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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연구
토마스 불핀치 (Thomas Bulfinch, 1796.07.15 ~ 1867.05.27) 매사추세츠 주의 뉴턴에서 태어났다.
의사 할아버지와 주 의사당을 건축한 건축가 아버지 등, 상류층 가문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유복하고 부족할 것 없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의 유년기는 아버지의 잘못된 투자와 사업 실패로 그다지 부유한 환경이 아니었다고 한다. 돈은 별로 없었지만 그의 집안은 그래도 상류층. 인척 관계가 좋아 도와주는 사람이 많았고 그의 뛰어난 재능 덕에 보스턴에서 가장 좋은 학교였던 보스턴 라틴
스쿨(Boston Latin School)과 Phillips Exeter Academy를
거쳐 대망의 하버드를 졸업할 수 있었다. 좋은 집안에서 훌륭한 교육을 받은 덕인지 그는 고전에 대해 간절한
열망을 갖고 있었고 일생을 통해 책을 모았는데, 본인이 획득한 지식과 배움을 혼자만이 아닌 대중과 나누라는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고대의 신화를 쉽게 읽힐 수 있는 책으로 저술하게 된다. 이로부터 그의 신화 3부작 그리스로마신화 (The Age of Fable), 기사도의
시대 (The Age of Chivalary), 샤를마뉴의 전설 (Legends
of Charlemagne)이 탄생했다. 토마스 불핀치는 결혼을 하지 않고 그의 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부모님이
사망한 40대 후반 이후에야 혼자 살면서 저술 활동을 했다고 하니 현대 미국인의 관점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사실 한국인의 관점에서도 조금 이해가 어렵기는 하다. 그의 첫 책은 그리스로마신화가 아니라 그보다 2년전인 1853년에 출판된 히브리 서정시의 역사 (Hebrew Lyrical History)다. 그의 나이 57세, 사망하기 14년
전에야 첫 책을 썼고 이후로 67세까지 10년 동안 신화소설계에
전설로 남을 신화 3부작을 완성했으니 그야말로 대기 만성의 표본이라 하겠다. 시간이 없어서 책을 못 쓰겠다고?
토마스 불핀치는 낮에 은행원으로 일하며, 부모님과 함께 살며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저술활동을 했다. 너무 늦은 것 같다고? 그는 57세가 되어서야 첫 책을 출판했다. 나는 아직 10년도 넘게 남았다. 핑계대지 말자.
그냥 쓰자. (Just do it) 마음을 무찌르는 글귀 제 23장 아켈로스와
헤라클레스 189 “나 자신이 변신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변신한 이야기는 할 필요도 없었던 것 같군요. 나는 때로는 뱀이 되고, 때로는 머리에 뿔이 두 개 돋친 황소가
됩니다. 아니, 과거에는 그랬었다고 하는 것이 옳겠지요. 지금은 뿔을 하나는 잃고 하나만 가지고 있거든요.” 189 “누가 자기의
패배를 말하고 싶겠습니까마는 나는 나의 패배를 주저하지 않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상대편 승리자가
위대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의 패배를 달래기 때문이지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패배했지만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너무 위대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아드메토스와 알케스티스 192 그에게 아첨하는
자들이나 신하들이 늘상 그를 위해서는 충성을 다하겠다고 한 말을 기억하고, 아드메토스는 대신 죽을 자를
구하시는 쉬울 거라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군주를
위해서는 자진하여 생명을 바칠 용의가 있었던 용감한 무사들도 병석에 누워 군주 대신 죽는 것은 싫었다. 어려서부터
아드메토스와 그 일가의 은혜를 받은 늙은 신하들도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보은으로 내놓기를 꺼렸다. 국내 어떤 기업은
충성도의 기준이 ‘총수 일가를 대신해서 감옥을 가는 것’이라고
한다. 아드메토스에게는 충성도의 기준이 ‘자신을 위해서 대신
죽는 것’이다. 둘 다 멍청하고 나쁜 기준이다. 아니 사람에게 충성을 맹세한다는 것 자체가 멍청한 것일 수도 있겠다. 안티고네 테이레시아스는 젊었을 때 우연히 아테나가 목욕하는 것을 본 일이
있었다. 아테나는 노하여 그의 시력을 박탈해 버렸다. 그러나
얼마 지난 뒤 그를 가엾게 여겨 그에게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을 주었던 것이다. 목욕하는 걸 봤다고
시력을 뺐다니. 전쟁과 지혜의 여신이라면서 쪼잔하기 짝이 없다. 아니
그래도 나체를 봤다고 개에게 찢겨 죽게 한 아르테미스보다는 자비로운건가? 그리스의 신들은 너무 속이
좁은 것 같다. 페넬로페 196 그녀는 낮에는
수의를 짜고 밤이 되면 낮에 짠 것을 도로 풀었다. 이것이 그 유명한 ‘페넬로페의 직물’이라는 속담의 기원이 된 것인데, 이 뜻은 영원히 끝마칠 수 없는 일을 의미한다. 노동의 강도가
다를 뿐 시지푸스의 끝나지 않는 바위 굴리기와 같다. 다만 페넬로페는 스스로 자처한 거고 시지푸스는
제우스로부터 벌을 받아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다. 제 24장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198 “~ 사랑이 저를
이 곳으로 이끌었습니다. 사랑은 지상에 거주하는 우리들을 지배하는 전능의신일 뿐 아니라 옛말이 옳다면
이 곳에서도 역시 같을 것입니다. ~ 그러나 그 때까지는 그녀를 제발 저에게 돌려 보내 주십시오. 만약 거절하신다면 저는 홀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저 역시 아내의
뒤를 따르는 수 밖에요. 우리 두 사람의 죽음을 앞에 놓고 당신들은 승리의 노래나 부르십시오.” 그가 이런 애끓는 노래를 부르자 유령들까지도 눈물을 흘렸다. 탄탈로스는 목이 마름에도 불구하고 잠깐 동안 물을 마시는 것을 잊었을 정도였다. 익시온의 바퀴도 멈추었다. 독수리도 거인의 간을 쪼아대는 것을 잊었고, 다나오스의 딸들은 체로 물을 푸는 일을 중단하였다. 그리고 시시포스도
바위 위에 앉아서 노래에 귀를 기울였다. 복수의 여신들의 양볼이 눈물에 젖은 것도 그 때가 처음이라고
한다. 얼마나 애절했기에
유령들도 눈물을 흘렸다는 걸까? 내용의 슬픈 정도와는 별개로, 지옥에서
벌을 수행하는 대표적 인물들인 익시온, 프로메테우스, 시지포스, 다나오스의 딸들까지 등장시킨 것은 창의적이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200 그러자 처녀들은
일제히 소리를 질러 리라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한 다음 무기를 던졌다. 리라 소리는 그녀들의 고함소리에
파묻혔고, 그는 그녀들이 던진 무기에 맞아 피로 물들었다. 피를 본 처녀들은 그의 사지를 찢고 그의 머리와 리라를 헤브로스
강에 던졌다. ~ 유령이 된 그는 하계로 가서 에우리디케를 만나 열렬히 포옹하였다. 그들은 손을 잡고 함께 들판을 거닐었다. 때로는 그가 앞서기도 하고, 또 때로는 그녀가 앞서기도 하면서, 오르페우스는 더 이상 그녀를
바라보았다고 하여 벌을 받을 염려도 없이 마음껏 그녀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오르페우스는 자살한
게 아닐까? 이 얘기를 보니 로미오와 줄리엣 등 비극적 사랑이 비극이 아니라 사후 세계에서 사랑이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하고 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꿀벌지기 아리스타이오스 202 “그대는 에우리디케를
죽게 한 그대의 행동에 대한 당연한 벌을 받은 것이오. 왜냐하면 에우리디케는 그대에게서 도망치다가 뱀에
물려 죽은 거니까.” 타미리스 타미리스는 옛날 트라키아의 음유시인이었는데 교만하여 무사이의 여신들에게
누가 잘 하나 경쟁해 보자고 도전하였다. 그러나 패배하여 시력을 박탈당했다. 여기도 교만한
인간이 나온다. 여신과 경쟁하면 이겨도 지는 건데… 그리스인들은
조상으로부터 배우는 게 없었던 건가? 멜람푸스 어느 날 그가 참나무 밑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데 뱀들이 그의 귀를
혀로 핥았다. 잠이 깨자 그는 새나 기어다니는 동물들의 말을 해득하게 되었음을 발견하고는 놀랐다. 어디선가 본 듯한
이야기다. 우리나라 전래동화 였던 것 같은데 거기서는 귀머거리가 뱀들이 귀를 핥은 후 듣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던 것 같다. 제 25장 아리온 207 “유랑 생활은
시인의 자유 정신에 가장 걸맞는 것입니다. 신이 나에게 부여한 재능이 타인에게 즐거움을 가져다 준다면
