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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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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27일 09시 45분 등록

저는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아 먹는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낮에도 벌레는 있다라고 응수할 정도로 아침형 인간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오히려 어릴 때부터 몸에 벤 습관은 올빼미 형이었습니다. 한밤중 고요한 시간 홀로 깨어 이런저런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낭만적이고 달콤한데 굳이, 굳이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학원가고 동네 달리고 하는 사람들 보면 참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그 습관 그대로 연구원과정 내내 밤을 친구 삼아 대개는 새벽 1~2시까지 혹은 심지어 새벽 3시까지 북리뷰를 하며 저만의 시간을 즐겼습니다.

 

... 연구원 과정이 끝나고 나니 문제가 벌어졌습니다.

깨어있는 새벽시간에 딴 짓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엄…………………………….청 늦잠을 잡니다…. ㅠ ㅠ

 

저는 연구원 과정 중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과정을 시작해보니 회사를 다니면서 매주 7~800 때론 1000 페이지나 되는 어려운 인문, 고전을 읽고 필사까지 하면서 북리뷰를 하면 절대 제가 원하는 수준으로 흡수할 수 없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그 동안 그토록 쉼 없이 달려왔는데 제 삶은 마치 여기저기 구멍이 나서 바람이 들어오는 것 같았기에, 이번 기회에 가장 밑에서부터 차곡차곡 다시 쌓아 올리고 싶었습니다.

 

그랬던 만큼 연구원 과정 동안에는 제 잠 패턴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문제는 과정이 끝난 뒤였습니다. 과정이 끝난 뒤 저는 두 번 다시 회사형 인간으로는 살지 않겠다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1년간 공부하며 제가 어찌 살아와서 그토록 허먕했는지 처절히 깨달았고, 앞으로 어찌 살아야 할지 정확히 방향을 잡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더불어 주옥 같은 책들을 읽으며 어떡하면 1인 지식기업가로 살아갈 수 있을지도 철저히 배웠기에 이제 남은 일은 이대로 걷기만 하면 된다는 확신에 차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마 스승님 앞에서 그토록 비장하게 노력만큼은 부끄럽지 않은 제자가 되겠다 결의에 차서 말씀드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의지가 습관보다 얼마나 나약한지를 깨닫는데는 그다지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보상심리였습니다. 1년 동안 정말이지 죽도록 공부했으니 잠시만 쉬자, 했습니다. 그래서 새벽 깨어있는 시간에 책 대신 영화가 들어옵니다. 영화도 그 나름 의미 있는 작품들 많잖아, 스스로 작위 하면서.. 그러다 영화대신 드라마가 들어오고, 그걸로도 모자라 더 재미있는 예능이나 기타 인터넷 기사들에 관심이 가고흥미로운 건, 전날 밤 재미있고 감정 소모가 많은 프로를 볼수록 그 다음날 기상 시간은 더 늦어진다는 사실입니다. 급기야 제 기상시간은 9시가 정상이 되고 때론 두 자리 숫자를 기록하기도 하며 오전 시간은 몽롱한 상태로 커피 한잔 마시며 보내는 걸로 끝나기도 하였습니다.

 

내가 왜 이러지?? 지금 뭐 하는 거지??”

어느 날 거울에 비친 부스스한 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절망의 끝에서 빠져 나와 이제 겨우 새로운 삶을 꿈꾸게 되었는데 내가 이거밖에 안 되는 인간이었나 싶은 게 너무 한심하고 속상했습니다. 그래도 공부한 게 헛되지 않았는지 단호히 결심하고 머리부터 단정히 빗었습니다. 그리고 그 날부터 다시 책을 잡고 공부를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혼자 공부하다 보니 긴장감이 떨어집니다. 지켜봐주는 스승님도 안 계시고, 북리뷰 데드라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거기다 으쌰으쌰 서로 응원해주고 북돋아 주는 동기들도 없습니다. 문득 외로움이 썰물처럼 밀려들며 책이 예전처럼 눈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게다가 진짜 문제는 그 동안 저도 모르게 제 안에 자리잡은 습관이었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밤에는 정신이 말똥말똥한 게 일찍 잠이 오질 않고, 그러다 보니 아무리 애를 써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가 영 어렵고 낮에는 몽롱합니다. 연구원 과정 끝난 지 겨우 한 달이 지났을 뿐인데 모든 게 뒤죽박죽 엉망이 되어 버렸습니다. 뭔가 중요한 결단이 필요한 바로 그 때 문득 스승님의 새벽기상이 떠올랐습니다.

