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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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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21일 06시 08분 등록



생물학자와 컴퓨터 공학자들을 함께 일하도록 한 것은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이들은 본질적으로 서로 다른 분야에 있기 때문입니다.”  바락 제이독에보젠 Evogene* 홍보이사


은행에 다니는 한 후배와 창업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에게 창업은 아직 자기와는 거리가 좀 있는 주제라고 농담 섞은 말을 합니다. 지금 자신은 직장에 잘 다니고 있고 정년퇴직이 먼 이야기는 아니지만 가능한 정년을 채우고 싶다고도 말합니다. 현재로선 퇴직을 하더라도 창업 생각이 없는 것도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제가 물어보았습니다. 창업 이야기가 예비창업자나 소점포 자영업자에게만 필요한 이야기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은행은 어떤 곳일까?

은행은 돈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돈 거래는 한 사람의 삶에서 가장 적나라한 민낯을 보여주는 것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은행은 한 사람을 읽어내기에 가장 쉬운 곳이기도 합니다. 은행이 우리의 삶의 터에서 가장 치열한 위치에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은행은 주로 주택지역과 상가 밀집지역에 있다 보니 은행 객장을 찾는 고객 중 상당수는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는 사장님들입니다.

소점포 자영업자들은 누구인가요? 매일 장사하여 번 매출금을 입금하거나 카드 매출전표를 교환하고 잔돈도 넉넉하게 바꾸기 위해 그들은 매일 은행의 영업장을 드나듭니다. 그러다보니 저 분은 은행 앞의 어느 식당 사장님이고 저 분은 길 건너편 편의점 사장님, 또 저 분은 김밥가게 여주인인 것을 자연스레 알게 됩니다.

그들은 왜 창업을 했고, 어떻게 경영을 하고 있으며, 장사가 어떤 과정 때문에 힘든지, 자영업자의 애환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TV 뉴스시간에 아나운서가 말하는 불경기가 실제 자영업 현장에선 어떤 신호로 나타나는지 등, 현실적인 것들을 이해하는 은행 직원이라면 그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하여 애정은 더욱 깊을 것입니다. 자영업을 알면 짧은 시간동안에도 대화의 내용은 풍부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CS에 충실한 직원이라면 그들의 은행 용무를 처리하는 짧은 순간에 좀 더 가깝게 인사를 나눌 것이고 짧은 대화에도 내용은 더 풍부해 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필요 이상의 정보를 전리품으로 얻기도 할 것입니다. 그것은 언젠가는 생각지도 않게 다른 실적으로 연결되기도 할 것입니다. 짧은 대화에서 장사에 대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다면, 그 정보가 은행 업무에 실제적인 적용이 가능하다면, 소점포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은행 직원에게도 유용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것과 저것을 나누고 구분하고 경계를 세우는 것에 익숙합니다. 그것을 효율이라고 배우고 믿어 왔습니다. 한편에선 너도 나도 융합을 이야기하고 통섭을 설명합니다. 하지만 음식업을 하고 있으면 유통구조는 궁금하지 않습니다. 도소매를 하는 사장님은 유통 비용은 계산하지만 제조원가 비율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습니다. 어떤 공무원은 자기 업무가 아니라고 말하고 맙니다.

우리는 스스로 세운 틀 안에서 움직이며 그 경계를 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것이 강조되는 사회, 사람일수록 변화에 둔감하고 성장은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은행 직원이라면 직장인이라는 경계를 넘어 거래의 경계를 넘어 자영업자를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고객을 이해하는 첩경일 것입니다.

 

 

*) 에보젠 Evogene : 농작물의 유전자를 변형시켜 생산량을 높이고, 바이오 연료 생산에 필요한 식물 형질을 연구 개발하는 이스라엘 기업. 시가총액 2600만 달러. 지적재산권 1500건 이상, 3000개 이상의 자체 농작물 유전맵 보유. “후츠파로 일어서라(윤종록 저)”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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