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픈낙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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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늙어 봤냐 ? 나 젊어 봤단다 "
이런 노래 가사를 들어 본 적이 있다.
처음 들었을 땐, 조금은 수긍이 가는 거라 생각 했다.
아주 오래 전에 친구 하나가 독일로 유학을 가서
이쁜 마누라 하나 얻어 가지고
금의환양을 했다.
물론 박사 학위도 같이.
그런데, 유학 당시 여러가지 어려운 일을 겪어서
한참 일 할 나이에 병이 들었다.
이 친구 병 문안 가면 하는 소리가 있었다.
자기 죽거든 마누라 재혼 시키라는 거였다.
사람 환장할 일이 생긴건 아마도 넉달 후인가 보다.
병상에 누워서
친구들만 오면 하는 말이
내가 죽은 후, 저 년이 재혼을 하려고 하면
친구들이 재혼 못하게 하라는 거였다.
죽음이 입박하니,
달라지는 사람의 마음을
엿보게 되었던 일화였다.
얼마 전에 나는 나의 주치의 한테
한 장의 서류에 싸인을 했다.
이게 뭔고 하니,
내가 인사불성이 되면
나를 살리기 위한 일체의 행위를 중지해도 된다는
서약서 같은 거 였다.
즉, 인사불성이 되었는데,
코에나, 입에 산소 호흡기를
끼지 말라는 것이라고나 할까 ?
날 살리려고 노력하지 말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싸인 후에 의사가 한 장 갖고,
내가 한 장.
더 카피를 해서 ,, 아내에게 한 장.
아들에게 한 장.
딸에게도 한 장.
" My Power of Attorney for Health Care "
라고 되어 있는 서류,
싸인 할 때 의사가 나에게 해준 이야기 하나가 있다.
전에 어떤 분이
이걸 싸인을 하고나서 12년 후인가에
96세가 되셨는데,
영어 잘 하는 손녀를 은밀히 불러서
부탁을 했단다.
자기 주치의 한테 가서
전에 싸인 한것 취소 좀 해 달라고.
나도 그리 될지는 두고 볼일이나,
허나
지금은 아니다.
지금의 나는
노노족 (NO老族) 이기에.