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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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파스타 전문점의 이벤트를 제 방식대로 다시보기 해보겠습니다.
(이벤트 내용) 토·일요일 방문 고객이 / 세트메뉴를 시키면 / “무한리필”
(나의 생각) 평일 방문 고객이 / 세트메뉴를 시키면 / 토·일요일에 / “무한리필”
위 이벤트 내용을 풀어 정리하면, ‘주말 고객에게 주말에 무한리필’ 해주겠다는 내용이고, 필자의 의견은 ‘평일 고객에게 주말에 무한리필’ 하자는 내용입니다.
이 이벤트를 내건 식당은 서대문 근처의 대표적인 오피스 상권에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주말에는 유동인구가 대폭 감소하여 무서울 정도로 썰렁한 지역입니다. 식당이 내건 이벤트의 목적은 주말에 저조한 매출을 극복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이벤트라 생각됩니다.
언뜻 보면 식당의 이벤트나 필자의 생각이나 큰 차이가 없게 보일수도 있지만, 방문동기를 높이는 측면에서 보면 내용은 크게 달라집니다. 전자는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인 상황에서 가면 얻을 수 있는 방법이고, 후자는 이미 얻은 기회를 언제 사용하게 할 것인가 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안가면 손해가 될 수도 있지요.
식당 측 입장에서는 주말에 방문해서 세트메뉴를 주문하는 고객이나, 평일에 받아 두었던 주말용 무한리필 쿠폰을 제시하는 고객이나 모두 서비스의 결과는 동일합니다. 이거든 저거든 결국은 주말에 “방문”을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럴 땐 방문 동기를 높이는 유인법을 찾는 것이 마케팅 상수입니다.
‘방문했을 때’에서 ‘방문하면’으로 바꾸어주는 것. 이것은 단어 하나의 차이지만 고객과의 접점 포인트가 크게 달라집니다. 물론 쿠폰 마케팅은 고전적이고 흔한 방식의 하나입니다. 이 식당의 경우 근본적으로 마케팅 전략을 수정해야 하겠지만, ‘무한리필 할 테니 방문해주세요’하며 기다리는 것 보다는 평일에 주말용 쿠폰을 나누어주는 것이 차라리 확률적으로 방문 동기를 더 높이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또한 이미 받아 둔 쿠폰은 지갑을 열 때마다 눈에 보이기 때문에 무한리필의 유혹을 더 가까이에서 지속적으로 상기시킬 수도 있고 무언가 작은 의무감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직장인들이 주말에 무한리필을 받아 식사를 하려고 사무실 근처까지 오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러나 평일에 받아둔 주말용 무한리필 쿠폰이 있다면 방문동기는 달라질 것입니다.
마케팅은 가능성과 확률의 게임입니다. 보이지 않는 물 밑의 상황에 가능성만으로 낚시줄을 던지는 것이지요. 낚시줄을 던져두고 기다리기만 하는 것과, 낚시줄 주변에 물고기의 유인 동기를 높여주는 것은 작은 차이지만 분명 크다 하겠습니다.
이철민 올림(gallerylc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