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의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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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로 처음 진학했을 때, 모든 것이 삭막해서 ‘과연 학교를 계속 다닐 수 있을까?’ 라는 걸 심각하게 생각했었다. 30년이 넘은 기억인데도 머리속 깊이 남아있는 걸 보면 꽤나 심각한 고민 이었던 모양이다. 떠오르는 몇가지 기억들을 들여다보면, 쇠창살로 가로막힌 유리창은 감옥에 갇힌 느낌이었다. 얼마나 가슴이 답답하던지 뛰쳐나가고 싶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두번째로 떠오르는 건, 학교 선생들의 지독한 폭력이었다. 영어 단어 시험보면서 틀린다고 때렸고, 시험본 후 70점 아래는 5점마다 한대씩 때렸고, 늦는다고 때렸고, 청소를 제대로 안했다고 때렸고….뭔 별 이유를 들어가며 몽둥이로, 손으로, 때리던 선생들의 모습이 지금 생각해도 잔인하고 경멸스럽기까지 하다. 그때는 뭐 다 그랬다고 위로를 하더라도, 엘리트 의식으로 꽉차 있던 선생들의 우월주의는 학생들을 차별했고 계층화했다. 폭력보다도 마음의 삭막함이 어린 시절의 깊은 고민이었던거 같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런걸 부모님과 한번도 이야기 한적이 없었네. 학교가지 정말 싫었는데, 맞을까봐 그랬나?)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그렇게 싫었던 것을 가슴에 담아내면서 길러졌던 거 같다. 최대의 관심사는 ‘탈출, 벗어남, 자유’였다. 그래서 지금도 뭔가에 옥죈다 싶으면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정신적으로 상당히 피곤하다.
대학은 자유로움 그 자체였다. 철딱서니 없게도 대학을 간 이유는 두가지였다. 부모께서 가라고 해서 갔고, 자유(놀기)를 위해서 대학에 갔다. 부모님 또한 대학에 진학한 이후로 특별히 간섭을 하지 않으셨다. 꽃피는 춘삼월, 날은 따뜻했고 바람은 불었고 내 인생도 붕떠있던, 햇살좋은 내 인생의 봄날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성당 친구의 추천으로 주일학교 교사를 하게 됐는데, 1993년의 어느날 캠프준비를
한참하고 있을 저녁무렵, 신부님께서 회의실로 들어오셨었다. 그리곤 저녁 안먹었테니 저녁먹으러 가자고 하셨었다. 그렇게 신부님과 저녁을 먹던 날. 사발까득 막걸리 한잔을 채워주시며, 어려운 문제를 하나 내셨다.
" 교육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니 ? "
어려운 막연한 질문이라 후배와 그냥 쓴웃음으로 서로 눈치만 보았었는데, 신부님께서는 막걸리 한잔을 들이키시고며 말씀주시길.
" 내가 생각하기에는 말이다.
교육이란, 삼류영화속에서도
인간의 진실한 내면을 볼 수 있도록
심성을 이끌어 주는게 교육이 아닐까 한다. "
그 당시 정확하기 이해가지는 않았었지만 어떠한 가르침보다 더 빛나는 말씀이셨기에 신부님의 한말씀이 한동안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교육이 무엇일까? 몽둥이로 사람을 몰아치는 닦달로 사회의 질서를 배우게 하는게 교육인건가? 사람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게 교육인건가? 물론 내안의 대답은 후자의 것이다.
사람에게 무엇인가 가르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나의 이해를 상대에게 주입하는것보다는 내면을 이끌어 ‘아 그렇구나!’로 이끄는게 교육이지 않을까?
철학이야기를 읽은 주말, 교육의 철학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선생님들의 철학도 필요하겠지. 그렇지만 그들도 사람인것을.
초등학교는 다르겠지만, 이제는 학생과 선생의 지식수준이 그리 많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어.
선생님들은 경험적 지식과 이론의 이해가 학생보다 조금 앞선정도 일거야.
앎에는 그런 충돌이 생길거 같어. 가르치는 자 입장에서는 스트레스지.
내 개인적인 생각은 지난날 학교 선생님들이 잘 가르쳐서 기억에 남는게 아니라
나에게 잘해주어서, 신경 많이 써줘서 기억에 남더군. 그래서 사랑하게 됬었고.
평이한 이야기 같지만 애정어린 관심이 이 학교나 이 사회를 조금은 따뜻하고 밝게 해주지 않을까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