인생’이었다고 해야겠다.

 

 

저자 사후에도 <구본형의 마지막 편지>, <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 <구본형의 마지막 수업>, <나에게서 구하라> 

 

자녀와 제자 등의 수고로 유고작으로 출판되었으니 17권이 아니라 21권의 저자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삶은 길지 않았지만 생전은 물론 사후에도 저서와 연구소 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다시 태어나고 싶다는 불을 일으키고 있으니 우연한 쏘시개 불꽃은 지금까지도 꺼지지 않고 살아있음이 틀림없다

 

 

 

마음을 무찌르는 글귀

 

여는 편지

5 기억한다는 것은 매일매일의 생활 속으로 너의 희망을 불러들여 구체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각과 삶이 같아질수록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게 된다. 자신의 일상에서 아름다운 나로 거듭나는 모습을 확인하는 과정이야 말로 성숙의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생각하는 모습이 현실에 반영되지 않으면 자신을 원망하거나 내가 그렇지 뭐.’라며 점점 비하하게 된다. 원하는 모습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아름다운 나나를 점점 사랑하게 되고 진정으로 성숙하게 된다.

 

6 무엇을 아주 잘한다는 것은 이 있는 것이다. 그것은 전문성의 아름다움이다. ‘나를 좋아하는 내가되기를 기원한다.

그녀는 프로다. 프로는 아름답다.’ 이런 의미였을까?

 

7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며 고심했을 그 편지들 속에는 제가 가장 빛날 수 있는 길로 이끌어주는 따뜻한 응원의 손길이 있었습니다.

 

1.     잡다한 일로 꼭 하고픈 일을 못하는 P에게

14 너 스스로를 잡다하게 쓰고 있기 때문이다. 너는 이 일도 하고 저 일도 하면서 또 다른 일들을 벌이기 시작한다. 이 일과 저 일이 서로 도우며 삶으로 결집되어 하나의 형체로 수렴되는 모습이 아니라, 에너지가 사방으로 분산되는 모습이다. 힘과 힘이 만나 서로 돕지 못하고 갈라져 흩어지더니 이내 소진되는 모습을 나는 지켜본다. 힘이 모아지지 않으니 네가 가지고 있는 공력을 제대로 쓸 수 없는 것이다.

첫 편지부터 딱 내 얘기, 선생님이 내게 직접 쓰신 편지처럼 느껴졌다. 나는 나를 잡다하게 쓰고 있다. 이 일도 하고 저 일도 하면서 또 다른 일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그 일들을 분산시키지 않고 하나로 결집시키는 아이디어를 찾으려고 한다. 첫 편지의 수신자와는 달리 나는 이런 저런 일들이 하나로 모아지는 그 지점을 찾아 합보다 더 커지게 만들 거다.

 

15 네 하루하루의 글은 그저 잡다한 잡문이 되어 머물고 만다. 너는 하나의 조각가가 작품을 만들 듯 한 작품에 힘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얼마 동안 타오르는 열정으로 한 나무 조각을 파다가 이내 그만두고 다른 나무 조각을 깎기 시작한다. 네 주위에는 파다만 조각상들만 즐비하다.

15 너는 분산되어 있어 어디에도 온전한 너가 없다.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다.

내 주위에도 많다. 파다만 조각상들

 

16 “살고 싶은 대로 산다.”는 것은 내가 즐겨 쓰는 말이다. 그러나 그것이 즉흥적이라는 말은 아니다. 때때로 살아지는 대로, 마음이 흐르는 대로 반응하는 것이 더할 수 없는 자유로움이지만 그것 때문에 나의 내면의 규율과 북소리가 꺼지는 것은 아니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는 그런 것이다.

프로가 되려면 오래해야 한다. 오랜 집중과 반복되는 훈련을 거쳐야 한다. ~ 그래서 자기가 좋아하는 영역을 고르라는 것이다. 좋아하므로 그 길고 오랜 여정을 견딜 수 있고, 그리하여 고된 수련이 주는 깊어지는 숙성의 기쁨을 얻으라는 것이다.

프로가 되는 훈련은 그 길 앞에 놓인 크고 작은 산들을 넘는 것이다. 어느 날 절벽처럼 나타난 바위벽 앞에 서면 손발이 오그라들고 정신은 두려움에 떨게 될 것이다. 그러나 뜻을 세운 사람은 그 바위벽을 타 넘어야 한다는 것을 안다. 그 어려움을 넘어서면 그 아래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올라올 때의 괴로움이 다시 되돌아갈 수 없는 절망적 용기로 전환된다.

바위벽을 넘으려 하지 않고 또 다른 길을 찾아 가는 나. 어려워지는 지점에서 더 이상 안 하고 또 다른 흥미를 찾으려고 했다. 어려워지는 시점에서 포기하는 것과 그 바위벽을 넘은 후에 이제 더 이상 넘을 바위가 없어 다른 산을 찾는 것은 다르다. 나는 후자라고 주장해 왔지만 실제로 그랬던가? 그냥 바위벽을 보고 도망갔던 것은 아닌지

 

16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나는 이제 되돌아갈 수 없다. 무엇이 나를 기다리더라도 나는 모든 장애를 물리치고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17 이것저것 쉬운 단계에서 잠깐의 열정으로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빨리 습득되는 작은 재주를 자랑해서는 안 된다. 아마추어의 다양한 재미는 결코 프로의 깊은 맛을 따를 수 없다. 그래서 운명이 찾아오면 그 일에 너를 다 던지라는 것이다.

나는 이 길을 갈 것이다. 이것이 나의 뜻이다. 나는 나를 다 던져 이 일로 유명해지리라.”

유명해지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작은 재주보다는 프로의 깊은 맛을 찾고 싶다. 그것이 꼭 월드 베스트, 최고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17. 첫째, 매일 일정한 시간을 하나의 일에 집중 투입해라. 이때는 반드시 이를 지원하는 습관의 힘을 빌려야 한다. ~ 때가 되면 솥에서 밥이 익듯 먹을 만한 것이 된다.

둘째, 번거로운 일로부터 자신을 해방시켜라. 정신과 몸의 건강을 지켜주는 너만의 쾌락을 구하도록 해라. ~

셋째, 필요한 만큼의 금전은 벌어야 한다. 집중하기 위해서는 생활에 너무 쪼달리면 안 된다. 그러니 자력으로 밥벌이가 되어야 전념할 수 있다. 프로의 길로 들어선 길에서 이익이 나면 좋겠지만 그 준비 과정에서 돈벌이가 신통치 않다면, 먼저 절제해야 한다. 동시에 그 일이 부업 정도는 되도록 간단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첫째, 하루 2~3시간 하나의 일에 집중하는 습관을 들이려고 하고 있다.

둘째, 번거로운 일 집안 일, 필요 없는 커뮤니케이션이나 만남 등. 번거롭고 필요 없어 보이지만 쾌적한 환경과 기본적인 인간의 도리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일들인 것 같다.

셋째, 절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행히도 점점 습관이 드는 것 같다. 밥벌이가 되는 일도 하려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중이다.

올해는 첫번째와 세번째가 나의 일상안으로 들어오는 연습을 하는 시간으로 삼으려고 한다.

 

19 너는 골키퍼밖에 없는 문전에서 슈팅을 포기한 꼴이 되었다. 너는 두려움에 진 것이다. 작가의 필연적 고뇌와 집중 과정에서 너무도 쉽게 물러난 것이다. 쉬운 길로 얼른 도망간 것이다. ~

나는 사람들이 종종 한 길을 갈 때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언덕과 가파른 계속 앞에서 되돌아오는 것을 많이 보았다.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어 그 길로 가면 참 좋은 전문가가 될 수 있겠다 여긴 사람들이 바로 그 자리에서 흥미를 잃고 다른 길로 접어드는 것을 많이 보았다. ~ 이 고개, 이 바위를 넘으면 더 나아갈 수 있고, 더 잘하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때부터 찾아오기 시작하는 훈련과 땀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20 좋아하는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는 직업화 과정으로 이어지지 못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불안정하다. 재주가 많은 팔방미인이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은 모두 이런 것을 경계하라는 교훈이기도 하다.

20 나이가 들수록 좋은 의도로 필요한 조언을 해주는 사람의 수는 줄어들게 마련이다. 어릴 때는 부모님이 애정 어린 잔소리와 회초리로 그 역할을 해주셨다. 학교를 떠났으니 이제 선생님도 계시지 않는다. 조언은 어떤 모습이든 나의 모자람에 대한 충고이니 불쾌할 만한 요소를 품고 있게 마련이다. 그러니 조언이란 참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작년에 친구들과 서로에게 이런 역할을 하자고 했었다. 애정 어린 조언과 회초리를 주는 것도 어렵지만 그 조언과 회초리를 불쾌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본인에게 도움이 되게 활용하는 것 더 어려운 것 같다.

나이 들수록 다른 사람이 어렵게 해 주는 조언과 따끔한 회초리를 불쾌해하지 말고 애정을 갖고 받아들이고 잘 쓰도록 하자.

 

21 “물이 흐르다 웅덩이를 만나면 그 웅덩이를 다 채운 다음에야 비로소 앞으로 나아간다.” ~

혹 커다란 웅덩이가 나타나 물길이 막히고 고여 더 나아가지 못할 때도 쉽게 던져버리고 다른 주제, 다른 영역, 다른 재미로 도망가지 말고 매일 그 커다란 웅덩이를 조금씩 채워가거라. 그 거대한 웅덩이가 다 차면, 그때 비로소 호수가 만들어진다. 웅덩이가 클수록 호수도 커진다. 채우는 시간이 길수록 수량이 풍부한 호수가 되는 것이다.

21 신은 누구에게나 공헌할 수 있는 특별한 역할을 맡겼다. 너를 잡다하게 써 낭비하지 마라. 너를 딱 맞는 네 일에 집중해 쓰도록 해라. 그리하여 오래 그 일을 배우고, 좋아하고, 이윽고 그 일로 먹고 살고 즐길 수 있는 통달한 경지에 이르기를 바란다.

