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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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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17일 14시 12분 등록

어제보다 나은 식당(38) - 식당비즈니스에 관한 꿈 1(꿈의 법칙)

요즘 자기개발서가 서점가에 뜨고 있다. 다들 잘 먹고 잘 살고 싶은 욕심이야 끝이 있을까 마는 그래도 예전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은 삶을 사는데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이다. 자기개발서들의 전반적인 논조들이 꿈을 만들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중장기적인 플랜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기 싫은 일도 참고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과감하게 자기의 꿈을 위해서라면 방향을 전환하라는 충고도 서슴치 않는다. 10년의 계획을 세우고 지금부터 차근차근 꿈을 이루기 위한 자기투자를 끈기있게 밀고나가라는 뜻일게다.

외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큰 차이가 있을 수 없다. 당연히 목표를 세우고 이를 이루기 위한 자신만의 계획에 집중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식당비즈니스에서 꿈을 만들고 이루어가는 과정을 필자가 직접 실행해 보고 있는 방식을 중심으로 풀어가 보자. 현재 1년 6개월 정도 이 방식으로 해 보고 있는데 효과가 만만찮다. 필자는 처음에는 꿈이 무엇인지도 잘 몰랐다. 바라고 있는 꿈이 진정 하고 싶은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필자가 가진 꿈을 10년의 계획으로 세우자면 중도에 꿈이 변하면 그 과정이 헛고생한 것밖에 되지 않으므로 무척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꿈을 만들고 그 꿈이 미래의 내 인생을 좌우하는 것인가를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과정에 거의 1년이 소요되었다. 그 시간동안 꿈이라고 생각되는 것만 거의 10개나 나왔고 걸러내고 확인하고 다시 만들어 내는 작업을 지겹도록 해야 했다.

우선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평소 이게 내 꿈이야 라고 생각했던 내용이 있으면 노트에 적어보자. 하나이어도 좋고 열개여도 좋다. 무엇이든 적어라. 필자는 소스개발 전문가, 식당경영자, 비빔밥전문점 프랜차이즈, 자기경영전문가, 대학교수, 지주회사 운영, 1인 기업가, 경영 작가, 레스토랑 컨설턴트, 구본형재단 운영자 등 10개가 나왔다. 적어도 반 이상이 먹는장사와 관련된 것이었다. 나머지 반은 소위 머리를 써서 먹고 사는 지식산업과 관련된 먹물직업으로 나타났다. 당시 필자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고 더 이상 식당비즈니스를 계속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러나 먹고 살아야 하는 현실을 외면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꿈은 머릿속에서만 맴돌 수밖에 없었다.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할 수 있는 일은 한두 가지에 불과하더라도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이 일들 중에서 잘 고르는 수밖에 없었다.

그 다음은 몇 가지로 정리된 꿈을 현실과 접목하는 순서가 있어야 한다. 외식업에 관한 꿈으로만 정리되어 있으면 하나나 두개 정도로 압축하는 것이 비교적 쉽다. 그러나 전혀 다른 꿈이 섞여 있으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리된 꿈이나 목표가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인지를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무슨 말이냐 하면 현실적인 자신이 이루고 싶은 목표를 꿈이나 삶의 과정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상당수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방향으로 잡기 쉬운데 이 또한 다시 한 번 더 고려해 보아야 한다.

‘이 나이에 뭘’ 이라는 초라한 모습으로 돌아설 수도 있다. 희미한 어둠 속에 갈망이 몸을 감추고 있어 잘 보이지 않을 지도 모른다. 허망함 때문에, 혹은 먹고 사는 현실적 이유 때문에, 혹은 시간 때문에, 또는 과거의 실패 때문에 꼭꼭 숨어 모습을 드러내길 거부할지 모른다. 아주 작더라도 놓치지 마라. 그렇다면 이렇게 작은 씨앗과 같은 것을 어떻게 큰 꿈인지 알 수 있을까? 그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뛴다. 가슴이 벌렁벌렁해 지면서 흥분하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연인을 기다리는 심정과도 같다. 아주 작은 희망이었을 지라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주인이 불러줄 때를 기다리면서 불씨를 꺼트리지 않고 있다. 생활을 바꾸는 활력이자 열정 같은 것이다. 이런 느낌이 오는 뭔가가 있다면 그것이 당신의 꿈일 확률이 높다. 밤새워 일해도 힘들지 않고, 아침에 일어나면 그 일을 하고 싶은 것이다.