좋은 일이 아닙니까? 그리고 만약 상금을 얻게 된다면 내 명성이 높아지는 것만큼 기쁜 일이 아니겠습니까?” 내가 추구하는
삶이기도 하다. 208 “생명을 구할
수 없다면 음유시인답게 죽도록 – 그렇게 살았으니까 – 마지막
소원을 하나 들어주시오. 다름 아니라 나의 장송곡을 부르고 싶소. 그것을
다 부르고 나의 리라의 줄이 진동하기를 그쳤을 때 나는 이 세상을 이별하려고 하오. 그리고 불평없이
나의 운명에 순종하겠소.” 배우 중에는 무대에서
죽고 싶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수들도 노래를 부르다 죽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신의 장송곡을 부르고 죽는 음유시인이라니… 진정한 예술가답다. 그래서 동물도 감동시키는 힘이 있었나 보다. 209 아리온과 돌고래가
이별하고 각기 자기의 거처로 향할 때 아리온은 돌고래에게 다음과 같이 사의를 표하였다. “자, 그러면 충성스럽고 친절한 고기여, 잘 가시오. 나는 그대의 은혜를 갚고 싶지만 그대는 나와 같이 갈 수 없고, 나는
그대와 같이 갈 수 없으니…… 우리는 친구가 될 수는 없지만 바다의 영왕 갈라테이아가 그대를 총애하기를! 그리고 그대는 여왕이 탄 이륜차를 의기양양하게 끌며 거울같이 판판한 바다 위를 달리기를!” 이비코스 211 비극시인 아이스킬로스가
어느 때 오십 명의 연출자로 구성된 합창단으로 복수의 여신의 역할을 연출케 하였던 바, 관객들의 공포가
대단하여 기절하고 경련을 일으킨 사람이 많아 당국에서도 이후 같은 상연을 금지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얼마나 무서웠기에
관객이 공포로 기절하고 경련을 일으켰을까 하다가도, 그동안 읽은 여신들의 복수를 생각하면 그럴만도 하지
싶다. 213 “마음이 정결하고
죄 없는 자는 행복할지어다! 우리들 복수자는 그들에게는 손을 대지 않으려니. 그러나 은밀하게 살인을 저지른 자는 불행할지어다. 우리들 ‘밤’의 무서운 가족들은 그의 몸을 노리고 있다. 그런 자가 날아서 우리를 피하려고 하는가? 우리는 그를 추격하여
더 빨리 날으리라. 우리의 뱀들은 그의 발을 감을 수 있다. 그리고
땅 위에 넘어 뜨리리라. 끈기있게 우리는 추격하리라. 그
어떤 동정심도 우리의 진로를 막지 못하리라. 죽을 때까지 추격 또 추격하여 그에게 안정도 휴식도 주지
않으리라.” 첫 부분만 보면
성서에 나오는 축복과도 비슷한데 그러면 그렇지. 뒤로갈수록 저주가 심해진다. 시모니데스 215 그러나 허영심은
한이 없는 것, 스코파스는 신하들과 아부하는 자들과 함께 주연을 베풀고 있을 때 자기 자신을 직접 찬미하지
않은 시는 모두 불만스럽게 생각하였다. 시모니데스가 약속한 보수를 받으려고 앞으로 나왔을 때 스포카스는
다음과 같이 말하면서 약속된 금액의 반 밖에 주지 않았다. 위정자들의 허영심과
약속 안 지키기는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는 듯 하다. 215 잠시 후에 그는
말을 탄 두 청년이 밖에서 그를 만나고자 기다리고 있다는 전언을 받았다. 시모니데스는 문 밖으로 나가
보았으나 아무도 발견하지 못하였다. 한편 그가 연회장을 나오자마자 지붕이 큰 소리를 내며 무너져내려
스코파스와 그의 초대를 받은 많은 손님들은 매몰되는 참사를 당하였다. 그를 불렀다는 두 청년들의 모습을
추적해 본 결과, 다름아닌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임을 알고 시모니데스는 기뻐하였다. 제 26장 엔디미온 216 어느 조용하고
청명한 밤에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가 내려다보고 잠자는 그를 발견하였다. 처녀신의 냉랭한 심장은 너무나
아름다운 그의 모습에 따뜻해졌다. 그래서 여신은 그에게로 내려와 잠자고 있는 그에게 키스하고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르테미스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었다니. 아르테미스를 반하게 한 엔디미온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제우스가 그에게 영원한 청춘과 영원한 잠을 줬다는 걸 보면 “Beauty Sleep”이
남자에게도 적용되는 것 같다. 오리온 217 명사수인 여신은
운명의 표적을 겨누어 화살을 쏘았다. 오리온의 시체는 물결에 휩쓸려 육지로 떠밀려 왔다. 아르테미스는 돌이킬 수 없는 자신의 과오를 많은 눈물로써 통곡하고, 오리온을
별 가운데 놓았다. 오리온과의 사랑과
동거 또한 평소의 아르테미스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행동. 아르테미스 안에도 한가지 모습만 있었던 것
아니었나 보다. 에오스와 티토노스 218 그녀는 그를 납치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제우스에게 간청하여 불사의 능력을 그에게 주도록 하였다. 그러나 불사와 더불어 영원한 젊음을 청하는 것을 깜박 잊었기 때문에 그가 그 이후로 점점 늙어 가는 것을 보고
그녀는 대단히 마음 아파하였다. 그가 백발이 되었을 때 그녀는 그와의 교제를 끊었다. ~ 마침내 그가 수족을 움직일 수 없게 되자 그녀는 그를 방안에 유폐하였는데,
그의 신음 소리가 종종 밖으로 새어 나오는 것에 짜증이 나 그를 메뚜기로 만들고 말았다. 완벽하지 않은
인간미가 넘치는 신이기에 사랑스럽기도 하지만, 그런 모자람이 미치는 인간이 나일 때는 정말 짜증날 것
같다. 자기가 잘못해서 점점 늙어가는 티토노스를 유폐하고 결국 메뚜기로 만들어 버리는 에오스. 차라리 죽이지… 했는데, 티토노스는
불사의 능력을 갖고 있기에 죽을 수 없다. 그냥 신음 소리를 내며 메뚜기로 살아야 한다. 219 한편 에오스는
아들을 잃은 것을 체념할 수 없는지 지금도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매일 아침 풀 위헤 내린 이슬의 형태로
우리는 그녀의 눈물을 볼 수 있다. 새벽 (아침)이슬을 아들을 잃은 아침의 신의 눈물로 표현했다. 그리스인의 상상력은 정말로 닮고 싶다. 아키스와 갈라테이아 220 오 아프로디테여, 당신의 위대함이여! 이 무서운 거인, 숲의 공포, 어떠한 길손도 그를 한 번 만나기만 하면 화를 당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던 자, 제우스까지도 얕보던 자, 그런 자가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단다. 그리고 나에 대한 연정에 사로잡히자 그는 그의 양 떼도 곡식이 가득
찬 동굴도 잊었어. 그리고 처음으로 외모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고 남의 마음에 들도록 노력하게 되었단다. 그는 헝클어진 머리털을 빗으로 빗었고 얼굴을 가다듬었다. 221 나는 그 때 사랑하는
이키스와 바위 밑에 숨어서 멀리서 들려 오는 거인의 노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어. 그 노래는 나의
아름다움을 한 없이 찬미하는 동시에 나의 무정함과 잔인함을 맹렬히 비난하는 것이었어. 어떤 노래인지
안 들어도 알 것 같다. 잔인한 갈라테이아, 잔인한 아프로디테. 제 27장 트로이아 전쟁 222 아테나는 지혜의
여신이지만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어리석은 일을 저지른 일이 있었다. 그녀는 아름다움을 얻고자 헤라와
아프로디테와 경쟁한 일이 있었다. 그러게, 정말 지혜의 여신이 맞나? 의심이 드는 사건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지혜와 전쟁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던 걸까? 미의 여신과 미를 경쟁하다니… 하지만 어리석다고만 할 수 없는 건 지혜나 전쟁보다 때로 미의 힘이 더 크고, 더 잘 통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222 각기 자기에게
유리한 판결이 내려지게 하기 위해 헤라는 파리스에게 권력과 부를, 아테나는 전쟁에서의 영광과 공명을, 아프로디테는 가장 아름다운 여성을 아내를 맞이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하였다. 파리스는
아프로디테의 편을 들어 그녀에게 황금 사과를 넘겨 주었다. 권력과 부, 영광과 이름보다도 결국은 아름다운 아내를 선택하는 파리스. 인간적이라고
해야 하나? 일리아스 236 늙은 왕은 아킬레우스의
발 밑에 엎드려 자신의 아들들을 죽인 원수의 손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애원하였다. “오, 아킬레우스! 당신의
부친이 나와 같이 늙어 인생의 황혼기에 있다고 생각하여 보십시오. 그런데 이웃 나라의 힘센 장사가 아버지를
감금하고 있는데 곁에는 아버지를 구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상상해 보시오. 그렇지만 아버지는 아들 아킬레우스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언젠가는 아들과 만나게 될 것이라는 희망으로 기뻐할 것입니다.” 제 28장 트로이아 함락 240 그들은 성 공격을
포기하는 준비를 하는 것처럼 꾸미고 함선의 일부는 퇴각하여 인접한 섬 뒤에 숨었다. 그런 다음 그리스
