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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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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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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14일 08시 38분 등록

그토록 힘든 과정들을 거쳐 부푼 마음으로 시작한 연구원 과정에서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책은 다름아닌 죠셉 캠벨의 <신화의 힘>입니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저는 내심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하고 많은 고전들 중에 왜 하필 신화 이야기이지?? 게다가 죠셉 캠벨은 또 누구지??’

 

그 때까지 책 읽기를 좋아는 하지만 인문고전 책들은 많이 읽지 못했던 제게 신화는 먼 나라 사람들의 신들도 질투하고 불륜 행각을 벌이는 황당한 이야기였고, 그나마 이윤기 선생님이라면 몰라도 캠벨은 금시초문이었습니다^^::: 변경연 커리큘럼이 인문고전을 매주 한 권씩 읽고 북리뷰와 칼럼을 써야 하는 건 알았지만 그 시작이 점잖은 공자나 혹은 도도한 니체처럼 나름 격조 높은 인문학으로 시작할 걸로 기대했던 제게 신화와 캠벨은 다소 의외였습니다. 게다가 선배 한 분이 합격 축하선물로 책을 주겠다고 해서 나갔더니 <신화의 힘> 초판을 주면서 아주 중요한 책이니 잘 읽으라고 하는데 그 표지가 어찌나 후줄근하던지요! 스승님도 선배도 다들 이상들 하시네하는 떨떠름한 마음으로 돌아와 책 표지를 펼쳤습니다

 

그리고저는 그만 책에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세계. 이 세계를 몰라서 내가 그토록 아프고 힘들게 헤매었구나책장을 넘길 때마다 무찔러 들어오는 강한 울림과 공명에 저는 그저 속절없이 끌려들어갈 뿐이었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신화라는 것이 인류 집단무의식의 표현임을 몰랐던 저는 제가 왜 그토록 캠벨이 말하는 내적 이야기에 강하게 반응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책장을 덮는 순간 <신화의 힘>은 어느새 제 인생의 책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연구원 가을 카프라를 읽으며 또 한번 경험하게 되는데 캠벨이 그때까지의 저를 완전히 무장 해체하였다면 카프라는 저를 재융합의 세계로 인도합니다).

 

감동도 잠깐 변경연은 매주 한 권의 지정도서를 읽고 월요일 낮 12시까지 홈페이지 연구원 코너에 북리뷰와 칼럼을 올려야 합니다. 그런데 대개 책들이 700~1000 페이지의 책으로 연구원들 사이에 베개보다 높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로 두껍고 내용도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북리뷰의 경우 필사까지 해서 올려야 하니 수험생도 이런 수험생이 없습니다. 그런 만큼 한 달에 한번 진행하는 오프 워크숍에 별도 실행과제가 있다는걸 알면서도 미쳐 확인도 못하지 그저 매주 북리뷰를 쳐내느라 정신 없이 지내다 첫 오프 워크숍 전날에야 과제를 간신히 확인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실행과제가 세상에 <나의 신화 만들기>였습니다...!

 

이걸 어찌 하룻밤 만에 쓸 수 있을지, 뭔가 조사를 해서 쓰는 리포트같으면 밤을 세우면 되겠지만 나의 신화라는 게 시간을 들인다고 쓸 수 있는건지 순간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죽음편지도 그러하고 도대체 연구원 과정은 왜 이리 힘든건지 머리를 쥐어뜯으며 컴퓨터 앞에서 낑낑대다 문득 제가 작성한 <신화의 힘> 북리뷰를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을 때는 감동도 크고 내적 울림도 좋았지만 연이어 다가오는 다음 책들로 인해 다시 되돌아보지는 못했거든요. 어쩐지 거기에 실마리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인간의 참 지혜는 오직 고통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라는 대담자 빌 모이어스의 서문으로 시작하여 천복을 쫓으면, 나는 창세 때부터 거기에서 나를 기다리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내가 살아야 하는 삶은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삶입니다자기 천복을 좇는 사람은 늘 그 생명수 마시는 경험을, 자기 안에 있는 생명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지요라는 핵심구절까지 때론 파란 줄로 때론 빨간 줄을 쳐가며 필사를 하고 제 생각들을 정리한 리뷰를 보니 또다시 마음이 뜨거워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마치 캠벨의 말처럼 제 안에서 저만의 천복이 세상에 나오기 위해 일렁이는 것 같았습니다. 신기하게도 몇 시간을 끙끙대며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던 이야기가 제가 작성한 북리뷰를 보니 저도 모르게 이야기가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단숨에 받아쓰기를 하듯 나의 신화를 만들고 헐레벌떡 첫 워크숍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이윽고 제 순서가 되자 다소 쑥스럽기도 하고, 긴장도 되고 해서 발표하는 제 목소리가 약간 떨립니다. 한 사람의 발표가 끝날 때마다 스승님께서 피드백을 해주시기에 저 역시 발표를 마치고 어떤 말씀을 주실는지 긴장된 마음으로 스승님을 쳐다보는데

 

너는 작가다

“…. ??”

