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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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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7일 11시 58분 등록


볼이 바알간 앳된 얼굴의 그녀가 긴장된 표정으로 앉아 있습니다. 오디션에 참여한 이유와 향후 취업 준비 계획을 말해달라했더니 울음을 터트립니다. 경찰공무원의 꿈을 키우고 있는 그녀는 부모님께 손을 벌리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어떻게든 혼자 해결해 보려 했지만 학원비에 교재비에 생활비까지 필요한 돈이 너무 많습니다. 그녀의 한 달 생활비는 12만원. 팍팍한 삶을 이어가던 그녀는 어느날 우연히 청년구직지원금 오디션 안내문을 보게 되었습니다. 너무 기뻐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지원금을 받으면 공부에 집중할 수 있을거란 희망이 생겼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제 눈에도 눈물이 흘렀습니다. 가슴이 아파 제 목소리도 떨려왔습니다.


각자의 사연을 품은 젊은이들을 여럿 만났습니다. 출산 후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없어 복귀를 포기하고 아동상담가의 꿈을 키우고 있는 아기 엄마,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그만두고 애견미용사 자격증을 준비하는 애견가, 스페인에서 일하다 한국에 들어와 관광통역안내사의 길을 모색 중인 멋쟁이 아가씨, 가정형편이 어려워 유학을 중도 포기하고 돌아왔지만 패션디자이너의 꿈을 버리지 않은 청년, 호텔 파티쉐를 꿈꾸며 요리를 공부 중인 요리사 지망생 등등. 이들의 간절한 눈빛을 보고 있자니 제 가슴이 저절로 뜨거워졌습니다. 또한 안타까움에 가슴이 저려왔습니다.


전문면접관으로 수많은 지원자들을 만났지만 오디션에서 만난 이들은 다른 느낌입니다. 이들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느라 정작 취업에 필요한 스펙을 쌓지 못했습니다. 모 드라마 여주인공의 말대로 다른 사람들이 스펙 쌓을 때 이들은 생활비를 버느라 바빴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지만 취업은 어렵고 학자금대출금은 수천 만원이 남아 있습니다. 지원금을 받으면 취업과 관련된 자격증 공부도 하고 학원도 다니고 영어 점수도 높일 생각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시간을 공부에 더 쏟아부을 수 있다면 행복하겠다 말합니다. 이 시대 젊은이들이 마주한 견고한 현실의 벽과 무거운 짐이 느껴져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는 대학시절 과외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해서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여름 내내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땀흘려 번 돈으로 2학기 등록금을 냈습니다. 남편은 방학이 끝난 후 등록금보다 더 많은 돈으로 여행을 다녀왔다는 친구들이 제일 부러웠다고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아르바이트가 사회 경험을 쌓고 여행비용을 버는 일이지만 다른 누군간에게는 학비와 생활비를 버는 일입니다. 부모님의 지원을 받으며 어학연수를 하고 자격증 시험 준비를 하는 대학생들도 있지만 주 6일의 아르바이트를 해야 겨우 생활이 가능한 대학생들도 많습니다.


저는 이들이 팍팍한 현실 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희망을 잃지 말기를 바랍니다. 흔한 말이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제 남편은 가정형편 때문에 수업료가 전액 면제되고 기숙사 생활도 가능한 공업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대학에 가고자 했던 꿈을 이뤘습니다. 또한 첫직장 연봉을 담보로 어머니 전세금을 마련해야 할 정도로 생활이 어려웠지만 저같은 훌륭한 배우자(?)를 만나 지금은 아주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희망을 버리지 말고 열심히 찾고 구하면 돌파구가 보입니다. 도와주는 사람도 나타납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청년구직자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구직지원금이든 취업성공팩키지든 청년수당이든 간에 열심히 알아보고 전략적으로 접근해 자신의 꿈을 꼭 이루길 바랍니다. 


오스카 와일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시궁창에 빠져 있지만, 그래도 그중에는 저 멀리 별들을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제가 만난 청년들이 별을 바라보며 꿈을 키워 '그땐 그랬지'하며 과거를 흐뭇하게 추억하는 날이 올거라 믿습니다. 그러니 기운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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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7 16:27:31 *.158.25.187

그럼요. 아직 많은 기회가 있으니까요.

세월이 저만치 흘러 훗날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때 지금의 어려움이 무의미 하지않았다는것을 분명 알게될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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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7 19:38:34 *.35.229.12

그런 날이 꼭 왔으면 좋겠어요.

젋은이들이 힘들어하는걸 보니 마음이 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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