군은 거대한 목마를 제작하였다. 그들은 그것을 아테나의 비위를 맞추기 위하여 선물로 제공할 것이라고
선전하였으나, 사실 그 속에는 무장한 군대가 매복하고 있었다. 정공법만이 방법은
아니다. 때로는 돌아갈 수도, 일부로 약한 척, 진 척할 수도 있다. 242 카산드라는 아폴론의
사랑을 받아 아폴론으로부터 예언의 능력을 부여 받았었다. 그러나 후에 아폴론은 그녀에 대하여 기분을
상한 일이 있어 그녀의 예언이 적중하지 않게 만들었다. 정말 치사하다. 태양의 신이라며… 무슨 기분 상하는 일이었기에 그런 벌을 내렸을까? 나중에 각각의 이야기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다루는 신화를 읽어봐야겠다. 메넬라오스와 헬레네 242 그래서 그녀와
남편과의 화해는 성립되고 두 사람은 선발대에 끼여 트로이아의 해안을 떠나 고국으로 향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신들의 기분을 상하게 한 일이 있어 폭풍우를 만나 지중해의 해안을 이리저리 표류하며 키프로스, 페니키아, 이집트에 들렀다. 아가멤논, 오레스테스, 엘렉트라 243 자식이 어머니를
죽였다는 이 패륜적 행위는 비록 그것이 피살된 자의 죄악과 신들의 명령에 연유한 것이므로 전혀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오늘날의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마찬가지로 고대인의 마음속에도 혐오감을 일으켰다. 복수의 신인 에우메니스는 오레스테스를 미치게 하여 각처를 유랑하게 하였다. 아버지를 죽이고
스스로 장님이 된 오이디푸스처럼 어머니를 죽인 오레스테스는 미쳐서 떠돌아다니게 된다. 부모에 대한 ‘효’까지는 아니더라도 패륜을 경계하기 위한 결말인 것 같다. 제 29장 오딧세우스의
모험 246 세 사람이 로토파고스에
도착하자 그 곳 사람들은 친절하게 맞은 후 자기네들의 주식인 연(蓮)으로 만든 음식을 대접했다. 이 음식을 먹은 세 사람은 이상하게도
자신들의 고향과 가족들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그 나라에 머물기를 원하였다. 그래서 오딧세우스는 그 세
사람을 끌고 오느라 힘이 들었으며 배의 의자에 붙잡아 매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었다. ‘신밧드의 모험’이었나? <아라비안
나이트>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읽었던 것 같다. 250 그는 오딧세우스를
친절히 접대하였고, 떠날 때는 해롭고 위험한 가죽 자루에 넣어 은사슬로 묶어 그에게 건네주고 순풍에
명령하여 배를 그들의 고국으로 인도하여 주도록 하였다. 9일 동안 그들은 순풍에 돛을 달고 질주하였다. ~ 그가 자고 있는 동안에 선원들은 그 신비스런 자루에 관하여 토론을 벌인 결과, 그 속에는 친절한 아이올로스 왕이 자기들의 대장에게 선사한 보물이 들어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자기들도 조금씩 나누어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끈을 풀자 바람이 몰려나왔다. 배는
진로로부터 벗어나 그들이 출발했던 섬으로 되돌아 오고 말았다. 아이올로스는 그들의 어리석은 짓에 노하여
더 이상은 도와주지 않겠노라고 선언하는 바람에 그들은 노를 저어 힘겹게 항해해야만 했다. 이 놈의 불신은
여기서도 문제를 일으켰다. 라이스트리곤 인 251 부드러운 음악
소리와 여자의 아름다운 노래 소리가 안에서 들려 왔다. 에우릴로코스만은 혹시 위험하지 않을까 하고 염려되어
들어가지 않았다. 키르케는 손님들을 별실로 안내하여 술과 여러 가지 음식을 대접하였다. 그들이 실컷 먹고 마시고 하였을 때 키르케는 마법의 지팡이를 그들의 몸에 대었다. 그러자 그들은 바로 돼지로 변하고 말았다. 머리, 몸뚱이, 목소리와 털은 완벽한 돼지의 그것이었지만 정신만은 변하지
않았다. 이것도 비슷한
이야기를 <아라비안 나이트>에서 읽었던 것 같은데… 신밧드의 모험이 영웅의 여정을 다룬 이야기였나? 아니면 그리스 신화에서
차용된 부분이 있어서 일수도 있고, 그것도 아니면 그냥 내가 동화책 읽었던 것들이 섞여서 착각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확인하는 방법은 한가지. <아라비안 나이트>를 다시 읽어봐야겠다. 스킬라와 카립디스 254 굶주림에 지친
부하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어느날 오딧세우스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가축을 몇 마리 잡아 먹고, 일부분은
신들에게 바치고 자신들의 죄를 사하게 해 달라고 빌었다. 그러나 그것은 소용없는 일이었다. 오딧세우스는 돌아와 그들이 저지른 일을 알고 공포에 떨었다. 뒤이어
일어난 불길한 징조 때문에 공포는 배로 늘어났다. 짐승의 껍질들이 땅 위를 스멀스멀 기어 다니고, 불로 굽는 살점에서는 울음 소리가 났던 것이다. 순풍이 다시 불자 그들은 섬에서 떠났다. 얼마 가지 않아 갑자기 기후가 변하고 폭풍우가 일며 번갯불이 번쩍거렸다. 벼락이
돛대에 떨어져 돛대가 넘어가면서 키잡이가 깔려 죽었다. 마침내 배까지 부서져 버렸다. 나란히 떠내려 가는 용골과 돛대로 오딧세우스는 뗏목을 만들어 몸을 실었다. 바람이
잠잠해지고 파도는 그를 칼립소의 섬으로 옮겨 놓았다. 다른 선원들이 모두 사망한 것은 물론이다. 제 30장 파이아케스
인 258 구원을 청할 마음은
간절하였으나 감히 벌거숭이인 몸으로 어떻게 그들 앞으로 나설 수 있겠는가? 이때야말로 그의 수호신인
아테나가 나설 기회였다. 아테나는 지금껏 그가 위기에 처했을 때 그를 버린 일이 없었다. 오딧세우스는 잎이 많이 달린 나뭇가지를 꺾어 몸을 가린 후 숲에서
걸어나왔다. 처녀들은 그를 보자 기겁을 하며 숨었고, 나우시카만은
예외였다. 왜냐하면 아테나 여신이 그녀에게 용기와 분별력을 불어 넣었기 때문이었다. 오딧세우스는 공손한 태도로 멀리 서서 자기의 비참한 처지를 말하였다. “여왕인지
여신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게 먹을 것과 입을 옷을 좀 주실 수 있으신지요?” 공주는 곧 도와 드리겠다고
말하고 아버지에게 이 사실을 말씀드리면 분명히 환대할 것이라고 친절히 대답하였다. 나우시카의 행동이
용기는 맞는 것 같은데, 분별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버지에게
말씀드리면 분명히 환대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걸 보면 아테나가 그녀에게 분별력을 준 것이 아니라 사랑에 눈이 멀게 한 것 같다. 구혼자들의 최후 264 오딧세우스가 궁전의
안뜰로 들어섰을 때 깜짝 놀랄 만한 사건이 일어났다. 늙어서 거의 빈사 상태로 누워 있던 개가 낯 모르는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서 귀를 세우며 머리를 들었다. 그것은 전에 오딧세우스가 사냥할 때 늘 데리고
다녔던 아르고스라는 이름의 개였다. ~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오딧세우스가 나타나자 세웠던 귀를 늘어뜨리고
기쁜 듯 꼬리는 흔들었으나 일어서서 전처럼 주인에게 접근할 기력을 없었다. 오딧세우스는 그를 보고 남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20년 만에 주인과 만나자마자 늙은 아르고스는 저 세상으로 떠났다. 아들은 아버지를
못 알아봐도 개는 주인을 알아봤다. 20년만에 만나자마자 죽다니… 그래도
행복하게 죽은 것 같아서 다행이다. 제 31장 아이네이아스의
모험 267 목마가 그 뱃속에
있던 무사들을 토하여 트로이아 시가 점령되고 불바다가 되었던 그 날 밤에 아이네이아스는 그의 아버지와 아내와 젊은 아들을 데리고 멸망의 도시를
탈출하였던 것이다. 그의 아버지 앙키세스는 늙어서 빨리 걸을 수 없었기 때문에 아이네이아스는 그를 어깨에
떠메고 갔다. 이같이 무거운 짐을 지고 아들과 아내를 대동하고 그는 불타는 도시를 벗어나지만 그의 아내는
도중 혼란에 휩쓸려 일행과 떨어졌다. 271 이 때 포세이돈은
폭풍우가 노호하는 소리를 듣고 자기가 그런 명령을 내린 일이 없는데 하고서, 머리를 물결 위로 내밀고
보니 아이네이아스의 함대가 강풍을 만나 질주하고 있었다. 그는 헤라가 트로이아 인에 대하여 적의를 품고
있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이해가 갔다. 그러나 자기의 영역을 침범한 데 대한 노여움은 간과할 수 없었다. 그는 바람들을 불러 엄격히 꾸짖어 물러가게 하였다. 그런 다음 물결을
가라앉히고, 태양을 가리고 있는 구름을 걷었다. 그리고 암초에
걸려 움직이지 않게 된 배들 중 어떤 것은 포세이돈 자신이 그의 삼지창으로 비틀어서 끌어내리고, 어떤
것은 트리톤과 바다의 요정이 어깨로 메어 물 위에 다시 뜨게 하였다. 트로이아 인들은 바다가 평온하게
되자 제일 가까운 해안을 찾아갔는데, 그것은 카르타고의 해안이었다. 배는
심하게 파손되었으나, 모두 다 무사히 그 곳에 도착하였으므로 아이네이아스는 매우 기뻐하였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기도 하고 때로는 고래들의 보호로 바다가 평안해지기도 한다. 트로이 전쟁은 그야말로 신들의
