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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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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28일 06시 19분 등록

후대 사람들이 예수회의 창립자로 기억하게 되는 로욜라 신부님은 1491년 스페인 바스크 지역에 있는 로욜라 성 영주의 막내 아들로 태어납니다. 이후 군인의 삶을 살면서 군인으로서 출세하고자 전쟁에도 참여하며 무척이나 세속적인 삶을 삽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전쟁에서 큰 부상을 당해 치료하던 중 우연히 접하게 된 <그리스도의 생애>를 읽고 인생에 대해 커다란 각성을 하게 됩니다. 이윽고 부상에서 회복한 그는 몬세라트의 성모 성당을 방문하여 그 곳에서 꼬박 하룻밤을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의 환시를 체험하며 회개 기도를 올립니다. 다음날 아침 깊은 참회 기도에서 깨어난 로욜라는 입고 있던 값진 옷과 신발을 주변의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고 자신은 맨발로 고행 길에 오릅니다. 그렇게 맨발의 순례여행을 하며 만레사에 있는 동굴에 이르러 1년간을 극기에 가까운 고행과 기도를 하며 수행자로 거듭나고자 수련을 행합니다. 그리고 이 때 그가 행했던 수행이 바로 훗날 예수회 수련의 기초가 되는 <영신수련> 입니다.

 

연구소 첫 번째 과제인 나의 신화를 만든 이후 두 번째 과제는 한달 동안 동서양 문명사를 넘나들며 수많은 인물들 속에서 3명의 롤 모델 찾기였습니다. 이번에는 지난번 같은 실수는 하지 않으려 미리부터 실행 과제를 확인하고 책 읽기를 시작하였습니다.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며 때론 자신을 다 던져서 시대의 희생양이 되기도 하고, 때론 시대적 흐름에 동참하며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개인의 총합이 결국 사회이자 국가, 더 나아가서는 문명 그 자체임을 깨달으며 현대를 사는 우리가 왜 문명사를 공부해야 하는지를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와 같은 거시적 흐름은 이해가 되었지만 반대로 딱히 끌리는 위인은 없던 제게 화려한 르네상스 시대가 끝나갈 무렵 등장한 로욜라 신부님의 메타노이아 (내면 깊이에서 일어나는 회심)는 한동안 가슴이 뻥 뚫린 것 같은 강한 공명을 일으켰습니다. 로마 카톨릭 교황들이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던 중세 시대에 이어 그리스 시대의 인본주의로 돌아가고자 하는 역사상 가장 찬란한 문예부흥 시대인 르네상스가 끝나갈 무렵, 결국 당대 사람들은 종교 개혁의 깃발을 들어 올립니다. 현대 사회야 워낙 무신론자들도 많아져 종교 개혁이란 것이 크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종교가 곧 법이자 사후 세계의 모든 것까지도 관장하는 절대 권력을 휘두르던 시기에 민중들에 의해 종교개혁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현대 사회 그 어떤 개혁보다 더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결국 루터는 로마 카톨릭으로부터 개신교를 분리시키는 역사적 물꼬를 트며 자칫 이대로라면 로마 카톨릭이 그대로 붕괴되지 않을까를 염려해야 할 바로 그 때, 카톨릭 역사상 가장 철저한 수련을 통해 카톨릭이란 긴 역사를 붕괴하지는 않고 제도권 안에서 개혁하는 로욜라 신부가 등장합니다.

 

이제 막 나의 신화를 만들어낸 저는 두 가지 측면에서 로욜라 신부님께 강렬하게 끌렸던 것 같습니다. 첫 째는 그분의 내면 깊은 메타노이아, 회심이었습니다. 얼마나 깊이 스스로의 삶에 대해 각성을 하면, 그 날 이후 단 한번도 과거로 되돌아가거나 물러섬 없이 철저히 스스롤 다잡으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건지. 저 또한 그때까지 살면서 현명하지 못해 행했던 어리석은 행보를 두 번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내면 가장 깊은 곳으로 내려가 철저히 회심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강렬함이 들었습니다.

 

다음으로 카톨릭이라는 구 체제를 무너뜨리지 않은 상태에서 큰 울타리 안에서의 개혁이 좋았습니다. 역사의 거시적 흐름을 저라는 개인에게 적용시켜 생각해보니, 아무리 후회되는 삶이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제가 걸어온 지난 시간들 또한 저의 삶인 만큼, 저의 오늘을 개혁하여 제 과거를 미래로 이어가고 싶었습니다. 더불어 긴 역사를 돌고 돌아 결국 카톨릭 체제의 개혁을 외쳤던 프로테스탄트 역시 과거 그들이 지적했던 카톨릭의 문제점을 똑같이 양산하는 모습을 보면서 결국 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제도를 만든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천주교 신자가 아니니 딱히 특정 종교를 옹호하거나 작금의 현실에서 사라져야 할 특정 정당을 옹호하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그러므로 저 또한 저를 둘러싼 외부 환경을 탓하기 보다는 스스로를 변화시켜 저의 외적 환경을 발전시켜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로욜라 신부님이 이룬 자기로부터의 개혁을 보며, 제 삶을 변화시킨다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더 근원적인 무언가와 맞닿아 있는 것임을 느끼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건, 로욜라 신부님이 탄생한 스페인의 바스크라는 지역은 1930년대 스페인 내전에서 승리한 독재자 프랑코의 파쇼 정권에도 강력히 저항하는 개혁성향을 보여줍니다. 그리하여 결국 1956년에는 또 다른 카톨릭 사제인 아리스멘디아리에타 (이름 참 길고 어렵습니다^^:: ㅋㅋ) 신부님이 설립한 노동자 협동조합인 몬드라곤이 2010년 기준 전 세계에 걸쳐 11개 재단과 258개 기업을 지닌 글로벌 협동조합으로 성장합니다. 전 세계 노동자 협동조합으론 정말이지 드문 사례입니다. 경제전문가들에 의하면 (이 분들이 바스크 지역이 로욜라 신부님의 탄생지임을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겠지만) 몬드라곤의 성공요인이 여타 스페인 도시들이 지닌 보수 성향과는 달리 개혁적인 카톨릭 성향을 지닌 바스크 지역의 문화적 특성에 기인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바스크 지역에는 현대판 로욜라 신부님들께서 자신들이 속한 지역사회를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오늘도 부지런히 삶을 꾸려가시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한 사람의 외적 삶이 변하기 위해서는 내면 깊은 곳에서 이루어지는 처절한 각성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함을 일깨워준 로욜라 신부님이 바로 저의 첫 번째 큰 별이었습니다. 진정한 각성만이 그 동안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흙탕물만 일으키던 물줄기를 하나로 모아 비로서 넓고 큰 바다를 향해 쉼없이 흘러갈 수 있음을 말입니다.

