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gumdream
- 조회 수 1358
- 댓글 수 2
- 추천 수 0
나는 역시 나를 몰아붙여야 함을 깨달았다.
1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그동안 어떻게 보면 심하다 싶을 정도를 나를 쉴새 없이 몰아붙여왔다. 내일 출근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업무 스트레스에서 해방되었고 오롯이 내가 전적으로 나의 시간을 관리하는 입장이 되었지만 돌이켜 보면 직장을 다닐 때 보다 오히려 심리적으로 여유가 더 없었던 시간이었다. 그 동안 못해본 것에 대한 욕구가 너무 강렬했고 변화하고 싶은 욕망 또한 컸었기 때문일 것이다. 변경연 선배님들이나 가족, 주위 사람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굳이 그렇게까지 자신을 다그칠 필요가 있느냐부터, 차라리 1년간 푹 쉬면서 그동안의 군 생활도 정리하고 여러가지 경험을 하는 것이 이 변경연보다 좋지 않느냐까지 많은 의견을 들었다. 그리고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너무 무리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건강의 대한 우려의 목소리까지
그래서 두 달 전부터 사실 나를 좀 내려놓았다. 조급함, 초조함, 오늘도 열심히, 나를 다그치는 목소리, 엄격한 시간관리 등 나를 둘러싼 것들에 대해 생각을 하면서 조금은 여유 있게 편하게 내려놓았다. 전에는 새벽 2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면 나를 끊임없이 자학하곤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해도 ‘그럴 수 있지 뭐. 이따 오전에 하면 되잖아.’ 하루를 좀 손해보더라도 ‘그래 내일 열심히 하면 되지 뭐’ 이렇게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가끔 영화도 혼자 보러 가고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도 때려보고 나름 할 수 있는 일탈은 다 시도해 보았다.
하지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그렇게 나를 내려놓아봐야 그 전과 비교해서 전혀 좋아진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사실 그렇게 나를 내려놓는 것은 거기에서 오는 여유와 나를 돌아보기 위함이었는데 그것을 얻을 수 없었다. 오히려 자기 변명과 합리화로 계속되는 나날이었다. 지난 애니어그램을 통한 나의 성향과 그동안 나를 내려놓은 결과를 살펴보면 나는 역시 나를 내려 놓아두면 안되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기본적으로 그것이 시간이든 뭐든 10을 투자하면 10이 산출되는 그런 인간이 아니다. 5정도가 나오면 상당히 괜찮은 편에 속한다 그러므로 내가 원하는 수치가 10이면 나는 그것의 2배를 쏟아 부어야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사람인데 10을 원하면서도 그동안 5를 투자했으니 5이하의 결과가 나오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니 생활도 엉망, 시간 관리도 엉망 모든 것이 꽈배기처럼 꼬였던 지난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2개월여 기간이 그리 헛된 시간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이것 또한 나를 알아가는 좋은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이런 것 저런 것 다양한 것을 나에게 실험해보고 적용해봐서 결과가 아니다 싶으면 다시 돌아가고 좋으면 채택을 하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나를 다시 몰아붙이되 쉴새 없이 몰아붙이는 것이 아니라 뒤도 돌아보면서 그렇게 할 생각이다. 물론 건강도 챙기면서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달리기도 어제부터 다시 시작했다. 마라톤 이후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고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운동을 하지 못했는데 그렇게 한시간을 뛰고 나니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
변화라는 것은 자기를 버리고 완전히 바꾸는 것이 아니고 자기다워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 나이가 되니까 사람이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을 앎은 물론이고, 자기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으면 불편한 것처럼 나의 기질, 나의 성향을 무시한 채 무턱대고 남들이 하니까 하는 식으로 따라가는 것은 그때 잠시 뿐이고 결국은 다시 돌아오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습관, 기질, 성격은 노력으로 바뀌어 지는 그런 것이 아니다. 죽을 때까지 나와 함께 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범주 안에서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오늘부터 다시 시작해 보려 한다. 가장 나다운 방식으로 나를 몰아붙일 것이다. 나는 호모 사피엔스이다. 거칠게 쉴새 없이 몰아붙이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부드럽게 나의 몸 상태와 컨디션과 나의 상황을 고려하여 그렇게 슬기롭게 몰아붙일 것이다. 오늘 아침 출발이 좋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692 | 5월 오프수업 후기(정승훈) [8] | 오늘 후회없이 | 2017.05.22 | 1437 |
4691 | # 7. 커피 이야기 #2 [6] | ggumdream | 2017.06.05 | 1437 |
4690 | 7월 오프수업 후기 | 보따리아 | 2017.07.18 | 1437 |
4689 | 옥수수와 샤워 - 9월 오프수업의 반나절 후기 [5] | 박혜홍 | 2018.09.18 | 1437 |
4688 | (보따리아 칼럼) 잡초단상 [6] | 보따리아 | 2017.09.03 | 1438 |
4687 | 구해언_오프수업후기 [5] | 어니언 | 2014.05.11 | 1439 |
4686 | #16 칼럼. [7] | 녕이~ | 2014.07.28 | 1439 |
4685 | 12월 과제+수업 후기 | 종종 | 2014.12.16 | 1439 |
4684 | 굿 스타트 [4] | 어니언 | 2014.09.29 | 1440 |
4683 | #16 - 우리에게 허락된 특별한 시간, 제주 - 여행의 뒤에서(이정학) [5] | 모닝 | 2017.08.21 | 1440 |
4682 | #16 대화가 필요해_이수정 [8] | 알로하 | 2017.08.21 | 1440 |
4681 | 마음을 얻어야 합니다 [3] | 송의섭 | 2017.09.11 | 1440 |
4680 | 칼럼#37 학교폭력 부모교육 강의 시연을 하며 (정승훈) | 정승훈 | 2018.03.03 | 1440 |
4679 | 칼럼 #13 일연스님과 나의 일기장 [1] | 윤정욱 | 2017.07.28 | 1441 |
4678 | <뚱냥이칼럼 #26> 나의 시간은 일정하지 않다 [2] | 뚱냥이 | 2017.12.04 | 1441 |
4677 | 우리는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까 [6] | 보따리아 | 2018.01.15 | 1441 |
4676 | 5.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_ 박미옥 [8] | 해피맘CEO | 2018.04.10 | 1442 |
4675 | #14_1 세 번째 오프수업_공부 | 정수일 | 2014.07.14 | 1443 |
4674 | 몸이 영혼이다. [4] | 오미경 | 2013.09.09 | 1444 |
4673 | #4. 변화를 위한 작은 날갯짓 [4] | 녕이~ | 2014.05.05 | 14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