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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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생존할 수 있다” 제프 베조스(아마존 CEO)
여러분은 2003년 이후 텔레비전에서 아마존의 광고를 본 적이 있습니까. 당시 아마존은 더 이상의 텔레비전 광고를 중단한다고 선언합니다. 그리고 2003년 9월 뉴욕타임즈에는 1년을 지낸 아마존의 실적이 보도됩니다. 매출 37% 상승과 해외 영업부문 81% 성장. 아마존의 몰락을 예견하는 사람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제프 베조스가 띄운 혁신의 배는 더 멀리 항해를 이어갔습니다.
음식업 사장님들은 배달 음식을 중심으로 쿠폰북 광고에 집중합니다. 많은 소점포들이 수익의 상당금액을 주기적인 광고비용으로 지출하지만 그 효과는 어떨까요? 투입한 만큼 매출이 올랐을까요? 물론 쿠폰북을 돌리고 한 이틀 정도는 반짝 효과가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매출은 다시 원점이지요. 그 잠깐의 매출 상승을 위해 쳇바퀴 굴리듯 다시 광고 비용을 지출합니다. 그들에게 쿠폰북은 심리적 안정제입니다. 고쳐 생각해보면 쿠폰북을 통한 매출 수익이 지출한 광고비를 앞지르는지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어떤 사장님들은 소점포의 경우 다른 홍보 방법이 없어서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 말에 일부 동의합니다. 하지만 쿠폰북 광고를 통해서 알 수 없는 것은 매출만이 아닙니다. 내 상호 내 점포가 홍보가 되고 있는지는 더욱 알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쿠폰북 속에 브랜드마다 비슷비슷한 치킨 사진 이미지는 상호를 서로 바꾸어 놓아도 광고는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텔레비전의 프랜차이즈 치킨 광고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델과 광고 내용은 그대로 두고 브랜드만 서로 바꾸어도 시청자들은 분간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건 그냥 ‘치킨 광고’일 뿐이지 내 점포에 대한 광고로는 모자랄 것입니다. 족발도 피자도 커피도 중국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홍보의 핵심은 고객들이 그것을 통해서 내 가게, 내 상호, 내 브랜드, 내 제품을 기억해주어야 하는데 고객들은 필요할 때 먹고 싶을 때 쿠폰북을 넘겨 주문만 할 뿐이지 내 가게에 대한 정보는 기억해주지 않습니다. 결국 쿠폰북 광고는 내 비용으로 업종만 홍보해 주는 격입니다. 그것이 만약 프랜차이즈라면 내 비용으로 프랜차이즈 브랜드만 홍보해 주는 격입니다.
미국의 ‘펫츠닷컴’은 1990년대 말 인터넷을 통해서 개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 용품을 파는 유명한 회사였습니다. 이 회사는 광고 대행사를 통해 대대적인 광고를 전개합니다. 광고는 성공적이었고 예상보다 훨씬 높은 광고 효과도 볼 수 있었습니다. 광고에 등장했던 강아지 인형은 단숨에 스타가 되어 아침방송에 초대되는가 하면 백화점 행사는 물론 경매시장 잡지에 모델로 등장하기 까지 합니다. 펫츠닷컴은 광고의 반응에 몰입되어 1,000만 달러라는 금액을 광고비로 지출하기 까지 할 정도로 후속 광고에 집중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매출인데 매출은 늘지 않았고 이 회사는 결국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광고는 성공적이었지요. 즉 ‘광고’가 성공적이었던 것입니다. 적어도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서 애완용품을 구매하게 만든 구매문화를 만드는데 성공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소비자들은 그 강아지 인형은 기억해도 그것이 펫츠닷컴인지 펫스토어인지 펫시티인지 분간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기억하지도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저 인터넷을 통해서 어디 제품인지와는 상관없이 물건만 주문할 뿐이었습니다. 업계만 알릴 셈이죠.
쿠폰북 광고는 업계를 홍보하는 효과는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홍보를 왜 내 돈을 들여 해야 할까요? 지면 상 깊이 들어갈 수 없으나 조금 더 말하자면 광고는 내 브랜드가 알려진 후에 해야 합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내 소개도 없이 자랑부터 한다면 듣는 사람은 아마도 당신의 말을 듣는 시늉만 할 것입니다. 만약 불안한 마음에 쿠폰북 광고라도 해야겠다면 그것을 통해서 내 브랜드 내 상호부터 알리세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장사를 하는 동안 쉬지 않고 쿠폰북으로 업계 홍보만 하고 있을 것입니다. 잠깐 오르는 매출을 확인하기 위해서 말이죠. 하지만 아쉽게도 고객의 머리속에 남는 것은 내가 주문한 가게가 ‘이모네 족발인지 고모네 족발인지’ 흔들리는 기억만 있을 것입니다.
이철민 올림 (gallerylc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