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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30일 07시 26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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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도 어느덧 3주 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아직 각 부처의 인선작업이 계속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간의 국정공백때문에 처리해야 할 일도 꽤나 많아 보입니다. 또한 공약을 통해 언급한 내용들까지 이행하려면 몸이 두 개라도 모자를 지경으로 보여집니다.


그럼에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특히 문정부의 경제정책이라 할 수 있는 J노믹스는 어느 정도 국민의 호응을 얻고 있는 듯 한데요, 공공부문뿐 아니라 민간기업에 대한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지원, 비정규직 감소, 복지혜택 확대 등은 누구라도 환영할 사안이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있습니다. 바로 정책을 제대로 시행하기 위한 비용 조달의 문제 즉, ‘증세(增稅)’에 대한 관점 차이 때문입니다.

자료에 의하면 일자리 창출등 각종 경제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예상되는 총 자금은 5년간 약 178조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연간 60조 정도로, 대한민국 1년 예산(2017년 기준)인 400.7조 원의 약 15%에 해당됩니다. J노믹스의 성공 여부는 정책의 실현 가능성도 중요하지만, 일단 이 필요한 예산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에 그 성패가 달려있다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해야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까요? 사실 2가지 방법 밖에 없습니다. 기존 예산의 낭비 요소를 최대한 줄여, 그 부분을 활용하거나 아니면 세금을 더 걷는 것 즉, 증세를 해야하는 거죠. 문정부에서는 아마도 2가지 부분을 다 활용할 것으로 보여집니다만, 그 중에서도 특히 더 중요한 부분은 증세라 할 수 있습니다. 세금을 늘리는 것, 어찌보면 아주 간단명료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는 절대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여기에 대한 입장과 견해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죠. 즉 누구나 일자리 창출, 복지혜택 확대에 대해서는 적극 찬성하지만, (콕 찝어) 자신에게 세금을 더 내라고 한다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그렇지 않나요?

이러한 증세 해결방안으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내정자는 여러 세금 항목 중 특히 소득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소득세 수입 비율이 3.7%(2013년 기준)로, OECD 회원국 평균인 8.8%의 절반에도 못 미칠 정도로 낮을 뿐 아니라 2014년 세제 개편 이후 근로소득세 대상자 중 무려 48%가 면세혜택 즉, 세금을 내지 않는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소득세의 명목세율 인상뿐 아니라 근로소득 공제 항목들을 조정함으로써 증세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주장하고 있죠.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소득수준별 세부담 평가와 발전방향' 보고서는 J노믹스를 이행하기 위한 증세방안으로써, 근로소득자의 소득세율을 조정함으로써 얼마 정도의 세수입이 증대될 수 있는 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①소득세율 24%ㆍ35% 구간, ②15%ㆍ24%ㆍ35% 구간, 그리고 ③모든 구간의 3가지 상황에서 세율 3%포인트를 인상했을 때를 측정했는데요,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소득세율 24%/35% 구간        →   기존대비 세금 수입 약 6.3% 증가
② 소득세율 15%/24%/35% 구간   →   기존대비 세금 수입 약 23.7% 증가
③ 소득세율 모든 구간              →   기존대비 세금 수입 약 38.6% 증가

