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정 오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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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할 수 밖에 없는 것과 변하면 안 되는 것
산다는 것은 초긴장 속에서 살얼음판을 걷듯 그렇게 조심조심 걸어가는 것이라고 말하면, 한창 인생을 즐기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은 조금은 실망할까. 아니다. 전혀 실망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인생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기에 파리 날리는 지루함에 지칠 때까지 우리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긴장 속에서 느끼는 가슴 떨림이야 말로 값싼 천박한 떨림이 아니기에 말이다.
그렇다고 삼시 세 끼 밥 먹듯 가슴 떨리는 일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니다. 내 안의 영웅과 마주했을 때, 역사 속 영웅과 글로서 대면했을 때, 실제 나의 롤 모델을 만났을 때, 존경하고 싶은 사람과 악수를 했을 때, 가시지 않는 마음 속 진동과 뱃가죽 깊숙한 곳에서의 떨림은 멈추지 않을 것만 같다. 그러나,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그리고 영원하지 않은 그 첫 번째가 바로 사람이다. 그러니 인간이 가지고 있는 육체와 정신, 감정과 성향 그것들도 오죽하랴. 그 어떤 것도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변화한다. 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좋다가도 싫어지고, 싫다가도 좋아지는 것이 삶이 재미있는 이유일 게다. 그렇다. 사람이 영웅이 되면 그것과 함께 사람은 변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인가 보다. 영웅이 되기까지의 힘들었던 과정과 목적했던 바를 쟁취하고 이루기까지의 피나는 노력이, 이제는 영웅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필사적인 몸부림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영웅이라는 휘황찬란한 유혹에 눈이 팔려 변하면 안 되는 것들을 잠시 잊고 애써 외면하는 것이 결코 그것을 유지하는 길이 아닌데도 말이다. 변하면 안 되는 것들이 있다.
권력 크기의 내림차순으로 보면 크게는 한 나라의 통수권자, 작게는 기업의 임원, 일상에서 매일 부딪히는 상사, 그리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들. 전부 다 떨림의 유혹에 넘어가 주변 사람들을 기만한다. 처음부터 나쁜 사람, 처음부터 이상한 사람, 처음부터 사악한 사람은 없다. 단지, 그렇게 변해버린 것일 뿐이다. 그러나 변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변하면 안 되는 것들을 붙잡는 용기가 우리에겐 절실하다.
어떻게 그리 절묘하게 타이밍이 맞아 떨어지는지 일주일 간의 방학이 가족 여행으로 채워졌다. 무엇이든 처음이 남다르긴 한 모양인지 첫 목적지였던 담양 대나무 숲에서 나는 삶의 모든 영감을 다 깨우친 양, 나의 오감으로 대나무를 느끼고 왔다.
대나무는 늘 푸르러서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그 푸름은 젊은 기백과 변함없는 일편단심을 뜻하고, 곧음은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정신과 정직성을 말하며, 굳음은 바람이 불면 휘어지지만 꺾이지 않음을 말하고, 절개와 지조를 의미하는 '절'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속이 비어 있어 쓸데없는 욕심이 없다. 그리하여 묘한 균형 미를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대나무에게 반해버리고 말았다.
그래, 바로 그거다. 우리는 휘어질지언정 꺾이지는 말자. 사람은 끝이 아름다워야 하는 법 이랬다. 끝까지 살아봐야 아는 게 인생이란 말이 있듯이 말이다. 나 또한 지금 이 시간 이렇게 변해 있고, 앞으로도 계속 변할 테지만 ‘나’의 나 됨은 꼭 지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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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초긴장 속에서 살얼음판을 걷듯 그렇게 조심조심 걸어가는 것이라고 말하면, 한창 인생을 즐기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은 조금은 실망할까. 아니다. 전혀 실망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인생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기에 파리 날리는 지루함에 지칠 때까지 우리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긴장 속에서 느끼는 가슴 떨림이야 말로 값싼 천박한 떨림이 아니기에 말이다.
그렇다고 삼시 세 끼 밥 먹듯 가슴 떨리는 일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니다. 내 안의 영웅과 마주했을 때, 역사 속 영웅과 글로서 대면했을 때, 실제 나의 롤 모델을 만났을 때, 존경하고 싶은 사람과 악수를 했을 때, 가시지 않는 마음 속 진동과 뱃가죽 깊숙한 곳에서의 떨림은 멈추지 않을 것만 같다. 그러나,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그리고 영원하지 않은 그 첫 번째가 바로 사람이다. 그러니 인간이 가지고 있는 육체와 정신, 감정과 성향 그것들도 오죽하랴. 그 어떤 것도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변화한다. 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좋다가도 싫어지고, 싫다가도 좋아지는 것이 삶이 재미있는 이유일 게다. 그렇다. 사람이 영웅이 되면 그것과 함께 사람은 변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인가 보다. 영웅이 되기까지의 힘들었던 과정과 목적했던 바를 쟁취하고 이루기까지의 피나는 노력이, 이제는 영웅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필사적인 몸부림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영웅이라는 휘황찬란한 유혹에 눈이 팔려 변하면 안 되는 것들을 잠시 잊고 애써 외면하는 것이 결코 그것을 유지하는 길이 아닌데도 말이다. 변하면 안 되는 것들이 있다.
권력 크기의 내림차순으로 보면 크게는 한 나라의 통수권자, 작게는 기업의 임원, 일상에서 매일 부딪히는 상사, 그리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들. 전부 다 떨림의 유혹에 넘어가 주변 사람들을 기만한다. 처음부터 나쁜 사람, 처음부터 이상한 사람, 처음부터 사악한 사람은 없다. 단지, 그렇게 변해버린 것일 뿐이다. 그러나 변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변하면 안 되는 것들을 붙잡는 용기가 우리에겐 절실하다.
어떻게 그리 절묘하게 타이밍이 맞아 떨어지는지 일주일 간의 방학이 가족 여행으로 채워졌다. 무엇이든 처음이 남다르긴 한 모양인지 첫 목적지였던 담양 대나무 숲에서 나는 삶의 모든 영감을 다 깨우친 양, 나의 오감으로 대나무를 느끼고 왔다.
대나무는 늘 푸르러서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그 푸름은 젊은 기백과 변함없는 일편단심을 뜻하고, 곧음은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정신과 정직성을 말하며, 굳음은 바람이 불면 휘어지지만 꺾이지 않음을 말하고, 절개와 지조를 의미하는 '절'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속이 비어 있어 쓸데없는 욕심이 없다. 그리하여 묘한 균형 미를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대나무에게 반해버리고 말았다.
그래, 바로 그거다. 우리는 휘어질지언정 꺾이지는 말자. 사람은 끝이 아름다워야 하는 법 이랬다. 끝까지 살아봐야 아는 게 인생이란 말이 있듯이 말이다. 나 또한 지금 이 시간 이렇게 변해 있고, 앞으로도 계속 변할 테지만 ‘나’의 나 됨은 꼭 지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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