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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12일 08시 45분 등록

저는 완벽한 계획을 선호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무엇을 하든 사전에 철저히 조사하고 세부 계획을 마련해 놓는 편이었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불안했거든요. 그런 제가 구본형 선생님을 만나면서 변했습니다. 미리 계획하지 않는 삶도 놀라움과 즐거움으로 충만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습니다. 2012년 2월, 7기 연구원 8명은 선생님과 동해안으로 졸업여행을 떠났습니다. 강훈 연구원이 동선을 비롯해 맛집에 숙소까지 완벽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운전석 옆자리에서 "재경아, 이쪽으로 한번 가보자"를 연발하셨습니다. 선생님은 항상 즉흥적인 결정을 하는 것을 좋아하셨거든요. 그런데 말이죠, 신기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어딜 가든 더 맛있는 음식과 더 멋진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겁니다. 방이 없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바다가 보이는 멋진 숙소가 타났고 선생님이 해주신 특별식까지 즐길 수 있었습니다. 삶은 그렇게 무계획 속에서도 흥미진진하게 흘러가는 것이었습니다. (졸업여행 후기가 궁금하다면 여기를 클릭! 사진이 궁금하다면 여기도 클릭!)


5월 첫주 황금연휴를 맞이해 다녀온 제주여행의 컨셉은 '무계획 즉흥 여행'이었습니다. 나영이와 저 단둘이 왕복 비행기표 두 장만 예약한게 계획의 전부였습니다. 숙소는 한명석 연구원이 1년간 빌린 함덕해수욕장 근처 아파트로 정했습니다. 렌트카 예약도 하지 않았고 어딜 갈지도 정하지 않았습니다. 제주에 도착해 제주 지도를 펼치고 이리저리 궁리를 시작했습니다. 과연 재키의 제주여행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까요?


초반에는 고생을 좀 했습니다. 연휴를 맞아 제주엔 관광객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렌트카는 단 한대로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택시를 불러 다니자니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었습니다. 제주가 절대 작지 않다니까요. 버스는 너무 불편했습니다. 함덕해수욕장에서 협재해수욕장까지 이동하는데 시간이 거의 2시간 이상 걸렸습니다. 맛집 투어도 생각보다 별로였습니다. 2시간 걸려 찾아간 맛집은 점심시간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재료가 떨어졌다지 뭡니까. 어렵게 택시를 불러 찾아간 미술관이 휴관으로 문을 닫았을 땐, 멘탈 붕괴의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만난 사람이 바로 '옆동네 김사장'이었습니다. 맛집 '문쏘'에 걸린 투어 안내문을 보고 무작정 연락을 했지요.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제주 투어 비용이 단돈 35,000원! '이렇게 싼데 괜찮을까? 날림 투어면 어쩌나!' 반신반의하면서 만난 김사장은 30대 초반의 육지 남자였습니다. 자그마한 키에 남다른 패션센스를 자랑하는 그는 육지에서 가업으로 가게를 운영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너무 힘들고 불행에 부모님과 함께 제주로 이주했고 지난 11월부터 <옆동네 김사장 투어>를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부모님은 다시 육지로 컴백하셨다는!) 그는 사진찍는 것이 취미입니다. 투어 손님들의 사진을 멋지게 찍어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 공유합니다. 그는 사진이 근사하게 나오는 곳들만 우리들을 안내했습니다. 샤이니숲길, 홍가시나무길, 말등대해변, 용눈이오름, 아침미소목장 등등에서 찍은 사진은 정말 감탄이 나올 정도였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에 색다른 요리를 제공하는 맛집들은 어떻게 다 찾았는지! 식사 후에는 분위기 있는 카페에 앉아 느긋하게 수다떠는 시간은 덤! 그가 아니었다면 제주에 이런 곳들이 있는지 알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김사장은 여자친구와 제주에 카페를 여는 것이 꿈이라고 합니다. 기타 연주와 손글씨 쓰기가 취미인 이 낭만적인 남자는 제주가 좋아 계속 이곳에서 살거라네요. 하지만 사업은 천천히 할 생각이랍니다. 제주에 온 건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좋은 풍광과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라구요. 이틀동안의 옆동네 김사장 투어를 통해 저와 나영이는 제주의 매력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답니다. 다시 제주에 오면 옆동네 김사장 투어를 또 하기로 약속했지요. (옆동네 김사장 투어의 세부 내용이 궁금하다면 요기를 클릭!)


만약 제가 제주 여행을 완벽히 계획했다면 김사장을 만나지 못했을 겁니다. 예전처럼 정해 놓은 장소를 시간에 맞추어 다니면서 '미션 클리어'를 외쳤겠지요. 초반에 고생을 좀 하기는 했지만 저는 이번 제주 여행이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우연히 아주 괜찮은 투어 가이드를 만났고 한선생님이 해주는 김밥에 닭죽에 참 많이도 얻어 먹었네요. 이번 여행에서 김사장을 보면서 저는 "나는 왜 1인 기업이 되었나? 1인 기업가의 삶에서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해보았습니다. 1인 기업가의 삶은 불확실성으로 가득하지만 저는 이제 어느 정도 그 불확실성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된것 같습니다. 일이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상황에 맞추어 삶을 꾸려갈 여유가 생긴겁니다. 참 다행이지요?


당신은 어떤가요?

삶의 불확실성을 즐길 준비가 되었나요?

계획하지 않는 삶도 근사할 수 있다고 믿나요?

이번 주말은 아무것도 계획하지 말고 집을 나서 보세요.

당신에게 새로운 운명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추신1: 재키의 제주여행 사진이 궁금하다면 http://blog.naver.com/jackieyou/221003634540를 클릭해주세요!


추신2: 재키의 100번재 마음편지 이벤트 당첨자는 안*선, 임*희, 박*옥님입니다. 제 책 <회사에서 평생 커리어를 만들어라>를 받을 주소를 알려주세요. 100번째 마음편지에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알림1] 좋은 책 읽고 글 쓰는 습관 들이고 싶으시죠? 양재우 연구원이 운영하는 <에코독서방>이 5기를 모집합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http://www.bhgoo.com/2011/free/821839 

  

[알림2] 수희향 연구원이 운영하는 1인회사연구소에서 <기질에 맞는 창직 - 8주간 창직 로드맵 워크샵>을 진행합니다.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free&document_srl=821655

 

[알림3] 꿈벗 봄소풍의 세부 내용이 확정되었습니다. 살펴보시고 미리 신청하세요. http://www.bhgoo.com/2011/818781#4

  

IP *.35.2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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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6 10:03:49 *.142.201.137

<제주 >로  뚝  떨어져 나오니까 오히려  사람 만날 기회가 느는 맛을 즐기고 있네요.

만난 지 10년 된 시골 친구들도 초대하고,  알게 된 지 30년 된 인연도 페북에서 연결되어 오게 되고....


연구소 식구들은 다 성장주의자구나  싶어요.


남다른 추진력을 가진 재키가  연륜까지 더 하니 어디까지 나아갈 지  기대됩니다.


열심히 살다가  또 훌쩍 제주로 날아와서  놀다 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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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8 23:16:49 *.35.229.12

선생님, 감사해요.

말씀대로 열심히 살다가 훌쩍 가겠습니다.

항상 응원해주시니 힘이 펄펄 솟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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