전혀 모르는 저에게도 이런 애정 어린 조언을 주셨으니 감사히 받고 명심하겠습니다.

 

2.     세계 여행의 마지막 여정을 앞둔 B에게

27 아무런 책임질 일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 즉 방랑을 할 때는 미래에 대하여 생각하면 안 된다. 특히 다음 두 가지에 대해서는 결코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하나는 굶는 것이고, 또 하나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것이다. 방랑하는 시간은 긍정적이다. 성취에 대하여 생각해서는 안 된다.

멋진 말이지만 무책임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구나.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하는 걱정은 안 하지만 굶는 것은 걱정된다. 먹고 사는 것이 해결돼야 그걸 바탕으로 방랑이든 놀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28 그러나 나중에 돌아보면 그야말로 완벽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따라서 모든 것이 그야말로 뜻밖이며, 그야말로 적시인 것이다. 이 패러독스, 나는 이것이 삶이라는 것을 이해한다. 그러므로 순간순간 삶의 떨림과 충만함을 따라가라고 조언하고 싶구나.

28 인생은 여행처럼 즐거운 자유로 만발해 있다. 우리가 자유를 느끼는 순간 모든 것이 가능성이고, 모든 것이 나서서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무책임한 말인 것 같지만 일견 공감이 된다. 말도 안 되고 신비주의자처럼 들리지만 나에게도 이런 일이 몇 번 있었던 것 같다. 삶이 계획대로 되지 않아서 힘들고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생각도 못한 일이 일어나서 재미있기도 하다.

 

29 평생 하고 싶은 일은 하나도 해보지 못하고 사는 그 따분한 인생을 생각해 보세요. 나는 늘 말합니다. “육신과 영혼이 가자는 대로 가거라.” 일단 그런 느낌이 생기면 그 느낌에 머무르는 겁니다. 그러면 어느 누구도 우리 삶을 방해하지 못합니다.

 

29 그들이 체험한 우연한 사건들은 그들로 하여금 내가 살아 있구나.”라는 우주적 떨림으로 몰아갔고, 그들은 그 순간을 절대로 잊지 않음으로써 의식의 변모를 이루기 시작한 것이다. ‘전에는 이렇게 생각했지만 지금부터는 이렇게 생각해보는 삶의 일대 각성이 일어난 것이다. 돌연한 삶의 각성이 일어나면, 우리는 과거의 삶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 마치 도를 닦는 선승의 돌연한 깨우침이 그를 전혀 다른 차원의 세상으로 이끌어 가듯, 한 번 일어난 정신적 각성은 과거의 삶을 단숨에 폭발시켜 새로운 세계로 돌진하게 하는 추진력을 얻게 만든다.

우연한 사건이 우연이 아닌 필연이 되게 만드는 것. 준비된 사람만이 그 순간을 깨닫고 삶의 전화점으로 만들 수 있다.

우연한 사건을 누구에게나 늘 일어나고 있다. 다만 깨닫지 못할 뿐……

 

30 내 의식이 제대로 된 의식인지, 아니면 엉터리 의식인지 모릅니다. 내가 아는 존재가 제대로 된 존재인지, 아니면 엉터리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내가 어떤 일에 천복을 느끼는지 그것은 압니다. …… 우리는 늘 이와 비슷한 것, 천복에 닿은 것 같은 조그만 직관을 경험하고 있지요. 그걸 잡는 겁니다. 그걸 잡으면 무엇이 어떻게 될지는 아는 사람도, 가르쳐줄 사람도 없습니다. 우리 자신의 마음 바닥으로 그걸 인식할 도리밖에는 없어요. …… 어떤 떨림, 내가 우주와 공명하고 있다는 그 느낌이 들면 그것에 진실해야 합니다. 그때는 사자의 주둥아리에 머리를 들이밀고 될 대로 되라고 믿는 용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31 우연을 도약으로 승화시킨 인물들의 결정적 선택의 순간에는 거의 예외 없이 지금 가지고 있는 불안전한 안정을 던져버리고 새로운 길로 들어선다는 것이다. 그 돌아섬, 그것은 포기나 실패가 아니다. 내가 아닌 것을 버림이 곧 모험이 시작되는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버리지 못하면 얻을 수 없다. 너는 미래의 안정을 버리고 하고 싶은 떨림을 찾아 나서지 않았느냐?’

 

31 그동안 너를 몰아온 불편한 집착을 놓아버리는 순간 너의 영혼은 날아오를 것이다. 뻔한 미래로 향하는 네 진로를 바꾸어 놓은 갈림길에서 너 만을 위해 예비된운명적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 길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과 새로움에 대한 흥분이 함께하는 모험의 세계로 통한다. 자신을 떨리게 한 우연한 각성에 다다른 사람들은 모험이 없는 인생은 로망이 없는 연애처럼 지루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뻔한 미래가 보였지만 그 뻔한 미래로 가는 길조차 험난하고 불쾌해 보여서 돌아섰다.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나 만을 위해 예비된운명적 선택일까? 그건 내가 만드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 길도 험난하긴 마찬가지겠지만 적어도 불쾌하지는 않다.

아침에 일어나는 게 너무 힘들고 출근길에 매일 지옥을 경험하고, 주말에는 쓰러지듯 잠만 자던…… 월급날과 휴가만 기다리며 살던 것과는 다르다. 지금은 매일 잠깐이라도 행복한 시간들이 있고, 1시간의 지옥이 없는 삶을 살고 있다.

 

32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마음속에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품자.”

나의 이루어질 수 없는 꿈들.

교황님과 저녁을 먹으면서 세계 평화와 카톨릭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기, 모교에 나의 이름을 딴 건물 기부하기, 월드 투어 공연하기, 보스톤 마라톤 대회 참가하기, 노벨 평화상 받기, 또 뭐가 있었더라? 이루어질 수는 없겠지만 이런 꿈들을 그리며 꿈 속에 포함된 친구들과 함께 잠깐 동안 즐거웠었다.

 

32 현실은 우리가 리얼리스트가 되도록 한다. 좋다.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땅에 뿌리내린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꿈을 꾸자. 하늘로부터 받은 모든 영감을 동원하고 지혜를 빌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일을 기도(企圖)해보자.

그 일이 나를 자랑스럽게 만들도록 특별한 생각을 내 현실 속에 구현해보자.

나의 이루어질 수 없는 꿈들.

그 꿈들을 실제로 이루기는 어렵겠지만 늘 마음속에 품고 있다 보면, 세계 평화를 위해 실제로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찾고, 춤 연습을 하고, 달리기를 지속할 거다. 노벨 평화상은 못 받더라도 나로 인해 평화를 찾는 사람들이 몇 명은 생기고, 매년 공연을 하고, 국내의 이런저런 달리기 대회에 참가하다 보면 호랑이를 그리려다가 고양이라도 그린사람이 되겠지.

 

32 너의 두려움, 그 두려움 앞에 움츠러드는 열정, 그리고 막상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의 불안은 오히려 본질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나팔수들이다. 바로 너의 정신적 각성이 인생의 변곡점과 도약점에 서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 꿈은 미래를 지향하고, 마음은 현재의 살아 있음을 감지할 때, 삶은 올바른 방향으로 지금을 음미하며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

, 인생을 하고 싶은 일로 가득 채우는 일, 그 일보다 신나는 일이 어디 있겠느냐?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보내기에도 너무 짧은 인생인 것을.

그렇죠? 그런데 첫 편지에서 잡다한 일에 나를 낭비하지 말라고 하셔서….. 잡다하게 조금씩 잘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로 가득 채우는 인생을 살도록 하겠습니다.

 

3.     Y에게, 젊음은 미리 늙지 않는 것이다

38 그때 문득 이 밤이 나쁘지 않다는 느닷없는 생각이 들었다네. 봄눈이 미친 듯이 쏟아지는 이밤, 눈길을 걸어 집에 가도 나쁘지 않으리라. 옷깃을 세우고 잠시 망설이는 나를 몰아 눈길을 걸어보기로 했네. 마음을 먹자 그 길은 즐겁고 특별한 작은 모험처럼 여겨졌다네. ~ 마치 시베리아를 걷는 젊은이인 양 스스로 즐겁게 과장하면서 말일세.

갑자기 성냥팔이 소녀가, 그리고 <떠남과 만남>에서 목욕탕에서 수건을 가지고 태평양의 고래와 함께 노는 것처럼 즐거워하던 아이에 관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어차피 걸어야 할 추운 밤길이라면 추위와 이런 상황을 만든 사람들을 욕하면서 걷지 말고 시베리아를 걷는 모험의 주인공처럼 하고 걷기. 나도 언젠가 시도해 봐야겠다.

 

39 “나는 이 강연회에 가지 않겠습니다. 매력적이지 않아요. 내가 거절할 수 없는 이유를 만드세요.”

거절할 수 없는 이유. 매력적으로 만들기. 꼭 사야만 하는 이유. 마케팅의 기본이다. 이렇게 풀어보니 훨씬 잘 와 닿는다. 앞으로 나의 비즈니스를 마케팅 할 때 활용해야지.

 

40 나는 종종 젊은이들이 너무도 빨리 밥벌이와 친해지는 현상을 보곤 한다네. 너무도 빨리 경제적 필요에 무릎을 꿇는 것을 자주 목격하지. ~ 고등학교 때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 대학에서는 취업을 위해서 스펙에 목매는 젊은이들을 수없이 본다네.

