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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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아직까지 완치약을 개발하지 못한 몇 가지 병과 바이러스가 있다. 그 중에서도 감기는 우리가 아직 정복하지 못한 바이러스다. 통칭으로 감기라고는 하는데 그 가운데서도 여러 가지 변형된 형태들이 존재한다고 한다. 흔히 우리들이 감기에 걸렸을 때 먹는 약은 감기의 증상을 완화시켜줄 뿐이라고 한다. 통증을 줄여서 병이 스스로 나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런데 감기는 사랑과 여러 가지로 공통점이 많다. 우선 숨길 수가 없다. 감기에 걸리면 나도 모르게 재채기가 나온다. 참으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또 간질간질하다가 이내 ‘에취~~’하고 해버리고 만다. 그 동안 애써 참은 게 허탈하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사랑에 빠지게 되면 숨길 수가 없다. 본인도 모르게 그 사람만을 쳐다보고 있다. 숨기고 티 안 나게 안 보고 있으려고 해도 자신도 모르게 어느 새 눈길은 그 사람을 향하고 있게 된다. 그래서 옆에선 단숨에 알 수가 있다. 이 때문에 사랑에 빠진 것은 숨길 수가 없다.
또 감기와 사랑은 나도 모르게 걸린다. 막을 수가 없다. 감기는 아무리 예방을 해도 환절기만 되면 이상하게 걸린다. 추위 때문이라기 보다는 몸에 면역력이 약해서 주로 환절기에 걸리는 것이라고 한다. 추위와는 크게 상관이 없다고 한다. 사랑 역시 마찬가지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시나브로 사랑에 빠지게 된다. 지난 사랑에 상처를 받고 다시는 사랑을 안 하겠다고 다짐을 해도 그 굳은 마음 사이로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사랑이 삐 짓고 들어와 고개를 내 밀고 있다. 그리곤 어느 날 사랑에 빠졌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렇게 사랑은 사람 힘과 의지로는 막을 수가 없다.
감기는 전염된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옆에 사람의 사랑에 전염되고 감염된다. 콜록콜록 대는 사람 옆에 있으면 감기에 같이 걸리듯이 누군가 옆에서 가슴 콩닥콩닥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에 기운이 전달된다. 달달한 사랑의 달콤함에 주위 사람들도 모두 밝아진다. 사랑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인지 샘이 나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친구들 그룹에서 누군가 사랑을 시작하면 연쇄작용으로 모두 사랑에 빠지게 된다. 즐거운 바이러스의 전파이다.
그리고 또 많은 공통점이 있지만 마지막으로 하나만 이야기해 보자면 감기와 사랑은 불치병이다. 정확하게는 치료 약이 없다. 본인 스스로의 치유만이 가능하다. 감기는 앞서 이야기한 대로 완치하는 약이 없다. 주로 진통제로 아픔의 강도만을 낮춰주고 스스로 몸이 면역력이 생기도록 유도해 주는 것 뿐이다. 사랑도 역시 마친가지다. 사랑의 아픔은 치료약이 없다. 죽을 듯이 아프고 내 모든 것이 송두리째 날라가는 듯한 깊은 상실감은 오직 본인 스스로 이겨내고 면역력이 생기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 그렇게 생기는 면역력으로 다시 감기에 쉽게 걸리지 않게 되는 것이고 더 큰 사랑을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가을은 감기 걸리기 쉬운 환절기이자 사랑이라는 바이러스에 걸리기 좋은 계절이다. 우리 인생에 이렇게 사랑에 빠져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때가 또 언제 있을까? 아침 일찍부터 밝은 가을 햇살이 눈부시게 빛나고 파란 하늘은 내 가슴마저 시원하게 만드는 것 같다. 눈 부신 가을 햇살만큼이나 밝게 빛나고 아름다운 우리네 인생이다. 이 아름다운 가을 가슴 깊이 사랑하자. 온 몸에 사랑의 바이러스가 퍼져서 내 몸을 통제할 수 없도록 덮치는 일이 있어도 한 없이 사랑하자! 원 없이 사랑하자! 그리고 사랑의 바이러스를 전파시키자.
가을은 정말로 사랑에 빠지기 좋은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