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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13일 07시 07분 등록

현재 저는 모 식품회사 자금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에서 23년째 근속 중이고, 현 자금팀에서만 13년째 근무 중입니다. 제가 일반 직장인보다 경제관련 상황과 경제공부법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있는 이유는, 아무래도 이런 서당개(?) 효과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했는데, 그 기간에 10년을 더 얹었으니 당연한 거 아닐까요?^^


개인적으로 경제공부를 통해 몇가지 느낀 점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 3가지만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하나는 투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내실이 우선이라는 겁니다. 투자를 통해 많이 벌든, 연봉이 높아 많이 벌든, 그보다 지출이 크면 남는게 없습니다. 투자를 못해 제대로 벌지 못해도, 연봉이 작아도, 스스로 지출을 잘 조절할 수만 있다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산은 증식되게 되어 있죠. 결국 자산이 늘어난다는 것은, 혹은 자산이 줄거나 마이너스가 되어 있다는 것은, 자신의 수입과 지출에 대한 더하기와 빼기를 잘 하거나 혹은 못했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산수를 잘 하는 사람이 자산도 잘 관리하는 법입니다.

두 번째로는 과감한 투자보다 리스크 관리를 잘 하는 사람이 안정되게 오래 갈 수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 대한 최근 사례 하나를 들어 보겠습니다.

지난 주 모은행과 미팅을 했습니다. 은행에서 오신 분은 법인 상품소개를 하러 온 것으로, 그 상품은 달러와 같은 외국환율에 투자하는 거였죠. 간단히 설명하자면, 회사에서 달러를 팔아야할 때 해당 은행의 상품을 이용하면 현재 환율보다 30원을 높게 팔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겁니다. 대신 최소 6개월 이상 계약을 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고요. 즉 첫 거래로 정해진 환율이 6개월 동안 계속 가게 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현재 환율이 1,200원이라면, 30원이 높은 1,230원에 보유한 달러를 팔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6개월 동안 한번 정해진 1,230원에 계속 달러를 팔아야만 하는 거고요. 회사입장에서는 이렇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지금 환율인 1,200원이 고점으로 향후 6개월 동안 그 아래에서 움직일거란 판단이 든다면, 높은 환율에 달러를 팔 수 있으니 환차익을 많이 얻게 되는 겁니다. 이해 되시죠?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이 상품에는 엄청난 리스크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만약 1,200원이 고점이 아니라, 계속해서 올라가는 일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한번 맺은 계약은 파기할 수 없으므로, 환율이 윗 방향으로 솟구칠 경우 속절없이 피해를 볼 수 밖에 없으며, 그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게 되는 겁니다. 그야말로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 거죠.

혹시 ‘키코(KIKO)’란 용어를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 안에서 변동할 경우, 미리 약정한 환율에 약정금액을 팔 수 있도록 한 파생금융상품’으로, 2008년 당시 견실한 수출 중소기업들을 도산시킨 악명높은 상품입니다. 상품구조는 위의 모은행에서 소개한 상품과 거의 동일합니다. 당시에도 은행들은 중소기업 사장님들에게 조금 더 높게 달러를 팔 수 있게 해줄테니 계약을 하자고 했죠. 처음엔 좋았습니다. 약간의 메리트가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환율은 900원 초반에서 거의 1,600원까지 수직으로 치솟았습니다. 중소기업에선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손실이었고, 결국 많은 회사들이 도산하고 말았죠. 은행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도 패소했고요.

마지막 세 번째로는 반드시 자신의 투자성향을 돌아봐야만 한다는 겁니다. 제가 투자상담을 할 때면, 항상 빼놓지 않고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원금손실을 감당할 수 있나요?”

만약 원금손실을 두려워한다면, 주식이나 펀드, ELS와 같은 투자상품들은 쳐다보지 말라고 권합니다. 성향이 맞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끔찍한 고통을 경험할 수도 있거든요. 설사 어느 정도 과감한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원금손실이 나게되면, 꽤나 힘든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으니까요.


최근 새정부가 들어서며 그 효과인지는 모르겠지만, 주식시장은 역사적 고점을 갈아치우며 활활 불타오르고 있고, 양대 축의 하나인 부동산 시장 또한 조만간 터질 것만 같은 휴화산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에서는 개인들의 신용잔고가 8조원을 넘긴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고, 부동산시장 또한 오르기 전에 미리 매수를 해 놓아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돌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투자의 시대가 다시 도래한 듯 보여집니다.

어떠신가요? 이 뉴스를 접하면서 조급해지시나요? 빨리 투자를 해야할 것만 같나요?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투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리스크 관리입니다. 특히나 자신의 성향이 절대 원금손실을 용인하지 못한다면, 투자에 대한 생각은 접으시는 게 좋습니다. 투자를 안하면 돈은 벌지 못하겠지만, 그렇다고 잃는 돈도 없습니다.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투자를 했는데 잘못되면, 자신의 자산은 줄어들게 됩니다.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거죠.


개인경제는 잘 지키는 사람이 오래 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지켜진 자산은 쉽게 새어나가지 않습니다. 카더라 하는 뉴스에, 주변의 헛된 소문에 흔들리지 마세요. 먼저 자신의 성향을 돌아보고, 내실을 다지며, 리스크를 피하세요. 이렇게 하는 것이 시간은 조금 오래 걸릴 수 있겠지만, 가장 안전하면서도 튼튼하게, 그러면서도 가장 빠르게 자산을 증식시키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차칸양(bang_1999@naver.com) 올림




*****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공지 ***** 

1. 출간소식 『청소년을 위한 진로인문학』 박승오 지음(공저)
변화경영연구소 3기 박승오 연구원이 청소년 시리즈 강의(서울시 주최)를 엮은 『청소년을 위한 진로인문학』에 공저자로 참여했습니다. 『청소년을 위한 진로인문학』은 인문학자, 교수, 청소년 진로멘토, 작가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8명의 어른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에게 자아와 진로를 탐색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입니다. 청소년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일독을 권해 드립니다.

2. 故구본형 선생님 기증도서 공개서가 안내
돌아가신 구본형선생님의 홍지동 자택을 정리하게 되면서 보유하고 계시된 선생님의 도서를 공개된 서가가 있는 두 단체 <50플러스 중부 캠퍼스>와 <하늘연코리아(주)의 유기농문화센터>에 기증하였다고 합니다. 이 공개서가들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하니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이용 바랍니다.

3. 디톡스 프로그램 <꿈토핑 더비움 3기>에 초대합니다.
‘더비움 프로그램’은 2011년부터 서울대 보완통합의학연구소 및 치유과학센터에서 꾸준히 진행해왔던 해독 프로그램으로, 변화경영연구소 꿈벗이기도 한 정양수 원장이 변경연 분들과 건강한 삶을 나누고자 진행하는 재능기부 프로젝트입니다. 이미 1기와 2기분들이 많은 도움을 얻었고, 이번에 3기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조기 모집되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서둘러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IP *.122.139.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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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9 09:08:01 *.70.26.180
재테크의 가장 중요한 1원칙이 "지출통제"이지요.
근데 소비성향을 낮추는게 쉽지가 않아요. ㅜㅜ
프로필 이미지
2017.06.20 07:53:27 *.122.139.253

맞아. 쉽지 않지. 이 또한 뼈를 깍는(?) 자기인내가 필요하긴 해.

그럼에도 안 하면 안된다는 것. 반드시 해야만 한다는 것. 결국 결단을 내려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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