청소년 시절 나의 유일한 꿈은 별밤 PD였다. 내가 대학을 꼭 가야하고, 그러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였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서 나름 좋은 대학의 신문방송학과를 들어갔지만, 나는 별밤 PD는 커녕 졸업과 함께 백수가 되었다. 그 뒤 작은 광고회사에 취업하면서 1년간 더 준비를 해서 꼭 별밤 PD가 되리라 다짐했었다. 그런데 일이 끝난 후에 공부를 한다는 건 너무도 순진한 생각이었다. 퇴근 후 남는 시간에 공부해서 방송국에 입사할 수 있었다면, 대학 때 공부했던 실력으로는 수석 합격이라도 할 수 있었을 거다. 당연히 회사를 그만 두고 입사준비에 전념했어야 했지만, 얼마 되지도 않는 월급이 너무도 달콤해서 포기할 수 없었다. 아니 이제 대학을 졸업했으니 내 밥벌이는 당연히 내가 해야 한다는 당위성도 나의 포기를 합리화했다.

그렇게 별밤 PD는 못 됐지만 그 후의 삶이 불행했던 것은 아니다. 다행히도 나는 인지부조화를 견딜 수 없는 인간인지라 꿈을 포기하고 현실을 사는 나를 너무도 잘 합리화했고, 또 다른 꿈 – ‘글로벌한 삶을 즐기는 코스모폴리탄’- 을 찾아 그에 걸맞게 살아왔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현실과 타협한 뒤 다른 꿈을 찾아 현실에서 실현하며 살았고, 그럭저럭 행복하게 살고 있다. 별밤 PD가 되었더라면 더 많이, 더 크게 행복했을까? 너무도 바쁜 삶에 지치고 나와 달리 화려한 삶을 사는 연예인들을 보며 자괴감을 느끼지는 않았을까?

어차피 못 먹는 포도, 그 포도는 신포도라 맛이 없어서 안 먹은 것 뿐이라고 위로해 보련다.

 

41 나는 젊음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바로 아주 많은 우연한 사건들속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용기라고 생각하네. 지나고 보니 인생은 결국 여러 크고 작은 사건들로 짜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 계획대로 일이 이루어져 기쁘기도 하고, 오래 준비하고 바라던 일이 무산되어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는 삶에 당황하고 고통스러워하며 지내기도 하지만, 결국 그 사건들이 곧 인생의 내용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네. ~

중요한 것은 어떤 사건이든 그것을 훌륭하게 재해석해낼 수 있는 힘에 달려 있네.

내가 별밤 PD가 되지는 못 했지만 또 다른 꿈인 글로벌한 삶을 즐기는 코스모폴리탄을 찾아 잘 살고 있는 것. 나도 아주 많은 우연한 사건들을 겪으며 이렇게 살고 있다.

그래 꼭 한가지 꿈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특히나 그 꿈이 어릴 때 별로 합리적이지 못한 이유로 갖게 된 꿈이라면. 나는 별밤(‘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라디오 음악 방송)DJ를 좋아해서 그 분과 함께 있고 싶다는 이유로 별밤 PD의 꿈을 꿨었다. 오히려 어느 정도 이성적 사고를 갖춘 후에 가진 코스모폴리탄의 꿈이 훨씬 더 나를 행복하게 하는 꿈이었던 것 같다.

내가 별밤 PD가 못 된 건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신이 정신 차리고 나에게 맞는, 더 행복한 삶을 살라고 준비해 둔 사건이었다라고 훌륭하게 재해석 해보자.

 

43 사건의 크기가 아니라 그 사건을 통해 전해지는 깨달음의 크기가 인생을 바꾸는 것이라네. 사건을 해석하는 힘을 키우고, 그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우주가 천둥처럼 전하는 그 목소리를 놓치지 말게. 자네라면 내 이야기가 현실성이 결여된 이상주의자의 근거 없는 믿음이라고 여기지 않으리라 믿네.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들을 것이다. 귀를 예민하게 유지하는 노력을 하자.

 

44 젊음은 젊음으로 인생에 기여한다네. 너무도 쉽게 늙지 말게. 위대한 것이 그대의 가슴속에서 자라나는 것을 받아들이고, 우주와 공명하며 자신에게 맡겨진 그 일을 반드시 해내게.

 

4.     결혼을 앞 둔 J를 위하여

49 시작하자마자 끝나는 계절이 바로 봄이지. 봄의 끝자락보다 더 덧없는 것은 없다네. 그러나 봄의 아름다움은 바로 그 단명한 아쉬움에 있다네. ~

청춘인가 했더니 벌써 내 귀밑머리는 속절없이 희어졌네. 하루가 저무는 속도가 화살 같고, 일 년이 촌음 같아, 결국 오늘이 마지막인 듯 살아야만 가장 잘 사는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되네.

오늘 죽을 것처럼 살아보자 하니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어 보이네. 사랑하라, 사랑할 수 있을 때까지. 이 말이 얼마나 좋은가! 지는 꽃이 추하다는 것은 그 꽃이 아름다웠기 때문일 것이니, 아름다울 때 마음껏 사랑하는 것이 사는 법인가 하네.

오늘이 마지막인 듯, 내일 죽을 것처럼 살기. 그 말이 오늘 모든 것을 다 하려고 욕심낸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의미 없이 그냥 보내는 하루가 없이, 매일을 행복하게 살자는 의미인 것을 마흔이 넘으니 알게 됐다

 

51 모든 상처는 인생의 약이 되나니, 상처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 가장 아름답고 즐거운 때조차, 그 순간을 지나는 상흔과 자취가 남는 것이니, 아픔을 두려워하지 마라. 그것이 살아 있음이니.

 

53 자연은 실용적이지 않아. 자연은 넘쳐 흐른다네. 그 때 장관을 이루게 되지. 역설적이게도 필요를 넘어서는 잉여, 그것이 바로 문화라고 생각하네. 자연과 문화는 반대되는 것 같지만, 인간의 정신세계에 가장 큰 영향을 준 태초의 스승은 바로 자연이었다네.

 

54 사랑은 상대방을 꽃피게 하는 것이라네. 걸혼이 곧 사랑은 아니지만 사랑이 없이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 결혼이라네. 혼자 할 수 없는 일을 함께 해내는 것이라네. 상대방이 그 사람의 길을 가도록 도와주는 가장 훌륭한 스폰서가 되어주는 것이라네. ~

연주되지 않는 악기,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러니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있도록 서로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네.

현실속의 결혼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너무 이상적이신 듯.

 

5.     남자 고르는 법에 대하여, 사랑에 빠진 L에게

59 젊은 사랑은 내려칠 장소를 찾는 벼락같은 것이니, 너무도 성급하고 갑작스럽게 찾아온 뒤 또 그렇게 사라져간다. ~

번개를 닮았어요. ‘번개가 친다.’고 말하기도 전에 사라져버리는 번개 말이에요.”

 

61 약간 이상한 놈인데 착하다면 그것은 나쁘지 않다. 특별하다는 뜻이니까. 착하다는 것은 일종의 지능이다. 지능은 타고난 것이지. 그러니 그건 그냥 느껴지기도 하지만 검증이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 착한 사람들이야말로 자기 식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약간 이상한 놈이 재미있기는 하다. 너무 착하기만 하면 재미도 없거니와, 그걸 이용하려는 나쁜 놈들이 꼬이더라. 착한 사람들이 자기 식으로 세상을 살아가길 바란다. 진심으로.

 

63 ‘나쁜 남자들은 이 자발적 열정에 예속되기를 거부함으로써 다른 사람을 사랑할 능력이 없음을 증명한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소중하게 여기는 힘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다.

 

64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때는 자기다울 때다. 잘 맞는 일에 몰입하고 있을 때 사람은 아름답다. 가수가 노래할 때, 춤꾼이 춤출 때, 화가가 그림을 그리고 작가가 그 글에 빠져 있을 때, 우리는 그 사람이 가장 멋진 최고의 풍광 속에 놓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직 젊기에 충분히 꽃 피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 알고 그 일로 성공하기 위해 잘 준비하는 남자라면, 그 분야가 무엇이든 이미 충분히 매력적이다.

 

65 어울림은 다양한 것이니 같은 색의 어울림도 있고, 보색의 어울림도 있을 것이다. ~ 그래, 그렇다. 사람이 어울려 사랑이 되는 것이다. 그 사랑이 아름답다고 여겨지려면 같이 있을 대가 홀로 있을 때보다 더 고와야 한다. 그러니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된 듯 여겨질 때 그 사랑은 빛나는 것이다.

언젠가 캐나다 친구가 자신의 여자친구를 “my better half”라고 소개한 적이 있었다. 세속적 기준으로 봤을 때 여자친구는 그 보다 모든 면에서 뒤떨어졌다. 다만 한가지, 그녀는 매우 예쁘긴 했다. 그런 상대방을 자신보다 나은 사람, my better half라고 소개하는 걸 들으며 둘 다 각각 있을 때보다 같이 있을 때 훨씬 좋은 사람이 된 것처럼 보였다.

나중에 ‘my better half’ 라는 표현이 원래 여자친구나 아내를 뜻하는 말이라는 걸 알고 감동이 조금 작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그냥 girl friend라 부르지 않고 나보다 좋은 사람이라고 부르는 그의 마음이 둘의 사랑을 더 빛나게 했을 것이다.

 

66 너는 좋은 젊은이다. 자신을 스스로 돌아볼 줄 알고, 마음이 따뜻해 상대를 소중히 여기며, 재능을 다해 살고 싶은 대로 살아보려고 하는 아름다운 사람이다. ~

세상이 만들어주는 대로 살지 마라. 재미없다. 너로 인해 세상의 한 조각이 기뻐하게 해라.

나로 인해 세상의 한 조각이 기뻐지는 것. 그렇게 살고 싶다.

 

6.     제발 떠나게, 일 밖에 모르는 M에게

73 사회가 주는 의무와 책임을 마치고, 퇴직 후 오래 미루어 둔 여행을 시작하는 것은 모든 퇴직자의 즐거운 미래 계획이지만, 그때는 이미 진정한 여행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네. 왜냐하면 그 때는 이미 육체가 모험을 거부하기 때문이네. 정신 역시 새로운 공간에 열광하고 도취하며 삼빡하게 반응하는 쾌감을 잃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네.

