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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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2017년 6월 19일 01시 15분 등록

지난 몇 주간 모 재단에서 운영하는 청년 취업 워크샵에 강사로 참여했습니다. 경기도 내 공공기관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취업준비생들이 참여했는데요, 취업을 향한 이들의 열정과 에너지가 느껴져 제 마음도 뜨거웠습니다. 이틀동안 운영되는 워크샵에서 저는 뒷부분인 취업전략 수립, 자기소개서 쓰기, 면접 준비 부분을 담당했습니다. 워크샵은 일방적인 강의가 아니라  참여자들이 자신의 것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자신이 어느 기업의 어느 부서에 지원할 것인지 정하고,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자기소개서를 써보고, 창의력과 문제해결능력을 검증하는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오늘은 이들에게 당부했던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워크샵을 시작하면서 '명패 만들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2명씩 짝을 이루어 상대방의 이름, 소속기관과 담당업무, 경력이나 대학 전공, 워크샵에서 얻고 싶은 것 2가지, 삶에서 소중한 것 2가지를 듣고 명패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참여자들이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 워크샵에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활동이지요. 대부분 대학졸업생이나 휴학생인 이들이 삶에서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일까요?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돈과 여가'였습니다. 일을 하면서 생활에 필요한 돈도 벌고 삶의 여유도 즐기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입니다. '나에게 꼭맞는 회사 선택법'이란 주제로 진행한 워크샵 시간에는 '커리어앵커 파악하기'라는 활동을 했습니다. 커리어앵커는 커리어와 관련된 결정을 할 때 변하지 않는 경향성이나 선택 기준을 의미하는데요, 많은 이들이 '안정추구형'과 '삶의질 추구형'을 선택했습니다. 일의 안정성과 지속성이 보장되는 환경에서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길 바라는 이들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삶에서 어떤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는 개인의 선택이자 가치관입니다. 그 누구도 그것을 비난할 자격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커리어 코치이자 인생 선배로서 이들의 생각이 다소 안타까웠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돈을 주면서 여가 시간을 보장하는 회사는 정말 찾기가 힘듭니다. 그것은 전문성이 아주 우수한 소수에게만 주어지는 조건입니다. 또한 사회초년생들은 조금 보수가 적고 일이 힘들더라도 일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곳에서 일하는 것이 좋습니다. 평생직장은 이제 사라지고 없습니다. 아무리 안정적이고 정년이 보장되는 곳에 들어간다고 해도 실력이 없다면 도태되고 결국 회사를 나오게 될것입니다. 그러니 직업 선택의 가치로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 중 하나로 '전문성 함양'을 고려해봐야 합니다.  


또한 취업이나 이직의 가능성을 높이고 싶다면 '나만의 차별화된 스토리 개발'을 고민해야 합니다. 저는 헤드헌터로 일하며 수많은 경력기술서를 읽었고 현재는 전문면접관으로 활동하며 수많은 자기소개서를 읽습니다. 그런데 하나같이 비슷비슷한 이야기만 하고 있어 너무 안타깝습니다. 자기소개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팀프로젝트'입니다. '대학시절 어느 팀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 아무개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아서 내가 잘 설득했다' 뭐 이런 이야기입니다. 저는 자기소개서를 쓸 때 자신이 지원하는 직무와 관련된 경험을, 다른 지원자들 완전히 다르게 쓰라고 조언합니다. 실제 워크샵을 해보니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경험과 스토리를 연결하는 노력이 부족할뿐 입니다. 그러니 자신의 과거를 샅샅이 뒤져서 면접관이 관심을 가질만한 이야기를 써야합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그런 경험이 없으면 어쩌냐구요? 그럼 만들어야죠! 생각없이 인턴 기간만 채울 것이 아니라 '나는 이런 경험을 하고 싶다'고 윗분에게 요청해야 합니다. 토익 공부만 할 것이 아니라 직무 경험을 쌓을 곳을 찾아야 합니다. 그런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고 그런 경험이 지원하는 회사와 팀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일목요연하게 기술하는 것이 합격을 부르는 자기소개서의 비결입니다.


마지막으로 '준비가 되면 지원할 생각말고 지원하면서 준비가 되도록 하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지원은 한 번도 해보지 않고 스펙 쌓기에만 골몰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부족한 점에만 집중해 시간만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 이런 지원자도 있습니다. 단 한번도 지원을 안했는데 자신은 취업이 안된다고 결론 내리는 이들이죠. 저는 가능한 대학 졸업 후 3년 안에 취업을 하라고 권합니다. 나이가 많아지면 취업의 가능성은 급격히 줄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첫직장이 끝직장이 아니니 일단 일을 잘 배울 수 있는 곳에 들어가 실력을 쌓은 후 이직하는 방법도 고려해보라고 조언합니다. 그러니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합격할 때까지 줄기차게 지원해보기 바랍니다. 인디언들이 기우제를 지내면 비가 내리지 않는 경우가 단 한 번도 없답니다. 그 이유는 비가 내릴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과감하게 도전하고 과정을 통해 자신을 더 단련해야 합니다.


경제도 어렵고 취업도 어렵습니다. 부모 세대보다 더 가난한 세대가 지금의 젊은 세대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래도 저는 희망을 버리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안된다 생각하지 말고 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도전과 패기로 이겨나가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학교에서 전부 A를 받는 학생이었나요? 그렇다면 졸업을 축하합니다. 실제 현실에서 여러분들은 결코 두번 다시 전부 A를 받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인생에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제 졸업을 하고 맞춤형 티셔츠를 입게 될 것입니다. 뒷면에는 ‘거절’이란 단어가 적힌 티셔츠를요. 하지만 그 티셔츠 앞면에는 ‘다음’이라는 말이 적혀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원하는 배역을 얻지 못했다고요? 그렇다면 다음이 있습니다. 혹은 다다음 기회가 있을 수도 있고요.  - 로버트 드 니로, 뉴욕예술대 졸업축사 중      


 

낙심하고 있나요?

그대에게는 '다음'이 있잖아요.

그러니 기운내세요.

다시 도전하세요!



[알림1] 박승오 연구원이 공저 '청소년을 위한 진로인문학'을 펴녔습니다. 청소년 자녀를 둔 분들에게 권합니다.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notice&document_srl=824744 

 

[알림2] 구본형 선생님이 아끼시던 책을 만나보고 싶은 분에게 소식 전해 드립니다. 꼭 들러보세요. http://www.bhgoo.com/2011/824436#2  


[알림3] 수희향 연구원이 운영하는 1인회사연구소에서 '1인 지식기업가로의 창직 로드맵 원데이 워크샵'을 진행합니다. 신촌의 한겨례교육문화센터에서 만나요!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free&document_srl=823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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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9 08:57:23 *.70.26.180
선배의 멋진 조언.
집요함, 중요한 재능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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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3 00:19:06 *.35.229.12

성실하고 꾸준한 사람은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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