 

이렇게 신부님의 회심을 가슴에 새기고 나니, 너무 화려해 그냥 지나쳤던 르네상스 시대의 인물들 중 한 사람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너무나 불멸의 인물인지라 감히 롤 모델로 삼을 생각을 못하고 지나쳤는데 돌아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또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니 저는 그로부터 회심 뒤 어떤 노력을 해야 재능을 꽃 피울 수 있는지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책장을 다시 뒤로 넘겼습니다. 드디어 2번째 큰 별을 마음에 새기는 순간이었습니다.

 

여러분 어느새 올 한 해의 전환점을 도는 6월의 마지막 주입니다. 올 해의 전환점을 돌며 여러분들 또한 메타노이아를 경험해보시면 어떨까요^^ 그럼 6월 마무리 잘들 하시고 저는 7월 둘째주에 찾아 뵙겠습니다. 이제 막 시작하는 여름에도 각자의 바다를 향해 아자 홧팅입니다! ^^

 

수희향 올림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1. 수희향의 <창직 & 유로 에니어그램 원데이 워크숍 in 창원> 모집안내

    그 동안 먼 남쪽에서 서울의 원데이 창직 워크숍에 참여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담아 이번에는 경남 창원에서 “1인 지식기업가로의 창직유럽 정통 에니어그램원데이 워크숍을 7 22일 토욜과 23일 일욜 각각 진행합니다. 그 동안 거리가 너무 멀어 도저히 참여가 어려웠던 남쪽 분들과 만나 각자의 바다로 어찌 흘러갈지 색다르고 진지한 워크숍을 진행해보겠습니다. 관심 있는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다리며 자세한 사항은 다음 포스팅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1인 지식기업가로의 원데이 창직 워크숍 in 창원:

    http://www.bhgoo.com/2011/?mid=free&document_srl=825892&page=1&comment_srl=825898&rnd=825898#comment_825898

 

  1. 아티스트웨이 2017 <여름 아프리카 어드벤처투어>안내 (7.26-8.10)

아티스트웨이 대표이자 변화경영연구소 4기 이한숙(로이스) 연구원이 2017년 여름 세상에서 가장 원초적이고 장엄한 곳, 아프리카로 떠나는 <나미비아&빅토리아폴 특집>을 준비하였습니다. 문명의 때가 덜 탄 대체불가능한 자연을 품고 있는 땅, 아프리카에서 대자연이 주는 감동과 스릴 넘치는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습니다. 726일부터 1516일의 일정으로 떠나는 어드벤처투어를 통해 삶의 깊은 고민을 날려버리고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고자 하신다면 아래 링크로 접속하여 보다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825616

 

  1. 수희향의 <유럽 정통 에니어그램- 갈등관리부터 관계개선까지 원데이 워크숍> 모집 안내

에니어그램 창시자 DR. Naranjo 박사 과정을 수료한 수희향 대표가 진행하는 <유럽 정통 에니어그램 원데이 워크숍> 7 15일에 진행됩니다. 에니어그램 유형만 정확히 분석하면 각자 일상에서 부딪히는 크고, 작은 갈등원인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유로 에니어그램 연구소>는 다수의 테스트가 아닌 소수정예 개별워크숍을 통해 유형분석 작업을 진행합니다. 자기탐구를 통해 소통 및 관계 개선을 도모하고 싶은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다리며 보다 자세한 사항은 다음 포스팅을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free&document_srl=825100

 

IP *.227.9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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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8 09:29:50 *.45.30.238

수희향님의 제2막 삶의 출발점에서 섬광처럼 깨닫음을준 로욜라 신부의 메타노이아를

저역시 간절한 마음으로 느끼기를 원합니다.

 

허물을 벗지 못하는 뱀은 죽듯 저의 삶에서 버려야 할것들과 과감한 이별을 통하여 새로운 삶으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글 감사히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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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9 10:05:53 *.227.93.155

경목님도 꼭 경목님만의 메타노이아를 체험하실거라 생각됩니다.

어쩌면 캠벨이 말하는 그 길에 이미 들어섰기에

남은건 어느날 저 깊은 곳에서 찾아오는 깊은 메타노이아의 체험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날, 저또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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