이 부분은 저자에게 동의할 수 없다. 나는 여행을 하는 동안 일흔은 넘었을 것 같은 나이든 여행자들을 많이 봤다. 특히 은퇴 후 부부가 함께 여행하는 걸 많이 봤는데, 그들에게서 진정한 여행을 할 수 없는 징후 보다는 서로에 대한 애정과 신뢰, 그리고 젊을 때는 갖지 못했던 여유로움을 동반한 여행이 너무도 멋있어 보이고 부러워서 나도 나이들어서도 꼭 저런 여행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곤 했었다. 물론 모든 나이 든 사람이 그런 여행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젊을 때부터 삶에 대한 여유와 즐거움, 자유를 아는 사람들이 늙어서도 그런 여행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육체가 모험을 거부하지 않고, 정신이 새로움에 쾌감을 잃지 않도록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한 사람만이 나이 들어서도 진정한 그리고 행복한 여행을 즐길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일 밖에 모르는 M에게 당장 떠나라고 한 것은 좋은 제안이었다고 본다.

 

74 자네는 모든 것을 뒤로 미루는 못된 버릇이 있네. 마치 인생의 끝에 모든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기나 한 것처럼 말이네.

<즐겁지 않으면 인생이 아니다 (Homes Sweet Anywhere)>라는 책을 쓴 미국의 어느 부부는 70이 되었을 때 집을 팔고 여행을 시작했다. 그저 유명한 곳을 찾아 여기 저기 둘러보는 여행이 아니라 젊었을 때 여행한 곳 중에서 좋았던 곳을 골라 한달 이상 거주하는 여행이었다.

일흔 살의 나이로 여행을 시작한 부부. 그들이 세계 여행을 통해 삶의 기쁨을 깨달으며 가장 중요하게 강조한 말, “인생의 후반기, 미뤄도 좋은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미루지 말자. 운이 좋아서 70이 넘게 살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내일로, 내년으로 미루지 말. 오늘, 지금 당장 하지 못하면 평생 못한다.   

 

74 젊어서는 돈을 벌기 위해 젊음을 쓰고, 나이 들어서는 젊음을 되찾기 위해 돈을 쓰는 바보 같은 짓을 하지 말라는 뜻이네. 그때 그때 미루지 말고, 그때의 정신으로, 그 순간 인생에 찾아든 기쁨을 추구하라는 말이네.

 

74 여행은 다른 사람들 속에서 나를 만나는 것이라네. 한국이 아닌 곳에서 다르게 살고 있으나 그 생활이 나의 생활이 되어도 괜찮은 수많은 사례를 만나는 것이지.

나의 경우, 일에서의 성공에 집착하지 않는 삶, 채식하는 삶, 많이 소유하지 않고 가볍게 사는 삶 등을 만났으며 나의 삶에 적용해서 살고 있다.

 

76 여행지란 얼마나 낭만적인 생각으로 가득한가? 나를 모르는 곳에서 전혀 일상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된 듯, 정녕 살아보고 싶은 그 모습으로, 남들이 일하는 벌건 대낮의 의무로부터 벗어나 조금 튀는 옷을 입고 선글라스 속의 눈초리로 지나가는 예쁜 여인에게 미소를 던질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반대로 내가 여자라면, 낯선 거리를 지나며 모르는 남자가 부는 유혹의 휘파람 소리를 즐길 수 있는 자유, 그것이 여행의 여유 아닌가?

내가 주기적으로 여행을 해서 에너지를 얻을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77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곳으로 훌쩍 떠나는 한 달도 못 되는 선물을 내게 주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돈은 다른 곳에 쓸 돈을 아끼면 되고, 시간은 다른 곳에 쓸 시간을 안 쓰면 되는 것이라네.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가 아니겠는가?

전직장의 동료들은 휴가를 다 쓰지 않고 남겨서 돈으로 받고 그 돈으로 가방을 사거나 아이 방학 때 해외 연수비로 썼다. 새 가방 안 사도 충분히 가방이 많은 사람들, 가방 대신에 스스로에게 휴식을 선물할 수도 있었을텐데아이 혼자 외국 보내지 말고 같이 여행하면서 더 많이 배울 수 있었을텐데뭐가 더 행복하고 본인의 삶을 풍요롭게 했을까?

우선순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본인에 대해서 잘 몰라서이기도 한 것 같다.

 

78 어려서 우연히 형성된 그것이 내 인생의 모든 것을 지배하는 일관성이 되어버린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7.     생전 처음 쓰는 아버님 전 상서

83 생전 처음 해본다는 것은 어색한 일입니다.

There’s a first time for everything. 모든 일에는 첫번째가 있다. 어색하고 어려울 것 같아도 막상 해보면 별 것 아닌 일이 있는가 하면 아 안 되겠구나하고 포기하게 되는 것도 있다. 어쨌든 첫번째를 해봐야 알게 된다.

 

83 이제는 제 마음에 어떤 생각이 찾아오면, 가능하면 그 생각대로 실천해보려고 합니다. 그것이 인생을 즐기는 훌륭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84 경제적으로 무능하고 우유부단하며 야무지지 못하고 그저 사람만 좋은 분, 그게 아버지에 대한 우리 가족의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내가 이런 사람인 것 같은, 이런 사람이 될 것 같아 두려울 때가 종종 있다.

 

86 인생은 자신의 손에 달린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낙천성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는 것을 나중에 깨닫게 되었습니다.

못난 점은 부모가 그런 면을 물려줘서 그렇다 생각하고, 좋은 점은 내가 잘 해서, 잘 나서 그런 줄 알고만 있었는데…. 나의 장점을 엄마에게서 발견했다. 내가 잘 나서 그런게 아니었다.

 

88 ‘저 분이 내 아버지다.’라는 즐거운 생각에 젖어 제법 긴 그 길을 내려갔습니다. 그게 제가 기억하는 아버지에 대한 최고의 명장면입니다.

 

89 저는 아이들에 대해 아주 많은 아름다운 심상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간혹 그 아이들에게 그 아름다운 장면을 이야기해줄 수 있으면, 그리하여 스스로 그 아름다운 순간을 거쳐 왔음을 잊지 않게 해줄 수 있다면 아주 멋진 아버지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저도 제 아이들의 기억 속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고 싶습니다.

아이는 없지만 누군가의 기억 속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고 싶다.

 

8.     K, 원하는 일에 너를 던져라

95 작은 일 하나가 어떻게 그렇게 귀엽게 커 나가는지 신기하다.

 

95 너를 보면, 사람의 타고난 재주란 바지 속에 넣으면 뾰족한 끝이 주머니를 뚫고 나올 수 밖에 없는 송곳 같은 것임을 떠올리게 된다. 스스로 자랑하지 않아도 감출 수 없는 것이 타고난 재주가 아니겠느냐. 너의 목공예 실력이 그렇게 짦은 시간 안에 누구나 놀라워하는 수준으로 뛰어오른 것은 바로 재능이 땀과 더불어 만들어낸 값진 성취인 것이다.

주머니를 뚫고 나올 정도로 재능의 크기도 훌륭해야겠지만 그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땀과 결합되어야만 놀라운 수준으로 뛰어오른다. 그냥 타고난 천재로는 부족하다.

 

99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매일같이 하는 일이 영업이고 마케팅인데 분야가 다르니 막막합니다. 사람들이 명함을 주며 연락하고 싶다는데 아직 제 명함도 만들지 못했습니다.

나도 그동안 했던 일이 마케팅이고 고객관리인데, 내 일을 하려니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할지 전혀 모르겠는, ‘마케팅 바보같은 상태다. 마케팅으로 석사학위를 방고 글로벌 기업에서 마케터로 일했으면 뭐하나, 아무리 분야가 다르더라도 기본을 잘 안다면 이렇게 헤매고 있으면 안 되는데…. 그나마 명함은 만들었으니 이 사람보다는 나은건가? 만들었으나 이용을 못하고 있으니 나을 것도 없다.

 

100 기쁨이 기쁨에 연이어 손을 잡고 나타나고, 마치 오랫동안 그 일이 예견된 것처럼, 한 일이 벌어지면 연이어 그 일의 다음 단계가 저절로 열리는 듯할 때가 있다. 그때는 그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그것은 우주가 오래 기다리다 일을 도와주기 위해 스스로 펼쳐지는 것과 같다. 그래서 종종 우리는 때가 되면 온 우주가 나서서 일을 도와주게 마련이다.”라고 하기도 하고, “그 일은 예견되어 있었다.” 라고 하기도 한다. 매우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사람들은 이런 일을 믿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때가 되면 저절로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기 보다는 그런 일이 일어날 걸 대비해서 준비를 했기 때문에 그 일이 일어났을 때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활용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논리의 흐름에 맞을 것 같다.

파티복을 준비해야 파티 갈 일이 생긴다. 막상 파티에 갈래도 파티복을 준비해 두지 않았으면 못 간다.” 언젠가 읽었던 책에서 본 마음을 무찌르는 글귀. 무척 공감했는지 나도 다른 나라에서 살 기회가 생기자 마자 파티복부터 샀고, 그 후 파티에 초대받았을 때 기쁘게 파티에 참여했었다. 그런데 왜 이걸 다른 영역에는 적용 못 하는지파티 뿐이 아니라 삶의 다른 영역, 하고 싶은 다른 일에 대해서도 미리 준비해보자.

 

102 그러니 어느 날 불현듯 우주적 공명에 내가 떨림을 느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어느 날 알 수 없는 기쁨에 내 영혼이 환호하는 이유도 그렇다. 숨이 멎을 듯이 아름다운 어느 풍광에 압도되어 오직 감탄만이 내 입술에 머물 때도 나는 우주적 존재로서의 나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102 바야흐로 너의 또 다른 인생이 펼쳐지기 시작하는 구나. 이때는 오직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이 일에 너를 던져 넣어야 한다. 헌신이란 그런 뜻이다. 헌신이 필요하다. ~ 네 길이 펼쳐지는 구나. 기쁨으로 축하한다. 이 일로 너는 삶을 즐기게 될 것이다.

