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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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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5일 06시 27분 등록



집에서 만든 치즈, 산속에서 딴 꿀을 예쁜 통에 담아 자신의 이름을 붙인 홈메이드 벌꿀 등 거의 모든 물건이 오직 이곳에서만 구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추석 명절 편안하게 보내고 계신가요? 올해 추석은 여느 해보다 긴 연휴로 더욱 여유 있는 듯합니다. 저도 이번 추석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제주도로 가족 여행을 갔습니다. 추석 당일, 저녁 식사를 위해 서귀포올레시장을 나갔습니다. 전통시장은 회집과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일부 상점만 문을 열고 대부분은 문을 닫았습니다. 영업중인 일부 상점들마다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시장 안 회집들은 관광객을 상대로 제주도의 특색을 살려 고급어종의 회를 팔고 있었습니다. 지역의 특색을 살려 문어가 들어간 문어빵이 있었고 감귤을 즉석에서 즙을 내어 팔기도 했습니다. 오메기 떡도 있었고 제주를 여행한 지인에게서 한번쯤은 맛을 보았을 돌하르방 초콜릿과 감귤 초콜릿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시장을 구경하던 중 시장통 중간쯤에서 말린 생선을 파는 할머니 두 분을 보았습니다. 그 모습에서 할머니들은 이 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분들임을 한 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한데 나란히 앉은 분들의 모습이 왠지 제 눈엔 어색하게 보였습니다. 추석날이어서 달리 보였을 수도 있고 그 분들의 물건이 상품으로서 가치가 떨어져 보여서 일수도 있습니다. 한 분은 이미 완판을 하였는지 자리를 정리하고 있었고, 곁에 동료 할머니의 생선도 달랑 몇 마리만 프라스틱 소쿠리 위에 올려져 있었습니다. 그 할머니 역시 한 손은 이미 빈그릇들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남은 생선이 초라해 보였습니다. 본능적으로 말을 붙여보았습니다.

할머니 무슨 생선이죠?” “자리돔 말린 거우다(정확히 할머니의 사투리가 기억이 안나지만)” “얼마에요?” “원래 만원에 팔던 건데 구천원에 가져가요, 이거 그래도 내가 직접 말린 거우다지체없이 한 소쿠리 남은 말린 자리돔을 제가 떨이를 했습니다.

 

시장 안에서 본 회집들의 어항에 있던 생선들은 상품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어종은 다양했고 고급져(?) 보였습니다. 그에 비하면 할머니의 말린 생선은 크기도 작고 볼 품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제 눈에는 할머니의 생선이 특별하게 보였습니다. 만약 평일이었다면 할머니의 생선도 같은 생선을 파는 비슷한 또래의 할머니들 상품과 별반 다르지 않게 보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집 건너 보았던 회집들 생선들은 어항만 다를 뿐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공산품이 넘쳐 나는 요즘, 구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서울에서도 건조 자리돔은 얼마든 살 수 있는 세상입니다. 의심의 눈으로 볼라치면 할머니의 생선 역시나 직접 말린 건지 알 수 없습니다.

전통시장이 대기업이나 프랜차이즈 상품과 차별성을 가지려면 자기 상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지역에 가야만 내 점포에 들러야만 살 수 있는 나만의 상품이 있어야 합니다. 이 나물은 이 생선은 이 지역의 누가 생산했고, 그는 어떤 농어민이고, 어떤 경로를 통해 이제 막 시장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지 과정이 보여져야 합니다. 그게 로컬이겠지요. 전통시장과 소점포의 경쟁력은 그때 발휘됩니다. 할머니의 생선도 말리는 과정을 관광객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면 상품에 대한 믿음은 더욱 올라갔을 것입니다. 전통시장 전문가 이랑주 작가도 이와 같은 생각을 한 듯합니다.

지역마다 전통시장 살리기에 관심이 많은 때입니다. 전문가들의 연구로 지역의 특색 상품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습니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더욱 필요한 것은 개별 생산자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파는 자기 상품을 만들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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