 

스승님의 굵은 저음이 들려오는데 전 처음 무슨 말씀인지 선뜻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작가란 제 오랜 꿈이었지만 한편 저희 집에서는 금기어였습니다. 왜냐하면 작가=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그러므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주 오래 마음에 품었지만 한번도 현실이지 못했던 언어, .. 그 길을 가도 괜찮다고 스승님께서 제게 황금씨앗을 심어주십니다. 아주 먼…. 길을 돌고 돌아온 제겐 얼마나 먹먹한 순간이었는지요

 

그리고 네 이름은 먼 별 샤먼이다

비로소 스승님의 다음 말씀이 귀에 들어옵니다.

 

먼 별 샤먼.. 참 예쁜 이름이었습니다. 그 이름을 지니면 예쁘지 않았던 지난 제 삶이 이제부턴 별처럼 예뻐질 것만 같아 지금부턴 꼭 샤먼의 삶을 살아야겠다 결심하였습니다. 여러분 혹 스승님이 왜 샤먼이란 말씀을 하셨는지가 궁금하시면 캠벨의 <신화의 힘>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어쩌면 여러분 또한 저처럼 지금까지 내면 깊은 곳에 묻혀만 있던 여러분만의 천복을 찾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하여 전 그 다음 달 과제로 수천 년 동서양 문명사를 뒤지며 나만의 롤 모델 3명을 찾는 지난한 작업을 하기 시작합니다. 제가 찾은 역사 속 큰 별들의 이야기는 다음 편지에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어느새 여름이 시작되는 6월이네요. 연구원 시절, 여름 과정에 늘어지면 가을이 풍성하지 못하다는 스승님 말씀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아직도 여름만 되면 긴장이 됩니다 ㅎㅎ 여름이 지나 가을이 오면 어느새 올 한해도 훌쩍 끝자락을 향해 달리기에 행여 걱정되셨던 스승님 마음이셨을 거란 생각입니다. 그런 만큼 올 여름, 한가지 계획은 꼭 이루시는 멋지게 뜨거운 여름 되시기 아자 홧팅!입니다. 저는 6 4째주 수요일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수희향 올림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1. [출간소식] 박승오(공저) '청소년을 위한 진로인문학'

변화경영연구소 3기 박승오 연구원의 공저 <청소년을 위한 진로인문학>이 출간되었습니다. 서울시에서 주최한 청소년 대상 시리즈 강의를 엮은 것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 8명의 어른들이 자아를 탐색하고 꿈을 찾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진로를 찾지 못해 갈팡질팡하는 청소년들에게 좋은 안내자가 되어 줄 수 있는 <청소년을 위한 진로인문학>의 일독을 권합니다.

http://www.bhgoo.com/2011/824744

 

  1. 수희향의 <유럽 정통 에니어그램- 소수정예 유형파악 원데이 워크숍> 모집 안내

에니어그램 창시자 DR. Naranjo 박사 과정을 수료한 수희향 대표가 진행하는 <유럽 정통 에니어그램 원데이 워크숍> 7 15일에 진행됩니다. 에니어그램 유형만 정확히 분석하면 각자 일상에서 부딪히는 크고, 작은 갈등원인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유로 에니어그램 연구소>는 다수의 테스트가 아닌 소수정예 개별워크숍을 통해 유형분석 작업을 진행합니다. 자기탐구를 통해 소통 및 관계 개선을 도모하고 싶은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다리며 보다 자세한 사항은 다음 포스팅을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free&document_srl=825100

 

  1. [1인회사 연구소-원데이 창직워크숍] 신촌 한겨레교육센터

    1인회사 연구소 수희향 대표가 진행하는 <1Day 체인지 업業: 창직 모델링 워크숍> 6 24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신촌 한겨레 교육센터에서 진행됩니다. 평생 직장이 사라진 저성장 시대에 필수가 되어버린 창직으로 내 삶을 체인지업 할 수 있는 <1인 지식기업가로의 창직 로드맵 원데이 워크숍>은 최대 5명까지인 소수정예 워크숍 입니다. 나만의 고유한 창직 로드맵을 설계하여 삶의 변화를 꿈꾸시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리며, 자세한 사항은 다음 포스팅을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 823674

 

IP *.227.93.155

프로필 이미지
2017.06.16 07:25:56 *.45.30.238

수요편지6에서 말씀 하신 구본형 선생님이 심어주신 "황금씨앗" 이 무엇이었는지 이제 알겠네요.

 

 

프로필 이미지
2017.06.16 10:20:09 *.227.93.155

네. 스승님께서 늘 제 안에만 멤돌던 바램을 꺼내주셨습니다.

스승님이란 분들은 참 감사한 분들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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