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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오프수업 후기
책 쓰기 수업 두 번째 시간. 첫 수업이 책 제목과 집필 이유에서 출발했다면 두 번째 수업은 목차와 저자 프로필까지 작성하는 시간이었다. 사실 책 제목과 집필 이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면서 정한 것이었고, 쓰고 싶었던 분야이고 괜찮겠다 싶었다. 착각 아닌 착각을 했다. 그 덕분에 첫 수업에서 많은 좌절감을 느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데 너무 많은 것을 기대했기에 감정을 추스르기에 힘들었다. 우선 자신감이 급격히 떨어졌다. ‘나도 쓸 수 있어’에서 ‘역시 안되는 거구나’로.
목차를 생각하면서 눈 앞이 더욱 아득해졌다. ‘아, 이래서 책 쓰기가 어렵다고 했던 거구나’를 절감할수 있었다. 그런 감정들로 인해 다시 슬럼프가 찾아왔다. 책을 읽어도 재미가 없고 칼럼은 더욱더 쓰기 싫었다. 그러다 펼쳐든 신문에서 좋은 시를 만났다.
찰코 부코스키의 <끝까지 가라>라는 시이다.
무엇인가를 시도할 것이라면
끝까지 가라. 그렇지 않다면 시작도 하지 마라
시도할 것이라면 끝까지 가라......
웃음거리가 되고 조롱당하고 고립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고립은 선물이다........
시도할 것이라면 끝까지 가라. 그것만한 기분은 없다.
너는 혼자이지만 신들과 함께할 것이고, 밤은 불꽃으로 타오를 것이다.
그것을 하라, 그것을 하라. 하고 또 하라.
끝까지 끝까지 가라.
너는 너의 인생에 올라타 완벽한 웃음을 웃게 될 것이다.
그것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훌륭한 싸움이다.
시인이 나에게 하는 말 같이 느껴졌다. 그래 나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나는 내가 부족한 것을 알고 있다. 내 자신의 위치가 어떤지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수업 덕분에 책을 어떻게 써야 하고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방향성이 잡힌 것 같아 다행이다. 그리고 이번에 함께 해 주신 강종희, 김정은 10기 선배님들 두 분 덕분에 수업이 더욱 풍성했고, 예리한 그리고 이미 책을 내신 분 답게 최신 트렌드와 조언을 아낌없이 공헌해 주셨다. 지난번 출간회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책을 써야겠다는 마음은 더욱 더 명료해졌다. 그런 만큼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하나씩 준비해 나가야겠다. 책을 쓰겠다고 마음먹었으면 끝까지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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