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수희향
  • 조회 수 1017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17년 5월 10일 01시 11분 등록

죽음편지.. 말만 들어도 기분이 묘했습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 출발을 하려는 사람한테 하필이면 왜 죽음편지인지요. 이제까지와는 달리 사는 듯이 살고 싶어서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이 되었는데 지금 죽는다는 것을 가정하고 죽음편지를 써서 입학여행 때 발표하라는 과제를 받아들고 제게 든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였는지 입학여행 전날까지 타이핑을 쳤다 지웠다를 반복했지만 영 편지가 써지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이 과제를 어찌 해야할지 모르겠고 그저 난감하기만 하였습니다. 어찌어찌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섬주섬 짜 맞췄는데, 자서전 요약본도 아닌 것이 미니 유언장도 아닌 것이 이상하게 나열된 글들 앞에서 난감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작업을 벌써 며칠째 붙잡고 낑낑대고 있는데도 도대체 뭐 마려운 도그마냥 그저 불편하기만 하였습니다. 드디어 입학여행 전날, 정확히 시계가 자정을 넘기기 시작하자 이대로는 정말 아닌 것 같아 컴퓨터에서 내려와 손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닥 연연함이 없습니다…”

저도 모르게 첫 줄을 써놓고 흠칫 놀랐습니다.

 

뭐지? 아직 죽기는 이른 나이인데 진짜 삶에 그닥 연연함이 없다는거야?

, 정말 그렇게 살아온거야…?’

 

그 순간,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는 느낌이었습니다. 죽음 앞에서조차 아무 느낌을 갖지 못하는 제가 당황스러웠습니다. 지난 세월, 한 순간도 멈추지않고 열심히 살아왔는데 이게 뭔지 말입니다.

 

그저 한번도 사는듯이 살아보지 못하고 가는 것이 아플 뿐입니다…’

두 번째 줄에서 전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면서 격한 울음과 함께 겉잡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태어나서 이전에도 울어본 적이 있긴 하지만, 제 자신이 그처럼 격정에 휘둘리며 속에 쌓였던 이야기를 토해낼 수 있다는 건 그 때 처음 경험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때만해도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몰랐지만요..

 

한참을 울며불며 편지를 쓰고 정신을 차려보니 눈 앞에 손편지가 수북이 쌓여있었지만, 과연 이 편지를 선배들... (이라고는 하지만 그때까지도 제겐 여전히 낯선 타인들이었던 이들이였기에) 앞에서 읽을 수 있는건지 도저히 상상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 이래서 선배들이 입학여행 전날 다들 도망치고 싶었다고 얘기하는거구나…’

그나마 나만 이런 것이 아니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래도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전 짐을 챙기며 손편지와 함께 컴퓨터 앞에서 정갈하게 쓴 타이핑 편지도 함께 넣어갔습니다. 집 나갔던 이성이 돌아오니 상황봐서 타이핑 편지를 읽어야겠다는 얄팍한 꼼수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과연 제가 어느 편지를 읽었을지에 대한 죽음편지 2”54째주에 마저 들려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마음편지 1편에서 말씀드린 변경연에 오기직전 시작한 산사수행 역시 9년째 이어오는 중인데 오늘이 올해 2번째 수행 들어가는 날이거든요. 수행을 앞두고 9년전 입학여행을 떠올리니 그 순간의 느낌이 어제 일처럼 생생히 느껴지기도 하고, 이제는 아직은 죽고 싶지않다는 마음이 듭니다. 1인 지식기업가의 길이 힘든 부분이 있긴 하지만 좋을뿐더러, 이제 겨우 사람들과 사랑하며 함께 성장하는 삶을 일구기 시작했기에 아직은 지구별에 조금 더 머무르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제 인생의 의미는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어찌 그리 긴 시간, 먼 길을 헤매고 돌아다녔는지 말입니다..

 

저는 선거날이 지나 5 10일 수요일 오후에야 산에서 내려오기 때문에 어제 사전투표를 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5분의 후보가 참여하는 이번 대선이 참 좋습니다. 지난 겨울 굳건히 뿌리를 내린 민주주의가 이번 봄날 이토록 다양한 색깔로 피어나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물론 그리 되기까진 이전 세대분들이 뿌린 수많은 씨앗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점 또한 잊지 않으려 합니다. 동북아시아 강대국들 사이에서 가장 성숙한 시민의식을 지닌 한국인의 한 사람이라는 자긍심을 담아 뿌듯하게 꾸우욱 눌러 찍었습니다. 좋아하는 후보가 한 분이 아니어서 끝까지 고민하였습니다 ㅎㅎ

 

그럼 5 10일 새로운 대한민국과 함께 여러분들도 보다 자기주체적인 삶을 향한 변화혁명

아자 홧팅입니다! ^^

수희향 올림.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1.     수희향의 <1인회사 연구소 – 8주간 창직 워크숍> 모집 안내

