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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19일 00시 47분 등록

‘휘게’. 편안함, 안락함을 뜻하는 덴마크어입니다. 사람들이 염원하는 상태이지요. 이런 상황을 취할 수 있게 하는 행위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아마도 바쁜 일상을 뒤로한 여행이 아닐까합니다.


언제부터인가 팔월이 되면 가방을 꾸립니다. 어딘 가로의 향함. 사랑하는 사람과의 동행. 행복한 일입니다.

캐리어를 꺼냈습니다. 얼룩덜룩 곰팡이. 묵혀둔 세월이겠지요. 물티슈로 정성스레 닦아냅니다. 과거의 흔적들이 남아있습니다. 당시의 순간들. 기억이 묻어있는 대상은 신기한 존재들입니다. 영화의 한 장면, 한곡의 멜로디, 한 컷의 사진. 잊혔던 그때의 사람과 장소, 분위기를 고스란히 되살아나게 만듭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길을 나서기위한 물건을 챙깁니다. 옷가지, 내의, 세면도구, 신발 등. 어느새 한 짐이 됩니다. 고민. 무엇을 덜어내야 하나요. 여행은 담음이 아닌 버림이라고 구본형 선생님이 이야기하였었는데. 차있는 공간에서 하나둘 끄집어냅니다. 꼭 필요한 것만 남겨야 합니다. 인생의 공식처럼 덧셈이 아닌 뺄셈이 여기에도 적용이 됩니다.

그럼에도 제법 묵직합니다. 비행기 수하물 규정은 약 20Kg 내외. 까닭이 뭘까요. 2차 세계대전시 아우슈비츠 수용소. 유대인들 입소에 가지고 올 수 있는 일인당 한도인 가방 두 개에서 비롯되었다지요. 내가 헤아린 무게는 부끄러운 사치입니다.


아내는 카메라를 만지작거립니다. 풍경들을 제대로 담아보겠노라는 호기로 장만하였습니다. 때론 짐이 되기도 합니다. 행동에 제약이 있기도 하지요. 다른 이와 전경을 담다보면 정작 본인 사진은 몇 장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말렸습니다. 가져가지 말자고. 우깁니다. 그래요. 당신 뜻대로 하세요. 결론적으로 그녀의 선택은 잘한 듯 합니다. 핸드폰으로 찍은 화면과는 확연히 대비가 되네요.

개인적 이번 여행은 사진 촬영에 대한 소득이 있었습니다. 배우지는 않았지만 나름 찍다보니 빛과 적절한 색감의 조합시 훨씬 풍성해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잘 찍는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어깨가 으쓱해지기도 했고요.

피사체에 대한 저마다의 관심사가 다릅니다. 인물, 자연, 동물, 식물, 건축. 그 다양함이 있기에 우리의 세상이 좀 더 조화로워 보입니다. 저의 찍는 주 대상은 탁 트인 파란 하늘에 점점이 박힌 하얀 구름입니다. 거기에 소박한 집과 사람들의 어우름도.


집안을 둘러봅니다. 홀로 남을 나무들에게도 듬뿍 물을 뿌려 줍니다. 그리고 믿는 신에게 의뢰를 구합니다.

돌돌돌 구르는 캐리어 바퀴소리. 마음은 벌써 들떠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기대감. 삶과 일터를 이처럼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새로움은 두려움이 동반됩니다. 막상 떠나온 집이 그립기도 하여집니다. 그럼에도 결국 이 경계선의 벗어남이 좀 더 확장된 사고와 경험을 유발케 합니다. 여행의 또 다른 묘미이지요.


다시 돌아와 맞은 반복되는 일상. 가볍습니다. 오늘 만나는 누군가. 조금은 여유로운 인사를 건넵니다. 안녕하세요. 살포시 머문 미소. 설렘으로 다시 시작입니다.

IP *.234.136.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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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3 18:44:12 *.39.102.67

자랑하시는거죠?

휘게같은 여행이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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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30 09:15:24 *.153.200.103

승호씨의 감성이 사진하고도 잘 어울려 보여요.


빛과 적절한 색감의 조합...

그저 빠르게 찍어대는 저도 잘 해 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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