칭찬의 고수들은 상대방이 듣고 싶은 칭찬을 한다고 한다. 이런 말을 들을 때 기분이 어떨까? 처음 시작하면서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할텐데 딱 적절한 조언이자 칭찬일 것 같다.

 

9.     졸업을 앞둔 S게게, 직장 구하는 법에 대하여

107 제 길을 간 인생만이 행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쉽게 자신의 길이 보이는 것은 아니다.

 

108 직장은 마치 천직에 이르지 못한 사람들이 머무는 연옥과 같아서 그 속에서 수많은 희로애락을 거치게 되고, 이 일 저 일을 맛보고 수련하기에 적합한 장소다. 나는 이 직장에서의 수련이 천직으로 가는 길로 이어지는 또 다른 통로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니 아직 천직에 대한 떨림을 얻지 못해 딱히 정한 진로가 없어 이왕 직장을 구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가서 열심히 일하고 배울 수 있는 좋은 직장을 찾아보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직장이 연옥과 같다니…… 매우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한다. 직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한 사람들만이 연옥에라도 갈 수 있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사람은 지옥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또 어떤 사람은 연옥을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평생을 연옥에 머물 수도 있을 것이다. 연옥에서 천국에 이르려면 그 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배워야했는데

나는 연옥을 벗어나 천국에 이른 것인지, 결국 지옥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인지…. 어차피 연옥은 나왔으니 어디로 갈지는 나만이 결정할 수 있겠지.

 

108 내가 생각할 때, 가장 괜찮은 성취의 정신은 전심전력을 다해 목표를 향해가는 자유, 그러나 통제하거나 억지로 만들어내지 않고 삶의 창조적 흐름에 나를 맡겨 둘 자유를 동시에 존중하는 것이다. 동양인들은 그것을 진인사대천명 (盡人事待天命)”이라고 불러왔다.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하고 나서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목표는 정해두었으나, 그것을 얻기 위해 땀 흘리지 않으면서 좋은 결과를 기다린다거나, 반대로 목표를 보고 열심히 달렸기 때문에 그 결과에 지나치게 집착하여 노심초사하는 것 모두 금기다. ~ 대체로 인간의 삶이 그렇게 진행되기 때문에 빨리 삶의 원칙을 익혀두는 것이 좋으리라는 뜻이다.

 

109 취업은 삶에 대한 자세와 재능을 파는 것이라는 새로운 원칙을 이해하는 것이 좋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나에 대해서 돌아보고 이해가 깊어졌었다. Me-Story 만큼은 아니었지만 지난한 취업 준비 과정의 장점이라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 조금은 깨달았다는 점이다.

 

110 어떤 강점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계발하여 현업에 어떻게 연결하고 성과를 만들어낼 것인지를 적극적이고 매력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이제 취업은 과거의 기록을 파는 것이 아니라 자세와 태도, 그리고 재능을 파는 과정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112 사적이고 정신적인 도약이 이루어진 순간도 빼놓지 말거라.

그동안 이런 부분을 간과했던 것 같다. 그저 객관적으로 남들이 보기에 잘한 것만 성취라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정신적인 도약이 이루어진 순간이야말로 나의 진정한 빛나는 성취라고 할 수 있겠다.

 

113 비슷한 경험이라도 그 속에서 어떤 배움과 깨달음이 있었는지에 따라 사람은 성숙의 깊이를 달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객관적 경험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경험이 네게 무엇이었는지를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매우 공감. 똑 같은 일을 겪으면서 실패에서 배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실패를 실패로 그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늘 성공만 하면서 살 수는 없다. 실패도 하겠지만 그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뭘 배울지가 중요한 것 같다.

 

113 덕과 재능을 겸비한 사람이 그만큼 많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덕에 해당하는 것이 좋은 가치관과 삶에 대한 긍정적 태도와 미덕이라면, 재능에 해당하는 것은 온갖 종류의 재주와 기술력과 전문성을 말한다. ~

타고난 재능의 크기야 바꿀 수 없지만 지식과 경험이 늘면 능력도 커지기에 덕이 있는 사람들은 점점 좋은 인재로 계발해 쓸 수 있다. 그러나 재주는 있으나 사람의 심장이 작고 소인이면 그것을 바꾸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니 재능이 덕보다 훨씬 승한 사람은 아깝기는 하지만 중용하기가 어렵다.

재승덕(才勝德) 덕승재(德勝才). 이런 말은 도덕책에서나 나오는 줄 알았는데, 현실에서 듣다니…..

그동안 나는 덕이 부족해서 중용되지 못했었던가 보다.

 

114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함께 일하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사회생활을 통해 너는 자유와 단결 사이의 조화를 이루는 묘책을 찾아내야 하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바닥의 맛을 보아라. 그러나 많이 웃어라. 그리고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으로부터, 밑에서부터 배우도록 해라.

 

10.  마침내 화가가 된 A에게

119 마음을 빼앗긴 그 찬란하나 기쁨의 순간, 황당한 새로움에 대한 놀람, 예기치 않게 맞닥뜨린 두려움, 뜻밖의 횡재가 주는 행복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의 것이겠는가! 나는 무수한 다른 사람들 속에서 나를 찾아내곤 했다네. 우리가 하나이며, 바로 그 동일한 인생의 순간순간 바로 그 사람들이 내 위로이고 기쁨이라는 것을 알아내는 즐거움에 젖어 보았다네.

 

121 일을 끝내고, 그래 밥을 벌어야 하는 시간을 끝내고 휴식이 찾아오면 팔레트와 붓을 들고 이젤 앞에 앉아 있는 그대를 상상했지만, 그대는 밤이 되면 그저 쓰러져 잘 수 밖에 없는 생활인으로 살고 있었지. 다음 날 아침, 회한으로 스스로를 미워하고, 그날이 저물면 그림 그리기가 두려워지는 자신을 다시 만났을 것이네.

화가가 되고 싶어하는 내 친구. 이 편지를 보면서 딱 그 친구 얘기다 싶었다. 그래서 친구에게 이 글을 보여줬더니 그녀도 동의했다. 자기 얘기라고얼마전에 그림 그리기 위한 책상을 새로 구입했다고 한다. 이번에는 정말 스스로를 위해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123 자네는 3년이 지나는 동안 천 개의 얼굴을 그려보게 될 것이네. 그리고 바로 그 과정을 거쳐, ‘얼굴의 화가로 세상에 알려지게 될 것이네. 이것은 마치 이미 일어난 일처럼 확실한 미래가 아니겠는가? ‘현대인의 표정전이라는 자네의 아름다운 풍광 중 하나는 아직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으나, 이미 이루어진 것이나 다름없는 확실한 미래가 된 것이네. 나는 이것을 확신하네. 왜냐하면 나는 이미 매일의 맛을 알고 있기 때문이네.

매일의 맛. 무슨 일을 하더라도 꼭 알아야 할 맛이다. 아직 잘 모르지만 달콤한 맛은 아닐 것 같다.

 

124 ’1 1이라는 내 꿈의 풍광은 내가 매일 새벽 글쓰기를 하는 한, 이미 일어난 과거처럼 거의 확실한 일이 되었네. 미래도 과거처럼 확실할 수 잇다는 것, 그것이 바로 매일의 힘과 습관이라는 것을 알고 또한 믿고 있기에, 나는 매일 그리기얼굴의 화가라는 그대의 꿈을 이루게 해주리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네.

 

125 각자 자신의 세상을 바라보고 있지만 서로의 세계를 애정으로 지켜보는 가족의 사랑을 그려주게. 그것이 내가 만들고 싶은 가정이라네.

각자 자신의 세상을 바라보는 걸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가족 관계에서. 선생님은 좋은 아빠이자 남편이었음이 분명하다.

 

125 어떤 일은 바랐으나 이루어지지 않고, 어떤 일은 바라지 않았으나 뜻밖에 이루어지기도 한다네. 그리고 알게 되지. 그 바라지 않았던 일이 사실은 정말 마음을 다해 바라던 바로 그 일이라는 것을 말일세.

언젠가는 나도 알게 되겠지.

 

126 어느 것이 더 나다운 삶인가?

나는 지금의 내가 좋네. 나는 자유와 독립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네. 내가 되기 위해 나는 그 긴 세월을 둘러왔네. 그 둘러온 인생이 바로 내 삶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네.

나도 조만간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내가 되기 위해서, 이렇게 살기 위해서 대학원도 갔고, 그 직장들도 다녔고, 그 많은 곳들을 거쳐서 오늘의 내가 되었다고.

 

126 삶과 예술은 분리될 수 없네. 만일 그렇게 산다면 그것은 예술가의 삶이 아니라네. 이제 자네는 진정한 화가로 입문한 것이네. 비로소 세월 속에 그대를 담게 되었네. 축하하네.

조만간 친구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화가가 된 걸 축하해~^^”

 

11.  좋은 사장이 되고픈 H에게

132 그들은 기부를 팝니다. 그들은 새로운 각성에 이르게 된 것이지요. 우연히 혜택받은 사람으로 태어나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되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가장 많은 삶의 혜택을 받은 사람으로서 인생에서 아무 혜택도 받지 못한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겠지요. 말하자면 어떤 정신적 도약을 경험하게 된 것이지요.

그들은 기부라는 나눔을 시작했습니다. 기부라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한 것이지요. ~ 기부와 나눔이 그들의 특권에 대한 새로운 자부심을 보여줄 명품이 된 것입니다. 이 때 그들은 세상의 부를 다 끌어 모으는 탐욕스러운 부자에서 가지고 있는 부를 나누어 주는 훌륭한 리더로 도약하게 되는 것입니다.