 

스승님께선 평상시 늘 말씀하시기를 1인 지식기업가가 되기 위해선 공무원처럼 공부하고 글쓰기연습을 해야 한다고 일러 주셨습니다. 그만큼 회사를 다닐 때도 어렵지만, 나오고 나면 이 길을 걷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씀이셨는데 스승님 그늘에 있을 때는 그 말이 어느 정도 무게를 지니고 있는지 잘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회사를 다닐 때는 하루 2시간 정도 온전히 자신의 시간을 만들기 위해 사투를 벌여야 하지만, 회사를 나온 뒤에는 24시간 자기를 관리하기 위해 사투를 벌여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회사원이던 프리랜서던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선 무엇보다 하루 혁명이 필요하고, 하루 혁명의 시작은 새벽 기상에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떠올린 저는 당장 스승님께 이 메일을 썼습니다. 내용인즉, 스승님, 제가 이러고 저러해서 다같이 새벽기상을 하고 싶은데 변경연 홈페이지에 공지를 올려도 될까요..?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름하여 희망하는 모든 변경인들과 함께 <단군의 후예>라는 이름으로 새벽기상 놀이를 해도 괜찮을지를 여쭈었습니다. 100일만에 새로운 습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그랬더니 스승님께서 답주시기를,

 

먼별아, 좋다. 좋아. 해보려무나.

근데 그거 단군이 아니고 웅녀의 후예, 아니냐??” 하십니다.

해서 제가 사부님. 기왕 하는 거 곰 말구, 단군 후예 될래요~!” 라고 결연히?! 제 뜻을 스승님께 관철시켰습니다. 하마터면 단군의 후예가 아니고, 웅녀의 후예가 될뻔한 순간이었습니다 ㅎㅎ

 

그렇게 두 분 선배와 꿈벗 한 분의 도움으로 진행할 수 있었던 단군의 후예 덕분에 저는 일생일대 습관이었던 올빼미에서 새벽형 인간으로 재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고 보니, 가장 좋은 건 새벽을 중심으로 하루가 재편되는 거였습니다. 스승님 말씀처럼 밤에는 아무리 늦게까지 깨어있어도 이미 몸과 마음이 지쳐서 (특별히 강제적인 무언가가 있지 않는 한) 스트레스 해소거리를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 시간에 일찍 자고 다음날 일찍 일어나면 정신은 맑고 몸은 에너지를 회복합니다. 그리고 그 좋은 에너지를 가장 먼저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쓰는 것. 이것이야말로 새벽기상의 묘미이자, 수동적 삶에서 주체적 삶으로 전환하는 하루 혁명의 시작이었습니다. 게다가 새벽을 그리 보내면 이어지는 낮과 저녁 시간도 자연히 보다 건강히 흘러가고, 그런 하루하루가 쌓이다 보니 저도 모르는 사이 저만의 콘텐츠가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일찍 일어나고 있냐고요? , 그렇습니다. 한동안 계속 새벽기상을 유지하다 몇 년 전 발목 부상을 당하며 입원, 수술 등을 하느라 잠시 습관이 흐트러진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전 또 함께하는 힘을 빌리기로 했습니다. 이번엔 제가 진행하는 1인회사 연구소 연구원들 중 함께 하고자 하는 연구원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이름하여 <단군의 후예: 번외편>입니다. ㅎㅎ

 

저나 1인회사 연구원들의 경우 각자 1인 지식기업가로 가고자 하는 방향성이나 하고자 하는 콘텐츠가 확실한 만큼 소수가 모여 하는 거지만 열기는 굉장히 뜨겁습니다. 돌아가며 아침 대문을 열며 각자 개성만큼 다양한 새벽 응원 글이 이어지는데 매일 아침 그 짧은 글에서 서로 많은 힘을 얻고는 합니다. 무엇보다 혼자가 아니라 그 새벽을 함께 열고, 함께 걷고 있는 이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자발적 프로그램이지만 그래도 못 일어났을 때 뭔가 패널티는 있어야 짜릿함이 유지될 것 같아 지각하는 날은 천원씩을 냅니다. 현재 시작한지 5백일째 시즌 5인데, 지금까지 지역 소외계층, 촛불집회 그리고 (일본 위안부 문제를 더 당당히 요구하기 위해) 한국과 베트남 평화재단 등에 기부하였습니다. 일찍 일어나면 스스로의 삶을 변화시키고, 그렇지 못한 날은 누군가의 변화에 보탬이 되자는 취지입니다. 아마 앞으로도 얼마간은 우리 앞에 닥친 역사 청산이나 사회 문제에 좀더 관심을 기울이며 저희 또한 한국 사회에 촛불이 될 수 있는 1인 지식기업가로 계속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자칫 외로움에 쓰러지고 긴장 풀린 습관에 무너질 수 있다는 1인 지식기업가 2년차를 저는 그렇게 새벽기상 습관을 통하여 함께하는 힘으로 극복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다시금 자신감을 회복한 저는 결국 또 일을 저지르고 맙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벌레잡기에 열중해야 하는데 엄하게 스승님과 선배들만 쪼아대는 일을 벌이고 맙니다^^::: 그럼 저는 저의 또 다른 1인 지식기업가 2년차 좌충우돌 이야기와 함께 10월 둘째 주 수욜 찾아 뵙겠습니다. 1년중 가장 풍성한 추석, 여러분들 또한 충만한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수희향 올림

