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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3일 10시 00분 등록


사람에게 누구나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똑 같이 하루 24시간이 주어진다. 그래서 많은 자기  개발서에서는 마치 저축을 하듯이 시간도 가장 중요한 일부터 우선 순위를 정해서 먼저 해야 한다고 이야기 해 주고 있다. 또한 사람을 만나는 것에도 전략과 원칙을 세우라고 한다. 한정된 시간 속에서 무언가 원하는 것을 성취하려면 그렇게 치밀하게 노력해야 한다.라고 소위 많은 성공학자 또는 자기 개발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나 역시 몇몇 자기 개발서를 뒤적이다가 이런 주장에 일면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했었다. 매일 계속되는 일과 수 많은 회식과 만남 등이 다른 측면에서 보면 내 저녁시간, 나의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내 돈을 투자하는 것과 같다. 이렇게 소중한 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라면 사람을 만나는 것도 투자 같이 신중히 고려하고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란 생각을 했다. 그래서 한 동안 사람을 만나는 것도 가려서 만나도 경중을 따지게 되었다. 누군가와의 약속에 여러 가지를 고려하게 되었고 그 자리, 그 모임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에 대해서 계산하기 시작했고 나름의 기준을 정하고 가리게 되었다.


그렇게 열심히 나의 인맥, 네트워크를 만들고 나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들을 만들기 위해서 기준에 따라서 지난 10년간 많은 사람들을 만났었다. 그러나 그렇게 10, 그 수 많은 모임 속에서 지나갔던 많은 사람들 중에서 지금 내 곁에 남아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몇몇의 얼굴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런데 막상 내가 어려울 때, 그리고 내가 아무일 없이 그냥 편하게 전화를 할 수 있을까? 란 생각을 해 보면 잠시 머뭇거려 진다. 결국 나는 고민 속에서 나름의 전략을 세우고 행동했지만 나의 삶의 지평을 넓히는 데에는 그리 성공한 것 같지는 않다.


친구야 놀자~~

내가 어린 시절, 막 초등학교를 들어갔을 그 지점을 생각해 보면, 그 당시에는 언제나 학교 갔다 온 후 책가방만 던져놓고는 동네 친구들 집 앞에 가서 그렇게 외쳤다. 그 당시는 전화를 걸기보단 집 앞에 가서 벨도 안 누르고 그냥 그렇게 부른 적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러면 친구가 바쁘게 나오거나, “벌써 나갔다~!” 난 친구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면 더 재빠른 발 걸음으로 동네 놀이터이자 공터, 아이들이 모이는 아지트로 달려갔다. 그러면 이미 삼삼오오 아이들이 모여서 무엇을 하고 놀지를 놓고 아웅다웅 하고 있다. 곧 중지가 모아지는 놀이가 결정되면 편을 나누고 각각 나눠서 놀이에 들어갔다. 이 놀이가 끝나는 것은 저녁 먹으러 들어오라는 집에서 엄마가 외치는 소리가 들려오고 나서이다. 이렇게 하나 둘씩 집으로 돌아가면서 그 날의 놀이는 끝나곤 했다.

그때 시절 친구들은 아직도 만나고 있다. 다들 다양한 직업과 직장을 다니면서 서로 상이한 일들을 하고 있기에 만나기가 힘든 것도 있고 다들 바쁜 시절을 지나고 있기에 가끔 연락을 하면서 1년에 서너번 얼굴을 볼 수 있는 정도이다. 지난 30년간 그들도 나 처럼 여러 고민 속에 전략적 판단을 하며 사람들을 만나 왔는지 모르겠다.

 

우리 삶 속에 도움을 주는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있다. 여러 경로를 통해서 알게 된 사람들이 뜻하지 않은 경우에 선의의 도움을 주는 일이 종종 있다. 그러면 우리는 고맙기도 하기에 마음의 답례를 하고 또 비슷한 경우가 생긴다면 다시 내가 도움을 주기도 한다. 아마도 진정한 답례일 것이다. 나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 내 삶에 소중한 사람들이다. 삶의 지평을 넓혀주고 사고의 폭을 깊게 해주는 고마운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로 인해 내가 성장하고 인생이 풍부해짐을 느낀다.

 

그럼 다시 생각해보면 친구란 무엇일까?

