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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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스민 문학 - 마키아벨리 <군주론>
조직에 들어오니 전에 겪지 않은 많은 일들이 벌어집니다. 가장 피부에 와 닿는 일이 아무래도 상사와의 갈등입니다. 제가 회사를 이끌었을 때는 어땠지? 생각해봅니다. 직원들과 이야기 할 때면 “왜 이런 나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지?” 하는 생각에 서운했는데, 막상 위치가 바뀌고 나니, 입장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들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었습니다. 나름 소통을 한다고 하는데, 저의 소통 방식이 때로는 오해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갈등의 대부분은 개인의 선호도와 문제 해결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직장에서 상사와 불화가 있거나, 나의 마음이 이해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이를 때는 무척이나 우울해집니다. 그럴 때 어떤 책이 좋을까 싶었는데, 이럴 때일수록 감성적인 책보다는 씩씩한 책을 읽는 것이 저에게는 조금 더 도움이 되었습니다.
오래 전에 읽었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펼쳐봅니다. 마키아벨리는 가난한 공증인의 장남으로 태어나 피렌체 공화국에서 18년간 외교관으로 활약했습니다. 당시 이탈리아는 가톨릭 교황청과, 프랑스, 그리고 에스파냐, 신성로마제국이 세력 다툼을 하던 각축장이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30여개의 군소도시국가가 존재해서 백성들은 고난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외교관이었던 마키아벨리는, 1502년에 피렌체에서 파견한 사신으로 로마에 머물게 됩니다. 그 와중에 반란을 일으킨 용병대장들을 제압하는 체사레 보르샤에게 깊은 인상을 받게 됩니다.
체사레 보르샤는 로마나 공국이 시민들의 반란으로 혼란에 빠지자, 심복 레미로 데 오르코를 보내 무력으로 진압하게 합니다. 사태는 진정이 되었지만, 무력 진압의 상징인 레미오 데 오르코에 대한 증오는 가라앉지 않자, 체사레 보르샤는 시민들 앞에서 자신의 심복인 레미오 데 오르코를 처형합니다. 증오심을 해소시키는 동시에, 자신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만드는 이중효과를 가지게 만든 것이죠. 그의 전략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반란을 도모한 주동자들이 레미오 데 오르코의 죽음 뒤에 화해를 위해 광장에 모이자, 그들을 전원 살해하고 맙니다.
마키아벨리는 혼란과 무질서로 인한 희생을 막기 위해서는 '잔인함'과 '교활함', '과감성'이 군주의 덕목임을 체사레 보르샤를 통해 직접 확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1512년, 스페인의 공격으로 피렌체 공화국이 무너지고 메디치 가문이 재집권하면서 공직에서 밀려난 그는, 메디치 가문의 전성기를 일군 로렌초 데 메디치를 위해 지도자론인 이 책 <군주론>을 집필하게 됩니다.
그는 말합니다.
“군주는 국가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서라면 종교나 도덕에 반하는 통치행위도 과감히 행해야 한다.”
국제무대에서 외교사절로 활약한 경험과 관찰을 바탕으로 쓴 <군주론>은 정치의 이상과 현실, 그리고 정치와 윤리를 철저하게 구분합니다. 마키아벨리가 꼽은 군주의 자질은 바로 ‘여우의 간계와 사자의 용맹’입니다.
“함정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여우’가 될 필요가 있으며, 주위의 늑대를 물리치려면 바로 ‘사자’가 될 필요가 있다.”
마키아벨리는 말합니다.
“군주기 되기 위해서는 백성들의 안정과 평화로운 삶을 위해 필요할 때 능숙한 사기꾼이나 위선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자- 이제 여러분의 상사가 좀 이해가 가시나요?
바로 여러분의 상사가 사람이 아닌, ‘여우의 간계와 사자의 용맹’을 지닌 역사 속 인물이라고 생각하시면 좀 마음이 편하신지요?
정재엽 (j.chung@hanmail.net)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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