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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14일 05시 40분 등록

아토피가 심해서

고등학교때 얼굴을 때리다가

백내장,망막박리로 병원신세를 오래했습니다.


성적은 곤두박질 치고 어찌어찌 지역의 유명하지 않은 국립대를 들어가서

가난한 집안에서 혼자 어떻게 해보겠다고 

아르바이트만 수차례, 기성회비 장학금듀 몇번이나 받았는데, 국립대인데도 도저히 생활이 안되어

휴학하고 아르바이트 , 그러다 나이가 30이 되버렸네요


중간에 아는분 소개로 회사를 다니기도 했습니다.

분에넘치는 회사인줄 모르고 제왕같은 상사에 너무지쳐

너무 지옥같은 업무량에 너무 지쳐 너무지치고 

업무 잘한다는 작은 칭찬에 교만한 마음이 들어

돈은 덜벌더라도 내가 정말 클수있는곳으로 가고싶단 마음에

퇴사했습니다.


이리저리 헤메다가 

남들피해는 주지말아야겠단 생각에 결혼은 꿈도 안꿨는데

저 하나만 바라보는 조용하고 착한여자를 놓치면 죽어도 후회하겠단 생각에

무직자가 덜컥 혼인신고부터 해버렸네요


무직자가 돈한푼도 없는주제에, 나이 30에, 군면제자가 미치지 않고서야..

그렇다고 기술이 있는것도 아니고 문과-상경계 졸업한 놈이 

참 이렇게 미친놈이 있나 제자신도 한심스럽습니다.


유일한 장점은 남들보단 영어를 쪼금 아주쪼금 더 잘한다는거네요

그것도 해외출신에 비하면 쓰잘데기도없구요


취업 서류를 온갖데 다써보고 

둘이서 원룸구해서 살수있을정도의 연봉 2400만 받아도 좋단 생각에

dart에서 회사 정보다 캐내서 확인하고 인터넷에서 다 확인해서

심지어 인사담당자 메일까지 보내서 정보를 묻고

자기소개서를 정말 누구보다 공들여서 쓰는데도 왜 안될까요


당장 먹여살려야할 아내도 이번달로 돈이 없어 친정으로 잠깐 돌려보냅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제는 창문만 봐도 뛰어내리고 싶고 칼만봐도 죽고싶네요


고민이 많아 지금도 뜬눈으로 밤을지새우내요..

자고있는 아내에게 미안함과 괜히 혼인신고를 해서 호적을 더럽히게 했다는

복잡한 마음만 가득합니다.


왜 저는 이렇게 힘든건지

눈을 낮춰서 정말 2400아니고 2200이라도 2000이라도 잘할수있다고

짧은 경력이나마 있다고 가족도 있어서 책임감도 있다고 

군면제지만 사는데 일하는데 전혀 문제없는데


현장일이라도 하자고 달려들었더니 

온몸에 피부병이 나타나 일도 못하고

차를 운전해본적이 없으니 운전도 못하고

저는뭘까요


왜 저는 안되는걸까요

왜 나만 안되는건지 정말 죽고싶습니다 가진것 하나도 없이

노력을 하면 할수록 바뀌지가 않네요.


누군가에게 푸념할수도 없어

밤새도록 고민하다 여기에 글을씁니다.

모두들 미안합니다.

IP *.44.56.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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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5 23:49:31 *.100.113.64

잘 쓰셨습니다. 이렇게 글로 쓸수있다는 것은 그래도 아직 희망을 놓지않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자책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것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건 상실감뿐입니다. 언젠가는 잘 될거다,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일이 있을거라는 말로 헛된 희망을 품으라고도 말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생이 허락하는 한 끝까지 싸우시길 바랍니다. 제가 좋아하는 철학자가 니체인데 특히 그의 '아모르 파티'를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잊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우리말로 풀이하자면 운명을 사랑하라 대충 이런뜻인데 이것을 그저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체념해야 할것은 체념하고 고난과 역경을 받아들이라는 수동적인 의미로 해석하기 쉽지만 이것에 머무르는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난과 역경을 적극적으로 극복하라는 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겪어야하는 온갖 시련과 고난에 당당히 맞서고 죽더라도 그 전투중에 죽어야 합니다. 니체는 또 말했죠.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한다고. 무엇과도 바꿀 수 있는 인생의 귀중한 보물은(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나)그러한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이라 믿습니다. 행복이란 상태에 있는 것이아니라 그러한 과정속에서 얻어지는 것이기도 하구요. 분투하십시오. 결코 굴복하지 마십시오. 문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벽을 뚫어버리겠다는 각오를 하십시오. 좀 더 현실적인 조언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하지만 방법은 누구보다 님이 더 잘아시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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