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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6일 00시 00분 등록

살다가 그런 광경은 처음이었습니다.

컨디션, 강의 모든 게 완벽한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수강자중 중년의 두 여인. 전날 서로 기분이 상한 전적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상대편 좌석에 얼떨결에 앉아있던 A. B가 뒤늦게 와서 육두문자를 쏟아냅니다.

“이런, XX.”

“뭐라고. 자리 전세 내었니. XX."

물병이 허공을 떠도는 가운데 서로 머리채를 쥐어 잡습니다. 어찌 이런 일이. 주변사람들은 쳐다만 볼뿐 말리지를 않습니다. 하기야 중간에 개입하다 괜한 봉변을 당할지도 모르지요. 아니면 구경 중에 불구경 다음이 싸움이라고 했으니 볼거리를 놓치지 않으려는 속셈도 있었을까요. 그런 가운데 강사의 입장인 저는 중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합니다.

무서운 그녀들의 혈투가 이어지자 보다 못한 누군가가 나서서야 겨우 상황 종료. 하지만 저의 마음은 가시밭길입니다. 얼굴은 벌겋게 달아오른 채 뒷목이 뻐근. 심장은 벌렁벌렁. 뭐하는 짓거리람. 이 상황에서 강의를 어떻게 끝맺을까요. 말로만 듣던 아줌마들 싸움이 장난이 아님을 뼈저리게 되새길 쯤, 그렇게 살벌하게 전투를 벌이던 이들이 식사시간 언제 그랬냐는 듯 수다에 참여합니다. 참내 여자들이란 ~~


감정노동자. 주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통칭해서 부르는 용어입니다. 미국 사회학자 앨리 러셀 혹실드가 저서 ‘감정노동(The Managed Heart)’에서 처음 언급하였지요, 육체노동자보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황에 직면하곤 하는 그들. 겉으로는 안녕하세요, 사랑합니다 고객님을 친절하게 외치지만, 내면엔 적지 않은 상처와 고충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적절한 해소가 되지 않을시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Smile Mask Syndrome)등의 우울증을 겪게 되기도 합니다.

자신이 가진 혹은 소유한 유무형 상품을 상담 판매하는 세일즈 계통에 있는 이도 마찬가지입니다. 통상적 갑과 을의 관계에서, 구입할지 안할지의 절대적 키를 쥐고 있는 고객의 입장에서는 아쉬울 게 없습니다. 한사람만 파는 게 아닌 널린 게 장사꾼이기 때문입니다. 가격과 제품 흥정 시작. 간절함과 애가 닳는 이는 물건을 파는 쪽입니다. 함박웃음에 고객이 왕인냥 깍듯한 인사와 - 어릴 적 백화점 개장 및 폐장시간에 일부러 맞추어 가서 즐기기도 했었죠 - 매너로 대접을 해야 합니다.


이런 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요구되는 사항이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 조율. 각종 클레임과 거절반응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온전히 스트레스로 남게 됩니다. 수많은 좌절의 상처. 빠른 감정 회복능력이 필수입니다. 여기서 질문 하나. 똑같은 상황에 처할시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남자와 여자에게는. 

 

하버드 대학교 생리학자 월터 캐논이 명명한 ‘투쟁-도피반응(fight-or-flight response)'. 긴박한 위협 앞에서 자동적으로 나타나는 생리적 각성 상태를 말함인데 부부싸움을 예로 들어볼까요.

“어제 몇 시에 들어왔어. 내가 그렇게 술 먹지 말라고 했었는데.”

아내는 나긋하게 얘기하지 않습니다. 목소리 톤이 올라갑니다. 이럴 때 남성들의 반응. 무의식적 DNA 학습요소가 가동됩니다. 원시시대 남성의 직업은 사냥꾼. 맹수에 대항하였습니다. 이에 그녀의 목소리가 격앙되면 호랑이 울부짖음으로 인식 그들은 판단합니다. 장렬히 싸우다 전사할 것인가 아니면 도망칠 것인가. 전자의 선택 시 감정적인 파국으로 치달을지 모릅니다. 후자 결정시 남성은 작전상 후퇴라고 여깁니다. 반면 여성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남자의 비겁함 혹은 자신에 대한 무시로 받아들입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더욱 앙칼지고 찢어지지요.

이럴 때 오는 신체적 증상은 황당한 상황을 겪었던 저의 그때와 동일합니다. 심장의 쿵쾅거림, 체온이 달아오르고 호흡이 가빠집니다. 흥분상태. 고객의 불쾌한 대응을 경험할 때도 느끼는 반응들입니다.

이에 대응하는 남녀의 상태. 흥분이후 여성이 다시 진정상태로 돌아오는 실험을 해보니 약 5분이란 시간밖에 소요되지 않습니다. 감정제어 능력이 그만큼 유리하다는 것을 말합니다.


중학교 시절. 아파트에 불이 났었습니다. 평상시 진중하고 침착함을 유지하던 매형. 타오르는 불길을 보자 불이야 소리를 지르고 난리입니다. 반면 동요 없이 냉정을 유지하며 물건을 챙기던 누님과 어머님. 신기하게 여겨졌습니다.

이 능력에 힘입어 그녀들은 싫고 내키지 않은 장면에서도 조금은 뻔뻔하게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 수 있습니다. 업무나 고객을 대할 때 참 유리한 입장이지요.

남자들은 어떨까요. 씩씩대며 분이 풀리지 않아 차가운 바깥바람을 쐬거나, 담배 한 모금, 문을 닫고 골방으로 직행합니다. 이도저도 아니면 술 한 잔을 기울이며 열을 식히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이 평정심의 상태로 돌아오기까지는 약 25분이 소요됩니다. 이는 감정조절, 숙면유지, 긴장이완, 대인관계 행동조절 등을 관장하는 세로토닌(serotonin) 이라는 감정안정호르몬이 여자보다 20~40% 정도 적다는데 기인합니다. 여자가 남자보다 감정조절 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이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혼인강좌 교재 인용)

버클리 대학 심리학과 레벤슨 박사는 이야기합니다.

‘여자들은 남자보다 생리학적으로 덜 흥분하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행동제어가 남자보다 쉽습니다.’


복잡, 다변화되는 사회. 감정조절 능력은 세일즈와 비즈니스 전반 협상과정에서 중요한 요소의 한축으로 자리합니다. 어떤가요. 이 기회에 열 받는 상황에서만이라도 여자로 잠시 변신할 수 있는 능력을 꿈꾸어보심은.


☞ 자기 진정에 효과적인 방법

심호흡, 걷기, 음악듣기, 명상, 기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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