가벼운 질투와 다툼에 인간들이 10년 넘게 피 터지게 싸운 전쟁. 허망하다
생각이 들지만 그렇지 않은 전쟁이 어디 있겠는가. 모든 전쟁은 그 희생에 비하면 너무도 하찮은 욕심으로
시작되어 허망할 뿐이다. 디도 272 디도는 이 유명한
유랑민들을 친절히 받아들였다. 그녀는 말하였다. “나 자신도
고생한 몸이라, 불행한 사람들을 도울 줄 알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일을 겪고
나서야 어려운 사람을 이해하게 되는 것. 수천년 전 그리스인이나 오늘날의 우리들이나 별반 다를 바 없다. 272 그녀가 받은 애정과
자존심에 대한 타격은 너무도 커서 그가 떠난 것을 알게 되자 그녀는 화장할 나뭇더미를 쌓게 하고 그 위에 올라 스스로 몸을 찌르고 나뭇더미와 같이
불타 버렸다. 도시의 상공으로 타오르는 화염이 떠나는 트로이아 인들의 눈에 띄었다. 아이네이아스는 치솟는 화염을 보고 그 원인은 알 수 없었으나 이 운명적인 사건에 대한 어떤 막연한 암시를 느꼈다. 팔리누루스 273 “바다가 평온하다느니
순풍이니 하는 말은 입 밖으로 내지 마시오. 나는 그들의 배반을 너무도 많이 보아 왔소. 아이네이아스를 변덕스러운 일기다 바람에 맡겨도 좋단 말이오?” 말의 무서움을
아는 사람이다. 274 “재난에 머리를
숙이지 말라. 그럴수록 더욱 꿋꿋하게 전진하라.” 재난에 맞서 싸우라는
의미 보다는 재난이 발생하더라도 포기하지 말라는 의미인 것 같다. 제 32장 지옥 278 아인이아스와 시빌레는
육지로 뛰어 올랐다. 최초로 그들의 귀에 들려온 소리는 인생의 초입에 죽은 갓난아이들의 통곡 소리였고, 또 그들 옆에는 무고하게 죽은 사람들이 있었다. 미노스가 재판관으로서
그들을 지배하고, 각자의 행적을 조사하고 있었다. 다음 부류는
생명을 증오하여 죽음 속에 피난처를 구해 자살한 사람들이었다. 오, 다시
살아날 수만 있다면 그들은 이제 가난과 어려움과 그 밖의 어떠한 고생도 달게 받을 수 있을텐데! 279 이 길에는 짝사랑의
희생이 되어 죽어서도 고통을 면치 못하는 사람들이 배회하고 있었다. 이들 사이에서 아이네이아스는 아직도
상처가 새로운 디도의 모습을 보는 것같이 생각되었다. 어두침침하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확실하지 않았으나, 좀더 가까이 가서 보니 틀림없는 디도였다. 그의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그는 그녀에게 애정이 넘치는 어조로 말을 걸었다. “불행한
디도여! 그럼 그대가 죽었다는 소문이 사실이었단 말인가? 그리고
아, 내가 바로 그 원인이란 말인가? 신들을 증인으로 내세울
수 있는 일이지만 내가 자진하여 떠난 것이 아니고 제우스의 명령에 복종한 것이오. 또 나의 출발이 당신에게
그와 같이 엄청난 희생을 치르게 할 줄은 생각지 못하였소. 원컨데 발걸음을 멈추시오. 그리고 나의 마지막 작별의 말을 거부하지는 마시오. 짝사랑이 거부되어
자존심이 상해 자살 – 그것도 화형 – 을 택한 독한 여자
디도는 지옥으로 가는 길에 있었다. 지옥은 아니지만 짝사랑의 희생으로 인한 죽음, 그 자체가 고통이라 지옥에 있는 것과 다를 바 없었을 것 같다. 죽어서도
고통받는 걸 보니 안쓰럽다. 280 아이네이아스는
공포에 떨며 지금 들리는 소리는 어떤 죄를 벌하는 형벌이냐고 그의 안내자에게 물었다. 시빌레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이곳은 라다만티스(제우스와 에우로페의
아들)의 법정으로 생전에 범한 죄를 낱낱이 밝히는 곳이죠. 범죄자는
그것을 아무도 모르게 감추었다고 생각하나 그것은 매우 어리석은 생각이지요. 티시포네는 쇠사슬 채찍으로
죄인을 때린 후 그를 다른 복수의 여신에게로 인도하지요..” 저승에서의 심판, 천국와 지옥의 갈림길 등에 대한 생각 또한 동양과 서양이 크게 다르지 않은 듯 하다. 280 아이네이아스는
한 떼의 사람들이 맛있는 음식이 차려진 식탁 앞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곁에는 한 복수의 여신이
서서 그들이 음식물을 맛보려고 하면 그들의 입에서 그것을 빼앗아 가는 것이었다. 또 어떤 자들의 머리
위에는 곧 떨어질 것 같은 큰 바윗돌이 걸려 있어 그들은 항상 공포에 질려 있어야 하였다. 이들은 생전에
형제를 미워한 자, 불효를 저지른자, 또는 우정을 배반한
자, 또는 부자된 뒤 가난한 사람들을 돌아보지 않은 자 등이었는데, 맨
마지막 부류에 속하는 이들이 제일 많았다. 또 이곳에는 결혼의 약속을 배반한 자와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무고한
전쟁을 일으킨 자, 주인에게 불충실한 자도 있었으며, 돈
때문에 조국을 판 자, 법률을 왜곡하여 자신에게 이익을 탐한 자들도 있었다. 희망 고문, 끊임 없는 공포. 뜨거운 불 속에서 고통받는 것처럼 육체적 고통만
지옥의 벌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신적 고통도 만만치 않은 벌이 된다는 걸 그리스인들은 알고 있었다. 내가 해당되는 죄도 몇 개 있다. 그런 죄를 저질러서 다른 사람에게
그만큼의 고통을 주었다는 의미겠지. 반성하자. 280 또 시시포스도
그 곳에 있었는데, 그는 큰 바윗돌을 산꼭대기까지 굴려 올리는 일을 되풀이 하고 있었다. 죽을 힘을 다해 산등성이를 거의 다 올랐는가 하면, 바위는 순식간에
들판을 향해 굴러내리는 것이었다. 그는 다시 땀을 비오듯 쏟으면서 되풀이 하는 것이었다. 탄탈로스는 못 속에 서 있었다. 그의
턱은 수면과 같은 높이에 있었지만 그래도 그는 목이 말라 갈증을 채울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가 물을
들이 마시기 위해 백발의 머리를 숙이면, 물은 고개가 닿을 수 없을 정도의 깊이로 줄어들어 버리기 때문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배와 잘 익은 석류, 사과, 향기가 진한 무화과 등 과실이 주렁주렁 달린 수목이 그의 머리 위로 늘어져 있었지만 그가 손을 내밀어 잡으려고
하면 어디선가 갑자기 바람이 불어와 나뭇가지를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높이 올려 버렸다. 시시포스나 탄탈로스는
행위 그 자체도 고통이고 벌이지만 위의 죄들과 마찬가지로 희망 고문이라는 정신적 고통도 상당하다. 신에
대한 인간의 오만을 경계하라는 의미에서 이런 끔찍한 형벌을 받게 한 것 같다. 시빌레 285 “나는 불행하게도
영구적인 청춘을 꿈꾸었던 거지요. 그러나 이러한 내 꿈도 내가 그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만 있었다면 허용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의 거절에 감정이 상한 그는 나를 늙도록 내버려 두었지요. 나의 청춘과 힘은 사라진 지 이미 오래랍니다. 나는 지금까지 700년을 살아왔고, 그 때 내 손아귀에 있었던 모래알과 수가 같아지려면
아직도 300번이나 더 되는 봄과 가을을 맞이해야 합니다. 나의
몸은 해마다 쇠약해지고 있습니다. 나중에는 나의 음성만 남을 것입니다.
그리고 후세인들은 필경 나의 말을 존경할 것입니다.” 영구적인 청춘을
꿈꾸는 사람들은 지금도 많다. 현재는 ‘의학의 발달’로 인해 과거에 비해 더 가능성이 커 보이고, 실제로 늙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진짜 젊음이 아니라는 건 금방 드러난다. 오히려 그런 헛된 노력 뒤에 훨씬 더 늙기도 한다. 의학은 진보했지만
사람들의 정신은 그다지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제 33장 이탈리아에서의
아이네이아스 288 헤라 여신은 트로이아
인의 일이 이렇게 잘 되는 것을 보자 옛날의 원한이 되살아나 참을 수가 없게 되었다. 카밀라 290 카밀라는 물레나
베틀에 손을 대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고, 오직 사냥과 전투 연습에 몰두하여 바람보다도 빨리 달리는
듯한 속력을 낼 수 있었다. 그녀가 달리면 들판에 서 있는 곡식도 짓밟지 않을 정도로 보였으며, 물 위를 달리면 발이 물 속으로 빠지지 않을 정도로 빨랐다. 아르테미스의 총애를
받을 만 하다. 에반드로스 291 “여신의 아들이여, 라틴 나라의 지배자가 될 운명을 가진 귀한 이여! 이곳이 약속의
땅, 그대의 고향이 될 곳이다. 그대가 이 고난을 꿋꿋하게
견디어 낸다면 이곳에 대한 신들의 적의도 사라질 것이다. ~ 어서 일어나서 헤라에게 서약을 하고 그녀의
분노를 일으킴이 없도록 기원하라. 그리고 승리가 그대의 것이 되면 나를 기억해 다오.” 초창기의 로마 293 “참다 못한 국민들은
그와 그의 친척을 추방하였다오. 그들은 궁전을 불사르고 그의 악당들을 참살하였지요. ~ 그러나 제사들이 그들을 보호하였지요. 제사의 말에 의하면, 자기들을 지휘하여 승리를 거두게 할 만한 인재가 없고, 그들의 지휘자로
예정된 사람이 해외에서 올 것이며 그것은 바로 하늘의 뜻이라는 것이었지요.” ~ 아이네이아스와 그의 일행들은 에트루리아 인의 진영에 무사히 도착하여
타르콘과 그 국민들로부터 뜻밖의 환영을 받았다. 니소스와 에우리알로스 296 “자네의 어머니가
곧 나의 어머니일세. 그리고 내가 자네에게 약속한 모든 것은, 만약에
자네가 그것을 받지 못하게 될 경우에는 자네의 어머니에게 이해하겠네. 약속하네.” 우정과 충성과
효. 인간의 보편적 가치가 아름답게 조화된 거부하기 어려운 제안이다.
