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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9월 14일 11시 10분 등록
생산성을 높이는 구조조정 전략

유한킴벌리가 채택하고 있는 인간 중심의 경영철학은 사람을 감원하는 방식의 구조조정이 아닌 새로운 구조조정의 방법이다. 문국현 사장은 경영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늘리는 대신, 고정자산의 비중을 줄임으로써 새로운 구조조정이 가능해진다고 말한다. 미국이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중반에 걸친 10여 년간의 구조조정 기간에 사람을 존중하는 경영으로 구조조정 방식을 바꾼 것을 예로 들었다. 경제가 어려울 때 외국에 팔아넘긴 것은 고정자산이었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시작된 인간 중심의 경영은 미국에서 90년대에 꽃을 피웠다. 미국 기업의 1/3 이상이 인간 중심의 경영 모델을 도입하면서 90년대의 장기 호황을 불러온 것이다.

사람을 자르는 것으로 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안일한 생각일 뿐이다. 인력 구조조정을 일삼는 것은 경영자의 부족한 능력을 감추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 기업은 사회가 늘 혁신하고 건강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책임이 있다. 따라서 기업가들은 사회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구성원인 근로자의 일자리를 유지하고, 근로자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일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해 줄 의무가 있다. 기업가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자기 회사의 근로자들을 새로운 지식을 쓸 줄 아는 사람으로 교육시키는 것이다. 대학이나 고등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나온 지 오래된 사람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지도 않으면서 새로운 지식을 강요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핑계로 자신들이 뽑은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감원하려는 것은 자신들의 책임은 다하지 않은 채 근로자들에게만 책임을 돌리는 책임 회피일 뿐이라고 문국현 사장은 주장한다. 그는 감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할 경우 그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한 사회적인 비용이 오히려 더 많이 들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야기도리 것이라고 경고한다. 결국 경영자에게 정리해고는 언뜻 보기에는 달콤하지만 내부에 불안을 잉태하고 있고 우리 사회를 잘못된 길로 이끄는 바람직하지 못한 경영수완이라는 것이다.

바로 이 뉴 패러다임과 기존의 경영 패러다임(올드 패러다임)에서 인건비와 고정비가 각각 차지하는 비율을 살펴보면, 올드 패러다임에서는 건물, 토지, 기계 등에 사용되는 고정비가 지출의 40%를 차지하는 반면, 인건비는 15%에 불과하다. 뉴 패러다임은 이 비율을 바꾸자는 것이다. 즉, 고정비 지출을 줄이는 대신 인건비와 교육비를 늘리면 기업의 이윤이 10% 이상 증가한다는 것이 바로 뉴 패러다임의 핵심 논리다. 뉴 패러다임에서 고정비 지출을 줄이는 것은 엄청난 비용이 들여 구입한 원부자재와 기계를 잘 가동시키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 유한킴벌리는 4조 교대조를 통해 기계 설비의 가동 일수를 기존의 260일에서 350일로 90일 가량 늘릴 수 있었고, 직원들의 업무 개선 제안으로 기계 설비의 효율성을 높여 기존의 기계들을 가지고도 이전의 성과를 뛰어넘는 생산성 향상을 이룰 수 있었다. 이러한 생산성의 상승폭은 인건비나 교육비의 상승 폭을 능가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설비 가동 일수를 늘리려면 우선 기계를 돌려 생산해내는 물건들을 모두 팔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하는데, 유한킴벌리는 가동 일수를 늘려 생기는 물량 초과 문제를 품질로 극복하고 있다.
즉, 직원들이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를 가지면서 자신이 일하는 시간에 대한 개선 제안을 하게 되면서 제품의 질이 자연스럽게 향상되어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게 되고, 이것이 판매 확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판매 확대는 다시 공장 가동률의 증가를 가져오면서 선순환이 발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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