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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재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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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21일 09시 11분 등록


[일상에 스민 문학] - ‘하는 이방인 

- 알베르 카뮈 <이방인> 


얼마 전 15층 아파트 외벽에서 창틀에 실리콘 바르는 작업을 하던 한 노동자가 추락사 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이 아파트에 사는 입주민이 작업자들이 휴대전화로 틀어놓은 음악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며 옥상으로 올라가 그 노동자가 매달려 있던 밧줄을 칼로 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또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는 한 공과대 대학원생이 자신이 소속된 연구실의 지도교수를 향해 사제 폭탄을 터트린 혐의로 구속되는 사건도 벌여졌습니다텀블러 안에 못과 전선을 넣어 폭발하도록 만든 폭탄이었던 것입니다그 대학원생은 과학고등학교를 2년 만에 조기 졸업했고학부 과정을 마친 뒤 대학원에서도 인정받는 학생이었다고 합니다그런데 최근 연구 결과해석을 두고 이견을 빚으면서 질책을 들은 것을 못견뎌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합니다화를 다스리지 못한 충동 범죄였다고 합니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아니 어쩌면 어제양로원으로부터 전보를 한 통 받았다. ‘모친 사망명일 장례식근조(謹弔).’ 그것만으로써는 아무런 뜻이 없다아마 어제였는지도 모르겠다.” 


1942이런 충격적인 문장으로 시작되는 소설을 발표해서 당시 유럽을 큰 충격에 빠뜨린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이 생각났습니다어머니의 사망 날짜도 모르고 장례식에서 눈물도감정의 동요조차 없는 소설의 주인공 뫼르소그는 억지로 장례식에 참석을 하지만다음날 여자 친구와 바닷가에서 수영을 하고뜨거운 태양과 바람을 맞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그러던 어느 날친구와 함께 바닷가로 놀러간 뫼르소는 충동적으로 아랍사람을 죽인 뒤 현장에서 체포됩니다무엇 때문에 살인을 저질렀냐는 검사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우스꽝스러운 말인 줄 알면서도그것은 태양 때문이었다고 말했다장내에서 웃음이 터졌다.(p.115)"


그는 덧붙입니다햇빛이 너무 눈부셔서 그랬다고솔직히 후회라기보다는 권태감같은 것을 느꼈다고무기징역일 수도 있는 이 사건은 사형선고로 이러지고결국주인공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됩니다.


소설가 카뮈는 이 극단적인 인물인 뫼르소를 통해 무엇을 나타내고자 했을까요. 그는 사회에서 부적응자이며사회가 만들어낸 괴물에 지나지 않습니다그는 비윤리적이고 감정도슬픔도 없는 인간이지만세상의 어떤 평가와 시선관습과 규범을 거스르는 몸부림을 치고 있는 인간입니다


경쟁이 심할수록실직률이 높아지고 양극화가 심해질수록불평등하다는 피해의식이 강해질수록내 말을 누군가가 제대로 들어주지 않는다는 자기 비하가 심해지는 오늘날의 이 사회현상을 카뮈는 미리 예견했던 것은 아니었을지요아마도 이런 하는 분노 조절 장애는 우리 사회가 어렵고 각박해지고 있다는 한 단편을 드러내 보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 누구도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자격지심과 절망이 한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거나혹은 정반대로 극단적인 분노를 일으키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에 전문가는 이야기합니다누군가 옆에서 안아주고 달래주면 가라앉기 마련이라고요중요한 것은 재빨리 이들의 문제점을 알아차리고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요저는 카뮈의 <이방인>을 집어들면서 내면의 분노를 뫼르소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발산시켜 봅니다.


나는 이미 나의 것이 아닌 삶그러나 거기서 내가 지극히 빈약하나마 가장 끈질긴 기쁨을 맛보았던 삶에의 추억에 휩싸였다여름철의 냄새내가 좋아하던 거리어떤 저녁 하늘마라의 웃음과 옷차림그곳에서 내가 하고 있던 부질없는 그 모든 것이 목구멍에까지 치밀고 올라왔고나는 다만 어서 볼일이 끝나서 나의 감방으로 돌아가 잠잘 수 있기를 고대할 뿐이었다."(P.117)


- 정재엽 드림 (j.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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