당연한 결과입니다. 모든 구간에서 소득세율을 인상할 때 가장 증세효과가 클 수 밖에 없겠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일부 구간만 세율을 올려서는 증세효과가 미약하다는 겁니다. 이는 단순히 중간과 고소득층에서 세금을 더 걷을 때 증세효과가 제일 클 것이라는 예상을 벗어나는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조사를 시행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안종석 선임연구원은 소득세 증세는 보호해야 할 저소득층을 제외한 모든 소득계층에서 세율을 올려야만 면세자가 줄어들고, 세수입도 커지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세율 인상은 어려운데, 이는 현행 면세자의 규모를 얼마나 줄일 것인지, 중간층의 세부담은 얼마로 할 것인지, 그리고 고소득층의 부담은 얼마나 가중시킬 것인지 등 여러가지 사회적 합의가 먼저 선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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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와 보수의 일반적인 차이점은 변화와 안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진보와 보수 모두 국민의 복지 확대를 추구하지만, 이를 실행하는 방법면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보수의 경우 증세보다는 성장을 통한 자연스러운 분배를 추구하지만, 진보의 경우는 많이 버는 사람들에 대한 누진적 증세를 통해 체계적 혹은 약간의 강제적 분배를 추구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즉 같이 잘 살자는 생각이 강하죠. 아마 같이 잘 살자는 생각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증세와 분배의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의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사실 같이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로 나눠야만 합니다. 현 자본주의의 시장경쟁을 기본으로 하는 체제하에서는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것과 같이 '부익부빈익빈'이 심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위의 보고서에서 제시한 것처럼 일자리 창출, 복지확대를 자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많은 국민들이 지금보다 조금씩 더 희생을 하는, 소위 십시일반(十匙一飯)의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나만 아니면 돼!’ 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한편으로는 복지혜택을 더 받길 바란다는 것은 어쩌면 도둑놈 심보라 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더 나은 세상으로 가기 위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일정부분의 추가적인 세부담이 필요하다면, 저는 충분히 동참하고픈 마음이 있습니다. 조금씩 나눌 때 분명 세상은 더 밝아지고, 더 활기차지며 생동감 있게 될 테니까요. 바로 이런 사회가 함께 하는 사회, 같이 웃으며 살아가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이것 만큼은 문정부에 꼭 부탁하고 싶습니다. 사정이 넉넉지 않은 국민들이 내는 세금은 사실 혈세라 할 수 있을 정도의 큰 부담이 되는 돈입니다. 그렇게 걷은 돈은 반드시 국민들을 위해 ‘잘 쓰여져’야만 합니다. 절대 흥청망청, 대충 사용되서는 안됩니다. 반드시 내 주머니의 소중한 돈처럼, 내 자식에게, 내 가족들에게 쓰여지는 귀중한 돈이라 생각하고, 아끼고 잘 생각해서 사용되었으면 합니다. 이제 시작이니, 처음부터 끝까지 그렇게 모든 국민들을 위해 잘 쓰여질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차칸양(bang_1999@naver.com) 올림




*****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공지 ***** 

1. 홍승완, 박승오 연구원의 <위대한 멈춤> 4주 강연 안내
변화경영연구소 1기 홍승완 연구원과 3기 박승오 연구원이 그들의 공저 『위대한 멈춤』의 내용을 토대로, 6월의 매주 목요일마다 4주동안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전환기, 삶을 바꿀 자유의 시간’이란 제목으로 진행될 이 강연은 조지프 캠벨, 헤르만 헤세, 구본형, 워렌 버핏 등 비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인생의 반전을 이끌어 냈는 지, 그리고 그 전환의 도구는 무엇인지 알아보는 좋은 시간이 될 것입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의 많은 신청 바랍니다.

2. [출간소식] 『갈림길에서 듣는 시골수업』 박승오/김도윤 지음
변화경영연구소 3기 박승오, 김도윤 연구원이 시골에 숨어 있는 인생 고수들을 취재해 글로 펴낸 『갈림길에서 듣는 시골수업』을 출간했습니다. 이 책은 한번이라도 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시골 숨은 고수들의 지혜에 대한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귀촌에 관심있는 분들, 또는 시골에서의 삶을 꿈꾸는 분들의 일독을 권해 드립니다.



IP *.122.139.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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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30 07:47:24 *.45.30.238

저도 문재인 정부가 잘해내기를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본질을 잃지않는다면 삶에서 내가 조금 손해본다는 마음을 갖는것도  나쁘지만은 않은것같아요.

 

글 감사히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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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31 06:48:25 *.122.139.253

무엇보다 본질을 잃지 않는다는게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소위 초심이란 건데요, 지금 이 마음 그대로 끝까지 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러다보면 분명 무언가 조금씩 바뀌게 될 것이고, 그것이 누적되면 지금보다 나은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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