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뚱냥이
  • 조회 수 1054
  • 댓글 수 4
  • 추천 수 0
2017년 9월 18일 11시 18분 등록

마당 넓은 집

 

 

허공은 집이다

가을바람과 새들이 마음껏 뛰어노는

마당 넓은 집이다

 

새들은 고함치며 하늘그네 타고 놀고

바람은 뒤에서 힘껏 밀며 흥을 돋는다

 

나무는 내 새끼들 다칠 새라

연신 손 흔들며 눈을 떼지 못한다

 

시끌벅적한 마당 넓은 집에서

내 눈도 귀도 마음도 함께 놀며

꿈 같은 하루를 시작하려 한다

 

--------------------------------------------------------------

 

벤치에 앉아

 

 

벤치에 앉았다

옆에 개미 한 마리도 앉았다

 

이리 저리 왔다 갔다

빙빙 돌기만 한다

 

길을 잃은 것인지 물어보아도

아무 대답이 없다

 

땅에는 옆에 앉은

개미의 친구들이 바삐 움직인다

 

그들 역시 각자의 일을 하고 있었고

각자의 길을 가고 있었다

 

그래 개미야!

너는 길을 잃은 게 아니었구나

 

너는 지금 너의 길을 가고 있던 것이고

너의 일을 하고 있던 거였구나

 

괜한 걱정을 했구나

네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나 역시 길을 잃은 것이 아니고

헤매고 있던 것이 아니었구나

 

그저 각자의 입장에서

각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을 뿐이구나

IP *.120.112.77

프로필 이미지
2017.09.18 11:28:06 *.18.187.152

아예 시집 내기로 하신 겁니까아? 굿!

프로필 이미지
2017.09.18 17:12:36 *.75.253.245

"괜한 걱정을 했구나

네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나 역시 길을 잃은 것이 아니고

헤매고 있던 것이 아니었구나"


캬~ 하고 나도 모르고 감탄이 터지네요 !!

앞의 주도 그렇고 그냥 떠오른 감상들을 시로 나열했다기 보다는 모두가 하나의 심상으로 연결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연작시로 삼아도 좋을 듯 합니다 !!


항상 응원할께요 !

프로필 이미지
2017.09.19 08:54:10 *.124.22.184

시를 읽는 것은 물론이고 쓰는 것도 힘들어하는 나는 성한이 글을 보며 감탄할 뿐이야.

마당 넓은 집 제목을 보니 '마당 깊은 집'이 생각나네. ㅎ

프로필 이미지
2017.09.20 00:37:16 *.222.255.24

11기에서 시인 나오는 건가요..? ^^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992 글이 책이 되지 못 하는 이유 [6] 해피맘CEO 2018.06.19 1045
4991 혁명으로 가는 길 [5] 불씨 2020.05.24 1045
4990 [12.11.09] 나는 걷는다 [1] 어니언 2020.08.09 1045
4989 <칼럼 #9> 국가대표 답게 플레이 합시다 [1] 뚱냥이 2017.06.26 1046
4988 (보따리아 칼럼) 엄마는 외계인 [2] 보따리아 2017.09.10 1046
4987 '17년 9월 6차 오프수업 후기 (윤정욱) 윤정욱 2017.09.26 1046
4986 <뚱냥이칼럼 #21> 따라가 보세요 [4] 뚱냥이 2017.10.09 1046
4985 칼럼#24 학교폭력 사주? (정승훈) [2] 정승훈 2017.11.05 1046
4984 과거로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선택 [2] 송의섭 2017.11.06 1046
4983 또 다시 칼럼 #27 출판 계약을 하고나니 기분이 묘하다 [3] 정승훈 2018.12.02 1046
4982 실패를 다루는 방법 [3] 불씨 2020.08.23 1046
4981 [칼럼 2] 청개구리와 주홍글씨 (윤정욱) [5] 윤정욱 2017.04.24 1047
4980 #13 - 머뭄과 살기의 차이(이정학) [1] 모닝 2017.07.31 1047
4979 (보따리아 칼럼) 약명시(藥名詩)와 함께 하는 탕전실 일기 [7] 보따리아 2017.08.20 1047
4978 (보따리아 열전/ 여울돌 박봉진 대표) 치유의 포대기를 만드는 쌍둥이 아빠 file [1] 보따리아 2017.12.02 1047
4977 칼럼 #31 가해자 부모가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정승훈) [2] 정승훈 2018.01.06 1047
4976 칼럼 #35 학교폭력 전문 상담가에게 듣는다 (정승훈) 정승훈 2018.02.11 1047
4975 # 북한 응원단과 나의 공감대 [1] 모닝 2018.02.19 1047
4974 #39 내 집 마련의 꿈 에피소드 #1 (윤정욱) file [1] 윤정욱 2018.03.19 1047
4973 혼자 하는 녹화 강의 여러 버전들 정승훈 2020.09.05 1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