빌 게이츠는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 받아들이고 익숙해져라 (Life is not fair, get used to it)’고 말했다. 그런데 그는 또한 어느 인터뷰


에서 "저는 굉장히 운이 좋았어요. 그러니 이 세상의 불공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저의 의무입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가 아무리 똑똑하고 열심히 노력했더라도 타고난 환경 자체가 달랐더라면 그와 같은 성공은 이루지 못했을 수도 있다. 타고난 배경과


차이, 그 불공평함은 인정하지만 그로 인해 성공할 수 있었기 때문에 불공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빌 게이츠. 역시 훌륭한 사


람은 다 그렇게 될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134 그들은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선 환경보전과 인권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자신들에게 성공을 안겨준 사회에 기여하고 공헌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그리하여 기업의 공공성이 커지게 되었지요. 게이츠나 버핏은 늘 첨단과 선두에 서 잇는 기업가들이었습니다. 그것이 그들의 성공 비결이었지요. 이번에도 그들은 가장 앞장서 탐욕의 비즈니스 세계에 나눔의 비즈니스를 재창조해내기 시작했습니다. 참 대단한 인물들이지요.

 

135 제임스 길모어라는 사람은 진정성을 스스로의 이미지에 일치하는 내면과 외면의 조화라고 규정합니다. ~ 외면적 이미지 (outer image)와 내면적 자아 (inner self) 사이의 일치가 일어나면 좋겠지만 사회적 인간은 그렇게 될 수 없어요. 가면을 벗는 순간 벌거벗는 것이 되니 문명사회에서 그렇게 벌거벗고 살 수는 없는 것이지요. 그러니 완벽한 일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외면적 이미지와 내면적 자아 사이의 적절한 균형과 조화가 중요한 것입니다.

가면을 실제로 쓴 건지 썼다고 생각하는 건지 잘 알아야 한다. 자신의 얼굴이 못생기고 흉하다고 생각해서 또는 부모 등 타인으로부터 그런 생각을 주입받아서가면을 쓰고 살았지만 실제로는 괴물이 아니고 멀쩡한 경우도 있다. 엉뚱한 가면을 쓰고 살지 않으려면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 괴롭더라도 가면을 벗어 던지고 거울을 보고 저울에 올라서야 한다.

 

135 그 다음 단계는 운명 공동체라는 인식을 나누는 기업입니다. 서로를 우리라고 부릅니다. 서로 동등한 동료로 인식하고 배려하는 문화 속에서 가장 많이 받는 사람과 가장 적게 받는 사람의 격차가 줄어들게 됩니다. 이 단계에 도달한 조직은 얼마되지 않습니다. 이 정도만 되어도 직원들은 조직 안에서 마음껏 숨 쉬며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잇습니다. 그러나 운명 공동체는 자기가 속한 사회의 다른 부분과 배타적 관계에 이를 수 있습니다.

 

136 세 번째 수준에 오른 기업은 그 지역사회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됩니다. 기업은 뿌리를 내린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자신의 번영과 성장이 이루어졌다는 인식에 이릅니다. 자신의 부를 이루게 해준 사회에 대한 보답, 사회에 대한 책임, 사회와 함께 하는 경영의 단계에 이름으로써 사회적 신뢰를 얻게 됩니다. 그리고 그 나라의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자라게 됩니다.

이 정도 되는 기업만 많아져도 기업가, 부자들이 존경받는 사회가 될 것이다.

 

136 글로벌 기업은 세계가 안정되고 평화로울 때 최고의 조직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기업은 진정성에 기초한 지속 가능한 경영의 원칙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게 됨으로써 사회적 선()의 철학을 가진 조직으로 도약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 때 조직은 자신의 철학과 구체적 과업을 통해 인류에게 봉사하는 단계에 이름으로써 세계적으로 존경 받는 기업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위대한 기업으로 진화한 것이지요.

 

137 실제로 가장 큰 기업, 한 분야에서 가장 매출이 높은 글로벌 기업이라는 칭송보다는 얼마나 존경 받는 기업이며 누구나 근무하고 싶어 하는 기업인가가 훨씬 더 중요해졌습니다. 나는 이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기업이 진정한 사회적 존경을 받는 경제주체가 되려면 선언을 넘어 본업에서 스스로의 이미지에 걸맞은 내/외면적 조화를 반드시 이루어내야 합니다. 이것이 시대적 소명이 되었으며,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이 된 것입니다.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기업의 중요한 홍보/마케팅 수단이 되었다. 시작은 홍보용으로 하더라도 지속하다 보면 진정성도 생기겠지. 없는 것 보다, 안 하는 것 보다는 낫다고 본다.

 

137 진정성이라는 관점에서 사회는 기업에게 구체적으로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요? 바로 존중을 원하는 것입니다. 직원에 대한 존중, 협력업체에 대한 존중, 고객에 대한 존중, 사회에 대한 존중, 인류에 대한 존중, 그리고 이 지구와 자연에 대한 존중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 중에서 가장 근간이 되는 시발점이 바로 직원에 대한 존중입니다. ~

직원에 대한 존중이 제대로 되면, 여기서부터 다른 협력업체와 고객에 대한 존중으로 확대되고, 이내 더 큰 주체에 대한 존중으로 커지지 않겠습니까? ‘직원에 대한 존중이란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한 행복한 직원을 의미합니다.

 

138 “행복한 젖소가 더 많은 우유를 생산해낸다.” ~

직원이 행복하면 고객이 행복하고, 사회가 행복하며, 따라서 인류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잇다는 믿음이지요. 그러므로 H사장이 늘 말하는 직원 경영, 사람 경영이 변화의 핵심인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건강하고 올바른 출발점입니다.

만족한 직원이 만족한 고객을 만든다.’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를 공부하다 보면 대부분의 책이나 전문가가 직원과의 관계 개선(ER: Employee Relationship Management)을 먼저 이야기한다. 직원이 회사에 그리고 자기 일에 만족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고객 만족이 최우선이라 주장해도 모래위에 지어진 성에 불과하다. 하지만 현실은 고객은 왕이라는 이름으로 직원의 만족은 등한시 된다. 고객이 직원에게 월급주는 사람은 맞을지 몰라도 그런 고객도 직원이 일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

1인 기업가에게 적용한다면 내가 일하면서 즐겁고 행복하지 않으면 고객도 만족시킬 수 없다. ‘스스로의 기쁨으로 세상을 기쁘게 하라는 역시 훌륭한 사명이다.

 

138 일터는 우리가 스스로를 알아가는 현장입니다. 헌신함으로써 자신을 찾아가는 모험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합니다. 일에서 기쁨을 발견하고 성과를 창조할 수 있도록 일과 관심사를 연결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내면적 동기가 여름의 숲처럼 무성해집니다. 일터라는 대지에서 스스로가 심은 꿈이 쑥쑥 커나갈 때, 그 개인들은 그 숲을 이루는 건강한 나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게 됩니다.

 

138 리더십이란 우리가 함께 해냈다.”라고 외치게 하는 것입니다. 모든 성공 뒤에 우리라는 명료한 실체가 있어야 합니다. 누구도 성공으로부터 소외되지 않고, 각자 그 성공의 한 부분일 때 우리가 만들어 집니다. 회사는 직원의 성공 없이는 조직의 성공을 이루어낼 수 없습니다. 희생이야말로 자발적 헌신을 막는 가장 비참한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함께 해냈다.”라고 외치는 리더는 많다. 그러나 그 성공을 나눌 때는 본인이 가장 큰 역할을 했고 잘해서 그런 줄 알더라. 역시 현실은 냉정하다.

 

139 “나는 당신의 희생을 원치 않습니다. 나는 당신의 행복과 성공을 원합니다. 그것을 원하는 사람들만 여기에 남으십시오.”

헌신하면서 행복한 직원들만이 유일하면서도 차별적인 최고를 만들어 냅니다. 사회적 선의와 본업을 통해 사회와 인류에 기여할 때, 우리는 그 기업을 위대한 기업이라고 부릅니다.

진심으로 이렇게 말하는 기업가를 만나고 싶다.

 

139 삶이 인생의 전부입니다. 그러니 매순간 살아 있어야 합니다. 삶은 과거처럼 이미 결정된 것도 아니고, 미래처럼 머릿속에 정형화된 완벽도 아닙니다. 삶은 지금이며, 생명의 출렁임이며, 거친 호흡이며, 구름처럼 불완전한 끊임없는 변이입니다. 그래서 흥미롭습니다.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다.’ 어렸을 때 재미있게 봤던 <아르미안의 네 딸들>이라는 만화책에 나온 말이다. 그 때는 이 말이 그냥 있어 보이고 멋있다고 생각해서 일기장에 적어 놓고,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에도 쓰고, 외운 후에 친구들과 얘기할 때도 종종 써먹었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몇 번 생기고 그 일들이 삶의 터닝 포인트가 되는 경험을 몇 번 해보니, 진짜로 미래는 예측불허라 재미있고, 의미도 있는 것 같다

 

12.  대범하고 거침없이 다시 그대에게

144 그곳을 돌아보며, 역사는 결국 인물이고 인간일 수밖에 없음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유한한 인간들의 무한한 투쟁, 이곳에 잠들어 있으나 그 업적으로 삶의 유한함에 도전한 인물들의 영혼에 감읍하며 팡파르 소리가 나를 깨울 때까지 그 계단 앞에서 넋을 놓고 서 있었지요.

 

145 마키아벨리가 그를 두고 운명으로부터, 그리고 신으로부터 최대한의 사랑을 받은 사람이라고 쓴 바로 그 사람입니다.

로렌처 데 메디치만큼은 아닐지라도 나도 신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사람임을 잊지 말고 불평하지 말자. 받은 걸 제대로 쓰면서 살았더라면, 내가 생각하는 모습에 훨씬 가까운 사람이 벌써 되고도 남았을거다. ‘감사하고 나누면서 살자고 오늘도 다짐해 본다.