블로그: 앨리사의 북살롱 http://blog.daum.net/alysapark

카페: 1인회사 연구소 http://cafe.daum.net/CoreMarket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1. 박승오 연구원이 주관하고 장용선 작가가 진행하는 장자 강의 (10 12일부터 4주간)

우리는 동양사상하면 공자에만 너무 익숙한데 사실 노장자의 오묘함이야말로 동양사상의 깊은 묘미가 아닐까 합니다. 깊어가는 가을, 일상이 빠듯하게만 느껴지는 분이라면 크리에이티브 살롱 9에서 가장 인기있었던 정용성 작가의 <장자> 강의와 함께 삶의 정취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free&document_srl=830890

 

  1. 1인자회 주관하고 김가영대표가 진행하는<1인기업가의 소셜 마케팅특강: 10 12>

변경연 1인 지식기업가 네트워크 (1인자회)에서는 1인 지식기업가들에게 꼭 필요한 소셜 마케팅에 대해 전문가를 모시고 특강을 개최합니다. 초빙하는 김가영 강사는 소셜 미디어 마케팅 교육 전문회사인 뉴미디어 캠퍼스의 대표이자 블로그 마케팅 전문서적 <블로그 운영 & 마케팅>의 저자이기도 한 전문가입니다. 많이들 참석하셔서 1인 지식기업가에게 필요한 마케팅 전략을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더 자세한 사항은 다음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free&document_srl=830215

 

  1. <유로 에니어그램 연구소> 수희향 대표가 진행하는 내면아이 40일과정

<운을 경영하라>의 저자 수희향이 유럽 정통 에니어그램을 활용하여 진행하는 <내면아이 40일과정>을 모집합니다. 운을 경영한다는 것은 right timeright place, right people들과 right things를 펼치는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첫 걸음은 바로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지금껏 내가 알고 있다고 믿었던 내가 전부가 아닌 진짜 나를 찾아가는 40일 여정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진짜 나를 찾아 새해에는 내게 꼭 맞는 삶을 설계하시기 바라며 보다 자세한 사항은 다음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free&document_srl=830916

 

IP *.227.9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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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8 23:28:46 *.158.25.187

단군의 후예가 이렇게 해서 시작되었군요.^^


저역시 말씀에 격하게 공감합니다. 저도 새벽형 인간형(4시30분)을 한동안 실천하다가 지금은 7시가 넘어서 일어나고있습니다.

매번 잠자리에 들기전에 내일은 일찍 일어나야지 다짐은 하지만 안 지켜지고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정해진 일을 처리하고 하루를 시작하면 정말 하루를 길게 쓸수있어 좋았습니다. 그런데 오후가 되면 약먹은 꿩처럼 꾸벅꾸벅 졸게되고 컨디션 조절도 잘안되어 오히려 몰입을 잘할수가 없게되더라구요.

애써 만든 습관이 무너지는건 한순간이더라구요.


왜 새벽에 일어나야하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고 다시 새벽형 인간으로 돌아갈수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이번 추석연휴는 정말 기네요. 즐거운 추석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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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9 12:36:56 *.227.93.78

ㅎㅎ 네, 탄생 비화였습니다 ㅋㅋ


에공, 새벽 4시반은 마니 빠른데요^^:::

낮에 졸리시는건 혹 너무 일찍 일어나시느라 수면시간 자체가 줄어서는 아닐까요..?

간혹 새벽에 너무 일찍 일어나시는 분들 중에는 충분한 수면시간 확보가 안되서 그런 분들도 계시거든요..

만약 7~8시간 정도의 수면시간을 확보했는데도 낮에 졸리시다면, 그건 몸이 적응하느라 일어나는 일시적 반응이구요^^


김산님도 풍성한 한가위되시구요!

덕분에 맘편지 쓰는데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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