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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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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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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4일 06시 09분 등록


징검다리 연휴 잘 보내고 계신지요. 어제는 지방에서 아담한 핫도그 가게를 오픈한 지인의 점포를 방문했습니다. 두 달 전 개업 소식과 함께 방문 요청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찾아보지 못해 마음이 불편했던 터라 연휴를 기회로 나머지 공부를 하듯 방문을 하였습니다. 개업준비 당시 전화로만 약간의 의견을 주었고 솔직하게는 창업을 반대하는 입장도 조금은 있었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김밥에서 국수로 그리고 떡볶이와 순대로 이어진 분식의 황금기를 이제는 핫도그가 이어가고 있어 개인 브랜드로 시작한 그의 핫도그가 궁금했었습니다. 핫도그는 경상도 지방에서 시작해서 거의 동시에 프랜차이즈로 수도권에 상륙하였고 당분간은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중학생과 초등학생 아들을 둔 그는 십여 년 간의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살고 있는 동네에 자그마하게 창업을 했습니다. 도착하여 그의 핫도그를 먹으며 본능을 감추지 못하고 조용히 점포 내외부를 뜯어보았습니다. 직업병입니다. 인테리어와 제품에 대한 의견을 말하기도 하고 맛 평가도 해 보았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는 이틀 남은 어린이날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대략 그 의미를 알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어린이날 아이들과 함께 하루 종일 놀아주고 맛있는 밥도 먹었어요. 올해는 보시다시피 가게를 비울 수 없는 상황이라서 어찌해야 할지 걱정입니다. 어제는 집사람과 그 이야기를 나누다 서로 감정만 상하기도 했어요그에게서 초보 창업자의 모습과 이미 좁아진 가장의 모습을 동시에 보았습니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아이들은 성장하고 자신이나 부인이나 모두 예외 없이 늙어간다. 녹음기에서 흘러나오는 기계음이 아닌 아빠의 중저음 톤으로 읽어주는 동화 속 이야기를 상상하며 잠을 드는 아이는 순간처럼 자란다. 운동장에서 놀아달라고 말하는 때도 잠깐이다. 그런 기억을 갖고 자란 아이와, 그 시간을 스마트폰의 게임을 하다 잠든 아이의 감성은 다를 수밖에 없다. 같이 하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에 풍족하게 쥐어 준 용돈은 또래들 틈에서 허세로 표현될 것이다.

어제까지 우리의 가정은 한 사람은 일터로 보내고 한 사람은 살림을 맡았지만 오늘 우리의 가정은 두 사람 모두 일터로 나가고 가정은 누구도 지키지 않고 있다. 슬프게도 많은 자영업자들의 집에는 아이들만이 가정을 지킨다.” 3년 전 출간한 필자의 책 당신의 창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만 있다면의 일부가 생각났습니다.

 

소점포 예비창업자는 창업 결정 이전에 결정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당분간) 자신의 시간과 가족과 함께할 시간을 포기할 수 있는가 입니다.

 

장사를 한다는 것은 불특정 대중을 상대로 그들과 함께 하겠다는 의미이며 그들에게 던지는 일방적 약속이기도 합니다. 내가 던지는 일방적 약속이니 그들의 참여 여부는 상관할 수 없습니다. 선포한 영업시간과 가격, 내놓을 상품 등 모든 것이 대중을 상대로 일방적으로 선언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니 고객은 오지 않더라도 나는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나의 시간보다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보다도 가게 문을 먼저 열어야 하고, 시간을 지켜 문을 닫아야 하고 주민(고객)들의 요구사항을 수렴해야 합니다. 그래서 창업을 하는 순간부터 주변의 대소사를 챙기거나 친구를 만나는 것은 사치가 되기도 합니다.

 

대부분은 창업 초기에는 빠른 안정을 위해 사업장에 올인을 합니다. 이때 만들어진 경영방식은 안정이 되어도 고착화 되어 변화가 쉽지 않지요. 두려움 때문이기도 합니다. 어렵게 시작하여 겨우 안정은 찾았으나 이 시간이 길어져 가족과의 갈등이 깊어지는 것을 심심치 않게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배테랑 장사꾼은 장사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시간관리를 잘하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고객과 나, 나와 가족 사이에서 시간과 역할에 대한 현명한 균형점을 찾기를 바랍니다. 방법으로는 떼어두기가 있습니다. 일주일 중 하루를 가정에 집중하는 요일로 떼어두는 것과 하루 중 특정시간대를 떼어두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하루 중에는 아침시간입니다. 늦은 영업으로 피곤하지만 등교를 하는 아침 시간을 아이들과 마주하는 노력 정도가 될 것입니다. 어렵다구요? 그래서 장사가 어려운 것입니다.






*****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공지 *****

 

1. [출간소식] 세계문호와의 가상 인터뷰문윤정 지음

변화경영연구소 8기 연구원이자, 여행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문윤정연구원의 신간 세계문호와의 가상 인터뷰가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들인 카프카, 릴케, 괴테, 보르헤스, 카잔차키스, 카뮈, 도스토프옙스키, 셰익스피어 등 총 17명과 인터뷰한 내용을 담고 있어 한 권의 책으로 17명의 작가들의 삶과 작품세계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고전에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http://www.bhgoo.com/2011/821086

 

2. 취직보다 좋은 창직, <창직 워크숍(520)> 신청 안내

변화경영연구소 5기 연구원이자 AL문화기획의 수희향 대표가 취직보다 좋은 창직, <창직 워크숍>에 참가할 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1인 지식기업가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자신의 기질을 파악하고, 기질에 맞는 필살기를 찾아야 하며, 최소 경비와 더불어 자신 만의 컨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합니다. <창직 워크숍>에서는 각 개인에 맞는 창직 로드맵까지 그려준다고 하니 관심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가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819689

 

3. 치유와 코칭 백일쓰기 31기 지원 안내

변화경영연구소 4기 정예서 연구원이 진행하는 치유와 코칭 백일쓰기 31기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백일 동안 치유와 코칭과정의 백 개의 질문, 그리고 쓰기를 통해 나의 신화를 완성해 나가는 것입니다. 내 생의 첫책쓰기 1단계이기도 한 이 과정을 통해 간절하게 자신의 신화를 완성시키고자 하는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http://www.bhgoo.com/2011/819672







IP *.174.1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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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4 09:23:47 *.45.30.238

"(당분간) 자신의 시간과 가족과 함께할 시간을 포기할 수 있는가"

 

새로운 시작에 앞서 돈을 버는것만큼 걱정되는 부분중에 하나입니다. 특히나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사업을 시작을 해야하는 저에게는요. 어차피 두가지는 못가진다는걸 알지만 가족과 함께 떨어져 있어야한다는것 그리고 아이들이 필요할때 아빠의 역활을 못해준다는것은 저의 마음을 무겁게하네요.

 

"떼어두기" 깊게 새기겠습니다.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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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6 06:34:11 *.221.234.154

구본형 선생님께서도 현실과 이상의 사이에서 균형감을 찾는 어려움을 말씀하셨습니다.


 선택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압니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현명한 균형점을 찾으시리라 생각합니다.   ^^


(또 다른 출발을 앞두고 계시군요...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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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6 15:58:55 *.222.136.180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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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8 13:34:03 *.145.103.48

TV속 요식업 달인들을 보면서...

존경의 마음과 함께 그네들의 고단함이 교차합니다.

그네들이 '포기한 시간'과 '두려움의 감정'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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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9 11:36:29 *.221.234.154

제가 만났던 장사의 고수들은


'자신'도 '가정'까지도 비교적 잘 관리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것에 대한 개념이 분명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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