297 “창을 던진 사람은
여기에 있다. 루툴리 인이여, 너의 칼을 나에게로 돌려라. 내가 창을 던졌다. 그 사람은 내 친구로서 나를 따라왔을 뿐이다.” 질투와 배신, 거짓이 난무하는 그리스 신화에서 보기 드물게 의리를 지키는 장면이다. 메젠티우스 298 “불운한 젊은이여, 적일지언정 그대의 용기는 칭찬할 만하다. 그대에게 무엇을 해 줄까? 그대가 자랑으로 삼을 갑옷을 내 그대로 두리라. 그리고 그대의 시체는
친구들에게 돌려 줘 합당한 장례를 치르도록 해주리라.” 귀에 익은 말이다. 역시 젊은이의 용기는 동양에서도 서양에서도 통한다. 298 메젠티우스는 살려
달라고는 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시체가 배반한 부하들에 의해 모욕을 당하지 않도록 해 달라는 것과
아들과 한 무덤에 묻어 달라는 부탁만을 하였다. 각오를 한 그는 최후의 일격을 받고 피를 흘리며 죽어
갔다. 팔라스, 카밀라, 투르누스 300 전투의 결과는
불을 보듯 뻔했다. 아이네이아스는 승리할 운명이었고 위험한 일이 일어날 때는 언제나 그의 여신이 도와
주었으며, 또 그에게는 그의 어머니의 청에 의해 불카누스가 만들어 준,
누구든 뚫을 수 없는 강철 같은 갑옷이 그를 지켜 주었다. 제 34장 피타고라스 301 그가 마지막으로
정착한 크로톤에서는 그의 특이한 성격이 많은 제자들을 끌어 들이기도 했다. 그곳 주민들은 사치와 방종으로
악명이 높았는데 그의 감화력은 그들을 바로 잡기에 충분했다. 절제와 극기의 바람이 일기 시작했고, 6백여 명의 주민들이 자청하여 그의 제자가 되고 공동으로 지혜를 모으기 위한 단체를 조직하여 그 회원이 되었으며,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각자의 재산을 모아 공유 재산을 만들었다. 그들은
가장 순결하고 검소한 생활 태도를 익혀 나가야 했다. 그들이 배운 최초의 교훈은 침묵이었다. 일정한 기간 동안 묵묵히 듣기만 하였다. 사람들은 ‘피타고라스가 그렇게 말하였다(Ipse dixit)’라고만 하면 무엇이든
그렇다고 믿게 되었으며 더 이상의 증거를 요구하지도 않았다. 질문을 하고 반대 의견을 제시할 수 잇는
사람들은 오랜 기간을 복종해 온 상급 제자들뿐이었다. 피타고라스는 수학자로만
알았는데 그는 정치인이자 철학자이기도 했다. 수학이 오늘날처럼 계산이 아니라 수를 통해 진리를 탐구하는
학문이어서 그럴 수 있었던 듯 하다. 302 수가 ‘1’로부터 시작하는 바와 같이 그는 신의 순수하고 단순한 본질을 자연의 모든 형상의 근원으로 생각하였다. 신들과 다이몬과 영웅은 지고자(至高者)의 발출물이요, 제4의
발출물이 인간의 영혼이다. 인간의 영혼은 불멸이며, 육체의
속박을 벗어나면 죽은 자들의 거처로 나아가, 또다시 인간이나 동물의 몸으로 돌아오기까지 그 곳에 머문다. 그리고 완전하게 정화된 후 마침내 처음에 출발한 근원으로 귀환한다. 303 “그러므로 너희들의
가슴에 친척에 대한 사랑의 불꽃이 꺼지지 않았다면, 원컨대 너희들의 친척일지도 모를 다른 자들의 생명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되는 것임을 명심하라.” 오시리스와 이시스 305 오시리스와 이시스는
어느 날 지상으로 내려가서 그 주민들에게 선물과 축복을 나누어 주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시스는 그들에게
최초로 밀과 보리의 사용법을 가르쳐 주고, 오시리스는 농기구를 만들어 그 사용법과 쟁기를 소에다 매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는 또 인간에게 법률과 결혼제도 및 시민 조직을 부여하였고 신들을 숭배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는 이처럼 나일 강의 골짜기를 행복이 넘치는 나라로 만든 후에 많은 사람들을 모이게
하여 그 혜택을 다른 곳에도 나누어 주기 위하여 떠났다. 그는 곳곳에서 주민들을 정복하였다. 그러나 무기로써 정복한 것이 아니라 음악과 웅변으로 정복하였다. 그리스의 신과
달리 이집트의 신은 인간의 나라를 행복이 넘치는 곳으로 만들고 전쟁이 아니라 예술과 정치로 주변국을 정복한 것으로 묘사되었다. 신에 대한 개념이나 기대가 달라서였을까? 오라클 307 신에게 미래의
일을 문의한 사람들에게 주어진다는 장소, 즉 신탁소나 주어진 답변, 즉
신탁을 의미하는 것이 오라클이다. 트로포니오스의 신탁소 309 신탁을 받으러
온 사람은 특별한 의식을 치러야 했다. 의식이 끝나면 좁은 길을 지나 동굴 속으로 내려간다. 이곳에는 밤중에만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동굴로부터 돌아올 때는
들어올 때와 같은 길을 뒷걸음질하여 나왔다. 그 때의 모습은 우울하고 낙심한 것같이 보였다. 이로부터 의기소침해하고 우울해 있는 사람을 가리켜 ‘트로포니오스의
신탁을 문의하고 있다’고 하는 놀리는 말이 생겨났다. 말의 기원을 배우는
것. 신화를 읽는 재미 중의 하나다. 제 35장 신화의 기원 311 그 첫번째 학설은
성서설(聖書設)인데, 이 설에 의하면 모든 신화적
전설은 사실이 위장되고 조금 변형되기는 하였으나 모두 성서 이야기에서 유래한다는 것이다. 312 두 번째로 들
수 있는 학설은 역사설인데, 이 설에 의하면 신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모두 실재 인물이고, 그들에 관한 전설들은 후대에서 조금 과장되게 포장되었다는 것이다. ~ 세 번째는 우화설인데, 이
설에 의하면 모든 신화는 우화(寓話)적이고 상징적이며, 우화의 형식 속에 도덕적, 종교적,
철학적 사실을 포함하고 있었는데, 세월이 흐름에 따라 문자 그대로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 네 번째로 물리설을 들 수 있는데,
이 학설에 의하면 공기, 불, 물과 같은 원소는
원래 종교적 숭배의 대상이었고, 주요한 신들은 모두 이러한 자연의 힘을 의인화하였다. ~ 이와 같이 예를 들어 설명한 학설들은 어느 정도 진실성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어느 한 민족의 신화는 이 중 어떤 하나의 원천에서 발생하였다고 단정짓기보다는 이 네
가지가 모두 조금씩 결합하여 생겨난 것이라고 믿는 것이 신빙성이 있을 것이다. 라 비사의 아르테미스 상 315 그 재빠른 움직임을
나타낸 동작과 표정은 추격에 흥분된 여자 사냥꾼의 얼굴이다. 왼손은 옆에서 달리고 있는 암사슴의 이마
위를 향해 뻗치고 오른손은 전통에서 화살을 꺼내기 위하여 어깨 위로 내밀고 있다. 인간에 대한 질투가
쪼잔하니, 찌질하니 해도 아르테미스가 아테나, 아프로디테와
더불어 가장 멋있고 인간들의 사랑을 받는 여신이었던 건 분명해 보인다. 316 승리를 한 아폴론은
발을 앞으로 내디디고 있다. 활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이 보이는 왼팔을 앞으로 뻗치고, 머리도 같은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그러한 자세와 균형에 있어서
이 상의 우아한 위엄을 능가하는 작품은 없다. 그것은 얼굴 모양에 의하여 더욱 완전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얼굴에는 젊은 신적인 미가 완전하게 나타나면서도 승리에 넘치는 힘에 대한 의식이 깃들어 있다. 호메로스 317 한편 이와 같은
장시가 어떻게 하여 오직 구전에 의해 역사 속을 흘러 내려왔는지 의문시된다. 이 의문에 대해서는 음유시인이라
불리는 직업적인 일단의 사람들이 있어 타인의 시를 낭송하고 국민적이고 애국적인 전설을 보수를 받으며 기억하고 암송하는 것을 임무로 하였다는 사실로써
답변할 수 있다. 오비디우스 318 귀양살이에서 그의
유일한 위안은 아내와 친구에게 편지를 쓰는 일이었는데 그의 편지는 모두 시로 씌어졌다. 이런 시들은
그의 슬픔에 관한 것이었지만 정묘한 취미와 효과적인 창안으로 말미암아 지루하지 않고 독자를 즐겁게 하며 동정심까지 불러일으키게 한다. 귀양살이는 해당자와
그 가족에게는 고통이자 형벌이었겠지만 그 시간을 보낸 사람들이 뛰어난 문학 작품이나 훌륭한 연구 결과를 많이 만들어낸 걸 보면, 중앙정치와 일상생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개인의 시간을 충분히 가졌던 것이 어쩌면 복이 됐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319 영혼을 죽이지는
못하나 육체를 죽이는 날이 올 테면 오라. 그리고 나의 여생을 빼앗으려면 빼앗아 가라. 나의 지혜는 별 위로 높이 떠오르고, 나의 명예는 영원히 지속할
것이다. 로마의 무기와 예술이 퍼지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나의 시가 읽힐 것이다. 그리고 시인의 시상에 무엇인가 진실한 것이 있다면 나의 명예는 영원할 것이다.