 

147 우리가 보는 것은 남겨진 물건뿐 아니라 그 물건을 만든 위대한 인물들이라는 점입니다. 시뇨리아 광장에서 그 유명한 <다비드> 조각상을 보면서 나는 스물세살의 미켈란젤로를 생각합니다. 코시모와 도나텔로의 묘지를 보며 그 속에 나란히 묻혀 있는 그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그들은 웃고 있군요. 신으로부터, 또 운명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사람들이니까요.

 

148 바티칸 박물관 앞에서 기다리지 않고 순식간에 그렇게 빨리 입장할 수 잇는 시기는 이 때 뿐이거든요. ~ 언젠가 1년쯤 로마에서 살면서 100번쯤 이 박물관을 들락거려야겠다는 생각만을 품고 나왔지요. “언젠가 오래 둘러보리라이것이 바티칸에 대한 내 소감입니다.

바티칸 박물관을 가기 위해 바티칸에 갔었는데, 막상 휴관 날짜를 잘 못 알아서 못 들어갔었다. 너무도 아쉬웠지만 다음날 떠나야하는 일정 때문에 나의 무지를 탓하면서 어쩔 수 없이 돌아서야 했었다. ‘나중에 꼭 다시 오라는 신의 계시라고 생각하자고 위로하면서나중에 꼭 다시 가보자.

선생님, 제가 선생님 몫까지 꼭 다 오래오래 둘러보고 올게요~^^

 

150 영원한 도시, 그 압도적 풍광으로 나를 전율하게 한 로마의 시가지를 돌아보며 깨닫게 됩니다. 다양성의 존중이란 참아야 하는 갈등과 불편이 아니라, 특이성과 차이에 대하여 전혀 개의치 않는 대범한 정신이라는 것을. 사방으로 뻗은 로마의 대로를 통해 바람이 거침 없이 통하듯 자연스럽고 대범하게 세상을 인식한다는 것이지요.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바로 이 대범함, 이것이 바로 유일하게 보편적인 도시인 로마의 특색이라는 것입니다. 거지만이 한 푼 얻기 위해 그 차이점에 주목할 뿐이지요.

모두가 똑 같은 생각을 하고 똑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면 얼마나 재미없는 세상일까?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지만 그건 내 생각의 그릇이 작아서일 뿐이다. 세상은 너무도 다른 그러나 또 근본은 너무도 비슷한 사람들로 가득 차 있어서 재미있는 것 같다.

 

150 “아리오소 (arioso), 대범하고 거리낌 없이라는 말은 영원한 로마의 정신을 가장 훌륭하게 대변히는 단어입니다. 오늘 생각합니다 자기 경영은 바로 세상에 대한 아리오소입니다. 모든 방향에서 불어오는 다양한 바람에 몸을 싣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사는 것입니다. 인생은 날아오르는 것이며, 솟구치는 것이며, 마음을 좇는 것이며, 새로운 차원과 공간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4차원과 5차원을 지향함으로써 경계를 넘어 새로운 정신세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우리 웨버님은 대범하고 거리낌 없이란 표현을 보며 나를 떠올렸다고 한다. 내가 정말 그렇게 살아왔나, 아님 그런 척만 했던 건가. 모든 방향에서 불어오는 다양한 바람에 몸을 싣고 날아오를 수 있도록 가볍게 살자.

 

151 나는 당신이 르네상스인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문화와 예술에 당신의 부를 모두 쓰고 죽었으면 좋겠습니다. 역사는 결국 사람일 수 밖에 없습니다. 자기 경영은 바로 내 속에 묻혀 있는 인간을 일으켜 세우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르네상스지요.

르네상스인, 그리고 르네상스적인 삶. 그런 삶을 살고 싶다.

 

13.  신이여, 저를 다 쓰소서

155 그 후 제 기억 속에 당신께 편지를 쓴 일은 없는 모양입니다. 아마도 삶이 간절하지도 않았고, 지독히 슬픈 일이 생기지도 않았으며, 사나운 고통이 심장을 갉아먹지도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러니 당신을 찾지 않았겠지요. 슬픔과 고통 속에서 그 무기력의 절망에 닿지 않고는 당신의 발밑에 꿇어 엎드려 통곡하지 못하는 것이 인간이 아니던가요?

자신의 비참함을 알지 못하고 신을 아는 것은 오만을 낳고, 신을 알지 못하고 자신의 비참함을 아는 것은 절망을 낳는다.”는 사실은 파스칼에게만 진실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 커다란 슬픔과 고통 없이 지금껏 세상을 살아올 수 있도록 허락하신 당신께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인생이 비교적 편안했기에 저는 당신을 알지 못했고, 그 긴 세월을 당신 없이 살았던 것입니다. 그 자체가 바로 축복이었음을 또한 알게 됩니다.

나 역시 삶이 고단하고 힘들게 느껴질 때만 신을 찾게 된다. 별 일 없고 편안할 때는 미사도 잘 안 가고 기도도 안 하다가 다시 힘들어져서야 기도를 하고 신을 원망한다.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을 주시냐며

내가 신이라도 정말 밉상이고 꼴 보기 싫을 것 같다.

 

156 하늘의 별, 그것이 당신의 얼굴이 아니던가요. 이 이야기를 듣다가 문득 모든 것은 미리 쓰여 있는 것이니 때가 되면 감이 떨어지듯 그 일은 생기게 마련이구나 했습니다. 그것이 당신께서 역사하시는 방식이니까요.  

 

156 믿음의 생활을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기에 새로운 생활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스스로에 약속한 것이니 마음으로 반드시 지켜야 할 텐데 스스로 존중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염려됩니다. 사람과의 약속은 겉과 속이 달라도 지켜지면 되는 것이나, 믿음 생활을 하는 것은 자신 안에 신을 모시는 것이니 유리처럼 투명할 것입니다. 그러니 어찌 두렵지 않겠습니까? 당신께서는 이미 제 마음을 아시니 이 두려움을 어루만져주실 것을 믿습니다.

 

159 확실한 것을 따라 걷는 것은 재미없습니다. 인생 전부를 건 모험이 되지 못하니까요. 신앙이란 믿을 수 없는 지점에서 믿는 것이며, 영적 모험은 바로 이렇게 시작된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게 된 것입니다.

안정은 지루하다. 인생 전부를 건 모험을 해보자.’ 불안정과 계획이 어긋나는 것을 못 견디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렇게 모험을 하면서 살아야만 하는 사람도 있다. 힘들고 피곤하겠지만 어쩌겠는가, 그렇게 태어난 것을…   

 

159 신은 그를 찾는 이에게는 그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고 명확히 나타나기를 원하는 반면,

진심으로 피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을 감추기를 원한다.

그를 찾는 사람은 그를 알 수 있고, 그를 찾지 않는 사람은 그를 알 수 없다.

오직 보기를 원하는 자에게는 충분한 빛이 있고,

이와 반대되는 마음을 가진 자에게는 충분한 어둠이 있다.  

 

159 제가 그동안 당신을 찾지 않았을 때 당신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문득 바람처럼, 달빛처럼 제가 당신의 존재를 느끼자 당신은 온 세상에 가득하십니다. 1년 내내 피지 않았던 난꽃이 제 생일에 맞추어 피었습니다. 그날 그 눈이 쏟아진 것은 오직 저를 위해서였습니다. 오지 않던 전화가 걸려온 것도, 뜻밖의 선물이 예기치 않은 순간에 전달된 것도, 모두 당신의 현존입니다. 어찌하여 우리는 이렇게 달라지는 것인지요. 오직 보기를 원하면 도처에 불빛이 켜지고 모든 우주가 밝아집니다.

내가 주인공이 되어서 살면 이렇게 세상 모든 것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모든 것이 단지 우연일지도 모르지만 나를 위해 준비된 신의 선물이라고 생각하면 좀 어떤가. 그렇게 해서 우주가 밝아지고 내가 행복해 진다면

 

160 저는 당신의 영광을 위해 창조되었음을 제가 믿으니 몸과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도록 하겠습니다. 저에 대한 탐욕을 줄이고, 마음의 평화를 지키며, 낮은 정신으로 살도록 애쓰겠습니다.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날마다 공부하고 좋은 생각으로 하루를 지내도록 애쓰겠습니다. 날마다 나아지는 것이 당신이 보시기에 좋은 일이니 날마다 새로워지고 날마다 좋은 사람이 되도록 애쓰겠습니다. ~ 저는 사람들이 저마다 별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크든 작은 그 자리에 있어야 할 별 말입니다. 별이 되는 것, 그것은 시처럼 사는 것이니 당신의 뜻대로 사는 것일 겁니다.

제가 날마다 엎드려 기도하게 도와주십시오. 이제 기도하오니 제가 작은 별이 되어 하늘의 영광을 빛내게 도와주십시오. 저를 힘껏 당기셔서 멀리 가게 도와주십시오. 제가 두려워하더라도 용기를 주십시오.

뭔가 훌륭한 기도문 같다. 당분간 하루에 한번씩 읽어보고 기억하고 싶다.

 

161 늘 따뜻하고 넓은 마음으로 새로운 사람을 받아들이고 그들의 기쁨을 위해 애쓰도록 하겠습니다. 따뜻함이 따뜻함을 낳고 사랑이 사랑을 낳는다는 것을 늘 기억하고 애쓰겠습니다. ~

이 사랑이 또 다른 사랑으로 이어져 너울너울 세상으로 퍼져가도록 도와 주십시오.

 

162 저에게 주신 재능을 다 쓰고, 제게 맡기신 이 세상에서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당신이 주신 재주를 남김없이 다 발휘하여 주변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희망을 갖도록 돕겠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마음에 소명을 일깨우고, 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사람으로 스스로 바뀌며, 더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다른 이들의 행복에 참여하도록 도와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더 많은 좋은 생각들이 퍼져 나가게 저를 도구로 써주십시오. 이 세상의 슬픔을 줄이고 기쁨을 더하기 위해 저를 작은 도구로 써주시기 바랍니다. 힘껏 써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자.