필자의 경우 하고 싶은 것 중에서 4가지가 먹는장사와 관련된 것이 나왔고, 나머지 6가지는 글을 쓰고 책을 읽는 일들로 표현되는 것들이었다. 당장의 밥벌이 속에서 무엇인가를 할 수 있었다면 그것이 가장 좋았겠지만 내 마음은 어렵고 힘든 식당보다는 머리 쓰고 펜대 굴리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마음만 있을 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10년 동안의 밥장사 경험과 하고 싶은 일은 너무나 거리가 멀어 보였다. 하고 있는 일을 정리하고 공부를 해야만 가능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기를 1년이 지났을 무렵 강진 구강포에 가게 되었다. 구강포란 강진지방의 아홉 개 강이 하나의 포구로 모인다 하여 구강포라 부른단다. 서로 다른 아홉 개의 강이 모여 하나의 바다를 이룬다? 아홉 개의 강이 하나로 회통된다? 그럼 내가 가진 꿈들을 하나의 뭔가 새로운 변종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식당과 글쓰기, 소스개발과 시스템 구축, 컨설팅과 강연. 이러한 대략적인 아웃라인이 만들어졌고 이러한 내용들이 하나의 뭔가 아주 멋있는 직업으로 만들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두어 달이 지날 무렵 어정쩡하게 물려있던 씨앗들은 외식경영전문작가, 식당시스템구축 전문가, 레스토랑컨설턴트 라는 세 가지로 압축되었다. 어느 시점이 오면 이중에 하나가 나의 직업이 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 세 가지가 별개가 아닌 느낌이다. 서로 내용이 비슷하고 하는 일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현장을 어디에 두느냐가 조금 다를 뿐이다. 정리된 꿈을 이루기 위해 3년 동안 3가지 계획을 세웠다. 먼저, 대학원에 진학해 경영전반에 관한 공부를 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3년 동안 3권의 식당비즈니스와 관련된 책을 쓰기로 하였다. 이 책이 그 첫 번째 책이다. 또한 식당운영에 관한 실천적인 내용으로 나의 식당에 ISO 9000 인증시스템을 적용하기로 하였다. 인증이 목적이 아니라 시스템을 만들어 실천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리고 3년 동안 열심히 살아보기로 하였다. 아마 3년 후 이 세 가지 직업이 하나의 또 다른 뭔가로 회통될 수 있을 것이다. 3년의 즐거운 공부를 통하여 나는 ‘자본을 가진 사람’이 될 것이다. 내가 곧 자본이고, 내가 곧 매출이고, 내가 곧 이익인 나만의 일이자 직업이자 즐거운 놀이가 생기는 것이다.

놓치지 마라. 만일 이미 떠나가 버렸다고 느낀다면 쫒아가라. 가서 당신의 꿈에게 미안하다고 말해라. 꿈을 놓친 것은 내 실수였다고 말해라. 한번 실수했지만, 같은 실수를 두 번 거듭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해라. 그날, 당신은 당신의 꿈을 가지게 될 것이고, 그 작은 일이 하루를 흥분시킬 것이고, 하루가 쌓여 인생이 될 것이다. (구 본형 칼럼 중에서)

나는 꿈을 찾았다. 1년 반이라는 시간동안 꿈을 찾아 다녔다. 다른 이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먼 길을 에돌아 다시 왔다. 그러나 그 과정이 힘들었음에도 기쁘고 즐거웠다. 사랑하는 연인을 면회 가는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이 있고, 하루 종일 그를 위해 스스로를 투자할 수 있으니 늦어나마 내 삶의 의미를 찾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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