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2017년 11월 24일 07시 51분 등록

지방의 한 호텔방에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난 월요일부터 머물고 있으니 꽤 긴 출장입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 출근을 하고 점심엔 도시락을 먹고 일을 마친 후엔 맛집 탐방을 다니는 것이 일상이 되었네요. 11월은 일이 많아 쉬는 날이 거의 없었습니다. 10월 초 긴 휴가 때문에 매출이 반토막이 나서 걱정했는데 기우였네요.


1인 기업가로 활동하면서 가장 큰 불안은 '불규칙한 수입'입니다. 직장생활을 할 때는 일이 많으나 적으나 일정한 수입이 있었지만 1인 기업가는 일한 만큼 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이 없으면 마음 속 걱정이 조금씩 자라납니다. 아무도 저에게 돈을 더 벌라고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수입이 줄면 쓸모없는 존재인것 같아 자괴감이 듭니다. 이러다 영영 잊혀지는 것이 아닌가 불안감이 올라옵니다. 하지만 3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얻은 깨달음이 있습니다. 그것이 걱정이 올라올 때마다 외우는 만트라가 되었습니다. 바로 "신은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신다"입니다. 신은 언제나 그러셨습니다.   


꿈벗여행에서 구본형 선생님께 단식을 하는 이유를 여쭌 적이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이리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밥에 매여 살지 않느냐? 자발적 빈곤을 통해 '밥'과 '존재'의 화해를 시도해보는 것이다. 밥벌이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것이다. 굶어보니 어떠하냐? 생각보다 괜찮지 않느냐? 우리는 아주 조금 먹고도 얼마든지 살 수 있다." 2박 3일 동안 단식을 해보니 별로 배가 고프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항상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핑계를 대지만 사실 먹고 사는데는 큰 돈이 들지 않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 탐욕과 허세 때문에 현재의 삶에 머물러 있는지도 모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제 인생 최고의 연봉을 받던 시절, 저는 '가족을 위해서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나이에 이 정도 연봉을 주는 곳이 어디있어? 내가 여기까지 오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회사와 자리에 대한 미련, 그리고 본전생각으로 저는 버티고 버텼습니다. 그러다 결국 큰 탈이 나고 말았지요. 제가 결단을 내리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남을 의식하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참으로 어리석었습니다.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불만족한 삶에 머물러 있는 직장인들이 많습니다. 왜 그렇게 사느냐고 물으면 가족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자기 자신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새로운 도전에 자신이 없어서,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기가 힘드니까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삶에 전환이 필요하다면 용기를 내야 합니다. 젖먹던 힘까지 끌어올려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설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명확히 하고 계획을 세워 하나하나 실천하며 때를 기다리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너무 오래 미루지는 말아야 합니다. 


제가 직장인일 때 세상엔 온통 직장인들만 있었습니다. 그땐 회사를 나가면 굶어 죽는줄 알았습니다. 회사를 나오니 회사에 다니지 않고다 잘먹고 잘사는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왜 그리 어리석게 살았나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최고 연봉일 때 만큼은 아니지만 저는 요즘 생활에 필요한 충분한 돈을 벌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공부도 하고 가끔은 낮잠을 잘 수 있는 여유도 부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그대도 뭔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용기를 내세요. 그 일을 해도 절대 굶어 죽지 않습니다. 신은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은 주십니다. 



[알림1] 박승오 연구원이 일하는 성천문화재단에서 베스트셀러 작가인 안광복 선생님을 모시고 '철학, 역사를 만나다' 강의를 진행합니다. 한 해의 마무리로 철학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싶은 분을 기다립니다.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free&document_srl=833720


[알림2] 수희향 연구원이 운영하는 1인회사연구소에서 2018년 6기 연구원을 모집합니다. 1인 지식기업가로 살아가고자 하는 분들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free&document_srl=833409 


IP *.93.177.136

프로필 이미지
2017.11.24 08:12:00 *.8.191.103

"본전생각",  "가족", "두려움"

오늘은 이 세 단어가 혼란스러운 제 마음속에 고요함을 던져주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해왔고 막연한 두려움 속에서 하루하루 근근히(?) 버티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박차고 세상을 나갈 준비는 안됐지만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신께서 계신다면

지금부터 조금씩 준비해 나가는 삶의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좋은 글에 피곤한 금요일의 아침이 번뜩 뜨이는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7.11.30 21:17:01 *.35.229.12

그럼요, 차근차근 준비하면 못할 일이 없습니다.

용기를 내서 삶의 변화를 만들어가시길 기원합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876 실루엣 마케팅은 어떨까요? 이철민 2017.12.21 1195
2875 [일상에 스민 문학]-A4 4장짜리 인생 정재엽 2017.12.20 860
2874 이제부터라도 생긴대로 살아봐야겠다 [2] 차칸양 2017.12.19 1098
2873 새해엔 편지를 하겠어요 제산 2017.12.18 804
2872 다시 크리스마스 書元 2017.12.16 1166
2871 1인 기업가 재키의 마지막 마음편지 [10] 재키제동 2017.12.15 834
2870 세상의 모든 쿠키는 수제입니다 [2] 이철민 2017.12.14 838
2869 [수요편지 18- 심연통과 2: 에니어그램] [4] 수희향 2017.12.13 884
2868 마지막 출근을 마쳤습니다 [6] 차칸양 2017.12.12 1033
2867 백스물여덟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2017 10대 뉴스 재키제동 2017.12.09 772
2866 매출이 서서히 감소하는 이유 이철민 2017.12.07 864
2865 아, 이런 기분이구나. 짤린다는 게.(후편) [6] 차칸양 2017.12.05 1043
2864 그 땐 울어도 될 것 같구나 제산 2017.12.04 795
2863 백스물일곱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원더우먼 송년회 재키제동 2017.12.01 776
2862 고객은 상품보다 경험을 사고 싶어한다 이철민 2017.11.30 866
2861 아, 이런 기분이구나. 짤린다는 게.(전편) [9] 차칸양 2017.11.28 1329
2860 쓸모없음이 쓸모있음을 빛낸다. 옹박 2017.11.24 771
» 백스물여섯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만트라 [2] 재키제동 2017.11.24 727
2858 소점포에 ‘컨셉 Concept’이 필요한 이유 이철민 2017.11.23 816
2857 K은행 지역 본부장의 아쉬운 한숨 그리고 올인 차칸양 2017.11.22 10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