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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25일 07시 19분 등록

9월 오프수업 후기

11기 정승훈

 

 이번 오프수업은 수업 후에 선배들의 출판기념회가 있어, 10시에서 3시까지 했다. 발표자가 5분 발표하고 피드백을 25분 동안 했다, 그동안 1시간씩 하던 걸 반으로 줄여서 했다. 아쉽다기보다 왠지 집중도도 있고 좋았다.

 

 그동안 읽은 책 중에서 4명을 소환하여 5가지 질문과 답을 하라는 과제는 쉽지 않았다. 지금까지 과제하던 중 처음으로 어려웠다. 내가 4명의 인물을 정하고 질문을 하고 보니 모두 에 대한 질문들이었다. 무언가를 다시 시작하려고 계획 중이고, 반백년을 살았고 앞으로 남은 반백년을 어찌 살아야할까 생각이 많아서인 것 같다.

동기들도 지금 각자의 위치에서 현재의 고민에 대한 답을 찾고자 했다. 서로 다른 인물을 소환하고 서로 다른 질문이었지만 그 질문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9월 수업의 키워드는 열심히였다. 왜 열심히 살아야 하는가? 열심히 산다는 건 뭔가? 당연히 열심히 살아야한다고 배웠는데 꼭 그래야만 할까? 등등.

창선배님은 나에게 혼자 1년 살기를 해보는 건 어떠냐고 하셨다. 생각해보지 않았었는데 그 얘기를 들으며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아들은 고등학교 졸업을 하면 바로 자원입대한다고 했으니 남편의 동의가 있으면 가능하다.

일요일 점심을 먹으며 아들에게 말했더니, 아빠가 받아들이겠냐고 한다. 엄마 마음대로 하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니냐며 거부 반응을 보인다. 결혼하기 전 아프리카 봉사가려다 못 간 이유와 함께, 그래서 지금이라도 아프리카까지는 아니라도 혼자 보내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고 했다. 1년은 길 수 있으니 우선 한 달 살아보는 건 괜찮지 않겠냐고 했다. 그제야 그건 괜찮겠단다.

남편과 일요일 저녁 이과두주를 앞에 두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아들과 한 이야기를 꺼냈다. 남편은 사실 지금 가장 어렵고 힘든 시기이다. 그래서 이런 고민이 나의 이기심 같아 미안한 마음이 있다. 한편, 남편이 자신의 상황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걸 못하게 된다면 후일 더 큰 자책을 할 사람이란 걸 안다. 내 예상이 맞았다. 남편은 아들에게도 뭐든 안 된다는 전제가 아닌 된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나에게도 똑같이 이야기했다. 고마울 뿐이다.

 

 수업이 끝나고 출판 기념회에 참석했다. [엄마의 글쓰기], [습관 홈트], [갈림길에서 듣는 시골수업]. 서로 다른 주제의 책 내용을 저자에게 직접 들었다.

 

 김정은 10기 선배님은 책 내용보다 책을 어떻게 출판하게 됐는지에 대해 과정을 알려주었다. 너무도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다. 마지막에 한 출판사에서는 날 것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았다. 내가 쓰고자 하는 것이라 가능성이 있겠다 싶었다.

 

 박승오 선배님도 책을 쓰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그리고 인터뷰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정말 버릴 게 하나 없는 좋은 내용이었다. 삶의 대가들은 책 속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인터뷰를 하고 기사화해본 나로서는 그 과정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안다. ‘윤색이란 것이 작가의 역량이 많이 필요하며, 자신의 말을 그냥 하는 것과 어떻게 다른지, 윤색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저녁을 먹고 2차는 동기들끼리 가게 되었다. 기상이가 박승오 선배님의 강의를 듣고 깨달음을 얻은 것 같다. 이제 알겠다며 변경연 과정을 안 해도 괜찮다고 했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이다. 아마 본인의 질문 중 마지막 흔들리지 않는 확신이라고 했던 답을 찾은 듯 했다.

 

 10개월의 과정 중 6개월이 지났다. 앞으로 4개월은 책 수업이다. 창선배님 말씀처럼 책을 꼭 써야하나, 달라질 거 없다는 말도 왜 그렇게 말씀하는지 알겠다.

남은 4개월은 열심히가 아닌 즐겁게하려한다. 북리뷰도, 칼럼도, 과제도 여유를 가지고. 앞만 보고 달리지 않을 거다. 책을 내고 안 내고는 과정이 끝나고 정해도 된다. 출판 기념회를 보니 어떤 책이 출판이 되며, 작가의 성향에 맞는 책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성적 글이 맞는 나에게 어쩌면 지금 정한 주제와 컨셉이 안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해보고 안 되면 다시 하면 되지 않을까. 출판사에서 책을 내자고 했음에도 그냥 그것을 확인하고 나니 책을 내지 않아도 만족이 되더라는 어느 선배님의 말씀을, 처음엔 왜 그럴까 했지만 이젠 어렴풋이 알겠다. 어쩜 나도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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