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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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경영의 대가 마이클 포터 교수는 산업 매력도 매트릭스를 설명하면서 산업에서 수익률을 결정하는 데는 다섯 가지 요인이 있다고 말합니다. “기존 경쟁자와의 경쟁, 신규 진입자의 위협, 대체재의 위협, 공급자의 위협, 구매자의 위협”이 그것입니다. 이 다섯 가지의 역학 관계에서 수익률은 결정됩니다. 이것을 나는 소점포 자영업 현장에 있는 네 명의 사람으로 바꾸어 보았습니다. “같은 업종에 있는 사람, 유사 업종에 있는 사람, 공급자, 구매자”가 그들입니다. 이 네 집단이 바로 내 사업의 수익률 결정요인을 제공하는 사람들입니다.
어떤 장사든 같은 상권에는 동 업종의 가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를 대체할 수 있는 유사 업종의 가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치킨 가게를 운영한다면 같은 상권 안에 치킨가게가 나 혼자인 경우는 없습니다. 그뿐 아니라 치킨은 맥주가게에서도 팔고 길목의 포장마차에서는 닭꼬치를 팔기도 합니다. 만약 어제 삼계탕을 먹었다면 오늘 치킨이 싫을 수도 있습니다. 이들이 유사 업종이자 다른 업종으로써 나를 대체할 수 있는 경쟁자들입니다.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닭꼬치가 치킨 한 마리를 대체할 수 있게 되면 내 수익률은 그 만큼 낮아집니다. 또한 상권의 변화, 유행의 변화에 따라 언제 퓨전 메뉴를 들고 새로운 치킨 메뉴가 나타날지는 예상할 수 없습니다. 늘 신규 진입자의 위협을 안고 하는 것이 소점포 자영업의 불안입니다.
셋째 나는 하루에 닭 소비량이 100마리이고 옆 가게는 150마리라면 공급업자는 분명 나와 옆 가게의 공급 단가를 차등하여 공급할 것입니다. 그 차이만큼 내 수익률은 줄어듭니다. 마지막으로 구매자(고객)인데 그들은 맛있고 많이 주면서 저렴한 가게를 찾습니다. 그들은 가격 흥정을 당연한 권리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고객들은 자기에게 맞는 가게를 찾아 메뚜기처럼 움직이면서 끊임없이 요구합니다. 그 요구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면 고객들은 지체 없이 다른 치킨집, 다른 대체 닭요리를 찾아 갈 것입니다.
이 애매한 상황에서 소점포 자영업자는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할까요? 어제 삼계탕, 닭꼬치를 먹은 손님에게 어떻게 하면 부담감을 낮춰 내 치킨을 팔 수 있을까요? 그래서 마케팅 또는 홍보 전략을 세워 별별 방법을 다 찾아봅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답이 ‘변화수용력과 민첩성’에 숨어있다는 것은 알기 어렵습니다. 변화수용력과 민첩성은 자전거를 탈 때 끊임없이 핸들을 좌우로 움직여야 넘어지지 않고 가는 것과 같습니다. 매 순간을 받아들이고 움직이며 최적의 지점을 찾는 것이지요.
슬금슬금 오르는 공급단가에 비해 판매가는 언제나 그 자리입니다. 소점포에게는 신제품 개발도 어렵고 적절한 가격 인상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어제의 방식과 기존의 상품에만 고착됩니다. ‘귀차니즘’도 있지요. 게다가 알바 직원은 고객이 요청하는 메뉴 외 주문에는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오래 장사를 하다보면 고객의 디테일한 요구에 응대하며 변화를 수용하기가 오히려 귀찮아질 때가 있습니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손님은 들어올 것이고, 하나 둘 다양한 고객의 의견을 듣다보면 끝이 없을 것이란 생각이 앞섭니다.
내 가게의 메뉴판은 누가 만들었나요? 메뉴판 이외의 것들을 팔면 어떤 문제라도 일어날까요? 소점포가 대기업 브랜드나 프랜차이즈에 비해 유리한 것 중 하나는 소점포는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맞춘 변화수용력과 빠르게 응대할 수 있는 민첩성이 있습니다. 내 수익률에 영향을 주는 네 명의 사람들 사이에서 보다 높은 수익을 내고 싶다면, 매일 다른 얼굴에 대응하는 변화수용력을 찾으세요. 그것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민첩성은 소점포 경영의 묘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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