이런 기개와 자신감. 닮아야할텐데… 제 36장 후대의 괴물들 포이닉스 ‘포이닉스는 본능적으로
창조의 폭군인 인간을 피한다. 왜냐하면 만약에 잡히기만 하면 이 세상에 다시 또 없는 물건이라 할지라도
미식가들은 그것을 잡아 먹을 것이기 때문이다.’ 코커드리스(바실리스쿠스) 323 ‘나는 바실리스쿠스를
바라보기만 하여도 죽는다는 거짓말을 믿지 않는다. 왜냐하면 누가 그것을 보고도 죽지 않고 살아서 후세에
그 이야기를 전했단 말인가?’ 324 바실리스쿠스의
시체는 유용하게 쓰였다. 예컨대 그 괴물의 시체는 아폴론의 신전이나 여염집에 걸어 두면 거미가 생기지
않았다고 전해지며, 아르테미스의 신전에도 걸려 있어서 제비조차도 이 신전에는 얼씬거리지 않았다고 한다. 유니콘 ‘유니콘은 매우 사나운
짐승으로서 몸뚱이는 말과 흡사하나 사슴의 머리와 코끼리의 발과 돼지의 꼬리, 황소의 울음 소리, 한 개의 검은 뿔을 지니고 있다. 이 뿔은 그 길이가 두 자나 되고, 이마의 중간에 돌출되어 있다. 그것은 또 사로잡을 수 없다.’ 살아있는 유니콘을 투기장에 등장시키지 못한 이유로 그 당시에는 이와
같은 변명을 필요로 했을 것이다. 논리가 돋보이는
변명이다. 거짓말을 하려면 이렇게… 제 37장 조로아스터 327 조로아스터의 가르침에
의하면 우주에는 유일한 최고의 존재자가 있으며 이 존재자가 다른 유력한 두 존재를 창조하여 그들에게 자기 본성의 적당한 양을 나누어 주었다는 것이다. 이 둘 중 오르무즈드, 즉 그리스인들 사이에는 오르마스데라고 불리는
그의 창조자에 충실하여 모든 선의 원천으로 간주되었으나 아아리만(아리마네스)은 반역하여 지상의 모든 악의 원인이 되었다. 오르무즈드는 인간을
창조하고 그에게 행복의 모든 자료를 제공하였다. 그러나 아아리만은 세계에 악을 도입하고 사나운 짐승과
유독한 파충류와 식물을 창조함으로써 이 행복을 깨뜨렸다. 그 결과 지금은 선과 악이 세계의 곳곳마다
섞여 있고, 선을 추구하는 자와 악을 따르는 자 – 오르무즈드의
도당과 아아리만의 도당 – 가 끊임없는 전쟁을 하고 있다. 장차
오르무즈드의 도당이 도처에서 승리를 거두고, 아아리만과 그의 도당은 영구히 암흑에 인도될 때가 도래할
것이다. 인도신화 329 <베다>는 유일신에 대한 신앙을 가르치고 있다. 이 신의 이름은 브라마이다. 그의 속성은 ‘창조, 보존, 파괴’의 세 가지 의인화된 힘에 의하여 표현되고 잇는데, 이 세 힘은 각각 ‘브라마, 비시누, 시바’라는 명칭으로 인도인의 세 주신(主神)을 형성한다. 그보다 하위의 신들
중에서 중요한 것은 다신들이다. 첫째, 하늘, 우뢰, 번개, 폭풍, 비의신 인드라, 둘째, 불의
신 아그니, 셋째 지옥의 신 야마, 넷째 태양의 신 수라
등이다. ‘브라마는 우주의 창조자요, 그로부터 모든 개별적인
신이 발생하고 또 모든 것이 궁극적으로 그 속으로 흡수되는 원천이다. ~ ‘우유가 응고되고 물이
얼음으로 변하는 것과 같이 브라마는 어떤 외부 수단의 도움도 받지 않고 다양하게 변화한다.’ 비시누 329 비시누는 인도인의
세 주신 중에서 두번째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보존 원리의 인격화이다. 여러 위험으로부터 세계를 방어하고자
비시누는 여러 형태로 변신하여 지상으로 강림하였는데, 이 강림을 ‘아바타르’라고 한다. 영어 단어 ‘avatar’의 어원인가 했더니 역시나 ‘avatar’의 뜻이 힌두교나
불교의 “화신”이라는 말이라고 한다. 330 열 번째 아바타르는
칼키라고 불리는데 이 아바타르에 있어서는 비시누는 현세대의 모든 악행과 불의를 멸망시키고 인류를 덕과 순결로 회복시키기 위하여 나타나리라고 한다. 시바 330 비시누의 신자와
시바의 신자는 두 파를 형성하여 각 파는 자기파 신의 우월성을 강조하고, 다른 파의 신의 권위를 부정한다. 창조주 브라마는 자신의 임무를 마쳤으므로 더 이상 활동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된 듯 하다. 그래서 현재 인도에서는 마하데바와 비시누의 신전이 많은 반면 브라마의 신전은 단 하나밖에 없다. 비시누의 신자들은 일반적으로 시바의 신자들에 비해 샘물에 대한 애정이 더 깊다. 따라서 육식을 금하고 잔인성이 덜한 신앙을 가지고 있는 점이 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쟈가나타 331 탑이 움직일 때
열렬한 신자들은 바퀴에 깔려 몸을 분쇄하기 위하여 땅에 몸을 던진다. 군중들은 이 행위를 신상에 대한
훌륭한 희생으로서 찬양하고 환성을 올린다.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고 검색해보니 이 끔찍한 행위를 본 것 같은 사람의 글을 찾았다. 그 앞은 앞으로
흩어질 수많은 아이들 그 뒤로는 이미
흩어진 수많은 아이들 수레바퀴에 묻은
건 주인 모를 뒤엉킨 피와 뇌수, 뼛조각 오늘도 구른다. 쟈가나타의 전차 바퀴 오늘도 기뻐 날뛰는
많은 아이들의 혈육으로 젖은 채 브레이크도 없고
후퇴도 없는 자가나타의 전차 바퀴 기뻐날뛰며 누구보다도
먼저 육신 그 앞에 던져 골육 으깨어 웃어대는 천진한 아이들 갈아버리며 오늘도 구른다. 쟈가나타의 전차 바퀴 그 앞은 앞으로
흩어질 수많은 아이들 그 뒤로는 이미
흩어진 수많은 아이들 수레바퀴에 묻은
건 주인 모를 뒤엉킨 피와 뇌수, 뼛조각 영광의 이름으로
자랑스레 흩어진 기뻐 날뛰는 아이들이여 그대들 눈에 비친
것은 천국의 휘광인가, 망각의 그늘인가? 수레바퀴에 묻은
혈육의 주인은 아직도 누구인지 알 수 없으니… 어느 블로거의
시다. (http://blog.naver.com/leviathan36/220625063556)
실제로 봤을까 했는데, 이 블로거 말고는 실제 행위 목격담이 없다. 구글에서 찾아본 이미지는 바퀴가 귀엽기까지 하다. 그냥 상상해서 썼길 바란다. 계급제 333 그들은 도시와
마을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초라한 오두막집에 거주하지만 먹는 것에 관해서는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았다. 이것은
특권이 아니라 불명예의 표시였다. 즉 그들은 타락할 대로 타락했으므로 무엇을 먹더라도 더 이상 그들을
부정하게 만들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상위의 세 계급은 육식을 완전히 금지당하였고, 네 번째 계급은 쇠고기 이외의 모든 육식이 허용되었으며, 최하위
계급은 아무 제한을 받지 않고 무엇을 먹든지 개의치 않았다. 불명예의 표시라고는
해도 어쨌든 먹을 것의 자유로움이 허락된 것 아닌가. 마치 조선시대에 지켜야할 법규와 제약이 많은 양반들이
가장 자유롭지 못했던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이는 현재에도 마찬가지.
가진 것, 지켜야할 것이 많은 사람들이 역시 가장 자유롭지 못하다. 많이 가진 것이 정말 좋은걸까? 붓다(佛陀) 333 붓다는 <베다>에 의하면 비시누의 기만적 화신이라고 하나 그의
신자들에 의하면 한 인간이요, 성인이라고 한다. 334 그는 왕자였다. 탄생한 지 수일 후에 그 나라의 관습에 따라 갓난아이를 신의 제단 앞에 갖다 놓았더니 신상(神像)은 그가 장래에 위대한 인물이 되리라는 전조로 고개를 숙였다고 한다. ~ 성년이 되자 그는 인류의 타락과 비참에 관하여 깊이 반성하기 시작하였고,
사회로부터 칩거하여 명상에 전심할 생각을 가졌다. ~ 붓다는 궁궐에서 빠져나와 안전한 은신처에서 6년 동안 명상에 전심하였다. 명상을 끝 마친 후에 그는 한 전도사로서
베나리스에 나타났다. 최초에는 그의 설교를 들은 사람은 그의 정신 상태를 의심하였다. 그러나 그의 교설은 얼마 가지 않아 신망을 얻고 급속도로 유포되어 그의 생존 정에 전 인도에 퍼졌다. 334 불교도들은 <베다>의 권위나 힌두교들이 준수하는 그 속에 규정되어
있는 종교적 계율을 전적으로 무시한다. 그들은 또 계급의 차별을 인정치 않으며 모든 살생을 금하고 육식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들의 승려는 모든 계급에서 선출된다. 계급의 차별을
인정하지 않았다니. 그 시대에 많은 대중의 호응을 받았음이 예상된다.