친구란 사전적 의미를 보면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이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사실 친구는 내가 사회생활을 통해서 만난 지인들에 비하면 어떤 도움도 안 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아니 오히려 그 동안 도움보단 인생의 중요한 순간 마다 유혹의 손길을 뻗치며 나의 손을 잡아 끌고 함께 일탈의 길로 나갔던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다. 고등학교 시절,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학교 담을 넘던 일, 수학여행 기간 숙소를 이탈해서 여고 숙소를 찾아 해매 던 일, 대학교 신입생 시절 실연한 친구 덕에 수업을 뒤로 하고 갑자기 강원도 강릉으로 떠나는 기차에 몸을 실었던 일, 처음 나온 군대 휴가에서 술을 먹고 인사불성이 되어 결국 휴가복귀 시간을 넘긴 일, 첫 월급을 친구들에게 탈탈 털린 일, 결혼하기 전 마지막 만찬 덕에 신혼여행 내내 아내에게 핀잔을 들었던 일 등등, 일일이 셀 수도 없는 것 같다. 그때마다 서로 도움이 안 된다면서 종종 한동안 연락이 끊기곤 했던 것 같다.

 

다시 한번 물어보고 싶어진다. 나에게 친구란 무엇일까?

대학 신입생 시절과 사회 초년생 시절, 대학을 못간 친구들 그리고 그리 변변치 못한 직장을 구한 친구들을 내 나름대로는 조금 멀리했던 것 같기도 하다. 내 인생에 과연 도움이 될 것인가란 이기적 잣대로 친구들을 재단하고 계산 했던 것 같다. 그렇게 한동안을 열심히 나름의 인생의 목표를 가지고 살다 보니 문득 지금 내 곁엔 누가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이봐~~! 친구 거기 있는 거지?“

왜 그래? 갑자기?”

응 아냐. 그냥 거기 있나 싶어서

 

인생의 성공이란 다들의 기준에 있기에 한마디로 정의하긴 힘들 것이다. 그러나 흔히 말하는 성공,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고 돈을 많이 번다 한들 함께 나눌 수 있는 벗이 없다면 그 또한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싶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같이 노는 것, 그것 만으로도 친구란 내 인생에서 소중한 존재가 아닐까?

나는 오늘 친구에 대한 사전적 정의를 다시 하고자 한다.

 

친구 : 같이 노는 사람

친구는 즐겁게 같이 노는 사람이다. 인생에 맘 편하게 같이 놀 수 있는 사람이 몇 이나 있을까? 아니 몇 이나 만날 수 있을까?

 

친구야 우리 신나게 놀자~


IP *.129.2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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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3 15:09:23 *.146.87.18

사실 나이가 들면서 모닝형님 말씀대로 그런 이중적 잣대를 들이댄것 같아

반성하게 되네요. 순수한 마음으로 나의 벗을 대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그저 이해타산 없이 웃고 떠들고 즐거운 사람이 친구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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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3 18:14:15 *.226.22.184

날도 침침한 오늘(7월 3일 월요일) 저녁에 같이 놀고 싶다. 그.러.나. 그럴 수 없다는게 슬프다.

정말 같이 놀고 싶은 오늘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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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3 21:23:48 *.18.218.234

우체국택배로 인질 잘 받았어요.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인사를 뒤늦게. ^^*

어릴 땐 같이 놀아야 친구였지만,

나이 들면서는 굳이 만나지 않아도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느낌의 친구가 친구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정학님의 우체국택배에서

디오니쏭스의 데이터 쿠폰에서

나는 우정을 느낍니다 ㅋ - 이거 칼럼의 의도와는 다른 속물적 정의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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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4 11:59:24 *.164.247.177

아무나 같이 못놀아요. 같이 놀수 있는 친구가 최고죠. 즐거움을 같이 나눈다는 것이 그런거겠죠.

저도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서울에 있네요. 여기도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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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4 15:13:03 *.75.253.254

정학형님 말처럼 친구를 가슴이 아니라 머리로 사귀게 되는 것 같아요.. 

세상에 사람이 한 100명 정도만 되어도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보이지 않는 검은 손이 자꾸만 우리를 보이지 않는 틈바구니에 밀어 넣고 경쟁시키는 것 같아요 ㅠ 

옛날 사람들도 이런 고민을 했을까요..? (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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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9 12:32:43 *.85.58.98

갑자기 나이 들수록 .. 옆에 있는 친구들이 소중해집니다. ^^.. 정말 이또한 나이들어간다는 증거일까요?  ^^;;  누구에겐가 바라는게 있어서 친구가 된고자 한다면 결국 멀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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