1인회사 연구소 수희향 대표가 진행하는 소수정예 <창직 워크숍>6 7일부터 8주간에 걸쳐 매주 수요일 저녁 7 30분부터 진행됩니다. 그동안 창직워크숍은 지방에서 올라오시는 분들을 위해 주말 원데이 워크숍으로 진행되었는데, 아무래도 시간관계상 아쉬움을 토로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이번에는 강연과 워크숍을 병행하며 한분, 한분 기질에 맞는 창직 로드맵 설계와 직접 시도해보는 실행 워크숍까지를 겸비한 심도 있는 8주간 과정을 준비하였습니다. 인구절벽과 고용불안이 맞물린 4차 혁명시대를 맞아 이제 창직은 더 이상 대안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대한민국과 함께 여러분들 또한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을 여러분들만의 고유한 창직 로드맵을 각자 기질에 맞게 설계해보시기 바랍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리며, 자세한 사항은 다음 포스팅을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821655

 

2.     좋은 책 읽고 쓰기 프로그램 <에코독서방> 5기 모집

변화경영연구소 4기 차칸양(양재우) 연구원이 운영하는 좋은 책 읽고 쓰기 습관화 프로그램<에코독서방> 5기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6월부터 11월까지 6개월간 총 12권의 책 읽기로 꾸준히 독서 습관을 체화하고, 독후감을 쓰며 서로간 피드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 좋은 책을 읽게 되면 생각이 바뀌고, 그 생각들을 나누게 되면 더불어 행동까지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좋은 책 읽기 습관화를 체화하고 싶으신 분, 사고의 확장 및 창의력을 증진시키고 싶으신 분들은 <에코 독서방> 5기에 도전에 보시기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821839

 

3.     8기 문윤정 연구원 신간 <세계문호와의 가상 인터뷰> 출간!!!

변화경영연구소 8기 문윤정 연구원의 신간 <세계 문호와의 가상 인터뷰>가 출간되었습니다. 카프카, 괴테, 카잔차키스, 보르헤스, 헤밍웨이, 카뮈, 도스토옙스키, 헤세, 세익스피어 등 세계 대문호 17명과의 가상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삶과 문학 그리고 삶의 지혜까지 배울 수 있었다고 합니다. 기존의 세상과 보편적인 생각이 아닌 자기만의 새로운 시각을 문학에 녹여낼 수 있었던 대문호들이 궁금하신 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821086 

IP *.136.144.50

프로필 이미지
2017.05.19 07:40:25 *.45.30.238

"제 인생의 의미는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어찌 그리 긴 시간, 먼 길을 헤매고 돌아다녔는지 말입니다.."

 

그렇죠? 생의 의미와 행복의 시작은 자신으로부터 시작인데요.

 

글 감사히 잘읽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7.05.23 20:20:40 *.227.93.155

그러게요. 저는 다소 늦게 찾은 편인데

이곳을 찾는 많은 분들은 너무 늦지않게 찾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제가 감사합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16 백한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제주여행 [2] 재키제동 2017.05.12 1274
2715 핫도그 이름 짓기 이철민 2017.05.11 1452
» [수요편지 5- 죽음편지 1] [2] 수희향 2017.05.10 1017
2713 청국장집에서 나눈 사장님과의 유익한 대화 차칸양(양재우) 2017.05.09 1114
2712 '시'로 말해요 - 세번째 이야기 [2] 제산 2017.05.08 1192
2711 Business Tip - 감정조절 능력 書元 2017.05.06 1088
2710 창업 결정 이전에 결정해야 할 것, [5] 이철민 2017.05.04 1098
2709 일상에 스민 문학-대통령 후보 토론회와 고골의 <외투> file [2] 정재엽 2017.05.03 1027
2708 산 너머 강촌에는, 자전거길이 참 좋더라~ [1] 차칸양(양재우) 2017.05.02 1418
2707 설거지를 하는 두 가지 방법 옹박 2017.05.01 1156
2706 백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100번째 마음편지 [6] 재키제동 2017.04.28 1123
2705 나 이대 앞에서 장사해! [4] 이철민 2017.04.27 1087
2704 [수요편지 4- 맨발의 면접여행] [4] 수희향 2017.04.26 1014
2703 멋드러진 인생 6막을 살아갈 그를 기대하며 file [2] 차칸양(양재우) 2017.04.25 1045
2702 ‘시’로 말해요 – 두번째 이야기 [4] 제산 2017.04.24 1012
2701 아프면 건강하다 -창- 2017.04.22 958
2700 아흔아홉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코칭 프레즌스 [2] 재키제동 2017.04.21 1201
2699 입지선정-진흙탕은 피해가세요 이철민 2017.04.20 1183
2698 일상에 스민 문학-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file [2] 정재엽 2017.04.19 1066
2697 사랑은 현실을 딛고 피어날 때 더욱 더 아름답다 file 차칸양(양재우) 2017.04.18 10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