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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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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7일 06시 16분 등록



나는 그 사업을 얼마나 할 수 있을까(하겠는가)?

 

장사를 오래 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의 문제도 있고 주변의 문제도 있습니다. 자신의 문제로는 매출부진의 문제가 가장 크지만 장사를 통해 즐거움을 얻지 못하는 것도 큰 이유입니다. 대부분의 소점포 예비창업자들은 장사요, 최소한 몇 년은 해야죠, 들어간 돈이 얼만데라고 말하며 시작합니다. 고작 몇 개월 하자고 장사를 시작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예측하지 못했던 문제들로 인해 장사에서 즐거움은커녕 오히려 더 했다가는 미칠 것 같아서 그만둔다는 사람도 허다합니다.

사실 이 질문은 장기적으로는 경영에 대한 미래 계획을 묻는 질문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사업장 임대차 계약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과거 흐름을 보면 창업시장에도 업종마다 유행이 있듯이 그 유행은 길게 잡아도 2년을 넘지 않습니다. 이 시기가 지나면 소점포 자영업자는 외로운 싸움을 하듯 홀로 소점포 경영을 끌고 가게 됩니다.

처음 생각과 달리 장사를 하다보면 잘 되든 안 되든 예상치 못한 어떤 이유로든 사업장을 옮겨야 하거나 폐업을 해야 하는 상황들은 부지기수로 발생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점포를 뺄 수 있는가 입니다. 손해를 보든 안 보든 내가 장사를 정리하고 싶은 때,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 정리할 수 있는 것도 소점포 자영업자에게는 복입니다.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빠질 것을 미리 걱정해야 하나라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맞습니다. 발을 담그기 전에 뺄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이는 사업이 잘 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업이 잘 된다면 건물주에게는 그것도 월세를 올리고 싶은 이유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때 합의가 잘 되지 않으면 2년 장사하고 떠밀리듯 나가야 하는 게 우리 자영업의 현실입니다. 장사가 잘되는 것도 때론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준비 단계에서 끝도 예상해 보아야 합니다.

 

종로구 계동에서 악세사리를 파는 김 대표가 처음 그 자리를 구하던 2013년 당시 점포는 비어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계약이 되지 않은 채 쓰레기로 보이는 물건들만 가득하여 창고로 사용되던 자리를 계약해서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임대인은 처음에는 2년 계약 그 다음부터는 1년씩 재계약을 하기로 했고 2016년에 3번째 즉 4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동안 골목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북촌 한옥마을의 상권이 확대되고 안정화 되면서 짧은 시간에 큰 변화를 겪어야 했습니다. 점포라고는 김 대표의 점포뿐이던 골목에 특이한 책방도 들어서고 피아노 교습소도 하나 들어오고 작은 여성 옷가게도 생기면서 골목은 구경하는 재미가 생겼습니다. 그동안 점포를 알리느라 시간을 보내고 이제 좀 자리가 잡히는 느낌이어서 한숨을 돌리려던 차에 계약 기간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으로부터 당장 비워달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골목이 살아나서인지 자신이 직접 장사를 해보겠다는 것이 임대인의 이유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상가임대차보호법도 있고 그 앞에 인간적 도리가 있고 상식도 있습니다. 임차인을 보호하겠다는 상가임대차보호법이 임차인을 마음까지 지켜줄 수 있을까요. 그것은 막장으로 갔을 때 그나마 서로의 입장 정도를 정리해주는 역할이지 법원까지 간다면 그 전까지 임차인은 약자로서 얼마나 애를 태워야 하는지 그 마음을 지켜주지는 못합니다. 당장은 법도 있고 어찌할 방법이 없으니 버티기야 하지만 임대인은 김 대표의 비협조에 대한 보복을 벼릅니다. 그때부터는 원상회복에 대한 책임을 빌미로 괴롭히고 보복을 예고합니다. 현장 상담을 하다보면 억지를 쓰는 임대인도 실제로 많습니다. 서로의 관계가 틀어져 나가야 하는 상황이 되면 법보다는 더 이상의 마음을 다치지 않는 선에서 임차인의 포기로 마무리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임대인을 이기는 임차인을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그 동안 김 대표는 그 장사로 먹고만 살았습니다. 벌지도 못했고 모으지도 못했죠. 그나마 김 대표는 미혼이라서 혼자임에도 그렇습니다. 이제 좀 펴려나 하니 이런 상황에 닥친 것입니다. 이 이야기가 남의 일로만 보여지지 않아야 합니다. 예비창업자들은 발생 가능성 상위에 이 상황을 올려 놓아야 할 것입니다. 언제고 닥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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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디톡스 프로그램 <꿈토핑 더비움 4기> 신청 안내
변화경영연구소 꿈벗이자 가정의학과전문의인 정양수원장이 진행하는 디톡스 프로그램 <꿈토핑 더비움> 4기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디톡스 프로그램은 가장 과학적이고 안전한 방법으로 몸 속의 독소와 찌꺼기를 완전히 분리, 배출시켜서 ‘몸의 혁명’을 이루도록 도와드립니다. 모집인원은 10명으로 경쟁이 치열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서둘러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2. [공지] 2017 3rd <변경연 출간기념회> 개최 안내
변화경영연구소에서 개최하는 2017년 3번째 출간기념회가 오는 9월 23일(토) 오후 4시부터 삼각지역 인근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엄마의 글쓰기』의 김정은 작가, 『습관홈트』의 이범용 작가, 『갈림길에서 듣는 시골수업』의 박승오 작가, 이렇게 3명의 작가를 초대해 그들의 짧은 강연과 함께 조촐한 행사를 개최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3. <1인회사연구소> ‘원데이 창직워크숍’ 참가 안내
변화경영연구소 5기 연구원이자 1인회사연구소 수희향 대표가 진행하는 ‘원데이 창직워크숍’이 한겨레 교육문화센터(신촌)에서 있을 예정입니다. 성격 유형에 맞춰 강점을 살린 컨텐츠로 자신만의 창직을 하고자 하시는 분들에게는 상당히 유익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4. <퇴근길 인문학 교실> 개강 및 참가 신청 안내
예전 구본형선생님께서도 강사로서 인연을 맺으셨던 성천문화재단에서 <퇴근길 인문학 교실>이라는 이름으로 인문학 강좌를 오픈할 예정입니다. ‘한 달 한 권의 고전, 삶에서의 실천’이라는 테마로 직장인의 고전에 대한 교양, 인간관계 그리고 삶의 방향성을 찾고자 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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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7 08:24:11 *.158.25.187

'준비단계에서 끝도 예상해 보아야한다.'


우리의 삶에 있어 모든 일에 해당되는 말이지만 특히 생계가 달려있는 자영업자에게는

꼭 기억해야할 귀한 말씀인것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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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1 06:24:17 *.221.234.154

이러한 상황은 느닷없이 발생하더라고요......

멀쩡하게 장사하면서 늘 불안해야 하는 것이 아이러니 이긴 한데,

실상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슬프죠.


응원 고맙습니다. 가을 하늘이 좋은 요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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