달라이 라마(大喇嘛) 335 신령의 발출물인
인간 영혼이 신체 속에 유폐되어 있음은 비참한 상태요, 전생에 범한 과실과 죄악의 결과라는 교의는 브라마
교와 불교에 공통된 교의이다. 그러나 때로는 소수의 인간이 지상의 생존의 필연성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진하여 인류의 복리를 증진시키기 위하여 지상에 출현한 일이 있다고 불교도들은 주장한다. ~ 그는 자신의 소령(所領)으로서 특정한 지역을 할당받았고, 정신적인 면에서 권위가 있었을 뿐
아니라 제한된 범위에 있어서 일시적인 군주가 되었다. 그는 달라이 라마라는 칭호를 받고 있다. 제 38장 북 유럽 신화 338 어느 날 암소가
소금 덩어리를 핥더니 처음에는 사람의 머리털이 나타나고, 다음날에는 머리가 전부 타나나고 사흘째에는
아름답고 민첩하고 힘에 넘치는 인간과 같은 신체가 나타났다. 이것은 신이었으며 이 신과 거인족의 딸인
그의 아내로부터 오딘, 빌리, 베의 삼 형제가 탄생하였다. 그들은 합세하여 거인 유미르를 죽이고 그의 육체로부터는 육지를, 혈액으로부터는
바다를, 뼈로부터는 산을, 모발로부터는 나무를, 두개골로부터는 하늘을, 뇌수로부터는 우박과 눈이 충만한 구름을 만들었다. 유미르의 눈썹으로부터는 미드가르드(중간 세계)를 만들어 장차 인류의 거주지가 되게 하였다. 어렸을 때 읽었던
북유럽 동화에 트롤 등 거인이 많이 등장했던 것 같은데, 신화도 역시 거인이 많이 나온다. 거인의 육체가 땅이 되고 피가 바다가 되고 뼈가 산이, 머리카락이
나무가 되다니… 스케일이 참 크다. 339 아스가르드는 신들의
거주지의 이름인데, 그 곳을 가자면 비프레스트(무지개)라는 다리를 건너야만 한다. 아스가르드에는 금과 은으로 만든 궁전이
여러 개 있는데 신들이 그 속에 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오딘이 거주하는 발할라 궁전이 가장 아름답다. 오딘은 옥좌에 앉아서 하늘과 땅을 한눈에 내려다본다. 그의 어깨
위에는 휴긴과 뮤닌이라는 두 마리의 갈가마귀가 앉아 있는데 그것은 매일 전 세계를 날면서 보고 들은 바를 남김없이 오딘에게 보고한다. 발키리오르 340 발키리오르는 말을
타고 투구를 쓰고 창을 가지고 다니는 호전적인 처녀들이다. ~ 그녀들이 말을 타고 심부름을 갈 때 그녀들의
갑옷은 이상한 광채를 발하여 북쪽 하늘을 비춘다. 사람들은 이것을 북극광이라고 부른다. 토르와 기타의 신들 341 프레이는 신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신으로서 비와 빛과 지상의 모든 산물을 지배, 관리한다. 그의 누이동생 프레야는 여신들 중에서도 가장 자애심이 많았는데 음악과 봄과 꽃을 사랑하고, 특히 요정들을 사랑한다. 이 여신은 사랑의 노래를 매우 즐기므로
모든 연인들은 그녀에게 기원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로키와 그의 자손 342 그녀는 자기에게
송환된 자들, 즉 병이나 노년으로 죽은 자들을 이 영역에 배당한다. 그녀의
전당은 엘비드니르라고 불리었다. ‘기아’가 그녀의 식탁이고, ‘아사’가 식탁용 칼, ‘지체’가 하인, ‘지둔(遲鈍)이 하녀, 절벽이 문지방이고 ‘근심’이 침대, ‘격심한 고민’의
방의 장막이다. 그녀는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그녀의 유기체는
반은 살색이고, 반은 푸른색인데다가 용모가 무섭고 엄격하였기 때문이다.
그리스 신화와는
또다른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것 같다. 내용을 보면 기아, 아사, 근심 등 인간의 시작과 함께 한 고통들인데 표현하는 방식은 그리스 신화만큼 끔찍하지 않고 귀여울 정도다. 제 39장 토르의 거인국
요츠헤임 방문 352 “티알피와 경주를
한 후기도 사실은 원래 ‘생각’이었소. 따라서 티알피의 재능이 아무리 뛰어났다 해도 생각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을 것이오. ~ 엘리와의 씨름도 또한 놀랄 만한 것이었소. 왜냐하면 엘리는 다름아닌 ‘노년’이었기
때문이오. 노년에 의하여 정복되지 않는 자는 과거에도 없었고, 또
미래에도 없을 것이오.” 옛사람들의 혜안인가, 아니면 경험에서 비롯된 지혜인가? ‘노년’은 과거에도 미래에도 누구에 의해서도 정복되지 않는다. 수천년 전에
깨달은 진리인데 아직도 ‘노년’을 정복할 수 있을 거라 믿으며
– 오히려 어느때보다 더 강하고 현실적으로 – 희망을 버리지
않는 걸 보면 어리석다기보다 오히려 그래서 인간이구나가 느껴지기도 한다. 제 40장 발두르의 죽음 357 “만약 세상만물이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간에 그를 위하여 울고 있다면 돌아가게 해 주겠소. 그러나 만약 한 가지 물건이라도
그를 좋지 않게 말하거나, 그를 위해 울지 않는다면 그는 절대 돌아갈 수 없다오.” 발두르의 장례 358 배 안으로 옮겨진
발두르의 시체가 화장용 나무더미 위에 옮겨지자 그의 아내 난나는 이 광경을 보고 슬픔을 이기지 못하여 심장이 터지고 말았다. 그래서 그녀의 시체도 같은 나무더미 위에서 남편의 시체와 함께 불태워졌다. 요정 <에다> 가운데는 신들만은 못하지만 큰 힘을 가지고 있는 부류가 서술되어 있다.
이들은 요정이라고 불린다. 백색의 요정, 즉
빛의 요정은 특히 아름답고 태양보다도 더 눈부시고 찬란하며 섬세하고 투명한 천으로 만든 옷을 입고 있다. 그들은
빛을 사랑하고 인간에게 친절하며 거의 아름답고 사랑스런 아이들의 모습으로 출현한다. 그들의 나라는 알프하임이라
불리는 태양신 프레이르의 영토인데 그들은 이 태양신의 빛 속에서 항상 지낸다. 신들의 멸망 360 그러나 이러한
무서운 파멸을 예고하는 여러 가지 전조가 있다 우선 한 번의 여름도 시작되지 않고 겨울이 세 번이나 반복되며, 그
동안 한쪽에서는 끊임없이 눈이 내리고 혹독한 서리가 내린다. 바람은 칼 끝처럼 날카롭고, 폭풍우가 계속되어 태양의 존재를 의심케 할 정도이다. 또 이와 비슷한
겨울이 세 번 더 계속되어 그 동안 전쟁과 굶주림이 온 우주에 퍼질 것이며, 지구까지도 놀라서 몸을
떨고, 바다는 범람하고, 하늘은 갈라질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공중의 수리 떼들은 아직 숨을 할딱이는
시체들을 뜯어 먹을 것이다. ~ 이후에 전능자 알파두르는 바다 속에서 새로운 하늘과 새로운 지구를
발생케 할 것이다. 새로운 지구에는 갖가지 자원들이 넘쳐나고 충만하여 힘써 일하고 가꾸지 않더라도 저절로
추수의 기쁨을 누릴 것이다. 사악과 불행은 자취도 없이 모습을 감추고,
신과 인간은 더불어 행복한 삶을 영원히 영위할 것이다. 기상이변과 기아를
예측한 것일까? 신들의 멸망이라기 보다 인간의 멸망을 예언하는 것 같다. 현인류가 멸망하고 나면 힘써 일하고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추수의 기쁨을 누리는 새로운 세상이 올까? 사악과 불행이 사라지고 신과 인간이 더불어 행복한 삶을 영원히 영위한다니, 또
하나의 희망 고문이다. 아이슬란드 362 ‘저 기이한 섬, 아이슬란드 – 지리학자들의 말에 의하면 불의 작용으로 해저에서 폭발하여
솟아올랐다는 섬, 불모와 용암으로 뒤덮인 황량한 땅, 일
년 중 대부분은 폭풍우에 잠겨 있으나 여름에는 야성적인 미가 넘치는 나라, 눈 덮인 산, 고함치며 끓어 오르는 샘, 유황의 못, ‘서리’와 ‘불’의 황량하고 혼돈한 싸움터와 같은 화산의 균열이 잇는 북해에 준엄하게 우뚝 솟아 떠 있는 섬. ~ 이 황량한 나라의 해변에 풀이 무성하게 우거진 곳이 있어 그 곳에서는 가축이 자랄 수 있으며, 인간들은 그 가축과 해산물에 의존하여 살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은
시적 정서가 풍부하고 사랑이 많은 인간으로서 그들의 사상을 음악적으로 표현하였다. 만약 아이슬란드가
바다 속에서 폭발하여 나오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북방 민족들에 의하여 발견되지 않았더라면, 이 세상에서 많은 것이 상실되었을 것이다.’ 제 41장 드루이드 363 드루이드란 갈리아, 브리타니아, 게르마니아 지방에 거주하던 고대 켈트 민족 사이에서
신앙된 종교의 승려 사제였다. ~ 드루이드는 승려, 행정관, 학자, 의사의 직무를 겸하였다. 능력이 많아서
일 수도 있겠지만 정보와 지식을 독점해서 가능한 일로 보인다. 364 드루이드들은 드들의
숭배 대상을 표현하기 위하여 우상을 만들지도 않았고, 종교상의 의식을 거행하기 위하여 신전이나 기타의
건물에서 집회하는 일도 없었다. 커다란 돌을 원형으로 세운 것이 그들의 성역이었는데 지금까지 남아 있는
돌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영국의 솔즈버리 평원에 있는 스톤헨지라고 하는 것이다. 365 드루이드들은 도덕과
종교의 교사였다. 그들의 도덕적 교훈의 귀중한 표본이 웨일즈 음유시인들의 삼제가, 즉 세 개의 제재를 가진 시형 속에 남아 있다. 그것을 보면 우리는
그들의 도덕관이 그 당시 사회에서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으며 몸소 모범을 보임으로써 도덕의 기본 원리를 가르쳤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또 그들의 시대와 민중 사이에서 학자 역할을 하였다. 367 드루이드의 제도는
카이사르의 지휘 아래 로마 군이 침입하였을 때가 최전성기였다. 이들 세계의 정복자들은 드루이드를 그들의
주요한 적으로 보고 그들을 맹렬하게 박해하였다. 드루이드들은 분토의 도처에서 박해를 받았으므로 아이오너
섬으로 도망쳤다. ~ 드루이드들은 아이오너와 그 인근 섬 및 본토에서 세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마침내 하일랜드의 선교사인 성 컬럼버가 나타남으로써 그들의 지위는 바뀌고, 그들의 미신은 전복되었다. 무릇 그 지방의 주민들은 컬럼버에 의하여
최초로 기독교 신앙으로 인도되었다. 아이오너 367 아이오너는 영국의
여러 섬 중에서도 가장 작은 섬의 하나로써 울퉁불퉁한 불모의 해안 부근에 자리잡고 있다. 이 섬은 위험한
바다에 둘러싸여 있고 내부에 아무런 자원도 없다. ~ 아일랜드 태생인 컬럼버는 왕족이었다. 아일랜드는 스코틀랜드의 서부와 북부가 이교의 암흑 속에 잠겨 있을 때 이미 복음의 빛이 비친 나라였다. 컬럼버는 12명의 친구와 더불어 기원 563년에 버들가지와 짐승의 가죽으로 만든 배를 타고 아이오너 섬에 상륙하였다.
