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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의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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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5일 10시 46분 등록

회사 생활은 일도 일이지만 인간관계가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 합니다. 관계적 갈등은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주기도 하고, 심한 경우 한쪽이 그만둬야 끝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언제부터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제게는 내부 '갈등조정'이란 키워드가 업무 아닌 업무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뭐 이런저런 일을 관여하다 보니 조직내지는 개인의 갈등에도 들어간 모양입니다. 그런데 자꾸하다보니 의뢰(?)하는 일 또한 늘어나게 되고, 늘어나서 어떻게든 그 안으로 들어가다보니 조금은 잘해낼 때가 있더군요. ‘일도 근육과 비슷하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최근에도 갈등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회사생활의 전형적인 형태인데, 업무분장에서 시작된 책임과 관계의 대립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누구의 편에 서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드러내 놓고 떠들 수도 없는, 그렇지만 그대로 두었다가는 좋지 않은 영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스러웠습니다. 옛날 같으면 전통적인 방식을 사용했을 것입니다. 저녁 술()자리로 부르고, 이야기를 들어보고, 감정을 헤아려본 후, 조금 취한 뭉개진 정신에 그래도 내일부터 잘해보자'라는 식 말입니다. 아니면 맛난 음식과 커피로 같은 방식의 전개를 했겠지요. 물론 그들이 술을 좋아하거나, 음식을 탐하거나, 커피를 얻어 먹었기 때문에 완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완화됨과 풀림의 키워드는 '헤아림'에 있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존중받고 싶어하고 사랑받고 싶어합니다. 그런 사회생활의 반대급부에 있는 것이 찔리고, 당하고, 상처나는 일들이 아닐까 합니다. 누군가는 편을 들어주기도 해야 하고, 약도 발라주기도, 깨진 상처에 반창고를 붙여주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다른 방법으로 사람과의 길을 모색해 봤습니다. 마음 글, 한통의 편지를 썻습니다.


01.PNG


그리고는 답장을 받았습니다.


02.PNG

이번주는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를 읽었습니다. 말로만 듣던(관심을 갖고 한번이라도 읽어봐야 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던) 주역, 논어, 맹자, 노자의 내용에서 일부분씩을 발췌하여, 선생의 삶의 이야기로, 경험을 통한 깨달음으로, 성현(聖賢)의 가르침을 풀어 주시고 계십니다. 선생님의 말씀, 두 구절 정도 옮겨보면, 145페이지와 239페이지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P.145

「논어」는 인간관계론의 보고라 할 수 있습니다.(중략)

사회의 본질이 바로 인간관계라는 사실만은 여러분과 합의해두고 싶은 것이지요.

P.239

사회의 본질은 인간관계의 지속성이라고 생각합니다.(중략)

다시 볼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피차 배려하지 않습니다.

 

요즘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많은 면 이()와 득()으로 만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중심을 가만히 헤아려 보면 인()과 덕()과 선()이 먼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본의 논리가 앞서고 편리함()만을 내세우다 보면 물질만 남지 않을까 해서 입니다.

역시나 답은 현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나서, 헤아리고, 서로 웃어줄 수 있는 통()을 노력해야, 살아있음의 기쁨(), 또한 기회가, 있을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를 읽으면서 말씀이 가슴으로 들어와 생각을 정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받았습니다. 실천을 통해 저를 더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을 작정입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有言自遠方來 不亦樂乎(유언자원방래불역락호)

말씀이 멀리서 찾아주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기쁘고 감사한 한주였습니다.




IP *.226.22.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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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5 11:11:17 *.124.22.184

책을 보고 북리뷰에서 끝내는 게 아니라 삶에 녹여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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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5 12:32:06 *.226.22.184

응용처가 많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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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5 13:57:49 *.146.87.22

마음이 머물러, 올린 마음글 감동 받았습니다 ㅜㅜ

무슨 일인지 모르겠으나... 저도 약간 올라오네요 (화가 아니고 눈물이 ㅋㅋ)


왠지 형님도 저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이 책에 감명을 받으신 것 같습니다.

저도 신영복 선생의 주옥같은 말을 되새기며 "습(習)& 사(思)"

즉 실천토록 하겠습니다!!


칼럼 너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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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6 22:43:04 *.41.5.100

왜이래~ 

밥사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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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7 00:48:00 *.222.255.24

책 정말 제대로 읽으셨네요. 

책 읽고 북리뷰 잘  쓰는 것보다 삶에서 실제로 책을 살아간다는 게 훨씬 훌륭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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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7 16:54:35 *.226.22.184

우연의 결과물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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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8 10:29:29 *.216.233.131

형님같은 회사 상사 있으면 일할 맛 날거 같은데요. 술 사주지,  밥 사주지, 이렇게 남자를 울리는 감동까지 주지. 더이상 남자에게 더 필요한게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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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2 12:52:39 *.226.22.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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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8 20:42:38 *.44.162.136

진정한 북리뷰네요 ㅎ 책 내용을 실천해서 생활에서 반영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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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2 12:52:59 *.226.22.184

같이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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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2 08:13:29 *.75.253.254

책을 읽거나 리뷰를 할 때 말고는 생활 속에서 책에서 본 내용을 잡아 내기가 쉽지 않던데.. 대단하셔요 ㅇㅅㅇ)b 따봉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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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2 12:53:45 *.226.22.184

교수님께서 이런말씀을...

너무 겸손하십니다. 역시 仁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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