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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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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24일 06시 14분 등록


  

시기적으로 적절한가?

 

20135월에 만났던 한 청년 예비창업자는 여름 성수기를 위해 반드시 6월말까지는 개업을 해야 한다고 창업스케줄을 잡고 있었습니다. 그는 물놀이 의류를 디자인하고 만들어 파는 의류 디자인 제작업을 창업하고자 했습니다. 디자인 현장 경력이 3년이니 여름 성수기 경험을 3번 한 것이지요. 이 정도 경력이면 초보라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그가 왜 창업에 꽂히면서 시야가 좁아졌는지는 몰라도 분명한 건 여름 성수기를 겨냥해 개업을 서두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그는 자신이 원하는 날짜에 맞추어 성공적으로 개업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해 겨울을 못 넘기고 폐업도 하였습니다. 왜일까요? 그의 폐업 절차를 도와주며 원인을 찾아보니 업계에 자기 사업장을 알리고 초기 정착하는 시간이 부족했던 것입니다. 뿌리가 흙과 엉기지 못했던 것이지요. 기술만 좋으면 제품만 좋으면 성수기 시즌을 잘 치를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이 초기 정착이었던 것입니다.

초기 정착의 의미는 업계에 나를 알리고 내 브랜드를 알리는 것입니다. 사업장에 경영 기준을 세우고 내부적으로 이것저것 갖추는 시간이 창업 초기에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여름은 매년 돌아옵니다. 이것을 누가 막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꼭 이번 여름이어야 할까요. 내년 여름은 또는 이번 겨울은 왜 안 되는지 신중하게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창업에 적기란 없습니다. 잠재적 창업자일 때는 느긋하던 사람도 창업을 결정하고 예비창업자가 되면 개업을 서두르며 조급해집니다.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여유롭던 마음이 조급해지면서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자신의 계획대로 차근차근 준비하던 사람도 점포계약을 서두르거나 프랜차이즈의 경우 가맹본사에 대하여 충분한 사전 조사를 하지 못한 채 감언이설을 믿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맙니다. 예비창업자나 창업 컨설턴트나 모두 계절 업종의 경우 해당 계절에 맞추어 창업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 역발상, 혁신성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일입니다. 한번쯤 뒤집어 생각해보면 왜 에어컨 설비업자는 5~6월에 창업을 서둘러야 하고, 왜 칼국수 장사 호떡 장사는 10~11월에는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할까요. 물론 왜 그 시기를 선택하는지 그 마음을 모르지 않습니다. 다만 해당 계절에 맞추느라 서둘러 개업해서 얼마나 성수기를 잘 치러낼지 생각해 보면 불안함이 있습니다.

 

개업 초기에는 모든 것이 새로운 시기입니다. 새로운 직원의 성향을 파악하고 서로가 알아가는 것조차 시간이 필요합니다. 지역을 이해하고, 경영, 경리, 직원관계, 거래처, 인근 사업자와의 관계 등 사소한 것 하나도 새롭게 갖춰야 하는 시기입니다. (호떡 가게의 경우 옆 가게와 냄새문제나 쓰레기 배출 문제로 마찰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동시에 홍보와 영업도 해야 하고 가장 중요하게는 매출을 위해 손님도 받아야 합니다. 에어컨 설비업의 경우 출장을 다니면서 이 모든 것을 사업주가 해내야 합니다. 동시에 모든 것을 해야 한다면 초기 안정화가 더뎌질 것은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왜 꼭 그 계절이어야 할까요? 꼼꼼하게 준비해서 성수기를 치러야 할 시기에 초기 안정에 신경 쓰느라 타임 스팟을 놓치고 마는 것입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호떡 가게를 여름에 시작하면 안 될까요? 슬러시부터 시작해서 개업 초기에는 안정화에 집중하면서 주민들에게 자연스럽게 인식되는 시간도 벌면서 짜임새 있게 성수기를 준비하면 안 될까요. 정말 내 칼국수에 자신이 있다면 여름에 개업을 해서 냉국수로 손님들 뒤통수를 멍하게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기준과 개념이 융합되면서 우리는 겨울에도 에어컨과 아이스크림이 팔리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창업 시기에 대하여 우리는 한번쯤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이철민 올림 (gallerylc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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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경영연구소 2기 한명석 연구원이 829일부터 3회에 걸친 <글쓰기 과정> 26기 모집을 진행합니다. 글쓰기도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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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 Day 체인지 업(): 창직 모델링 워크숍 1021일 토요일

1인회사 연구소 수희향 대표가 진행하는 <1Day 체인지 업業: 창직 모델링 워크숍>10 21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신촌 한겨레 교육센터에서 진행됩니다. 고령화와 저성장 시대에 본격적으로 접어든 대한민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점점 사라져가는 직업을 부여잡고 있을 수 만은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자신의 성격에 맞는 컨텐츠로 창직의 길을 모색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자신만의 고유한 창직 로드맵을 설계하여 삶의 변화를 꿈꾸시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리며, 자세한 사항은 다음 포스팅을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free&document_srl=828820



IP *.221.23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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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4 10:09:43 *.158.25.187

맞아요. 마치 장기두는 사람이 보지 못하는 길을 구경꾼이 보듯이 말이죠.

어쩜 이러한 것들이 '성공창업'의 길에 오르는 10% 내외 창업자들을 위한 시험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오늘도 글 감사히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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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5 08:16:34 *.236.145.95

창업에선 자기 감을 믿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먼저란 생각입니다.

(그때가 되면 자신은 한 방향을 볼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죠)


그리고 타인의 이야기에 조금이라도 상식에 맞는 부분이 있다면 그냥 넘겨선 안됩니다..


그러고 보니 인생과 같다고 생각되네요.  늘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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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30 09:12:22 *.153.200.103

국외자라고 해도 그저 상식으로 여겨 왔던 것을 슬쩍 뒤집는 시각이 참신하네요.


뿌리가 흙과 엉기지 못했다...

여름은 매년 돌아옵니다...  요런 문장들에서  글 쓴 이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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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31 05:36:48 *.221.234.154

오랜만입니다~~


들으신 그 목소리가 따끔했나요? 아님 간절했나요?  ^^


관심과 응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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