~ 그는 불굴의 노력으로 성서의 지식을 하일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여러 섬에 전파하였다. 일개
목사, 수도승에 불과한 그에 대한 존경은 대단하여 모든 교구의 주교들과 사람들은 그와 그의 제자들에게
복종하였다. 12명의 친구, 익숙한 숫자다. 하루는
12시간, 일년은 12달, 연필 한 다스는 12개, 즉
더즌이라 한다. 영어에는 12에 ‘dozen’이라는 별도의 이름을 붙여서 다양하게 활용한다. 그런가하면
동양에는 12간지가 있다. 12에 무슨 엄청난 비밀이 있나? 뭔가 시간과 자연의 신비가 숨어있는 숫자의 포스가 풍긴다. 나중에
자세히 찾아봐야겠다. 368 컬럼버는 아이오너에
상륙하였을 당시 12명의 사도를 대동하였는데, 그는 이들을
주축으로 한 종교 단체를 조직하고 자기는 그 단체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369 아이오너는 그
위치상 그 바다를 횡행했던 노르웨이와 덴마크의 해적에 침범당하기가 일쑤였고, 여러 번 약탈을 당하여
가옥은 소실되고 평화를 누리던 주민들은 그들의 칼에 피를 뿌려야 했다. ~ 여행자들이 지금도 아이오너를 방문하는 것은 주로 그 곳에서 발견되는
교회와 묘소의 유적을 답사하기 위함이다. ~ 각 지방에서 발견되는 원형의 석총(石塚)은 드루이드에서 기원한 것인 듯하다. 베이어울프 369 베이어울프는 어렸을
때 이미 그의 힘과 용맹을 증명하는 큰 공적을 세웠고, 장성하여서는 덴마크의 왕인 흐로트가르를 그렌들이라는
괴물로부터 구제하고 그 후 자신의 왕국에서는 그에게 치명적 타격을 가한 불을 뿜는 용을 퇴치하였다. ~ 성년이 되자 베이어울프는 그의 조국의 왕위에 오르도록 권고를 받았으나
왕후의 어린 아들인 히어드레드를 위하여 그 권고를 뿌리쳤다. 그 대신 그는 왕이 성장하여 나라를 다스릴
때까지 보필의 임무를 맡았다. 역시 베이어울프도
영웅 여정의 기본 코스라 할 수 있는 용을 퇴치하였다. 게다가 의리까지 있으니 크게 될 인물의 전조를
보여준다. 370 12년 동안 덴마크의
왕 흐로트가르는 그의 왕국이 그렌들이라고 하는 게걸스런 괴물에 의하여 황폐화되어 고생하였다. 이 그렌들은
인간이 만든 어떠한 무기로도 죽일 수 없었다. ~ 베이어울프는 어미의 목을 베어 전리품으로 흐로트가르 왕에게 바쳤다. 홀에 모인 사람들은 기쁨의 환성을 올렸다. 베이어울프가 지트 국으로
돌아갔을 때의 환영은 더욱 성대하였다. 그 곳에서 그는 넓은 영지와 높은 영예를 받았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소년 왕 히어드레드는 스웨덴과의 전쟁에서
죽었다. 베이어울프가 그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올랐다. 371 연로한 베이어울프는
단호히 용과 싸우기로 결심하였다. ~ 무서운 격투가 벌어졌기 때문에 베이어울프의 부하들은 한 사람만
제외하고 모두 도망쳤다. ~ 위글라프는 이 격투에 몸을 던져 죽음 앞에 놓인 베이어울프를 도와 용을
죽였다. ~ 베이어울프의 시체가 거대한 나무더미 위에서 불타는 동안 열두 명의
지트 인들은 이 선량하고 위대한 인물 베이어울프에 대한 슬픔과 업적을 노래 부르며 말을 타고 불타는 나무더미를 빙빙 맴돌았다. 베이어울프는 영웅
여정의 시작과 마무리를 용과 함께 했다. 동양에서는 상서로운 동물로 분류되는 용이 서양에서는 이렇게까지
악의 화신으로 여겨지는 게 재미있다. 내가 저자라면 l 목차에 대하여
목차가 너무 작게 나뉘었다. 각 장을 인물로 구분한 것은 좋으나 너무
작은 단위로 나누다 보니 41장이라는 긴 목차가 되어 읽기도 전에 독자를 질리게 한다. 그리고 장의 제목을 인물명으로 하다보니 별다른 호기심이 생기지 않는다. 좀 더 큰 단위로 묶고 제목을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게,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에피소드 등을 이용해서 만들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제우스와
그의 여인들’, ‘제우스: 내가 네 아버지다’, ‘질투와 욕망의 12신들’, ‘트로이
전쟁: 여신의 질투’ 등으로 나누면 큰 구분과 흐름도 이해될
수 있었을 것 같다. l 보완이 필요한
점 도입 부분에 전체 역사를 한번 짚어 주거나, 그림으로 계보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이 책은 신화를 잘 모르는 일반인을 위해서 씌여졌다고 했다. 나처럼 신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그 이름이 그 이름 같아서 헷갈리기도 하고 앞에서 읽은 내용과 뒤에 나오는
내용이 잘 연결되지 않아서 이해가 안 되다 보면 점점 재미없게 느껴진다. 인물 중심의 전개라서 그런 건 이해하는데, 각각의 이야기가 너무 따로
논다는 느낌이 든다. 몇 몇 장은 서로 관련이 있는 이야기인데 이런 부분을 연결시켜서 유기적으로 전개했더라면
역사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을 것 같다. l 이 책의
장점 산만하고 따로
논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신화 입문서로는 아주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각각의 에피소드가 너무 단순화
되고 배경 설명이 부족해서 인물의 연결이 부족하고 이해가 안 된다는 비평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오히려 이 지점이 이 책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뭔가 더 있을 것 같은데, 설명이 빠진 것 같은데… 하는 부분들은 검색을 해서 찾아봤고 실제로 인물들간의 히스토리가 있음을 발견했다. 이 책은 신화에 관심이 없었거나 잘 모르는 독자들에게 신화의 재미를 소개하는 입문서다. 독자가 이 책을 읽은 후에 신화에 관심이 생기고 자세한 내용을 알기 위해 다른 책도 찾아보고 싶게 되었다면, 이 책은 그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토마스 불핀치가 쓴 <The Age of Chivalry>와 <Legends of Charlemage>도 읽고 싶어졌고 그리스로마신화를 좀 더 자세히 풀어 쓴 책도
읽고 싶어졌다. 나 같은 독자를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l 내가 저자라면 1. 할머니가 옛날
이야기 들려주듯이 이야기로 풀어서 쓰는 것이 가능했을까? 이 책은 각 인물들에 대한 정보는 충분히 전달하지만
이야기라는 느낌보다는 자세한 설명을 겸비한 인물 사전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2. 그리스로마신화
외에 북유럽과 인도 신화까지 포함한 것은 이들 신화의 유사성을 비교하고 그리스로마신화만으로는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용이 너무 방대해졌고, 이들 신화는 그냥 건드리기만 했다는
느낌이 들어서 오히려 빼는 것이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저자라면
좀 더 스토리 텔링 쪽에 중심을 뒀을 것 같다. 그리고 북유럽과 인도 신화는 빼서 따로 책을 쓰겠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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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5 | 소유의 종말(The Age of Access)을 읽고 | 조윤택 | 2006.03.21 | 2316 |
4624 | 《코리아니티(Coreanity) 경영》 | 옮김 | 2006.03.22 | 1929 |
4623 | 나는 아폴로형 세계에 갇힌 디오니소스였다. [7] | 한명석 | 2006.03.22 | 28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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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1 | '코끼리와 벼룩'을 읽고 | 이종승 | 2006.03.27 | 2152 |
4620 | 벼룩보다는 디오니소스가 좋다 [1] | 도명수 | 2006.03.27 | 2140 |
4619 | 소유의 종말(20060320) [1] | 이미경 | 2006.03.27 | 2065 |
4618 | 코끼리와 벼룩을 읽고(개인브랜드화시대)` | 김귀자 | 2006.03.27 | 2377 |
4617 | 코끼리와 벼룩 | 오성민(꿈꾸는 간디) | 2006.03.27 | 2381 |
4616 | 코끼리와 벼룩(The Elephant and the Flea)을 읽고 | 조윤택 | 2006.03.27 | 2064 |
4615 | 3. 코끼리와 벼룩 [1] | 박소정 | 2006.03.27 | 2166 |
4614 | 코끼리와 벼룩(20060327) | 이미경 | 2006.03.27 | 2190 |
4613 | 거인 골리앗을 이긴 소년 다윗- | 정재엽 | 2006.03.28 | 228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