 

162 저를 힘껏 당기소서.

부러질 것 같아 두려워하더라도 저를 당기소서.

받은 것을 다 소진하고 당신의 품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저를 남김없이 다 쓰소서.

그리하여 저의 모자람에 절망하게 하소서.

그러나 당신께 절망하지 말게 하소서.

 

14.  나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

167 내 속에는 늘 내가 아닌 또 다른 내가 살고 있었으니, 앞으로 10년은 내 속의 나와 화해하고 깊어지는 시간이었으면 한다. 편지란 얼마나 사적인 것이냐. 나도 내게 혹은 무의식에게 가장 친밀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 나를 내게 보낸다.

나도 여행지에서 내게 엽서를 보냈었다. 여행이 끝난 후 집에 도착했을 때, 관리사무소에서 잘 보관하고 있다가 전해줬었다. 그런데 2년이 넘은 아직까지도 못 읽고 있다. 무슨 이유인지부끄러워서인가? 조만간 꼭 읽어보자.

 

169 우리는 변화하는 거지. 끊임없는 변화, 그건 불과 같은 것이야. 모든 것을 자신의 밑구멍으로 쓸어 넣어 땔감으로 삼아 영원히 살아 있는 생명체가 되고 싶어 하는 불, 그리하여 이 사내 헤라클레이토스에게 만물의 근원은 불이 되었지.

 

170 언제나 너는 그런 투였지. , 흥분하지 마라. 그래, 네 말대로 나는 가면이고 너는 진짜 내 얼굴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 나는 그저 그 긴 세월을 지탱해온 시시한 일상이고, 너는 진정 나 답게 되는 선봉장이었지. 내가 살면서 위대한 결정을 몇 번 했다면 모두 네 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 내 인생의 별난 변곡점에는 늘 네가 있었지. 그렇다고 우쭐해 할 것은 없어. 네가 다 잘한 것은 아니니까.

너는 그저 갈림길이 나타나면 벼락 같은 호령으로 나를 주눅들게 하거나 금단의 열매를 먹이는 이브처럼 과즙이 줄줄 흐르는 달콤하기 이를 데 없는 목소리로 나를 유혹했지.

상반된 자아의 갈등. 나처럼 자의식이 낮고 모순된 삶을 사는 사람만의 고민인 줄 알았는데, 선생님도 그런 갈등이 있었다니그저 이런 모순된 성향과 가치들이 싸우지 말고 내 안에서 사이 좋게 어우러지며 잘 살기를 바랄 뿐이다.

 

171 ‘그래, 넌 이 일을 위해 태어났는지도 몰라. 천재가 별건가. 늦게 빛을 보기 시작하는 숨겨진 수재지. 진짜 인간 승리지. 그래 열심히 해. 그래그래 잘하고 있어.’

 

172 나는 한 쪽 끝에 서 있을 테니 너는 반대쪽 끝에 서 있어라. 그러나 우리의 목적은 투쟁과 전투가 아니라, 혼자서는 볼 수 없는 두 개의 시선을 가지고, 일상생활의 제한된 지평을 넘어 세계를 보고 더 넓은 전망과 전체를 조망하기 위해서다. 철학이란 전체를 보는 것이니까. 나는 현실을 볼 테니, 너는 이상을 보아라. 나는 사회를 볼 테니, 너는 개인의 욕망을 보아라. 나는 늘 깨어 의식할 테니, 너는 늘 잠자며 원형의 무의식으로 남아 있어라. 나는 부드러운 웃음의 가면이 될 테니, 너는 가면 뒤에 숨어 있는 진심이 되어라.

174 나는 이성의 밝은 빛을 따라 삶을 설계할 것이다. 너는 열정이라는 에너지로 나를 지원해다오. 너는 나를 늘 경계로 이끌어 다오. 그 경계에서 한 발을 더 내디뎌 내 한계를 넘어 다른 세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도와다오. 나를 떨리게 하고, 내가 우주적 메시지에 접할 수 잇도록 너의 깊은 원형적 무희식을 통찰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다오. 그리하여 우리의 삶이 조화로웠다 말하게 하자.

나도 언젠가 상반된 자아를 깔끔하게 정리해서 각각에게 명확한 R&R(Roles & Responsibility)을 부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174 내 영혼은 바람과 빗물에 온몸을 흔들어 춤추는 잎처럼 즐거웠다. 그러고 보니 모든 나무가 들고 일어나 머리를 풀어헤치고 격렬하게 몸을 흔들며 춤추는 듯했다. 나도 춤추듯 걸었다. 갑작스러운 소나기처럼 여름다운 것은 없으며, 그것처럼 당황스러운 것도 드물지만, 일단 젖고 보면 그것처럼 즐거운 하나됨이 없다. 나는 너를 비처럼 받아들여 흠뻑 전을 것이다. 너는 나를 나무처럼 춤추게 하라. 그리하여 우리는 비 온 뒤의 숲처럼 되자.

잎이 춤을 추고, 나무가 춤을 춰서 나도 춤추듯 걸었다.’

춤추듯 걷는 중년의 남자. 상상해보니 재미있다. 비 온 뒤의 숲. 들어가서 좋은 공기와 기운을 즐길줄만 알았지, 내가 비 온 뒤의 숲처럼 될 생각은 못했다. 비 온 뒤의 숲을 이루는 한 그루의 춤추는 나무가 되자.

 

177 내게 나의 독자는 이름 없는 대중이 아니었네. 그들이 곧 나였고 내가 그들이었네. 그들과 나는 어제보다 빛나는 오늘을 살고자 매일 맞이하는 일상에서 함께했던 친구였다네. 그들에게 고맙다며 포옹으로 인사하고 싶네. 그들로 인해 나의 삶은 한 편의 시가 되었다네.

 

 

내가 저자라면

 

지금까지 리뷰한 책 중에서 가장 짧고또 전에도 읽었던 책이라 금방 북리뷰를 마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읽을 때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느낌 때문에 쉽게 시작하지 못하고 결국 마감 전날까지 미루고 말았다

별 생각 없이 읽었던 부분이 두번째 읽을 때는 나에게 하는 이야기 같기도 했고분명 나에게 하는 말인데 

동의하고 싶지 않은부정하고 싶은 부분들도 새롭게 생겼다.

그런데 나에게 하는 말처럼 느껴지는 부분도그렇지 않은 부분도 마치 나를 오래 알고 지낸 어른으로부터 

듣는 것 같은 느낌인 걸 보면편지를 받은 수신인들을 오랜 시간 애정과 관심을 갖고 지켜봤기 때문일 거다

누군가로부터 이렇게 진심어린 애정과 관심에서 비롯된 조언을 듣는다면 귀기울여 듣고 변하려 노력하지 

않을 수 없을 듯 하다.

타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부족하면서 조언만 하려는 내가 꼭 보고 배워야할 점이다.

 

<마지막 편지>는 아무래도 처음부터 작정하고 한 권의 책으로 쓰여진게 아니라 특정한 개인을 수신인으로 하고 

한편 한편씩 쓰여진 편지다 보니 전체적으로 일관된 아이디어가 없다특히나 편지를 받을 사람의 특성과 성향에 

집중하면서 쓴 글이다보니다른 편에서 나온 이야기와 모순되거나 서로 부딪히는 내용들이 다수 눈에 띈다.

내가 저자 또는 편집자였다면 엮은 후에 상반되는 내용에 대해서는 조율해서 책의 전체적 톤에 일관성을 가지려 

했을 것 같다.

그리고 아내딸 등 가족에게 쓴 편지가 한 개쯤 있었어도 좋았을 것 같다서문에 딸에게 쓴 편지의 일부가 있기는 

하지만 다른 편들과 마찬가지로 길게 들어가 있었더라면 “좋은 아빠” 또는 “좋은 남편”이 되고자 노력하는 인간적인 

구본형의 모습이 보였지 않았을까?

마지막으로편지를 받은 사람 중 한명이 답장 형식으로 쓴 편지가 있어도 흥미로웠을 것 같다.

 

최고의 문장 (기억하고 싶은 –나의 것으로 만들고 싶은– 문구)

표정 하나.

내가 자네를 처음 만났을 때자네는 답답해 보였네얽힌 실타래 속에 갇힌 듯했네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나 그 길은 너무 멀고수 없이 얽히고 설켜 풀어야 할 매듭들로 가득한 길처럼 보였던 모양이네가야 하나 

갈 수 없는 자신 때문에 가슴속에 치미는 분노를 품고 한숨처럼 살고 잇는 듯했네.

 

두번째 표정

이 두 번째 표정은 꽤 오래 가서 순간의 표정이라기 보다는 그대 얼굴에 일상의 흔적을 만들어냈을지도 모르네

아마 그때가 그림과는 전혀 무관한 세상에 살고 있던 때가 아닌가 하네.

일을 끝내고그래 밥을 벌어야 하는 시간을 끝내고 휴식이 찾아오면 팔레트와 붓을 들고 이젤 앞에 앉아 있는 

그대를 상상했지만그대는 밤이 되면 그저 쓰러져 잘 수 밖에 없는 생활인으로 살고 있었지

다음 날 아침회한으로 스스로를 미워하고그날이 저물면 그림 그리기가 두려워지는 자신을 다시 만났을 것이네.

 

세번째 표정

그것은 어떤 ‘결심을 품은 자의 얼굴’이었네. ~

나는 그 때 자네가 ‘얼굴의 화가’로 자신을 세상에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네.

 

네번째 표정

그 표정은 틀림없이 ‘매일 그 일을 하는 자의 성실함’일 것으로 생각하네

 

 

IP *.222.255.24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