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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17일 23시 41분 등록

노동과 경영 연재 4회 - 노동절약기술의 발전과 노동운동의 아이러니한 동거

산업혁명은 역설적으로 에너지 위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영국에서는 새로운 무역로의 개발과 인구 증가, 도시와 시장 경제의 성립을 통해 인구가 증가되기 시작하였다. 인구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더 많은 건물의 소요를 위한 건축과 난방을 위한 자연적인 에너지 즉, 숲의 나무들이 사용되었다. 숲의 황폐화는 영국의 에너지 위기를 불러 일으키게 되고 이는 아직 사용되지 않았던 새로운 에너지의 원천을 찾아 다니게 하였다. 결국 사람들은 석탄이라는 새로운 에너지로의 이전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동시대에 증기 기관을 발명하였다. 증기를 생산하는 기계와 석탄이 함께 출현함에 따라 근대 경제 시대가 시작되었으며 이것이 인간의 노동을 기계의 힘으로 대체하는 첫 시발점이 되었다. 바로 1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2차 산업혁명은 1860년과 1차 세계대전 사이에 발생하였다. 증기에너지와 석탄처럼 석유와 전기의 효과적인 이용은 자동차를 생겨나게 하였고 전신과 전화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석유, 전기로 대표되는 2차 산업혁명은 광업, 농업, 수송, 제조 등 경제 과정에서 생명 없는 기계의 힘이 인간과 동물의 일을 결국에는 대체하는 수준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제르미 리프킨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제3차 산업혁명이 나타났다고 진단하고 있다. 수치제어 장치와 진보된 컴퓨터와 소프트웨어가 그것이다. 컴퓨터의 창조를 프레드 킨(컴퓨터 과학자)이 우주 역사에 있어 ‘첫 번째 사건은 우주의 창조이고, 두 번째 사건은 생명의 출현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인공 지능의 출현’이라고 말할 만큼 대단한 사건이 되었다. 또 하나의 산업혁명의 주역은 ‘컴퓨터에 의한 자동화’라고 불리는 수치제어(Numerical Control, N/C)였다. 예를 들면 컴퓨터 프로그램은 기계 도구가 부품을 생산하는 방법 뿐 아니라, 조립 라인의 로봇이 부품들을 조립하여 제품을 만드는 방법 또한 지시하게 된다. 그래서 이 수치제어는 ‘아마도 헨리 포드가 움직이는 조립 라인의 개념을 도입한 이래로 가장 중요하고 새로운 발전’이라는 평을 받고 있을 정도이다.

컴퓨터와 수치제어의 발명은 기업가들의 관점에서 보면, 효율과 생산성을 증진시키고 동시에 작업장 수준에서 인간 노동의 필요성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기술의 발전은 높아질수록 미래에는 더 많은 결함 사회만이 보였던 것이다. 바로 수백만의 노동자들에게 추가적인 여가를 만들어 주지 않고 기술의 힘이 계속해서 생산과 이윤만을 창출해 가기 때문에 일자리만 잃게 만드는 원흉으로 보여 진 것이다. 이 시기가 미국의 194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였다. 기술의 발전이 노동운동의 필요성을 만인들에게 일깨워 준 아이러니이다.

기술의 발전은 기업과 그 경영진들의 요구에 의한 바가 과학자나 엔지니어의 자발적 노력보다 훨씬 더 크다. 2차 세계대전이후 노동 흐름이 불안전하게 되고 전쟁 기간중 임금 동결이나 단체 교섭상의 분규가 금지되어온 데 대한 노동자들의 불만은 기업가들에게 조직적 도전으로 나타났다. 1945년부터 1955년 사이에 미국은 43,000회 이상의 노사 분규를 경험하게 된다. 이는 산업 역사상 노사 분쟁이 가장 집중적으로 발생된 기간으로 기록되었다. 마치 우리의 87년에서 90년대 초반까지 나타난 현상과 비슷하다. 이에 경영자들은 전통적으로 경영자의 영역이었던 곳에 대한 노동자들의 침범에 대한 대처방안을 찾기 시작하였다. 노동자들의 요구 증가라는 위협에 대처하고 생산 수단에 대한 예전부터의 통제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미국의 대기업들은 그들의 생산성과 이윤을 증가시키면서도 위협적인 노동자들을 제거할 수 있는 자동화라는 신기술에 주목하게 되었다. 이제 기술의 발전은 과학의 발전보다는 경영자들의 주된 관심과 배려 속에서 노동절약기술로 나타나게 된다. 지금부터가 삶의 질을 우선시하는 노동계급과 자신들의 위치를 위협하는 노동자를 대신할 수 있는 기계를 선호하는 기업가들 사이에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노동운동이 전면적인 대립과 정치적인 동거가 동시에 나타나는 시기가 되었다.

1950년대 미국에서는 노동 비용을 감소시키고 노동조합의 힘을 약화시키려는 고용주들에 의해 ‘공장과 전투적인 노동조합의 집중’을 막으려는 수단으로 더욱 더 자동화된 제조 설비를 갖춘 공장을 새롭게 부상하는 교외의 공업지구에 짓기 시작하였다. 자동화와 교외(또는 외국)로의 공장 이전은 노동 비용의 감소라는 요인도 작용했지만 반노동조합의 감정이 많이 작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대표적인 사례로 디트로이트에 있는 포드의 리버 루지 단지를 들 수 있다. 루지 공장은 포드의 많은 공장의 기함과 같은 존재였다. 또한 전미 자동차 노조의 가장 격렬하고 전투적인 지역 조합의 본산이어서, 단 한 차례의 파업으로도 포드 전체 조업을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을 정도였다. 루지 공장은 확장할 많은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포드 경영진들은 ‘자동화와 교외화’라는 전략으로 노동조합을 약화시키고 제조 공정에서의 지배력을 되찾고자 하였다. 그 결과 1945년에 85,000명이 있었던 루지 공장은 15년 후 3만 명이 못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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